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 바른 식생활, 적당한 운동, 긍정적인 생각이 건강이다. 최근 양의학계는 각종 건강식품이나 보완요법들이 별로 효과가 없거나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그동안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인삼과 녹차도 근거가 모자라다고 주장했고, 보완요법 중 태극권은 노인들의 균형 감각을 키우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고혈압에는 별로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건강식품업계 등은 이 분석이 과거의 조사와 비교해 일관성이 없다며 강력히 반발해, 큰 논란이 예상됩니다. 녹차의 경우도 그동안 국제녹차심포지움에서 많은 학자들이 항암효과가 있다고 발표해왔는데 그런 결과들도 모두 부정하는 것이 됩니다. 실제 방송에 출연하는 의학, 식품 전문가들도 사람에 따라 다른 주장들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학자들의 논란에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좋은 음식들을 골고루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며,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다면 건강은 자연히 따라오지 않을까요?
321. 키 쓰고 소금 얻으러 간 추억 키는 곡식을 까불러서 쭉정이, 티끌, 검부러기 등의 불순물을 걸러 내는 데 쓰는 도구입니다. 키의 앞은 넓고 편평하며 뒤는 좁고 우긋합니다. 키질을 하면 알곡들은 다시 키 안으로 떨어지고, 쭉정이와 검불은 바람에 불려 날아가며, 모래와 돌은 뒤로 처져 움푹 파인 곳에 모입니다. 움푹 파인 키 안쪽은 ‘쿰치’, 중간은 ‘바닥’, 끝은 ‘술’, 그 옆에 넓적하게 달아맨 것은 ‘날개’라고 합니다. 그리고 키의 재료는 대나무, 싸리, 왕골 등이 쓰이며, 주위는 소나무 판자로 둘러댔고, 칡넝쿨과 고리버들 줄기로 얽어맸습니다. 그리고 오래돼서 구멍이 나면 헝겊을 대고 꿰매서 썼습니다. 어렸을 적 자다가 이불에 지도를 그리면 어머니는 저에게 키를 씌우고, 이웃에 소금을 얻으러 보냈습니다. 그래서 키를 쓰고 이웃집에 가면 아주머니는 소금을 키에 대고 냅다 뿌려대며, 겁을 주었습니다. 어릴 때가 새삼 그리워집니다.
320. 장금을 키운 위대한 스승, 한상궁의 교육법 인기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에게 가장 큰 스승인 한 상궁은 장금을 가르치면서 남다른 교육법을 씁니다. 한상궁이 생각시 장금에게 처음 시킨 일은 '물을 떠오라'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하루 동안 나물을 백 가지씩 캐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한 까닭을 한상궁은 "첫째, 물도 음식이다. 음식을 하기 전 먹을 사람의 몸 상태를 생각하는 마음, 그게 요리의 기본이다. 둘째, 음식의 기본이 되는 나물들과 독초를 구분하게 하기 위해서였다.”라고 말합니다. 한 상궁은 장금에게 답을 알려준 것이 아니라 많은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답을 찾도록 했습니다. 한 상궁은 길을 제시하고 따라오도록 한 것이 아니라 제자의 특성과 잠재적 재능을 알아보고 그 재능을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도운 것입니다. 오늘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부장관과 교육 관료들이 한 상궁을 본받았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319. 춘향가 중 ‘쑥대머리’와 국창 임방울 “쑥대머리 구신형용 적막옥방으 찬 자리어 생각난 것이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낭군 보고지고, 오리정 절별 후로 일장서를 내가 못봤으니 부모봉양 글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난가.” 위 사설은 춘향가 중 “쑥대머리” 부분으로 쑥대머리는 다른 말로 쑥대강이라고도 합니다. 옥중 춘향의 머리가 한길이나 자라 무성한 쑥처럼 난발한 모습을 표현한 말인데 판소리 ‘춘향가’ 중 옥에 갇힌 춘향이 이도령을 그리며 부르는 애절한 대목입니다. ‘쑥대머리’ 하면 국창 임방울이 떠오릅니다. 임방울은 애원하는 소리의 구성진 목으로 일제강점기 아래에서 ‘콜럼비아’, ‘OK’, ‘빅타’, 레코드에서 나온 음반이 12만장이나 팔렸는데 요즘으로 치면 100만장을 넘긴 것과 같습니다. 임방울의 장례행렬이 2km에 달했다면 그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는 임방울 탄생 100돌이 되는 해입니다.
318. 우리는 누룽지 대신 라면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누룽지를 잃었습니다. 대신 라면과 반짝 일회용 문화를 얻었습니다. 우리는 초가지붕을 잃었습니다. 그 속에서 도란도란 소곤거리던 아빠엄마의 정다운 말소리를 잃었습니다. 푸른 들판과 개구리 소년들과 메뚜기 떼들을 잃은 대신 골프장과 산성비와 환경공해라는 세기말의 공룡을 얻었습니다. 대신 반만 년 백의민족의 얼을 송두리째 내어 주었습니다. 지금 조선 팔도에서는 새로운 문화식민통치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는 중입니다.” 위 글은 수필가 이관희님의 “꽃과 여인을 노래 할 수 없는 시대”에 있는 글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말 누룽지를 잃고, 대신 라면이 주인이 되었습니다. ‘천천히’의 미학대신 ‘빠름’을 얻었지만 건강을 내주고, 성인병을 얻었습니다. 누룽지를 잃고, 우리는 문화식민통치시대를 맞은 것은 아닌지 곰곰 생각해야 합니다.
317. “好老자식?”이란 광고를 한 얼간이 어떤 생명보험회사가 전철에 한 광고에는 “好老자식?”이라는 것이 보입니다. 그 밑에는 “세월이 가면서 ‘사랑’도 더해 갑니다. 부모와 자식의 사랑을 더하는 보험도 있습니다.”라는 설명이 있는데 노인 즉, ‘부모를 사랑하는 자식’이라는 뜻으로 좋을 ‘好’와 늙을 ‘老’를 붙여 “好老자식?”이라고 쓴 듯합니다. 아마 그 광고를 기획한 광고인은 대단한 광고를 착안해냈다고 으쓱대겠지만 소리 나는 대로 읽어보면 이건 “호로자식”으로 욕이 되어버립니다. 한자를 섞어 쓴 광고를 하는 말썽꾸러기들이 참 많습니다. '高품질 低가격 판매展', '맞벌이 富富 財테크 프로젝트', '人터넷' ‘大 Sail', ’단名‘ 따위가 보입니다. 이런 광고를 하는 이들은 한자를 섞어야 좋은 광고문으로 생각하는 얼간이가 아닐까요? “好老자식?”처럼 한자석인 광고가 웃음거리가 될 수 있음을 얼간이는 모릅니다.
316. 누룽지는 밀가루 음식보다 좋은 먹거리입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누룽지(취건반:炊乾飯)’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쓰여 있습니다. “음식이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 못하거나 넘어가도 위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토해 오랫동안 음식을 먹지 못하는 병인 열격(噎膈)은 누룽지로 치료한다. 여러 해가 된 누룽지를 강물에 달여서 아무 때나 마신다.” 이렇게 약으로까지 쓰였던 누룽지를 만드는 쌀은 현대인이 즐기는 인스턴트음식의 주재료인 밀가루와 어떻게 다를까요? 쌀은 밀가루에 비해 일반물질, 무기질, 비타민 따위의 영양성분 함량이 조금 적지만 대신필수아미노산 함량은 높습니다. 특히 자라는 어린이에게 좋은 라이신은 밀가루 보다 2배나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쌀이 밀가루보다 소화흡수율과 체내이용률이 좋기에 식품영양학 측면에서 더 우수하다고 합니다. 밀가루 과자대신 누룽지를 군것질거리로 삼아도 좋을 것입니다.
315. 부인네들이 내외용으로 썼던 쓰개 고려시대에 귀부인들은 외출할 때에 ‘몽수(蒙首)’로 얼굴과 몸을 가렸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유교사회여서 여성의 내외가 엄격해지고, 외출할 때에는 언제나 내외용으로 ‘쓰개치마’, ‘장옷’, ‘처네’, ‘너울’ 따위를 썼습니다. 이중 ‘쓰개치마’는 치마와 같지만 치마보다 30cm 정도 짧은데 이마에서부터 턱으로 돌려쓰고, 양쪽 끈을 턱 밑으로 모아 손으로 잡고 다닙니다. 또 ‘장옷’은 두루마기와 비슷한데 깃과 고름은 자주색으로 하고, 흰색 소매끝동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처네’는 개화기 서북지방에서 주로 방한용으로 사용한 쓰개입니다. 치마와 비슷하며, 양옆에 넓은 무를 달고, 솜을 두어 만들었는데 소매는 달지 않았습니다. 머리에 4개의 주름을 잡아 깃을 달고, 동정을 달았습니다. ‘너울’은 자루 모양의 천을 어깨가 덮일 정도로 드리웠으며, 썼을 때 얼굴이 있는 부분은 항라나 망사를 대어 앞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색동두루마기(까치두루마기) ⓒ2005 경운박물관 우린 이제 전복, 봇뒤창옷, 동다리저고리, 사규삼의 이름조차 잊어버렸다. 예전 우리의 어머니들이 사랑스런 아이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지어주던 옷들이다. 온통 청바지가 유행하는 지금 그런 옷을 입기는커녕, 그런 옷에 관심을 가질 사람도 없다. 그 아름다운 옷들을 말이다.그런데 그런 옷들을 볼 수 있는 귀한 전시회가 있단다. 개포동 경기여고내 경인박물관에서 4월 19일부터 7월 15일까지 열리는 '옛 어린이옷, 그 소중한 어여쁨전'이 그것이다. 나는 한달음에 달려가 본다.들어가자 화려한 아름다움에 눈이 번쩍 뜨이는 색동두루마기가 나를 압도한다. 소매를 색색으로 한 줄 한 줄 이어붙인 데다 길, 깃, 무 등을 각각 다른 색으로 지었으며, 깃 둘레에 색동으로 잣을 물렸고, 앞섶은 색동 조각 천을 이어붙인 그야말로 정성의 극치이다. 다른 말로는 까치두루마기, 오방장두루마기로 불리기도 한다. 이런 예쁜 옷을 아이에게 왜 입히지 못하는 걸까?이 박물관은 경기여고 동창회에서 운영하는 것인데 동창들이 보관해왔던 옛 어린이옷들을 기증하여 그것을 토대로 전시회를 열게 되었다고 한다. 길게는 100년이 넘게 김씨 집안, 조씨 집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