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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

파주의 보물 두 가지 마애이불입상과 박중손 묘 장명등

   

   

파주의 문화재 연재 ①

고려와 조선시대 천 년 이상 도읍지에서 가까운 곳이었던 파주지역은 오랜 역사와 얽혀있는 수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습니다. 국가지정문화재와 경기도지정문화재, 파주시지정문화재, 등록문화재와 전통사찰 등 다양한 문화유산들이 파주의 역사와 이야기를 안고 무수한 세월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요. 이번 호부터 파주의 문화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우선 국가지정문화재의 보물 두 가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용미리 마애이불입상(磨崖二佛立像)


보물 제93호 용미리 마애이불입상(磨崖二佛立像)은 광탄면 용미리 장지산(長芝山)에 우뚝 서 있는 거대한 석불로 고려시대에 천연바위벽을 이용해 제작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쌍미륵 석불입상입니다. 둥근 갓을 쓴 원립불은 남상(男像), 네모난 갓을 쓴 방립불은 여상(女像), 이렇게 두 석불이 마치 부부처럼 자애로운 얼굴로 미소를 띠고 있지요. 이 쌍미륵 석불에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있답니다.

고려시대 선종(宣宗)이 자식이 없어 원신궁주(元信宮主)까지 맞이했으나 여전히 왕자를 낳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밤 궁주의 꿈에 두 도승이 나타나 “우리는 장지산 남쪽 기슭 바위틈에 사는 사람들인데 배가 고프니 먹을 것을 달라.”하고 사라져 버렸지요. 꿈에서 깬 궁주가 하도 이상하여 왕께 고하자 왕은 바로 장지산으로 사람을 보내니 큰 바위 두 개가 나란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이 바위에 불상을 새기게 하고 절을 지어 원신궁주가 불공을 드리니 그 해에 왕자 한산후(漢山候)가 탄생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이런 전설 때문인지 오래전부터 이곳엔 자식을 기다리는 많은 부부가 기도를 하러 옵니다.


공효공 박중손 묘 장명등


다음 보물은 제1323호 공효공 박중손 묘 장명등(恭孝公 朴仲孫 墓 長明燈)입니다. 탄현면 방촌로 879번 길에 있는 조선 초기 문신 박중손(1412~1466)과 부인 남평문씨 묘역 안에는 모양새가 서로 비슷한 두 개의 장명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박

중손 묘 앞의 것이 조금 더 둔중해 보이고 부인 묘 앞의 것은 좀 더 가늘고 섬세해 보여서 마치 남녀를 구분해 보여주는 듯합니다. 특히 박중손 묘 앞의 장명등은 동쪽과 서쪽에 각각 해와 달을 상징하는 둥근 모양과 초승달 모양의 화창이 있어 일명 일월등(日月燈)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부인 묘 앞의 장명등의 화창은 모두 네모난 방형으로 되어 있어 서로 비교가 되는데, 이러한 특수한 수법과 형태의 장명등은 매우 희귀해서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있
다고 인정되어 보물로 지정된 것입니다.

박중손은 밀양박씨로 호가 묵재(默齋)인데 세종 때 도승지 등 여러 요직을 지냈고 특히 천문(天文)을 관찰하는데 아주 뛰어난 학자였다 하지요. 공효공은 시호라 합니다. 시호란 왕이나 고위 관료 등이 죽은 뒤에 공덕과 업적을 잘 가려 그에 걸맞은 이름을 임금이 내려주는 것입니다.

이밖에 최근에 파주의 보물로 지정된 파평윤씨 정정공파 묘역 내에 있는 정희왕후 어머니인 ‘인천이씨 지석묘’는 백자에 청화글씨로 씌여진 가장 오래된 백자 묘지석으로 현재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있습니다. 파주에는 박물관이 없어서 귀한 유물을 보관하기 어려워 위탁관리를 맡겼다고 합니다.

독자 권효숙 / 파주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