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 중국유학, 정체성 없이 가면 안 돼 요즘 중국유학을 가려는 사람이 많으며, 현재 중국엔 35,000명의 한국 유학생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은 중국에 유학만 가면 모든 게 해결되는 줄 압니다. 하지만, 북경공업대학 김준봉 교수는 중국유학을 가지 말라고 하며, 꼭 가야한다면 정체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가 쓴 책 “중국유학, 성공을 위한 13가지 열쇠”를 보면 중국의 학교들은 학생을 돈으로 계산하며, 중국어와 다른 교과의 과외교사를 여럿 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특히 중국학교는 예외 없이 중국의 역사와 마르크스주의, 공산당혁명사를 가르치기에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이 없이 유학을 가면 영락없이 중국 사람이 되거나 공산주의자가 되어버린다는 점을 가르쳐줍니다. 그래서 꼭 유학을 가고 싶다면 한국의 역사, 문화 그리고 한국어 공부를 제대로 해서 가야할 것입니다.
929. 공병우와 세벌식 타자기를 아시나요? 오늘 1월 24일은 고 공병우 박사가 태어난 지 100돌이 되는 날입니다. 공병우 박사는 한국인 최초의 안과의사이면서 한글운동가이고, 세벌식 타자기를 발명한 분입니다. 세벌식 타자기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세벌식 자판은 모아치기, 무한 낱자 수정 등 여러 가지 특수한 한글 입력 기능을 쓸 수 있습니다. 또 전문가들은 세벌식이 오른손에서 시작해서 왼손에서 한 글자가 완성되는 방향성과 리듬감이 있으며, 글쇠 배열도 매우 효율적으로 다듬어져 훨씬편리하고, 치는 속도도 매우 빠르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전의 독재정권이 과학적인 세벌식을 외면하고 두벌식을 표준으로 밀어붙인 탓에 지금 많은 사람이 쓰는 타자기와 컴퓨터 키보드는 모두 두벌식입니다. 지금 다시 표준을 바꿀 수 없을지 몰라도 공병우 박사의 훌륭한 업적을 잊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928. 한옥은 가장 살기 좋은 집 생태적으로 볼 때 사람이 살기에 가장 쾌적한 환경을 주는 집은 한옥입니다. 한옥은 비교적 높은 기단을 쌓고 그 위에 지어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아 장마철에 눅눅하지 않게 해줍니다. 또 한옥은 깊은 처마가 해를 가려주어 집안에 직사광선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여름에는 그늘진 집 안과 햇볕으로 달궈진 마당의 온도차로 인한 공기의 대류현상이 일어나 시원한 바람을 얻습니다. 황토로 지은 집은 단열이 잘돼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며, 집안의 습도를 조절해줍니다. 그러나 한옥의 가장 뛰어난 특징은 온돌입니다. 온돌은 학자들이 현대까지 통틀어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난방방법이라고 말합니다. 불을 깔고 앉아 난방과 밥짓기를 동시에 하는 것으로 그 열효율도 대단한 우리 겨레의 뛰어난 과학이 바로 온돌입니다. 이 훌륭한 한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927. 조선총독부의 조선문화 말살정책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가 조선을 완전한 식민지를 만들기 위해 가장 큰 노력을 기울 것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그것은 바로 문화말살입니다. 1936년 그들은 조선팔도에 전래하는 민속놀이를 조사하여 ‘조선의 향토오락’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조선의 문화를 말살하려는 계획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그들은 조선말을 못 쓰게 했으며, 창씨개명을 강요하고, 풍물굿을 비롯한 조선의 민속놀이를 못 하게 했습니다. 이로써 천 가지가 넘었다는 조선의 민속놀이는 맥이 끊어집니다. 그뿐만 아니라 온 나라 명산에는 조선의 정기를 끊어놓기 위해 쇠말뚝을 박았습니다. 또 일본에 살다가 귀국하는 조선 사람들에게 화투 몇 목씩 주어 보내 화투를 퍼뜨려 정신말살을 의도했다는 의심을 받으며, 온 나라에 심어진 무궁화를 뽑고 대신 벚꽃을 심는 작업도 소리 나지 않게 해나갔다고 합니다.
926. 근정전 처마 밑에 친 ‘부시’ 한글날 훈민정음 반포 재현의식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근정전 처마 밑에 웬 그물이 쳐 있습니다. 혹시 근정전이 공사를 하고 있나? 아닙니다. 이것은 요즈음 친 것이 아니고, 예전 건물을 지었을 때부터 쳤던 그물입니다. 그 이름은 ‘부시’인데 새들이 건물에 드나드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까치나 참새, 비둘기 같은 새가 드나들면서 똥을 싸면 보기에도 안 좋을 뿐 아니라 강한 산성이어서 목조건물에는 치명적인 나쁜 영향을 준다고 하지요. 그래서 처마 밑에 ‘부시’를 쳐 새들의 드나듦을 아예 막아놓은 것입니다. 하지만, 본 건물의 좌우의 긴 집채인 회랑과 대궐의 담(궐담) 등에는 부시를 칠 수가 없기 때문에 대신 끝이 세 갈래로 갈라진 삼지창을 설치해 새가 앉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새는 건물에 문제였던가 봅니다.
925. 어제는 24절기의 마지막인 대한 하루 늦게 알려드려 죄송합니다. 어제는 24절기의 마지막인 대한으로 절분(節分)이라 하여 한 해의 마지막 날로 여겼습니다. 절분날 밤을 해넘이라 하여, 콩을 방이나 마루에 뿌려 악귀를 쫓고 새해를 맞았고, 절분 다음날인 오늘은 정월절(正月節)인 입춘의 시작일로, 절월력(節月曆)의 새해초가 됩니다. 이때 하루 한 끼는 꼭 죽을 먹었었는데 크게 힘쓸 일도 없고 나무나 한두 짐씩 하는 것 말고는 대부분 쉬는 때이므로 삼시 세 끼 밥 먹기가 죄스러워 그랬다고 전합니다. 제주도에서는 이사나 집수리 등 집안 손질은 언제나 ‘신구(新舊間)’에 하는 것이 풍습입니다. 이때 신구간이란 대한(大寒) 후 5일에서 입춘(立春) 전 3일 사이(1월 25일∼2월 1일)로 보통 1주일 정도를 말하지요. 이제부터는 한해에 가장 추운 계절인데 어려운 이들과 고통을 나누며,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923.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동궐도를 보셨나요? 현재 서울에는 조선시대의 궁궐로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덕수궁(경운궁)이 남아있지만 원래의 모습은 많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일본총독부가 조선의 정통성을 훼손하기 위해 파괴를 일삼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궁궐들의 모습은 동궐도에서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동궐도(東闕圖)’는 본궁인 경복궁 동쪽에 있는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2점의 궁궐그림입니다. 크기는 가로 576㎝, 세로 273㎝로 16첩 병풍으로 꾸며져 있지요. 오른쪽 위에서 비껴서 내려보는 시각으로 산과 언덕에 둘러싸인 두 궁의 전각과 다리, 담장은 물론 연꽃과 괴석 등 조경까지 실제와 같은 모습으로 섬세하게 그렸습니다. 이 동궐도는 순조 30년(1830) 이전에 도화서 화원들이 그린 것으로 짐작합니다. 동궐도는 국보 제249호로 서울 고려대학교 박물관과 부산 동아대학교가 소장하고 있습니다.
922. 지역에 따라 모양새가 다른 옹기는 과학작품 자연에 가장 가깝다는 그릇, 옹기는 우리 겨레가 삼국시대 이전부터 만들어 쓴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런데 그 옹기는 지역의 환경과 기후조건에 따라 다르게 만들었기 때문에 옹기의 모양새가 여러 가지입니다. 중부 이북에서 주로 사용되는 옹기는 보통 입(口徑)과 키가 크고 배가 부르지 않습니다. 이는 일조량이 작고 기온이 높지 않은 때문에 장을 담글 때 자외선을 충분히 쪼이기 위한 것입니다. 이에 비해 기온이 높고 일조량이 많은 남부지방은 수분증발이 많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입을 좁게 만들고 대신 어깨를 넓게 함으로써 옹기 표면으로 복사열을 보다 많이 받아들이도록 했습니다. 이는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나도록 만들고, 어머니가 아침저녁으로 항아리를 닦아주어 옹기가 숨을 잘 쉬도록 한 것과 더불어 옹기에 담긴 우리 겨레의 과학입니다. 참고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박남일, 서해문집
921. 풀대님*․진솔*오지랖, 한복과 관련된 토박이말들 한 글에는 다음의 대목이 보입니다. ‘집안에서 한바탕 난리를 친 김첨지는 풀대님으로 사립짝을 나선다.” 여기서 ’대님’은 한복 바지의 끝 부분 즉, 바짓부리를 동여매는 끈을 말하는데 ’풀대님’은 바지를 입고 대님을 매지 않은 차림을 뜻합니다. 대님을 매지 않으면 바짓부리가 바닥에 질질 끌리게 되고, 맵시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불편함이나 맵시보다는 풀대님 차림은 예의와 격식에 어긋나는, 조금 이상한 짓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풀대님 차림‘은 어지간히 경황이 없는 상태나 예의 없는 차림새를 빗대는 말입니다. 옷에 관한 말로 한 번도 빨지 않은 새 옷은 ‘진솔’,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은 ‘오지랖’, 여자가 장식으로 어깨에 걸치는 목도리, 즉 숄은 ‘어깨걸이’, 주로 형제끼리 옷을 물려가며 입는 일은 ‘옷물림’, 여러 옷감 조각을 붙여 기워서 지은 옷은 ‘쥐대기옷’이라고 합니다. 참고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박남일, 서해문집
920. 조선시대, 부엉이가 울자 해괴제를 지내다. 조선시대 나라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면 ‘해괴제(解怪祭)’라는 제사를 지냈습니다. 세종 29년에도 꿩이 궁궐로 들어오자 “꿩이 솥귀에 올랐더니 은(殷) 나라 왕실에 재앙이 있었다.” 하여 해괴제를 지내자고 했지만 “궁궐이 화산(華山)과 붙어 있으니, 꿩이 오가는 것은 괴상할 것 없다. 만약에 이 때문에 해괴제를 지내면 뒷날 귀신을 숭상하는 실마리를 열어주게 된다.”는 반대가 있어 실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벼락 맞아 죽거나 지진이 나고, 부엉이가 우는 일에 가장 많이 해괴제를 지냈습니다. 그밖에 운석이 떨어지고, 큰 돌이 저절로 옮겨지며, 맷돌가는 소리가 나고, 암탉이 수탉으로 바뀌는 등의 이상한 일에 해괴제를 지냈지요. 또 바닷물이 붉거나, 기형 송아지가 태어나고, 땅이 가라앉으며, 풀무치가 성하는 등의 일에도 해괴제를 지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