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 판소리 장단의 종류, 진양조와 휘몰이 장단이란 서양음악의 리듬과 같은 뜻으로 주로 판소리, 산조 등에 쓰이는 것인데 느린 진양조부터 중모리, 중중모리, 그리고 잦게 몰아간다는 자진모리, 휘몰아 간다는 뜻의 가장 빠른 휘모리가 있으며, 이것을 바탕으로 생겨난 세마치, 굿거리, 타령, 도드리 등의 장단도 있습니다. 민요나 잡가의 장단은 장구로, 판소리 장단은 소리북, 선소리의 장단은 소고로 칩니다. 또 판소리, 산조, 남도잡가, 남도민요 등은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장단을 많이 쓰고, 경서도잡가, 경서도민요에는 도드리, 굿거리, 타령, 세마치장단이 많이 쓰입니다. 그리고 각 지방의 풍물굿이나 무속음악에는 굿거리장단이 중심이 됩니다. 장단은 조와 어울려 소리의 분위기를 좌우하는데 진양조는 주로 서정적인 대목에 쓰이지만 계면조와 만나면 춘향가의 옥중가처럼 슬픈 소리가 되고, 우조와 노래하면 화평하고 웅장한 소리가 됩니다.
339. 무명베를 대표하는 나주 ‘샛골나이’ ‘샛골나이’란 전남 나주시 다시면 신풍리 샛골에 이어 내려오는 무명길쌈인데 우리나라의 무명베를 대표하는 것으로 중요무형문화재 2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샛골나이는 섬세하고 고와서 극상품 세포(細布)로 궁중에 진상되었고, 일제강점기엔 만주에까지 팔렸나갔습니다. 최초 중요무형문화재 지정은 김만애씨가 받았으나 그 기능을 며느리인 노진남씨가 전수받아 그 맥을 있고 있습니다. 이 샛골나이는 충남 한산의 모시, 전남 곡성의 돌실나이 삼베와 함께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문익점이 고려 공민왕 12년(1363년) 원나라로부터 면화씨를 숨겨가지고 온 이후 조선시대에 와서 전국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고, 옷의 대혁명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동안 명주, 모시, 삼베 등으로 옷을 지어 입었기에 서민들은 항상 추위에 떨 수밖에 없었는데 무명의 보급은 서민들의 삶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338. 한국 전통건축의 특징은 회통정신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김봉열 교수는 ‘음과 양이 같이 있어야 온전한 한옥을 이룬다.’고 말합니다. 한국주택의 특징에는 ‘온돌과 마루가 공존한다,’든지 건물과 마당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든지 ’휘어있는 듯 곧은 소나무를 쓴다‘든지 하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또 ‘차 있는 칸과 비어있는 칸이 모여서 건물을 이룬다.’고도 하고, ‘멀리 있는 듯 가까이 있는 듯’, ‘어울리고 조화되고, 아슬아슬하고 모호한’이란 말로도 표현합니다. 중국 건축물은 ‘부분은 없고, 전체만 보인다.’고 하며, 일본 건축물은 ‘부분은 보이는데 전체가 없다,’라고 하는데 우리 건축물은 ‘부분과 전체가 조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또 중국의 자금성은 다른 건물과 차단되어 감추는 모양새인데 경복궁은 중첩되고 막혀있지만 열려있음을 강조합니다. 궁극적으론 우리 건축물은 비어 있는 것과 차 있는 것이 같이 있는 회통정신의 산물이라고 합니다.
337. ‘축제’란 일본한자말보다는 ‘잔치’라고 해야 대보름축제, 벚꽃축제, 연등축제, 세계빛축제, 반딧불축제 등 우리는 온갖 축제 속에서 삽니다. 하지만 ‘축제(祝祭)’라는 말을 그대로 풀어보면 ‘축하의 제사’라는 어색한 뜻의 일본식 한자말로 그 기원은 ‘마쓰리(まつり)’입니다. 이 마쓰리는 일본에서 각 고을마다 여는 고유의 전통축제를 말하며, ’가무신사(賀茂神社)에서 열렸던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합니다. 또 일본의 마쓰리는 서양의 페스티발이나 우리나라의 동네잔치와 비슷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제사 ‘제(祭)’를 제사(祭祀), 기우제(祈雨祭) 따위와 같이 조상이나 하늘에 지내는 장엄하고 엄숙한 의식에 쓰입니다. 그래서 대보름축제나 벚꽃축제 등을 말할 때는 축제대신 더 정감있고 좋은 우리말 ‘잔치’를 써야만 합니다. 일본정치인들의 망언이 그치지 않는 요즘 말 하나라도 일본찌거꺼기를 쓸 일이 아닙니다.
▶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소식지 "하늘뜻 건강마을" 2005. 5월호
335. 밤으로 만든 한과, 율란 우리 전통음식에는 밤, 대추, 생강, 연근, 인삼 따위를 꿀이나 설탕물에 졸여 만든 음식인 정과(正果)가 있습니다. 만드는 방법과 재료에 따라 대추, 밤을 원래의 모양대로 꿀에 조린 것은 대추초, 밤초라 하고, 밤을 삶아 으깨어 꿀을 섞어 밤 모양대로 빚은 것은 율란(栗卵), 대추를 다져 꿀을 섞어 다시 대추의 모양으로 빚은 것은 조란(棗卵)입니다. 율란의 재료인 밤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비타민 등이 많아서 어린이의 성장에 좋다고 합니다. 특히 비타민 C는 피부미용과 피로회복, 감기예방 등에 효과가 있으며, 또 생밤 중의 비타민 C 성분은 알코올의 산화를 도와주어 술안주로 좋습니다. 당분에는 위장 기능을 강화하는 효소가 들어 있으며 성인병 예방과 신장 보호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꿀, 설탕에 조리거나 가루를 내어 죽이나 이유식을 만들고, 통조림, 술, 차로도 만듭니다.
334. 정성스런 마음으로 굿샷을 만든다. 얼마 전 한국방송(KBS) 2텔레비전 ‘인간극장’에서는 10살 소녀 양자령의 이야기가 방영되었습니다. 그 소녀는 태국의 라이용이란 도시에서 사는데 작년에는 세계 주니어 골프 대회에서 세 차례나 우승하면서 ‘리틀 타이거 우즈’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하지만 자령에게 스승이며 매니저였던 아빠 양길수씨는 혹독한 훈련을 시킵니다. 그런 자령의 아빠가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골프공은 친구이고, 홀은 그 친구의 집이다. 친구가 집에 가려는데 아무렇게나 치면 안 되고 마음으로 보내야한다. 또 골프채를 정성스럽게 닦는 마음이 굿샷을 만든다.”입니다.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사실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철학이 아닐까요? 매끼 하는 밥도 정성스럽게 했던 우리 조상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 마음과 정성이 담겨있을 때만이 옳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333. 조선시대의 구식례와 천문기구, 시계 일식은 달이 해의 일부나 전부를 가리는 현상이지만 조선시대 사람들은 일식을 하늘의 경고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그치게 하기 위해 ‘구식례(求食禮)’를 행했다고 합니다. 세종임금도 구식례를 하려 했지만 중국의 기준에 맞춘 예보는 1각(一刻:한 시간의 4분의 1, 즉 15분)이 빗나갔고, 예보관에게 장형(杖刑:죄인에게 볼기를 치던 형벌)이 내려졌습니다. 이게 아니라고 생각했던 세종임금은 정인지와 장영실을 시켜 천문기구와 시계 등을 만들었습니다. 이 때 만들어진 천문기구와 시계들은 북극고도를 측정하기 위한 ‘간의(簡儀)’, 밤 시각도 측정하기 위한 일종의 해시계 겸 별시계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 이동하는 군사들을 위한 휴대용 해시계 ‘천평일구(天平日晷)’와 해시계인 ‘앙부일구(仰釜日晷)’, 자동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물시계 ‘자격루(自擊漏)’ 등이 있었습니다.
332. 한복의 아름다움, 섶코 이야기 우리 한복의 아름다움 중 한옥의 추녀처럼 끝이 살짝 올라간 것으로 도련, 배래 따위가 있습니다. 이중 도련이 살짝 추켜 올라가다 섶과 만나 꺾어져 내린 것이 섶코입니다. 두루마기나 저고리 따위의 겉섶이 도련과 만나 끝에 뾰족하게 내민 섶코는 한복을 더욱 아름답게 합니다. 섶코는 버선코를 닮았습니다. “밑에는 남치마가 보이고 그 진한 남빛 치마 아래에서는 하얀 송편 같은 버선코가 빠끔히 내다보고 있다.” 한설야의 ‘탑’에서 묘사한 버선코는 살짝 드러냅니다. 버선코는 감추는 아름다움이 있다면 섶코는 늘 당당하게 드러내는 아름다움입니다. 그래서 섶코를 생략한 한복 저고리를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대인이 편하도록 한복을 변화시키는 것도 좋지만 아름다운 섶코 따위를 무분별하게 없애버리는 것은 어쩌면 한복의 목숨을 끊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무엇이 진정 아름다움인지 생각해 봅니다.
331. 굶주림, 싸움 등이 없다는 땅, 십승지지 ‘십승지지(十勝之地)’는 술가(術家:점술(占術)에 정통한 사람)가 말하는 것으로 굶주림이나 싸움 따위가 없는 열 군데의 땅을 말합니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피난지를 뜻하며, ‘정감록(鄭鑑錄)’에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토정가장결, 서계이선생가장결, 정북창비결 등 다른 비기(秘記:사람의 길흉화복을 미리 예언하여 적은 기록)에는 다른 곳이 나오기도 합니다.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연하리 일대,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석현리 일대,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과 경북 상주군 화북면 화남리 일대, 공주 유구 마곡 두 강 사이(충남 공주시 유구읍 사곡면 일대), 경북 영주시 풍기읍 금계리 일대, 경북 예천군 용궁면 일대, 합천 가야산 남쪽 만수동 일대(경북 합천군 가야면 일대), 무주 덕유산 아래 방음(전북 무주군 무풍면 일대), 전북 부안군 변산면 일대, 남원 운봉 두류산 아래 동점촌(남원시 운봉읍 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