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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468. 누구든 쌀을 퍼갈 수 있는 운조루 뒤주

   

지리산 남쪽 끝자락인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는 조선 후기의 누정 운조루(雲鳥樓)가 있습니다. 중요민속자료 제8호인 이 운조루는 조선 영조 때 류이주(柳爾胄)가 낙안군수로 있을 때인 1776년(영조 52) 지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우리의 전통 누정인 운조루는 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사는 집이라는 뜻이 담겨 있는데 오미동 유씨 집안 사랑채지요.

운조루에는 두 가지 큰 자랑거리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이 새겨진 큰 뒤주입니다. “타인능해(他人能解)”는 “누구든 이 뒤주를 열 수 있다.”는 뜻인데 쌀을 가져가는 가난한 이가 부담스러워 하지 않게 하려는 배려가 담겨 있지요. 뒤주에는 두 개의 구멍이 있는데 한 개의 구멍에 꽂혀있는 나무를 돌리면 다른 한 개의 구멍에서 쌀이 쏟아져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기 꽂혀 있던 나무는 도둑을 맞아 지금은 없습니다.

또 하나의 자랑거리자 이 집만의 특징은 굴뚝입니다. 운조루에는 하늘을 향해 쌓아올린 굴뚝이 없으며,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곳,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섬돌 아래에 숨어 있지요. 밥 짓는 연기가 멀리 퍼지는 것을 막아 끼니를 거르는 사람들이 이 집의 굴뚝 연기를 보면서 더욱 배고프게 느낄까봐 걱정한 것입니다. 예전 부자들은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려는 따뜻한 마음이 있었습니다만 요즘 부자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