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중국에서 펴낸 ≪동의보감≫ 이야기가 나옵니다. 연암은 중국에서 오랫동안 큰 인기를 끌었던 ≪동의보감≫이 몹시 탐나서 꼭 사고 싶었지만 5냥이나 되는 책값 마련이 어려워, 결국 중국어판 서문만 베껴온 것을 두고두고 섭섭해했습니다.
중국어판 서문을 쓴 능어(凌魚)는“구석진 외국책이 중국에서 행세하게 되었으니 담긴 이치가 훌륭하다면 땅이 먼 것이야 무슨 상관이 있을까? ≪동의보감≫은 내경(內景)을 먼저 서술하여 근본을 다지고, 외형(外形)을 서술하여 자세한 풀이를 보탰으며, 이후 잡병의 해설과 탕약(湯藥)과 침과 뜸을 서술하는 정연한 체계를 갖춰, 사람의 몸뚱이에 빛을 안겨 주었다.”라고 칭찬했습니다. ≪동의보감≫은 1763년 중국에서 처음 출판된 이래 모두 7번이나 펴낼 정도로 인기가 있었는데, 이는 탁월한 의학서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지요. 동의보감은 우리의 영원한 보물임은 틀림없습니다.
참고 : 월간≪문화재사랑≫ 12월, “아름다운 옛길을 밟다, 관갑천 잔도”, 최영준 문화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