
그는 그때 곧 1611년(광해군 3) 전국 8도의 음식과 명산지에 관하여 적은 ≪도문대작≫이란 책을 썼습니다. 허균은 책 이름을 《도문대작(屠門大嚼)》이라 한 뒤 “고기를 종류별로 나열해서 써놓고 가끔 보면서 한 점의 고기로 여기기로 하였다. 나는 먹는 것에 너무 사치하고 절약할 줄 모르는 세속의 출세한 사람들에게 부귀영화는 이처럼 무상할 뿐이라는 것을 경계하고자 한다.”라고 책을 쓴 뜻을 밝혔습니다. “도문대작”은 ”푸줏간 앞을 지나가면서 입맛을 다신다.”라는 뜻으로 이는 실제로 먹지는 못하고 먹고 싶어서 먹는 흉내만을 내는 것으로 스스로 만족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