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소리 공연을 하는 김성애 명창1 ⓒ 김성애 “아이고 내 못 살것다. 이애 방자야 너와 나와 우리 결의 형제허자. 야 방자 형님아 사람 좀 살려라.”“도련님 대관절 어쩌란 말씀이오.”“여보게 방자형님. 편지나 한 장 전하여 주게.”존귀허신 도련님이 형님이라고까지 허여놓니 방자놈이 조가 살짝 났든 것이였다. “도련님 처분이 정 그러시면 편지나 한 장 써 줘보시오. 일되고 안되기는 도련님 연분이옵고 말듣고 안듣기는 춘향의 마음이옵고 편지 전하고 안전하기는 소인놈 생각이오니 편지나 써 줘보시오.”음반에서 걸쭉한 ‘아니리’가 나온다. 아니리가 이렇게 맛있을 줄 몰랐는데 이 대목을 보니 소리보다 더한 매력이 있어 보인다. ‘아니리’는 판소리의 구성요소 중 북은 치게 놓아두면서 말로 하는 부분을 말하는데, 시간의 흐름이나 장면의 전환 등 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구실을 하고, 특히 해학적인 대목은 ‘아니리’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맛깔스런 ‘아니리’를 누가 하는 것인가?음반의 설명을 보니 동초제 판소리를 완창한 김성애씨이다. 그럼 동초제란 무엇인가? 판소리의 유파 중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서편제, 동편제가 있고, 충청도 이북에서 불렀다는 중고제, 전남 보성에서
534. 정적을 대하는 조선 영의정 정태화의 처신 “조선 중기의 문신 정태화는 효종과 현종에 걸친 격랑의 조정에서 여섯 차례나 영의정을 지냈다. 하루는 정태화가 동생 정지화와 함께 사랑에 앉아 있는데, 하인이 우암 송시열이 찾아 왔다고 말했다. 당시는 당파 싸움이 심할 때였고, 정태화는 송시열과 대립관계에 있었다. 하지만, 의견 차이는 있을지언정 나라를 걱정하는 두 사람의 마음은 결국 같았다.” 위 글은 ‘좋은 생각’ 12월호에 실린 것입니다. 그 글에 보면 동생 정지화는 정적인 송시열을 대면하지 않으려 숨었는데 이를 보고, 형인 정태화가 ‘너는 내 뒤를 이어 영의정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 네 언동을 보니 영의정 그릇은 아니구나.’라며 나무랐다고 합니다. 조금만 생각이 달라도 등을 지는 요즘의 세태를 보면서 예나 지금이나 그런 사람은 큰 그릇이 아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내 편으로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533. 코가 아름다운 한복의 버선 한복을 입을 때 발에 신는 ‘버선’은 곡선인 코가 아름답습니다. 처음에는 발을 보호하기 위해 보자기 같은 것을 이용하여 감싸던 것이 점차 맵시를 위한 것으로 발달했으며, 무명, 광목 따위로 만들어 발에 꿰어 신었습니다. 한국의 독특한 것이며 남녀 모두 신었는데, 말(襪), 족의(足衣), 족건(足件) 등으로도 불렸습니다. 1527년(조선 중종 22) 최세진이 쓴 ‘훈몽자회(訓蒙字會)’에 보션말이라고 씌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보션이라 불리었을 것입니다. 종류는 쓰임에 따라 일반용과 예복용, 형태에 따라 곧은버선(고들목버선)과 누인버선, 만드는 방법에 따라서 홑버선, 겹버선, 솜버선, 누비버선 따위가 있습니다. 그 밖에 어린이용의 타래버선, 꽃버선도 있지요. 흰색 버선을 신던 일반인과는 달리 궁중예복에는 여러 가지 색의 비단으로 지은 청말, 적말, 홍말, 흑말을 신었습니다.
532. 종묘제례악이 왜곡되었다는 주장 “종묘제례는 최고의 품격을 갖추고 유교절차에 따라 거행되는 왕실의례이며, 이를 통해 동양의 기본이념인 ‘효’를 국가차원에서 실천함으로써 민족공동체의 유대감과 질서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였다.’라는 문화재청의 설명처럼 조선왕조의 뿌리였습니다. 그런 종묘제례에서 쓰이는 음악, 옷, 춤 그리고 제례까지 일제에 의해 모두 심각하게 왜곡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습니다. 그는 조선시대의 ‘종묘일무(宗廟佾舞:종묘제례에서 추는 춤)’를 그림으로 설명한 유일한 책인 ‘시용무보(時用舞譜)’와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일제강점기에 이왕직아악부가 총독부의 보호를 받았고, 그때 왜곡시켜 만든 책인 ‘조선악개요(朝鮮樂槪要)’를 따랐기 때문으로 봅니다. 그것이 사실인지 정확하게 규명하여 조선의 뿌리인 종묘제례의 왜곡은 하루빨리 고쳐야 할 것입니다.
531.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쓰는 잘못 요즘 방송을 보면 “바라겠습니다.”, “감사하겠습니다.“ 따위의 말을 흔히 씁니다. 연예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아나운서도 그렇게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말이 맞는 말일까요? 원래 ”~겠다“라는 말은 미래를 나타내거나, 추측 또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내일은 비가 오겠다.’, ‘이따가 친구를 만나야겠다.’라고 쓰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라겠습니다.”, “감사하겠습니다.“는 미래도, 추측도, 의지도 아닙니다. 따라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로 써야 합니다. 많은 사람은 영어 배우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유아들에게도 영어 조기교육을 하려 들고, 큰돈을 들여 외국 영어연수를 가려고 안달입니다. 물론 영어는 배워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제나라 말도 올바로 쓰지 못하면서 영어 배우기에 목을 매다는 것이 어디 제정신 가지고 할 일일까요? 참고 : ‘한국생활사박물관 10 - 조선생활관2’, 사계절출판사
지난해 6월부터 쓰기 시작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가벌써 530번째가 되었습니다.그런데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베포하는 누리집인 "뉴스와이어(www.newswire.co.kr)"에 정식 칼럼으로 채택되어 지난 10월 10일부터 올라갑니다그래서 '유럽한인신문' 등 50여군데의 언론사에서쓰고 있다고 합니다.많은 성원 부탁합니다.
530. 잠자리도 맘대로 못한 임금님 하늘이 준 최고의 권력을 가졌다는, 말이 그대로 법이 되었던 임금님. 하지만, 그 임금님도 매사를 맘대로 하진 못했습니다. 조선의 신하들은 임금에게 귀찮고 두려운 존재였다는 얘기도 있을 만큼 임금은 잠자리를 빼고는 언제나 사관, 승지와 함께 있어야 했습니다. 심지어 이들을 물리고 임금이 신하와 단둘이 만나는 ‘독대’는 엄격하게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잠자리도 맘대로 못한 것이 임금입니다. 임금을 모시는 상궁은 늘 천체의 운행을 살펴 임금이 왕비나 후궁과 동침하기 좋은 날을 정했고, 그렇게 날이 잡히면 임금은 싫든 좋든 따라야 하는 게 도리였습니다. 물론 임금의 잠자리가 좋은 날이란 대통을 이어갈 왕자 아기씨를 생산하기 좋은 날일 테지요. 한 나라 최고의 자리, 임금도 모든 것이 즐겁고, 기쁘기만 한 생활은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참고 : ‘한국생활사박물관 10 - 조선생활관2’, 사계절출판사
529. 김치를 저장하는 옹기는 과학입니다. 요즘은 김치를 저장할 때 김치냉장고를 쓰지만 예전엔 옹기에 담아 땅에 묻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김치냉장고는 아무리 발전해도 옹기만큼은 어렵다는 말도 합니다. 왜 우리 조상의 옹기가 현대과학 작품보다 낫다고 할까요? 옹기를 플라스틱, 유리와 비교한 국립중앙과학관의 에스이엠(SEM)현미경 촬영사진을 보면 플라스틱은 물결 모양의 치밀한 조직을 가졌고, 유리는 표면조직이 빈틈없이 매끄럽지만, 옹기는 곳곳에 동그란 조직이 보입니다. 이 숨구멍 역할을 하는 원형조직이 공기 중에서 젖산균(유산균)이나 대장균을 억제시키는 기공을 끌어들여 김치를 오래 저장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김치의 상큼한 맛은 젖산과 탄산에 때문에 생기는데 이 미생물들을 적당히 억제시켜야 만이 시지 않도록 오래 저장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 얼마나 기막힌 과학 작품입니까?
풍수지리는 마음으로 읽어내는 과학이다 지금까지의 풍수지리 비판한 ▲ (덕원, 정신세계사) 책 표지. ⓒ2005 정신세계사 주변에서 보면 돈이 좀 있거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돌아가신 부모의 묘를 쓸 때 풍수지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그리곤 거창한 묘소로 집안의 위세를 자랑하곤 한다. 뿐만 아니라 명당자리를 위해 남의 땅을 가로채기했다는 말도 듣는다. 하지만 그들이 위세를 떨쳐가며, 묘소를 단장하는 것이 어디 부모를 위함이던가? 자신과 후손의 영화를 위함임은 천하가 다 아는 일이다. 더구나 문제는 그렇게 쓰는 묘들이 이젠 나라 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해 버려 심각한 지경에까지 와 버렸다. 문제는 거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묘를 쓰고, 건물을 짓는 데 바탕으로 삼았던 풍수지리가 거의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그것은 바로 (덕원, 정신세계사)란 책에서 주장하는 이야기다. 그동안 나왔던 대부분의 풍수지리 책들은 형기론이나 이기론에 의한 바깥 세계만 보았기 때문에 진짜 명당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그리고 글쓴이는 풍수지리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현대과학으로는 아직 기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는 실제로 존재한다. 우주 만물은 각기 특유
528. 15년 만에 한글날이 국경일로 부활했습니다. 한글은 우리 문화유산 중 가장 자랑스러운 것임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합니다. 한글은 세계의 글자 중 만든 때, 만든 사람, 만든 목적을 아는 유일한 글자이며, 가장 과학적이고, 철학이 반영된 글자임은 물론 백성을 사랑하는 세종임금의 마음이 가득 담겨진 글자입니다.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까지 한 유일한 글자이지요. 이 한글이 1990년 이후 15년 동안 일반 기념일에서 헤매다가 드디어 12월 8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경일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어 내년부터는 한글날을 국경일로 축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한글날을 기념할 것인지, 어떻게 한글을 더 발전시키고, 세계에 수출할 것이지를 고민할 때입니다. 우리의 위대한 한글을 놓고, 영어에만 빠져 사는 그런 민족이 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