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온(金守溫, 1410~1481)은 조선 초기의 문신이며 학자입니다. 그는 육경(六經, 역경·서경·시경·춘추·예기·악기)과 제자 백사(諸子百史, 춘추전국시대 다양한 학자의 이야기)에 능통하였다고 합니다. 또 그는 집현전 출신 학자이며, 신동으로 이름난 사람이었는데, 책을 찢어서 외우는 버릇이 있었지요. 책을 한 장씩 찢어 옷소매에 넣고는 오가며 외우니, 다 외우면 책도 다 찢어지는 셈입니다.
한번은 신숙주가 귀한 책을 김수온에게 빌려줬다가 하도 안 가져오기에 가 보았더니 벽에도 천장에도 책의 낱장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고 연기에 그을려 분별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신숙주가 무슨 까닭인지 묻자 “내가 누워서 외느라 그랬소.”라고 했다지요. 요즘과 달리 조선시대 신동의 조건은 우선 잘 외는 것이었기에 김수온 같은 기벽도 생길 수 있겠지요.
참고 : ≪용재총화≫, 성현, 민족문화추진회, 도서출판 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