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2. 흰빛을 하늘과 맞닿은 색으로 생각한 우리 겨레 우리 겨레는 예전부터 흰빛을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일제강점기 장터에서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백성에게 먹물을 뿌려댔어도 백의민족의 흰빛 사랑은 식을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런 흰빛 사랑을 두고 염색할 돈이 없었던 탓이라고도 얘기하며, 일본 강점기 때 일본인 미술 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는 슬픈 민족이라 흰색을 좋아했다고도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 겨레의 개국신화를 보면 흰빛은 하늘과 닿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몽 신화에서 나오는 백록(白鹿, 흰사슴), 박혁거세 신화에 나오는 백마(白馬, 흰말), 김알지 신화의 백계(白鷄) 곧 흰닭은 모두 하늘에서 내려온 신성한 동물이거나 하늘에 기도드릴 때 쓰이는 주술적인 동물로 보았습니다. 이를 보면 한갓 색소 결핍증이 생긴 희귀한 동물쯤이 아니라 흰빛은 하늘을 숭상하는 것으로 우리 겨레가 좋아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1331. 창덕궁 후원에서 열린 전통 모내기 농촌 출신으로 나이 지긋한 사람치고 모내기 경험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내기는 모심기라고도 하는데 원래 밭 상태의 논을 고르고 종자를 뿌리는 직파재배법(直播栽培法)으로 논농사를 해왔지만 조선 중기 이후부터는 모내기에 의한 농사법이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앙기로 모내기를 하기에 농촌 어디서고 전통 모내기는 구경하기 어렵지요. 그런데 마침 전통 모내기를 그것도 궁궐에서 창덕궁관리소와 현대건설 주최로 5월 30일 이른 11시에 한다고 하여 가봤습니다. 창덕궁. 조선시대엔 창덕궁 후원이나 창경궁 내농포에서 임금이 직접 농사를 지었다지요. 농사가 근본인 나라의 임금이 농사를 모른다면 임금이 아니란 생각을 한 탓입니다. 또 농사를 직접 해봄으로써 백성의 수고로움을 조금이나마 느껴본다는 절대군주의 백성 사랑이겠지요.
1330. 중국 대지진, 두꺼비들의 경고 얼마 전 중국에서는 엄청난 재앙 곧 지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진이 오기 전 두꺼비들이 죽지 않으려고 이동을 하며, 사람들에게 경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무시했습니다. 옛사람들은 까치가 나무의 아래쪽에 낮게 집을 지으면 태풍이 온다고 했으며, 물난리가 일어나기 약 한 달 앞서 개미, 노래기, 각종 애벌레가 집단으로 이동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만 모릅니다. 사람은 자연 일부입니다. 그래서 자연과 함께 하는 모습이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물이 흘러가는 그 물길을 막으면 안 되며, 무작정 산을 깎아내리면 안 됩니다. 아무리 물길을 막으려 해도 수해가 난 뒤에 옛날의 물길을 그대로 되돌려 놓습니다. 그것은 물의 흘러가는 모습을 무시하면 언제든지 그 물길이 자연의 섭리에 의해 원래 상태로 고쳐놓는다는 사실입니다.
1329. 일본 도쿄에 한국 문화잔치 열렸다 지난 5월 18일, 23일, 24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궁중요리교실, 한국 전통차 교류회, 한국 동화책 읽어주기 등의 행사가 열렸습니다. 일본의 조영숙 선생이 이끄는 무지개모임의 행사입니다. 무지개모임은 우리 교포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일본인들에게 전파하려는 모임이지요. 행사를 하면서 대장금 주제가 '오나라' 등 우리 민요를 배경음악으로 들려주었고, 구절판 그릇 8개를 한국에서 가져와 그날 사용했다고 합니다. 행사가 끝난 뒤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인들이 한국어로 감상을 적었는데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르겠네요',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렸네요' 같은 말들을 올려 감동을 하였다고 하지요. 우리 모두 칭찬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참고 : 재일본 한국문화원 누리집(http://www.koreanculture.jp/japanese/info_photo_view.php?number=56)
1328. 태종의 의(義)의 정치와 세종의 인(仁)의 정치 지난 5월 14일 열린 “우리 안의 세종대왕, 한국형리더십을 찾아라!”라는 제목의 제1회 한국형리더십 컨퍼런스에서 고려대 박홍규 교수는 조말생 사건과 양녕대군 문제를 상세히 거론하며 태종의 정치와 세종의 정치를 견주었습니다. 그는 “태종의 정치가 폭력과 죽음을 수반한 ‘의(義)의 정치’였다면, 세종의 정치는 소통과 관용을 통해 모든 존재가 생(生)을 이루어가는 ‘인(仁)의 정치’였다. 특히 세종은 선임자 부왕의 유산을 공공연히 부정하지 않았으며, 급한 변화를 꾀하지도 않았고, 더구나 자신의 정치를 위해 억압을 강요하지도 정치적 죽음을 부여하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정치적 원칙과 방식을 한결같이 유지하고 관철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세종은 임금이 되면서 새로운 사람만 쓰기보다는 예전의 정치를 지금 어떻게 잘 녹여내는지를 고민한 성군이었다고 말합니다.
1327. 논의 이름들, 하늘바래기·수렁논·반달배미·뱀꼬랑지논 논의 이름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물에 따라 붙인 이름도 있고, 모양에 따라 붙인 이름도 있지요. 먼저 물에 따라 붙인 이름을 보면 비 오기만 기다려 농사를 짓는 논을 천수답(天水畓)이라고 하지만 토박이말로는 하늘바래기, 하늘받이, 천둥지기라고도 합니다. 또 물이 충분한 논은 수답(水畓)인데 이를 고래실논, 샘논이라고도 부르며, 지나치게 물이 많아 논이 곤죽같이 무르게 풀린 진흙이나 개흙이 괸 뜻하는 뜻의 수렁논이 있는가 하면 둠벙배미, 구렁배미, 깊은논도 있습니다. 그리고 모양새에 따라 마소의 목에 얹어 수레나 쟁기를 끌게 하는 ‘∧’ 모양의 막대인 멍에를 닮았다 하여 멍에논, 물을 길어 붓고 쓰는 큰 가마나 독 모양이라 하여 두멍논, 장대처럼 길쭉하다 하여 장대논 또는 장대배미, 반달처럼 생긴 반달배미가 있습니다. 그밖에 뱀꼬랑지논, 갈치논, 삿갓논, 장구 모양이라고 하는 장구논 따위의 재미있는 이름이 있지요.
1326. 화혜장, 아름다운 신을 만드는 손길 우리 중요무형문화재 중에 ‘화혜장(靴鞋匠)’이란 것도 있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16호인 화혜장은 전통 가죽신을 만드는 장인을 말합니다. 조선시대에는 목이 있는 신발 화(靴)를 만드는 ‘화장(靴匠)’과 목이 없는 신발 혜(鞋)를 만드는 ‘혜장(鞋匠)’으로 구분했었습는데 주피장(周皮匠)이라고도 하며, 토박이말로는 '갖바치'로 부릅니다. 조선시대 발간된 《경국대전(經國大典)》을 보면 중앙관청에 화장은 16명, 혜장은 14명이 있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가죽신은 일제강점기 이후 신분제가 무너지면서 한때 서민들의 수요가 급증하기도 하였지만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신의 대부분을 구두가 차지함에 따라 갖바치의 명맥도 거의 끊겼지요. 조선의 마지막 왕실 갖바치를 지낸 황한갑이 1971년 중요무형문화재 화장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가 죽고, 지금은 그의 손자인 황해봉이 이어받았습니다.
1325. 아버님 날 낳으시고 - 갓난아기가 1살인 까닭 “아버님 날 나흐시고 어마님 날 기르시니 / 두분 곳 아니시면 이 몸이 사라실가 / 하늘같은 가 업슨 은덕을 어데 다혀 갑사오리” 이는 송강 정철의 “훈민가”입니다. 앞부분을 현대어로 풀어보면 “아버님이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이 나를 기르시니”가 됩니다. 그런데 분명히 아기는 어머니가 낳으시는데 왜 “아버님 날 낳으시고”라는 구절이 들어가 있을까요? 아기가 태어나면 서양은 0살이지만 우리는 1살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아버지가 아기의 씨를 어머니에게 준 이후 생긴 태아를 사람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며, 그렇기에 태교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아버님 날 낳으시고”가 나올 수 있는 배경입니다. 서양 교육학에서는 최근까지도 태아를 사람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태교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하지요. 그렇게 보면 우리 겨레는 앞서 있는 민족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1324. 초식동물은 풀만 먹어야 합니다 지금 나라는 미국쇠고기 수입 문제를 놓고 온통 들끓고 있습니다. 심지어 청소년들까지 나서서 촛불시위하는 것을 보면서 역시 먹거리는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의 하나임을 실감하게 합니다. 그런데 소가 광우병에 걸리는 까닭이 무엇일까요? 소는 원래 풀을 먹고 되새김질을 하는 초식동물입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풀이란 먹거리에 익숙해진 소의 뱃속에 풀이 아닌 동물성 사료를 주면서 탈이 난 것입니다. 사람은 죽으면 자연의 품에 안기는 생명체로 자연과 같기에 사람의 먹거리도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면 안 됩니다. 풀 대신 동물성 사료를 먹인 소가 탈이 나고 탈이 난 소고기를 먹는 것은 결국 자연을 거스르는 것이며, 자연에서 버림받는 것입니다. 그저 소고기를 더 많이 생산하려고 좁은 시멘트 우리에 가둬 키우는 것도 모자라서 먹어서는 안 될 먹거리를 주는 인간의 욕심이 스스로 화를 불러온 것이 아닐까요?자연과 함께,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살았던 우리 겨레는 슬기로웠습니다.
1323. 굽은 소나무가 고향 지킨다 며칠 전 경희대학교 대동제에서는 풍물패들의 ‘사자머리대기’나 ‘봉산탈춤’ 공연이 있었는데 물론 그 중심엔 풍물굿이 있었지요. 그리고 풍물굿의 특징인 잡색들의 놀이는 정말 많은 사람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대포수, 양반, 각시, 조리중 같은 잡색은 풍물굿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종요로운 요소입니다. 그런데 풍물굿에서는 일반적으로 상쇠 등 치배들에만 관심을 쏟아 잡색을 하려는 사람이 없기도 합니다. 이때 잡색을 위해 말해줄 수 있는 속담은 “굽은 소나무가 고향 지킨다.”입니다. 그런가 하면 소나무와 관련된 속담에는 자신의 큰 허물은 덮고 남의 작은 잘못을 나무란다는 뜻의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고 한다.”, 어려운 때를 당해야 사람의 진가를 알 수 있다는 “겨울이 다 되어야 솔이 푸르름을 안다.”, 못된 것이 도리어 성하는 “못된 소나무에 솔방울만 많다.” 따위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