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은 높임말이 아주 잘 발달해서 위, 아래로 예의를 갖추는 법이 아주
다양합니다. 그런데 그 호칭 가운데 2인칭 쓰기가 가장 어렵다고 하지요.
그 어렵다는 2인칭 중에 “이녁”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이녁”은 할아버지나
할머니들 사이에서 아직도 더러 쓰이는데 어감이 매우 친근하고 정겹지요. 자신과
비슷한 상대이면서도 “너나들이”가 아니어서 “너”라고 부르기는 어정쩡할 때
적절하게 쓸 수 있는 말이 바로 “이녁”입니다. 그리고 연인이나 가시버시(부부)
사이에 쓸 수도 있는 말이 아닐까요?
하지만, 지금은 거의 잊힌 말이 되었습니다. 이 “이녁”이란 말은 “내가 언제 이녁을
무시했다고 그러오? 그건 이녁이 잘못 생각한 것 같구려”처럼 씁니다. 참고로 마치
한몸 같이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는 “옴살”, 서로 겨우 낯을 아는 정도의 사이는
“풋낯”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