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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북한산 둘레길의 광복군 18위 합동묘소를 아시나요?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35]

 

[그린경제/얼레빗=양승국 변호사]  북한산 둘레길 2구간의 순례길에는 대한민국 최초의 정규군인 광복군 18분이 함께 잠들어 있습니다. 헌법에 우리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하였으니까 저는 광복군을 대한민국 최초의 정규군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그런데 왜 18분이 함께 잠들어 있을까요? 이들은 국내에 아무 친인척이 없는 분들이지요. 그나마 18분 가운데 한분은 이름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 북한산 둘레길에 있는 광복군 무연고 18위 합동묘소  ⓒ 김영조

나라의 광복을 위해 싸우신 분들이지만 무연고로 돌보는 이 없다가 1967년 광복군 동지회에서 이곳에 합동묘소를 조성하였습니다. 이분들이 이곳에 잠든 후에도 후손이 없으니 찾는 이 별로 없는데 광복군동지회와 흥사단에서 제례를 지내주고 있습니다. 무덤 오른쪽에 서있는 비석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비바람도 찼어라! 나라 잃은 나그네야, 바친 길 비록 광복군이었으나 가시밭길 더욱 한이었다. 순국하고도 못 잊었을 조국이여! 꽃동산에 뼈나마 여기 묻히었으니 동지들아 편안히 잠드시라. 

1967년 이곳에 합동묘소를 만들 때 생존하였던 광복군 동지가 쓰신 시입니다. 여기에 묻히신 이 가운데는 태항산에서 순국하신 분이 4분이나 되네요. 태항산 전투는 광복군이 대규모로 중국과 연합해 일본과 싸운 전투입니다. 지금 4분은 수유리에 모셔져 있지만 태항산에도 태항산 전투에서 사망한 무명용사들의 무덤이 있습니다. 태항산 전투 당시 중국 팔로군은 일본군에 포위되어 항복을 해야 하느냐로 망설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답니다. 이때 광복군이 지게부대를 편성해서 게릴라식으로 식량, 소금, 실탄을 보급하였기에 포위망에서 살아날 수 있었다는군요

   
▲ 광복군 무연고 합동묘소에 제사를 지내는 광복군동지회원들  ⓒ 김영조

광복군에서 태항산 전투를 주도한 부대는 광복군 제1지대인데, 1지대는 김원봉의 조선의용대 계열입니다. 그런데 김원봉은 남한에서는 월북한 사회주의자라는 이유로, 북한에서는 김일성을 비판한 연안파 세력이라는 이유로 남과 북에서 모두 외면 받았습니다. 특히 김일성은 전쟁이 끝난 후 연안파에게 6.25. 전쟁 책임을 덮어씌워 숙청하였지요.  

김찬원, 이해순, 전일목 같은 분들은 19458월 순국하셨네요. 안타깝습니다. 조금만 더 견디셨으면 조국 광복을 보실 수 있었을 텐데요. 김순근, 이도순, 조대균, 한이평 같은 분들은 지하조직원으로 활동하다 돌아가셨군요. 김순근 열사는 이런 활동을 하다 1945년에 일본군에 체포되자 자결하셨습니다. 한분 한분 다 조국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사신 분들인데, 연고가 없던 분들이라 그런지 자료도 빈약하여 더 이상 이분들에 대해 알아보진 못했습니다

광복군은 김구 선생의 노력으로 태평양 전쟁 막바지에 미국 OSS 요원의 지도를 받아 국내 침공 훈련을 받았지요. 이제 훈련도 끝나가고 국내 진공 시일만 저울질 하고 있을 때에 일본이 항복합니다. 김구는 이 소식에 가슴을 치며 애석해했지요. 일본이 조금만 더 늦게 항복하였던들, 우리 광복군의 국내 진공으로 해방공간에서 우리는 연합군에 떳떳하게 발언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기회를 놓친 것을 아쉬워한 것입니다

   
▲ 광복군 합동묘소 안내판  ⓒ 김영조

   
▲ 2011년 한국광복군 무후선열추모제전 펼침막  ⓒ 김영조

북한산 둘레길이 생기지 않았다면 산꼭대기 오르는 데에만 급급하여 이렇게 광복군 묘소까지 오진 못하였을 것입니다. 둘레길을 지나다니는 이들이여! 부디 갈 길 바쁘다고 그냥 지나치지 말고 가던 길 멈추고 이곳에 묻힌 독립투사들과 광복군들을 위해 짧은 묵념이라도 올리고 가소서

 <18위 명단>

김성률 1943년 9월 산서성 능천전투에서 순국
김순근 1945년 밀정색출공작 중 피체돼 자결
김운백 1943년 9월 태항산지구에서 순국
김유신 1943년 6월 낙양지구 맹진에서 순국
김찬원 1945년 8월 태원에서 순국
동방석 태항산지구 공작요원으로 활동
문학준 1943년 8월 임현에서 순국
백정현 1945년 6월 태원에서 순국
안일용 1944년 9월 산서성 고평전투에서 순국
이도순 서산지구 공작요원으로 활동
이한기 1943년 7월 태항산지구에서 순국
이해순 1945년 8월 천진에서 순국
전일목 1945년 8월 태원에서 순국
정상섭 1943년 9월 태항산지구에서 순국
조대균 하북성 북경대학에서 지하조직원으로 활동
한 휘 1943년 7월 태항산에서 순국
현이평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서 활동
신원미상 1인 1940년 6월 서안에서 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