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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고려인들의 염원이 담긴 정병을 보러갈까?

국립청주박물관, “정병, 염원을 담다”

[그린경제=한성훈 기자]  적막한 연못가에 갈대가 있고, 버드나무가 축 늘어져있다. 그리곤 이 물위를 기러기와 그리고 원앙 한 쌍이 유유히 헤엄을 친다. 이런 아름다운 정경이 묘사된 그림은 정병에 담겨져 있다. 정병은 물을 담는 병으로, 물 가운데서도 가장 깨끗한 물을 넣는 병을 이른다. 정병에 넣는 정수(淨水)는 또한 중생들의 고통과 목마름을 해소해 주는 감로수(甘露水)와도 서로 통하여, 감로병 또는 보병(寶甁)이라고도 일컫는다.  

이 아름답고도 깊은 의미를 지닌 정병전이 “201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ECO-BIENNALE 특별전 정병, 염원을 담다라는 이름으로 오는 1027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 청명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 물가풍경무늬 정병(보물 제344호, 왼쪽), 물가풍경무늬 정병
 

'익숙함과 새로움(SOMETHING OLD SOMETHING NEW)'이라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주제에 맞추어 우리나라 전통공예문화를 대표하는 고려시대 금속공예의 정수를 보여주는 청동 은입사 물가 풍경무늬 정병과 고려청자의 대표작 중 하나인 청자 물가 풍경무늬 정병(보물 제344) 등 다양한 소재와 모양의 정병을 전시한다.  

전시는 크게 두 주제로 구성되며, 1부에서는 불교공양구로서의 정병의 용도와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정병은 인도의 수행자들이 지니고 다니던 물병에서 불교의 공양구로서 쓰임새가 넓어지며 신앙적 의미가 더해져 다양한 상징으로 나타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정병은 우리나라에 전해지면서 고려시대에 이르러서는 일반에 널리 퍼져 기관이나 민가에서 쓰이기까지 변화의 과정을 갖게 된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 속에서 다양한 모양과 무늬의 정병들은 등장하는데, 이에 대한 내용은 2부에서 자세히 다루어진다. 

   
▲ 연꽃모란무늬 참외모양 정병

2부에서는 정병의 소재와 모양, 무늬 등을 통해 정병에 담겨진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특히 정병에 나타나는 물가 풍경무늬를 집중 조명하며 무늬에 담긴 의미와 그 변화의 과정을 살펴볼 것이다. 물가 풍경무늬는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무늬로서 정병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생활용구와 의식구 등에도 등장한다. 연못가에 서 있는 버드나무와 다양한 물풀들, 한가로이 물에 헤엄치는 원앙와 기러기, 물가 주변을 날아오르는 여러 물새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높은 예술성을 보여준다. 

정병과 함께 같은 시대에 사용된 그릇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물가 풍경무늬를 함께 감상하며 무늬에 담긴 의미와 유행 속에서 당시 사회상의 한 부분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