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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여자팔자는 왜 뒤웅박팔자일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969]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뒤웅박”이란 쪼개지 않고, 꼭지 가까이에 주먹만 한 구멍을 뚫고 속을 파내어 만든 바가지를 말합니다. 사투리로 두뱅이ㆍ주룸박ㆍ두룸박이라고도 부르지요. 보통은 바가지처럼 둥글지만, 호리병처럼 위가 좁고 밑이 넓은 박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뒤웅박이 터지거나 깨질 수 있기 때문에 대오리로 그물처럼 만들어 덧싸기도 했지요.

뒤웅박은 습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서 여름철에 밥을 담아두면 잘 쉬지 않습니다. 또 뒤웅박에는 씨앗을 갈무리하거나 달걀 따위도 담아 두며, 흔히 처마 밑이나 보꾹(지붕의 안쪽) 밑 또는 방문 밖에 매달아둡니다. 한편, 함경도지방에서는 뒤웅박에 구멍을 뚫고 속이 빈 작대기를 꿰어 씨를 뿌릴 때 사용하는데, 옛말 그대로 드베 또는 두베라고 부르지요.


  
▲ 뒤웅박

뒤웅박과 관련하여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뒤웅박에 부잣집에서는 쌀을 담고 가난한 집에서는 여물을 담기 때문에, 여자가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느냐, 아니면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가느냐에 따라 그 여자의 팔자가 결정된다는 뜻으로 쓰였지요. 한편으로는, 뒤웅박에 끈이 달려 있는 것처럼 여자는 남자에게 매인 팔자임을 빗대어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그런 여성 팔자는 없겠지요? 그밖에 사람의 생김새가 마치 되는대로 만든 뒤웅박처럼 매우 미련스러워 보인다고 해서 '뒤웅스럽다.'라는 말도 있으며, 속을 판데다 입구를 좁게 만들었기 때문에 위태롭게 느껴진다고 해서 '뒤웅박 신은 것 같다'라는 말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