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실록 3권, 1년(1623) 9월 2일(기축) 기록에 보면 “사간원이 공주의 혼인을 검소하게 할 것 등을 청하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사간원은 다음과 같이 임금에게 아룁니다. “혼인이란 부부의 시작이요 만복의 근원이므로 반드시 존경과 예의로 해야 합니다. 또 옷이나 집의 사치스러움을 자랑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이번 공주의 혼인 예식은 내탕(임금이 개인적으로 쓰는 돈)이 마르고 백성이 어려워진 것을 생각하면 지금이야말로 전하께서 순박하고 검소한 옷으로 모범을 보여 신하들을 이끌 때입니다.
그리고 여러 왕실과 사대부, 서민까지도 혼인할 때 사치가 벌써 걷잡을 수 없는 폐단이 되었으니, 법으로 엄히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범하는 자가 있으면 가장의 죄를 다스리게 하소서.” 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요즘 결혼식 때 꽃값만 천만 원대를 쓰는 사람이 있다더니 사치는 예나 지금이나 문제인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