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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통신5] 율곡 이이 유적지가 국가사적으로

   

지난해 12월 문화재청(청장 김 찬)은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동문리에 있는 “파주 이이(李珥) 유적”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조선 중기 유학자인 율곡 이이(1536~84)와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1504∼51)과 관련된 지역을 떠올리면 많은 사람들은 강릉의 오죽헌(보물 제165호)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곳은 율곡의 어머니 친정, 곧 외가로 태어난 곳이고 율곡의 본향(本鄕)은 파주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율곡은 여섯 살이 되던 해에 강릉에서 서울로 올라와 생활하다 열여섯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이곳 자운산 아래 묘를 쓰고 3년간 시묘살이를 했다. 파평면 율곡리는 임진강가 화석정이라는 정자 아래에 있는 마을로 이름처럼 밤나무가 무척 많은 마을이다. 이곳엔 율곡의 선조 묘역이 조성되어 있고 율곡의 후손이 아직도 살고 있다. 율곡이라는 이이 선생의 호도 이곳의 지명을 따서 지어진 것이다. 율곡은 관직에서 물러나와 쉬고 있을 때면 이곳 율곡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화석정에 올라 책도 읽고 시도 지었다.

율곡과 관련된 또 다른 대표적 유적지는 자운서원(경기도 기념물 제45호)이다. 율곡이 별세하고 35년 뒤 1615년(광해군 7년) 후학들이 율곡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1868년(고종 5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폐쇄됐다가 1969년 지방 유림의 기금과 국비보조로 복원됐다.

자운서원 좌측 산줄기에는 율곡 이이와 부인 곡산 노씨의 묘(경기도 기념물 제15호)와 어머니 신사임당과 아버지 이원수 합장묘(경기도 기념물 제14호), 그리고 큰형님과 후손들의 묘가 여러 기 조성되어 있고 묘역 아래는 율곡기념관이 있어 율곡과 신사임당 관련 유물이 전시돼 있다.

자운서원의 묘정비(廟庭碑, 숙종 9년)가 서원 후면에 있으며, 묘소 입구에 신도비(新道碑, 인조 9년)가 세워져 있는 등 이 곳은 율곡과 관련된 많은 유적이 있는 곳이다.

최근 파주시는 율곡선생유적지를 국가지정 문화재로 승격시키고자 노력해 왔는데 지난해 6월 29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율곡 이이의 사상과 파주 유적지 재조명’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어 율곡 이이의 생애와 사상이 16세기 조선 성리학에 미친 영향을 짚어보고 율곡 사상의 터전이었던 파주 유적지의 가치를 재조명하였다.

승격 요구를 뒷받침하는 자료들도 잇따라 발견됐다. 문화재청 심의를 위한 자운서원 표본발굴조사에선 자운서원 창건 당시의 지대석과 명문기와가 발견됐다. 또 자운서원 내 느티나무 두 그루의 수령을 조사한 결과 각각 426년과 447년으로 조사됐다. 자운서원 본래 위치까지 고증할 만한 자료가 확보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에 의해 ‘파주 율곡 이이 유적 사적 승급’ 신청이 지난 12월 12일 문화재청 사적분과 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문화재청은 한 달간의 지정예고를 거쳐 올해 2월 초 심의에서 현재의 경기도 기념물에서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할지를 최종 결정한다.

국가 사적으로 승격되면 국가가 발굴·복원·보존을 관장하게 되고 국가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된다. 파주시는 앞으로 자운서원에 대한 고증 및 복원사업을 추진하여 이를 통해 안동 도산서원과 영주 소수서원에 버금가는 대한민국의 대표 서원으로 자리매김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독자 권효숙 / 파주향토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