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6. 한국 전통춤의 특징, 정중동 혹은 동중정 성균관대 무용학과 김영숙 교수는 한국 전통춤 특징의 하나로 ‘정중동(靜中動)’ 혹은 ‘동중정(動中靜)’을 표현하는 동작의 절제미와 시공간 여백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합니다.가장 간소한 형태로 가장 많은 의미를 담아내고, 가장 소극적인 것을 통해서 가장 적극적인 것을 열어 나가는 것입니다. 궁중무용인 ‘춘앵전’을 보면 제한된 공간 안에서 느긋한 장단에 맞추어 춤추며 뿌려지는 한삼(汗衫:손을 가리기 위하여서 저고리 소매 끝에 흰 헝겊으로 덧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한삼은 정중동, 동중정 속에서 정도를 넘지 않고 알맞게 느껴지는 여백의 아름다움을 극단적으로 맛볼 수 있습니다. 또 민속무용에서는 자유로운 감정의 발산과 함께 자연적으로 발전한 거침없는 동작들이 이어지게 되는데 그 속에서도 역동의 아름다움과 함께 여백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395. 조선의 요리서들을 아십니까? 요즘 우리 주변엔 많은 요리서들이 있는데 조선시대에도 각종 요리서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1700년대 이표가 쓴 수문사설(䛵聞事說)은 숙수(熟手:잔치와 같은 큰일이 있을 때에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의 비결을 알아내서 쓴 책입니다. 또 1809년(순종 9년) 빙허각(憑虛閣) 이씨(李氏)가 쓴 여성백과사전인 규합총서(閨閤叢書)‘도 그 안의 ‘주식의(酒食議)’ 편에 각종 요리법이 담겨 있습니다. 이 밖에도 1800년 말의 책으로 지은이를 알 수 없는 시의전서(時議全書)는 광범위한 조리법을 분류 정리하여 조선 후기의 전통음식을 소개한 책입니다. 또 서유구가 지은 가정백과사전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중 정조지(鼎俎志)는 동서고금의 조리서를 모아 편집한 것인데 조리법이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또 각종 조리법과 먹을 때 주의할 점 등을 적은 ‘군학회등(群學會騰)’ 따위도 보입니다.
394. 조선시대의 탈것, 가마 조선시대에 탈것의 하나인 ‘가마’는 임금이 타던 것으로 좌우와 앞에 주렴(珠簾:구슬을 꿰어 만든 발)이 있는 ‘연’, 공주가 타던 연과 비슷한 ‘덩’, 임금이 타는 또 다른 가마로 2 마리의 말이 끄는 ‘가교’, 4 사람이 메는 것으로 민간에서 혼례 때 신부가 타는 ‘사인교’가 있습니다. 또 외바퀴 수레인 ‘초헌(軺軒), 의자 비슷한 것의 밑에 2개의 약간 긴 채를 꿰어 붙인 ’남여(藍輿)’, 4기둥을 세워 사면으로 휘장을 둘렀고, 뚜껑은 정자(亭子)의 지붕 모양인 ‘보교(步轎)’, 소의 등에 고정하여 한 사람이 뒤채를 잡고 소를 몰고 가는 ‘독교(獨轎)’, 초상 중에 상제가 타던 ‘삿갓가마’ 따위가 있었습니다. 그 밖에 사람이 아닌 물건을 실어 나르던 것들로 나라의 귀중한 것을 옮길 때 쓰던 ‘용정자(龍亭子)’와 ‘채여(彩輿)’, 음식물이나 곡물, 흙을 담아 나르는 ‘갸자’, 종묘에서 위패를 봉안할 때 쓰던 ‘신여(神輿)’ 따위가 그것입니다.
393. 옛날의 비옷, 도롱이와 대패랭이 농촌에서 여름날 비가 오면 무슨 옷을 입었을까요? 예전 재래식 비옷으로 ‘도롱이’가 있었습니다. 녹사의(綠簑衣), 사의(簑衣)라고도 하는데 띠나 그와 비슷한 풀, 볏짚, 보릿짚, 밀짚 따위로 만듭니다. 안쪽은 재료를 촘촘하게 고루 잇달아 엮고, 거죽은 풀의 줄거리를 아래로 드리워서 빗물이 겉으로만 흘러내리고 안으로는 스미지 않게 한 것입니다. 농촌에서 비 오는 날 나들이를 하거나 들일을 할 때 어깨, 허리에 걸쳤으며, 여기에 삿갓까지 쓰면 완전한 비옷이 되는 것이지요. 제주도에서는 이 도롱이를 비옷만이 아닌 추위를 막는 방한구로도 썼습니다. 도롱이는 지방에 따라 도랭이, 두랭이, 둥구리, 느역, 도롱옷, 드렁이, 도링이, 되렝이, 되롱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 비올 때 도롱이 위에 대나무를 엮어 만든 대패랭이, 삿갓을 쓰는데 더운 여름날에 쓰기도 합니다.
392. 비의 종류, 몇 가지나 아시나요? 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이때 한 바탕 소나기가 내리고 ‘버거스렁이’(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시원해지는 것)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무더기비’는 되지 말아야 합니다. 봄에는 ‘가랑비’, ‘보슬비’, ‘이슬비’가 옵니다. 우리 토박이말 중엔 비에 관한 예쁜 말이 참 많습니다. 여름에 비가 내리면 일을 못하고 잠을 잔다는 ‘잠비’, 가을에 비가 내리면 떡을 해먹는다고 ‘떡비’, 겨우 먼지나 날리지 않을 정도로 찔끔 내리는 ‘먼지잼’, 모종하기에 알맞게 오는 ‘모종비’, 모낼 무렵에 한목 오는 ‘목비’, 비가 오기 시작할 때 떨어지는 ‘비꽃’, 볕이 난 날 잠깐 뿌리는 ‘여우비’, 아직 비올 기미는 있지만 한창 내리다 잠깐 그친 ‘웃비’ 따위가 있습니다. 그리고 세차게 내리는 비는 ‘달구비’, ‘무더기비’(폭우, 집중호우), ‘자드락비’, ‘채찍비’, ‘날비’ ‘발비’, ‘억수’ 등이 있지요. 아름다운 토박이말의 매력을 비에서도 느낍니다. (참고 : 우리말 풀이사전 / 박남일, 서해문집)
391. 복날엔 목욕을 하면 여윈다. 오늘은 삼복 중 중복인데 '복날에 시내나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믿음 때문에 복날에는 아무리 더워도 목욕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초복에 목욕을 하였다면 복날마다 목욕을 해야 몸이 여위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에 중복과 말복에도 목욕을 해야 합니다. 또 복날은 음양오행상 금(金)이 화(火)에 굴복당하는 것이기에 흉한 날이라 생각하여 혼인, 먼 여행, 힘든 농사나 일 등 큰일을 피했습니다. 속담에 '복날에 비가 오면 청산 보은의 큰애기가 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대추나무는 복날마다 꽃이 피기 때문에 복날에 비가 오면 대추 농사는 흉년이 들게 됩니다. 그래서 대추농사를 많이 하는 이 지방에서는 큰애기 시집갈 밑천을 마련할 수 없음은 물론 살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를 풍자해서 만든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390. 겉모습에 속지 않고,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야 “문절공 주열은 얼굴이 못생겼다. 코가 마치 썩어문드러진 귤 같았다. 충렬왕의 왕비인 안평공주가 처음 왔을 때 여러 신하들과 잔치를 베풀었다. 문절공이 일어나 술을 올리자 공주가 임금에게 말했다. ‘어찌 갑자기 추한 귀신으로 하여금 다가오게 합니까?’ 임금이 말했다. ‘얼굴은 추한 귀신처럼 보이지만 마음은 맑은 물 같지요.’ 공주가 낯빛을 고쳐 예로 대하였다.” 고려 때의 문신 이제현의 ‘역옹패설’에 나오는 글입니다. 사람들은 늘 겉모양에 팔려 핵심을 놓칩니다. 번드르한 겉모습, 즉 포장술에 속아 물건을사고, 브랜드에 녹아 형편없는 상품을 삽니다. 말솜씨에 속아 사기를 당하고, 명망에 속아 쁜 정치인을 뽑습니다. 겉모습에 속지 않고,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슬기로운 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모두가 그랬으면 하고 간절히 빌어 봅니다.
389. 오늘은 더위 때문에 염소뿔이 녹는 대서 오늘은 24절기의 열두 번째인 대서(大暑:큰 더위)로 일 년 중 가장 더운 때입니다. 대서 중 초후에는 썩은 풀이 변해서 반딧불이 되고, 중후에는 흙이 습하고 뜨거워지며, 말후에는 때때로 큰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더위가 심해져 '불볕더위', '찜통더위'라고 하는데 밤에도 열대야 현상이 일어나며 더위 때문에 염소뿔이 녹는다"고 할 정도입니다. 대서가 낀 “삼복(三伏)에 비가 오면 대추나무에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고 걱정합니다. 소나기가 온 뒤의 마당엔 빗줄기 타고 하늘로 치솟았다가 땅으로 떨어져 버둥거리는 미꾸라지들도 있는데 추어탕을 해먹으면 기운이 난다고 했습니다. 요즈음은 무더위에 “더워! 더워!”라는 소리가 저절로 새나오며 땀이 비 오듯 하지만 그 땀이 보람 있는 땀이라면 좋겠습니다. 그저 흘리는 것보다는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땀을 흘린다면 올해는 값지고 건강한 한해가 되지 않을까요?
388. 허리통증 치료에 좋은 추나요법 많은 사람들이 허리가 아프다고 호소합니다. 또 관절염과 어깨결림 때문에 힘들어 합니다. 이런 병들을 한방에서 치료하는 방법 중에 ‘추나요법(推拏療法)’이 있습니다. 추나요법은 등골뼈(척추)와 팔다리의 관절 및 근육, 인대 등의 기능적 불균형으로 인하여 발생된 증상과 질병들을 손이나, 팔, 다리 등을 이용하여 어긋나거나 비뚤어진 골 관절을 바로 잡아 주고, 딱딱하게 뭉치거나 굳어진 근육을 바로 잡아주는 한방 치료법입니다. 추나요법을 쓰면 막힌 기혈을 정상적으로 순환시켜 줌으로써 통증을 줄여주고, 병의 원인을 없애주며, 더불어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회복시켜 주면서 병을 미리 예방하는 치료법입니다. 추나요법과 비슷한 것으로 미국의 카이로프랙틱, 중국의 투이나, 일본의 정체술, 고동술, 따위가 있습니다. 허리가 아플 때 무조건 칼을 대어 수술하기 보다는 추나요법을 쓰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387. 무더운 여름, 시원한 식혜 한 사발 “이날 간식은 푹 퍼진 고구마와 살얼음 띄운 시원 달콤한 식혜 한 사발. 대접에 가득 퍼담은 밥알이 동동 뜨는 식혜와 주먹만한 고구마 한 개씩 뚝딱 해치운 아낙들은 잠시 쉴 틈도 없이 꽃가루 바구니를 하나씩 들고...” 이것은 ‘물 오른 배나무~’라는 이정구님의 글 일부입니다. 식혜는 예부터 우리 겨레가 즐겨 마셨던 음료로 조선시대의 요리서 ‘수문사설(謏聞事說)’, ‘연세대 규곤요람’, ‘시의전서(是議全書’ 등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식혜를 만드는 엿기름은 그 속의 아밀라제 효소가 감칠맛 나게 하는 것은 물론 소화가 잘 되게 하며, 요구르트처럼 장내 세균 증식을 억제한다고 합니다. 또한 몸속에 맺혀 있는 멍울을 풀어주는 작용이 뛰어나기 때문에 옛날부터 출산 후 임산부들이 흔히 겪는 유방통 등을 다스리는 데 쓰였습니다. 가마솥 불볕더위가 한창인 지금 살얼음이 뜬 식혜 한 사발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