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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편지] 먼 이국 땅, 나의 친구 도마에게 -유두영-

[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100년 편지에 대하여.....

100년 편지는 대한민국임시정부 100년(2019년)을 맞아 쓰는 편지입니다. 내가 안중근의사에게 편지를 쓰거나 내가 김구가 되어 편지를 쓸 수 있습니다. 100년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역사와 상상이 조우하고 회동하는 100년 편지는 편지이자 편지로 쓰는 칼럼입니다. 100년 편지는 2010년 4월 13일에 시작해서 2019년 4월 13일까지 계속됩니다. 독자 여러분도 100년 편지에 동참해보시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매주 화요일 100년 편지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문의: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02-3210-0411

  사랑하는 나의, 우리의 그리고 대한의 벗 그대여!

그대가 걸어온 길, 그 마음 언저리라도 가보고저

그대의 발자취를 따라 걸었소.

 

참으로 멀고도 먼 곳,

어인 마음으로 그리도 멀리 가셨소.

홀어머니, 아내와 피붙이 즈려밟고

조국 향한 그 마음 하나에, 그리도 멀리 가셨소.

 

이름 없이 떠나간 수많은 청춘들의 조국 향한 뜨거운 피

자식 기다리는 홀어머니 초롱불처럼, 가는 길 환히 밝혀주는구려.

 

1909년 10월 26일 09시 30분.

멈춰진 하얼빈역 시계처럼 그대와 우리네 시간도 그리 멈춰있거늘,

망각의 세월을 살아가며 그리도 모질었소.

 

가늠쇠와 가늠자 한치 일진데

저 멀리 그 넘어, 그대 무엇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셨소.

 

 

   
▲ 거사 직후 일본영사관으로 옮겨져 영사관 건물 앞에서 손발이 묶인채 찍힌 안중근 의사 모습. 오른쪽은 당시 일본영사관

 

꼬레아우레!

하얼빈역 허공 속 흔들림 없는 외침이

메아리치고 쳐 우레되어 오는구려.

 

죽어서도 조국을 잊지 못할 그대이기에

하늘에서도 춤을 추며 만세를 부르는 그날이 오는가 싶소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흔해빠진 몇 글자 곱씹어보니,

사람의 피 다 그러하거늘,

나와 우리와 그들을 가르며 살아왔소.

 

나의 벗 도마여!

내 올해 그대와 같은 서른한 해를 살아가며,

한치라도 그대의 마음 가깝고저 뛰어가건만

그대 저만치 계시는구려.

 

어미의 사랑 덮고 떠나는 그길

손가락 떨림은 있을지언정

외마디 비명도 없이

그대 홀연히 어디로 가셨소.

 

   
▲ 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역에 있는 안중근의사 기념관 전시실

 

형장의 이슬 된다고들 하건만, 무엇을 더 내어주려

땅과 하나 되어, 그대 그 어디에 계시는가!

 

그대 의연함이 거름되어

싹이 트고 자라고자라

저 높이 하늘 닿아있구려.

 

그대여! 오시오. 예 오시오.

분열 조국의 담 허물고 예 오시오.

강 따라 바다 따라 흘러 오시오.

 

흘러 흘러 그 어딘가

우리네 기다리고 있을 이 땅, 그대의 땅으로 오시오.

함께 춤을 추며 만세를 부를 이 땅으로 오시오.

 

 그대와 우리네 멈춰진 시계,

우리는 늘 그 시간을 살고 있음을

잊지 않고 그대 기다리리다.

 

우리 다시 만나는 그날,

그대 그 좋아하는 소주한잔하시며

우리네 벗들과 함께 건배!

눈물로 안주 삼아 춤을 추고 만세를 부르며

우리네 함께 건배를 하리라!

 

그날 내 그대 기쁘게 만나 뵈옵고자

오늘도 그대의 평안을 기도하오며,

 

조국의 평안을,

동아시아 함께 우리네 평안을 기도하오며...

 

- 1909년 10월 26일 09시 30분. 하얼빈역에 있을,

나와 우리의 벗 도마에게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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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두영

 ㈜이티원 內 이티원 경제교육센터에서 근무

 어린이,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교육과 캠프를 기획,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