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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풍운의 장 59회

[그린경제/얼레빗 = 유광남 작가]  “누가 사주한 것이냐?”

그의 눈에서는 핏발이 번뜩였다. 그냥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연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순신이 누구인가? 일찍 세상을 등진 부모를 대신하여 자신을 거두어준 은인이며, 전쟁터에서는 상관이었고, 앞으로는 대업을 이루어야 할 귀중한 신분이 아니던가. 만주로 떠나간 김충선의 당부가 아직도 생생하게 고막을 울리고 있었다.

“장군을 측근에서 경호해 주게나. 현재의 장군은 조선에서도 위험하고, 일본 측에서도 첫 번째 암살 목표일세. 철저한 경호가 필요하네.”

김충선의 예언은 적중했다. 사실 이완은 김충선에 대해서 별로 좋지 않은 감정을 지니고 있었다. 숙부 이순신의 총애가 그를 향할수록 알 수 없는 감정이 속을 뒤틀었다. 여인네들의 투기처럼 질투심이 끓어올랐던 것이다. 하지만 김충선의 경륜은 실로 놀라운 것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그러한 불편한 감정이 분출되어 올랐다.

“어서 발설하지 못하겠느냐?”
“......”

자객들은 입을 다물었다.

“이미 알고 있음이다. 그냥 보내 주거라.”

이순신은 다시 한 번 재촉했다.

“이들을 풀어 준다면 다시 숙부님의 목숨을 노리고 올 것입니다. 부디 제거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이완은 고집을 피웠다. 그러나 이순신은 이미 확고했다.

“중상을 당한 적을 상대로 싸우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장군, 이곳 역시 전쟁터입니다. 전시에 적을 상대함에 있어서 어찌 경솔한 행동이 있을 수 있습니까? 장군께옵서는 추호도 마음의 여유를 두어서는 안 된다고 소신들을 질타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 전쟁터 맞다. 평범한 필부의 삶 역시 이 세상은 전쟁터와도 같지. 하물며 목전의 상황이라면 더욱 더! 그러나 예외라는 것도 존재한다.”

“이 자객들에게 예외를 적용하신다는 말씀이옵니까?”

“내가 그들에게 아름다움을 보았기 때문이다.”

“동료애 말입니까?”

이순신은 고개를 끄덕여 인정했다.

“위기의 순간에 마지막까지 동료와 함께 한다는 비장함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누구나 자신부터 돌보게 되지. 하지만 이들은 달랐다.”

“그래서 배후를 토설하면 보내준다는 것입니다.”

이순신의 시선이 이완에게 머물렀다.

“내가 만일 너에게 가토를 암살하도록 보냈다면, 그래서 이런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면 넌 내 신분을 적들에게 순순히 발설 했겠느냐?”

이완은 입을 다물 수밖에는 없었다. 이순신의 지적은 실로 절묘했다. 이완은 수긍하게 되자 칼을 거두었다. 그러자 자객들은 서로 어깨를 끼고는 슬금슬금 객관을 물러나기 시작했다. 이완이 그들의 등 뒤에 대고 소리쳤다.

“다시 오게 된다면 그때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순신도 한 마디 그들에게 전달하였다.

“가토에게 전해라. 일국의 장군답게 싸우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