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9. 옛날의 정경, 우시장 이야기 “콧잔등이 쌀쌀 언 새벽으로/누비 옷 입은 영감이 소를 몰고 간다./거리에는 밤눈이 내려 사람도 없고/귀신들도 돌아가고/소는 울지 않고/영감은 말이 없다./우시장까지는 하이얀 길이다./이십 오리 바람 길이다.” 신재경님의 ‘우시장’이란 시의 일부인데 소를 팔러 우시장(쇠전)으로 가는 정경입니다. 예전에 소는 농사를 짓는 데 없어서는 안 되었기에 농촌에선 중요한 재산이었습니다. 그래서 급히 돈이 필요한 때를 빼고는 절대 소를 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득이 소를 팔 때는 거간(중개인)에게 ‘매깃돈(출몰, 뻔돈)’을 주면 거간은 살 사람에게 흥정을 합니다. 소를 평가할 때는 먼저 소의 골격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살피고, 뿔의 모양도 봅니다. 또 소 울음소리도 들어 보고, 색깔은 대춧빛일 때 가장 좋다고 합니다. 한 가지 빼놓지 않는 것은 소 주인의 성격을 보는데 소도 주인을 닮아가기에 그럴 것입니다.
358. 해남 대둔사의 이름이 여러 번 바뀐 내력 전남 해남 ‘땅끝’에 가까운 두륜산에 ‘대둔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이 절은 최근까지 ‘대흥사’였는데 원래 이름은 대둔산의 원래 이름이 ‘한듬’이었던 것과 같이 우리말로 ‘한듬절’이었습니다. 그 산 이름 ‘한듬’이 한자와 섞여 ‘대듬’으로 부르다 ‘대둔산’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이 ‘대둔산’은 한 유식한 채 하는 사람이 나타나 중국 곤륜산 줄기가 백두산을 거쳐 내려온 태백산의 끝자락이라는 뜻으로 ‘두륜산’이라고 하고, 산 이름을 따서 ‘대둔사’로 불렀던 절 이름은 ‘대흥사’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다시 이 ‘대흥사’는 ‘대둔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합니다. ‘빛고을’을 ‘광주’로 ‘한밭’을 ‘대전’으로 달구벌을 ‘대구’로 바꿨기에 우리 고유의 정감이 사라진 것처럼 ‘한듬’이란 좋은 이름을 한자를 숭상하는 문화사대주의자들이 한자 이름으로 고친 것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357. 오늘은 여름에 다다랐다는 '하지(夏至)'입니다. 오늘은 24절기의 열 번째로 하지인데 ‘하지(夏至)’란 말은 여름에 다다랐다는 뜻입니다. 이 날 해는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인 하지점(夏至點)에 자리하는데 북반구에 있어서 밤시간이 가장 짧아지지만, 낮시간은 14시간 35분으로 1년 중 가장 긴 날입니다. 북극지방에서는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는데, 남극에서는 수평선 위에 해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옛 사람들은 하지 15일간을 3후로 나누어, 초후(初候)에는 사슴의 뿔이 떨어지고, 중후(中候)에는 매미가 울기 시작하며, 말후(末侯)에는 반하(半夏:여러해살이풀인 끼무릇의 덩이뿌리)의 알이 생긴다고 합니다. 남부지방에서는 단오를 전후하여 시작된 모심기가 하지 이전이면 모두 끝나며, 장마가 시작되는 때입니다. 시절음식으론 감자가 많이 나는 강원도에서는 햇감자를 쪄먹거나 갈아서 감자전을 부쳐먹고, 감자떡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356. 자식에게 패스트푸드를 사주는 어리석은 부모 가정의학과 이승남 원장은 “짧고 굵게 살고 싶다면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어라.”고 우스개소리를 합니다. 또 그는 “햄버거 고기에는 모양을 내기 위해 쇠기름를 10%가량 넣고 있어 햄버거 하나에는 지방이 40%나 된다. 그래서 지방이 23%에 불과한 삼겹살보다 더 문제이고, 감자튀김과 콜라까지 곁들인 햄버거세트는 우리 한식의 세끼 열량과 맞먹는다.”고 강조합니다. 이어 “패스트푸드는 부드러워 자연히 빠르게 먹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과식하기 쉽기에 비만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덧붙입니다. 햄버거에는 맛을 내기 위해 안정제, 유화제 등 수많은 첨가물과 화학조미료가 들어가는 것이 또 다른 문제인데 이런 먹거리를 좋아하면서 날씬해지기 바란다면 바보가 아닐까요? 더구나 자식들에게 이런 패스트푸드를 사주는 부모는 부모로서의 자격도 없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355. 김홍도의 씨름도, 씨름꾼은 어디로 자빠질까요? 풍속화로 유명한 조선시대의 화가 단원 김홍도의 그림 ‘씨름’을 살펴봅니다. 이 그림에선 구경꾼들 속에서 두 씨름꾼이 씨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씨름꾼 중 누가 지고, 어느 편으로 넘어질까요? ‘우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에는 그런 내용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두 사람 중 왼편에 번쩍 들린 사람의 표정을 보면 눈이 똥그래지고, 양미간 사이엔 깊은 주름이 잡혀 있으며, 쩔쩔매는 눈빛이 너무나 처절합니다. 이 사람이 분명히 지겠다는 짐작을 해볼 수 있습니다. 또 이 씨름꾼은 보통 왼쪽으로 자빠질 거라고들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래 오른쪽 구석에 있는 구경꾼들을 보면 오른쪽을 자빠질 겁니다. 이 구경꾼들은 턱을 치켜들고, 입을 떠억 벌린 채 윗몸이 뒤로 물러나며, 손으로 땅을 짚었습니다. 분명 이 사람들 쪽을 자빠질 것이 확실하지 않을까요? 이런 재미있는 옛 그림 읽기가 이 책에는 그득합니다.
354. 국회의 한글날 국경일 승격싸움 지난해 67명의 국회의원들이 한글날을 국경일로 하자는 내용의 '국경일에 관한 법률 중 개정법률안'을 공동 발의했지만 한나라당과 행정자치부의 반대 속에 무산된 적이 있는데 이 싸움이 국회에서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국회에서는 신기남의원을 대표로, 임종인 열린우리당 간사, 정두언 한나라당 간사, 노회찬 민주노동당 간사, 손봉숙 민주당 간사 등이 중심이 되어 “한글 세계화 추진 의원모임”이 결성되고, 6월 14일 '국경일에관한법률중개정법률안'을 국회 행정자치위에 상정했습니다. 이 모임은 앞으로 글자 없는 국가에 한글 보급 활동, 남북 체육용어 단일화 활동 지원 등의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한나라당 의원들 일부, 그리고 정부와 재계 등의 반대가 있어 낙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 나서서 한글날 국경일 승격을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353. 여름철에 긴팔 한복을 입는 까닭 벌써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온통 길거리는 노출을 과시하는 젊은이들로 가득 찹니다. 이 때 반팔 생활한복을 입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날이 더운데 어떻게 긴팔을 입을 수가 있냐고 반문합니다. 얼핏 들으면 편하기 위해서 입는 옷을 지나치게 격식을 차리는 것도 좀 그렇기는 합니다. 그런데 서양옷도 잔치옷이 있고, 간편옷이 있음을 생각해 봅니다. 가볍게 놀러 나갈 때 양복을 갖춰 입는 사람은 없으며, 티셔츠나 남방셔츠에 청바지 차림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행사나 잔치에 참여할 때는 예의를 갖춰야 합니다. 그 때는 대부분 힘들지만 검정양복에 넥타이를 맵니다. 여름에 이렇게 차려 입는 것은 고역일 테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참습니다. 그에 비하면 긴팔 한복이야 훨씬 나은 것이지요. 따라서 한복을 입는 것이 품위를 갖추려는 목적도 있다면 긴팔이 좋을 것입니다.
352. 신채호 선생이 무국적자임을 아십니까? 단재 신채호 선생은 조선말기에 언론, 교육, 신민회 활동을 통한 계몽운동을 했고, 일제강점기에는 항일독립운동을 한 사학자입니다. ‘독립이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다’라는 사상으로 역사연구와 독립운동을 치열하게 펼친 조선민족의 지도자였습니다. 그런 신채호 선생이 무국적자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 차디찬 중국 여순감옥에서 삶을 마감한 신채호 선생은 일제 치하에서 일본의 호적령에 따를 수 없다며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광복이 된 조국은 아직까지 선생의 국적을 회복시키지 않은 것입니다. 친일파 후손들이 ‘조상땅’ 찾기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하고 있지만 신채호 선생 뿐 아니라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아직도 무국적자라는 사실은 분노를 일으키게 합니다. 다음의 ‘한류열풍 사랑’ 카페에서 벌리는 선생의 국적회복 서명운동에 동참하여야 하겠습니다.
351. 중국을 후끈하게 달군 또 다른 한류, ‘온돌’ 한겨레신문 6월 11일자엔 “한국인들은 어떻게 이렇게 훌륭한 온돌문화를 가질 수 있었나요? 이제는 오히려 겨울이 기다려집니다.”라고 중국 사람들이 격찬한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의 온돌의 인기는 날로 높아져 가는데, 중국에서 신축 중인 아파트의 20% 이상은 아예 처음부터 한국식 온돌을 설치하고 있으며, 겨울철 기온이 낮은 화북지역에서는 한국식 온돌난방이 아파트 분양의 필수 조건이다시피 한다고 전합니다. 온돌은 아궁이에 불을 넣어 솥을 이용해 밥을 짓고, 불기가 고래를 지나면서 구들장을 달구면 난방이 되며, 연기는 굴뚝으로 나가 이 구들문화는 난방과 밥짓기를 동시에 해결하는 대단한 과학입니다. 오히려 우리가 잘 모르는 이 온돌문화는 이제 중국에서 시작하여 세계로 뻗어나갑니다. 우리의 문화는 이렇게 자랑스럽습니다.
'한글날 국경일 승격' 이번엔 될 것인가? 13일, 한글 세계화 추진 의원모임과 한글단체간 간담회 열려 ▲ 한글 세계화 추진 의원모임과 한글단체간의 간담회 모습 한국과 우리 겨레를 대표하는 것을 꼽으라면 한복, 풍물굿, 판소리, 소나무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겠지만 가장 먼저 이야기될 것이 한글임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한글은 우리나라를 우리 겨레를 상징하는 가장 확실한 보증수표라 하겠다.이 한글날은 1949년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으나 1990년 한가위 연휴가 하루 늘면서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법정 공휴일에서 빠졌다. 그렇게 소외된 지 벌써 15년이 되었다. 2000년 2월 5일에 '한글날 국경일 제정 범국민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운동에 나서게 된 것을 필두로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의 원상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특히 국회 차원에서도 큰 노력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지난해 7월 15일에도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대표 등 여야 의원 67명이 한글날을 국경일로 하자는 내용의 '국경일에 관한 법률 중 개정법률안'을 공동 발의했지만 한나라당과 행정자치부의 반대 속에 무산된 적이 있다. 그런 한글날 국경일 승격 운동이 한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