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1. 우리 김치와 된장, 예전엔 서양인들이 흉봤다. 최근 미국 건강 전문잡지 ‘헬스’ 인터넷판은 “김치에는 비타민이 풍부하며 건강에 좋은 박테리아인 유산균이 많아 소화를 도와준다.”며 세계의 5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꼽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된장의 항암효과는 학계에서 분명히 인정될 정도로 뛰어난 건강식품입니다. 하지만, 한국전쟁 당시만 해도 서양인들은 한국인이 땅에서 음식을 꺼내 먹는 미개인으로 얘기하고, 김치 냄새를 무척이나 역겨워했습니다. 우리 겨레의 위대한 저장기술과 땅속 김치의 다섯 색과 다서 맛의 어우러짐에 의한 뛰어난 식품임을 모르는 소치인 것입니다. 그리고 발효음식 된장에 발암물질인 아플라톡신이 들어있다며, 비아냥댔습니다. 그런데 메주가 된장이 되는 과정과 소금으로 씻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없어진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습니다. 우리 겨레의 슬기로움을 그들은 우습게 본 것입니다.
650. 오늘은 임시정부수립 기념일입니다. 임시정부는 더욱 강력한 독립운동을 추진하기 위한 통합된 단일 정부의 필요성에 의해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에서 상하이, 국내, 러시아 등지에서 활동하는 독립운동 대표자 29명이 모여 1919년 4월 13일에 출범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민주공화제를 표방하는 임시 헌장 10개조를 제정·공포한 뒤, 국무총리를 수반으로 하는 6부의 국무원을 구성했으며, 대통령에 이승만, 국무총리 겸 군무총장에는 이동휘, 외무총장에 김규식, 내무총장에 안창호 등을 선출했습니다. 이후 여러 번의 변화와 이동을 거치다가 1944년 김구를 주석으로 선임하였으며, 임시정부는 나라의 대표로서의 외교활동, 문화운동, 광복군 창설 등 독립운동의 중심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광복이 된 뒤 주요 간부들이 개인 자격으로 귀국하였으며, 임시정부의 내각·정책은 계승되지 못하고 해체되었습니다.
649. ‘파이팅‘은 엉터리 영어입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면 아무 데서나 출연자들은 ‘파이팅’을 외칩니다. 국립국어원 최용기 국어진흥팀장은 ‘파이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파이팅’(fighting)‘이란 말은 본래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출처가 모호한 가짜 영어이다. ‘파이팅’은 호전적인 뜻으로 ‘싸우자’ ‘맞장 뜨자’는 정도의 뜻일 뿐이며, ‘어려움을 무릅쓰고 계속하자!’ 뜻으로는 ‘키프 잇 업’(keep it up)을 쓴다. 또 이 말을 ‘화이팅’이라고 소리내기도 하는데, 이것은 ‘외래어 표기법’에 어긋나며, 물고기인 ‘대구’(whiting)를 가리키는 말이 되어 더 이상하다.” 그는 원래 우리 겨레는 그런 상소리를 좋아하지 않았다면서 ‘파이팅’이란 엉터리 말 대신 ‘얼씨구!, 힘내라!, 영차!’ 들을 써보자고 합니다. 또 ‘아리랑’의 앞 부분으로 ‘여러 사람이 길을 내고 만들어 간다.’라는 뜻의 ‘아리아리’와 ‘아자아자!’도 소개합니다.
648. 수원 화성 공사의 기록물, 화성성역의궤 수원화성은 조선 제22대 정조임금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침(묘소)을 조선 최대의 명당인 수원 화산으로 옮기고, 그 부근 팔달산 아래에 쌓은 성입니다. 이 화성은 동서양의 군사시설이론을 잘 배합시킨 독특한 성으로서 방어 기능이 뛰어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이 화성의 공사가 끝난 뒤 임금의 지시로 공사 보고서인 ‘화성성역의궤’를 펴냈습니다. 이 책에는 공사에 소요된 날짜와 인원, 사용된 기기, 각종 포상 내용까지 자세하게 적혀 있는데 아무개가 어느 현장에서 며칠 간 어떤 일을 하였고 일당은 얼마인지까지 적어놓았지요. 또 보통 막 부르는 우리말 이름을 한자로 음역 하였는데 김큰놈이라는 사람은 김대노미(金大老味)로 기록했습니다. 이번에 경기문화재단에서는 일반인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이 책을 국역해서 펴냈습니다.
647. 한복에 대한 편견을 버리세요. 어떤 사람이 생활한복 가게에 와서 묻습니다. “사철 입는 생활한복 있어요?” 이에 대답합니다. “서양옷에 사철 입는 옷이 있나요?” 질문을 했던 사람은 더는 대답도, 질문도 못합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한복에 대한 오해나 편견을 가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심지어는 생활한복을 보고 중국옷 같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복식공부를 한 사람은 잘 알겠지만 한복과 중국옷의 복식 차이는 명확합니다. 한복에 있는 동정, 섶, 도련 사폭, 대님 따위가 중국옷에는 없습니다. 깃은 양쪽에 다 있지만 우리의 한복은 동정과 함께 직선이면서 사선인 모양인데 반해 중국은 둥근 깃입니다. 그리고 한복은 중국옷보다도 훨씬 넉넉한 품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제 나라 옷인 한복에 대한 편견을 가집니다. 현대인에게도 진정한 참살이옷인 한복에 대한 잘못된 편견으로 우리의 옷, 한복, 우리의 전통문화는 신음합니다.
646. 매사를 맘대로 못했던 조선의 임금 일반적으로 절대권력을 가진 임금은 무엇이든 맘대로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조선의 임금은 잠자리를 빼고는 언제나 사관, 승지와 함께 있어야 했습니다. 이들이 없이 신하와 단둘이 만날 수는 절대 없었습니다. 어쩌면 오늘날의 대통령들보다도 더 투명한 정치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잠자리도 맘대로 한 것은 아닙니다. 임금을 모시는 상궁들은 늘 천체의 운행을 살펴 임금이 왕비나 후궁과 동침하기 좋은 날을 골랐고, 그래서 날이 잡히면 임금은 싫든 좋든 그에 따라야 했습니다. 임금과 왕비가 잠자리하기에 좋은 날이란 물론 대통을 이어갈 왕자를 낳기 좋은 날은 말함입니다. 요즘 결혼식을 임금과 왕비의 대례를 본 따 하기도 하지만, 그 흉내는 매사를 맘대로 못한 이런 임금을 따르고 싶은 뜻은 아니겠지요.
645. 세금 내는 소나무, 막걸리 마시는 소나무 경북 예천시에는 사람처럼 세금을 내는 소나무가 있습니다. 성은 ‘석’이요, 이름은 ‘송령’이라고 불리는 이 소나무는 사람들이 내는 종합토지세를 납부하는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무입니다. 세금을 내게 된 사연은 약 70년 전에 이 마을에 살던 이수목이란 노인이 재산을 물려줄 후손이 없자 이 소나무에게 토지를 물려주게 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세금을 내게 된 이 석송령은 그뿐만 아니라 석송령 소유의 토지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해마다 이 마을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경북 청도 운문사 경내에는 약 400년이나 된 노송이 있는데 매년 두 번, 봄, 가을로 막걸리를 한꺼번에 12말씩이나 마시는 호걸 소나무로도 유명하지요. 또 이 소나무는 나이를 먹을수록 가지 끝이 땅을 향해서 곤두박질을 하는데 그래서 이름을 낙락장송이라고 부릅니다.
644. 한쪽 팔로 하는 대금연주를 아십니까?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는 한쪽 팔로 대금을 부는 스님이 계십니다. 그분은 원래 두 팔로 대금을 부셨었는데 교통사고를 당해 오른팔이 마비되자 죽음을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스님은 ‘인연이 닿아 손이 나으면 좋겠지만 낫지 않는다고 절망할 게 무엇이란 말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려움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과 몰두와 고민에 빠지는 것은 그 결과가 크게 다름을 깨달았고, 모든 것은 자연에서 비롯되기에 순리에 따라야 할 것을 절감한 것입니다. 그래서 스님은 고통을 극복하고 한쪽 팔로 연주하는 대금을 개발한 뒤 부는 방법도 고안한 한 것입니다. ‘여음적(餘音笛)’이라고 이름붙인 이 대금은 왼쪽 팔의 다섯 손가락만으로도 연주할 수 있게 서양 관악기들처럼 키(key)와 보조키를 붙여 만들어진 것이지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쪽 팔로 연주하는 관악기와 연주자일 것입니다.
643. 그림자를 보면 젊은이나 노인이나 똑같다. “젊은이여, 꽃 꽂은 이 늙은이를 비웃지 말게나 / 백발인들 붉은빛이 뭐 그리 해로우랴 / 달빛 속을 거닐며 그림자 보면 / 그대의 머리와 똑같을 거라네(少年莫笑揷花翁 霜髮何防映紫紅 看取月明歸路影 較君頭上一般同 / ‘酒席答少年’)” 위는 고려 후기 문신인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제16권 고율시에 에 나오는 ‘술자리에서 젊은이에게 답하다.’라는 글입니다. 고려시대 잔치 자리에서는 흔히 머리에 꽃을 꽂았습니다. 그래서 머리에 꽃을 꽂은 것을 혹시 젊은이가 비웃을 것을 경계한 내용으로 그림자에 비친 머리를 보면 젊은이나 노인이나 똑같다고 말합니다. 지금도 보통 노인들을 보면 화려함을 좋아하는데 혹 젊은이들이 유치하다고 여기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젊은이도 결국은 노인이 되어갈 텐데 나이 들어 외로워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심경을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642. 청명과 한식의 세시풍속 청명에는 ‘청명주(淸明酒)’를 담아 먹었는데 ‘춘주(春酒)’라고도 합니다. 찹쌀 석 되를 갈아 죽을 쑤어 식힌 다음, 누룩 세 홉과 밀가루 한 홉을 넣어 술을 빚습니다. 다음날 찹쌀 일곱 되를 깨끗이 씻고 쪄서 식힌 다음, 물을 섞어 잘 뭉개어서 독 밑에 넣고 찬 곳에 둡니다. 7일 후 위에 뜬 것을 버리고 맑게 되면 좋은 술이 됩니다. 청명, 한식이면 나무를 심는데 특히, `내 나무'라 하여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 시집 장가갈 때 농짝을 만들어줄 재목감으로 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이때 "한식 날 심은 내 나무 / 금강수(金剛水) 물을 주어 / 육판서(六判書)로 뻗은 가지 / 각 읍 수령(守令) 꽃이 피고 / 삼정승(三政丞)열매 맺어"라는 '내 나무 노래'를 불렀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품은 아가씨가 있으면 그 아가씨의 '내 나무'에 거름을 주는 것으로 사랑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