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1. 조선시대 임금의 수라상엔 밥이 두 그릇 비만과 성인병의 고통은 많은 사람에게서 삶의 기쁨을 앗아가는데 잘못된 식생활이 큰 원인 중 하나입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섬유질을 섭취하면 신진대사가 빨라지고, 각종 독성물질과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끌고 나가 대장암과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배부른 느낌만 줄뿐 소화되지 않고 내려가 살이 찌는 것을 막아주며, 음식물의 장내 통과시간을 단축시킵니다. 그런데 쌀의 섬유질은 밀가루의 4배여서 쌀밥은 아주 좋은 음식이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흰쌀밥은 섬유소가 들어있는 쌀의 겨 부분을 완전히 벗겨버린 것으로 껍데기밥에 불과하며, 섬유소를 제대로 섭취하기 위해선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먹어야 합니다. 조선시대 임금의 수라상에는 흰쌀밥과 잡곡밥 두 그릇을 올려놓았다고 하는데 우리 선조들의 대단한 슬기로움이 아닐까요?
270. 토시와 행전을 아시나요? 한복은 소매 배래와 바지 사폭이 넓어 일하거나 활동하기에 불편한 옷이라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서양옷에 일옷과 예절을 갖출 때 입는 옷이 따로 있듯이 한복에도 일옷과 예를 갖출 때 입는 옷이 달랐다는 것 그리고 토시와 행전이 있다는 것을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토시’는 저고리 소매처럼 한쪽은 좁고, 다른 쪽은 넓게 만들어 팔뚝에 끼는 것인데 추위를 막기 위한 것과 일할 때 팔소매를 가뜬하게 하며, 저고리 소매가 더러워지거나 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냥꾼들이 매를 팔에 앉히기기 위하여 팔뚝에 끼기도 했습니다. 겨울용은 비단, 무명 따위로 만들고, 여름용은 대나무, 등나무 따위로 만듭니다. 또 ‘행전(行纏)’은 행등(行纏)이라고도 하는데 ‘토시’와 비슷한 모양과 쓰임으로 바지를 입을 때 발목부터 무릎 아래까지를 간편하게 하여 일하거나 운동하고, 춤출 때 편하게 하는 것입니다.
269. 겨레의 노래, 아리랑 이야기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민요인 아리랑은 전국에 고루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널리 퍼져 있습니다. 세계 어디서나 아리랑을 들으면 배달겨레의 감정은 살아납니다. 특히 ‘독립군아리랑’, ‘연변아리랑’ 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에 살고 있는 교포들의 아리랑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중 가장 많이 불려진 3대 아리랑은 강원도의 ‘정선아리랑’, 호남의 ‘진도아리랑’, 그리고 경남 지방의 ‘밀양아리랑’입니다. 이들 세 아리랑은 각 지방 민요의 기본적 흐름을 대표하는 자생적인 전통 민요인데 밀양아리랑은 씩씩한 정자소리조, 진도아리랑은 구성진 육자배기조, 정선아리랑은 구슬픈 메나리조입니다. 음반사 ‘신나라’는 아리랑을 계속 음반으로 내고 있으며, 최근엔 북한 교향악단이 연주한 ‘아리랑환상곡’도 내놓았습니다. 통일을 위해선 민족동질성의 확인이 필요하기에 이 ‘아리랑환상곡’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268. 화살과 비와 추위를 막아준 닥종이(한지) 우리 겨레가 발명한 ‘닥종이(한지)’는 1200년을 썩지 않은 대단한 종이입니다. 그 종이로 우리 겨레는 지갑, 지우산, 지의, 지혜 따위를 만들어 써왔습니다. ‘지갑(紙甲)’은 습지(濕紙:도배를 할 때 풀칠한 종이가 잘 붙도록 그 위를 문지르는 축축한 종이)와 사슴가죽으로 엮어 검은 칠을 한 조선시대의 갑옷이며, ‘지삿갓’은 한지를 발라 만든 삿갓의 하나로 비를 막기 위해 썼던 것이고, ‘지우산(紙雨傘)’은 대오리로 만든 살에 기름 먹인 종이를 발라 만든 우산입니다. 그리고 ‘지우삼(紙雨衫)’은 콩기름에 먹인 종이로 만든 비옷이며, ‘지의(紙衣)’는 솜 대신 종이를 두어서 만든 겨울옷으로 국경을 지키던 군사가 입었고, ‘지혜(紙鞋)’는 조선시대 천민들이 신던 종이로 삼은 신인데 ‘지총미투리’라고도 불렀습니다. 우리 겨레는 좋은 종이를 가진 덕에 화살과 비와 추위를 막는 많은 것들을 만들어 썼습니다.
" 민 초 " 1945년 광복에 이어 정부를 세울 무렵에는 당시 문교부가 솔선하고 교육자들과 언론인들이 호응해서 일본말 찌꺼기를 씻어내는 일에 많은 힘을 쏟아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지식인들이 이 일을 점점 게을리하더니, 최근에는 거의 우리말에 끼어든 적이 없는 일본말을 들여다 쓰면서 첨단지식인 양 우쭐거리는 모습이 자못 심각해져 간다. 우선 많이 배웠다는 이들이 민본주의를 상징하는 말처럼 쓰는 ‘민초’(民草)가 문제다. (한글학회)에는 “백성을 달리 일컫는 말”이라 하고, (민중서림) (국어연구원) 따위에는 “백성, 민중, 인민을 무성하는 풀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했지만, 두루 궤변에 가깝다. 백성을 뜻하는 우리 한자말은 ‘공민, 국민, 농민, 생민, 서민, 시민, 인민, 천민(天民), 천민(賤民), 촌민(村民), 평민 …’ 들처럼 쓰므로 ‘초민’(草民)이라면 그런 대로 백성을 뜻하는 말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거꾸로 써서 ‘민초’라고 하면, 백성을 뜻하기보다는 무슨 풀의 이름 같다. 일본어 사전을 보면 민초(民草)를 ‘다미구사’(たみくさ)라 읽으며, “백성을 풀에 비유한 말”이라고 했으니, 백성을 존중하는 뜻보다는 바람 부는
267. ‘오지랖이 넓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오지랖이 넓다’는 말을 그다지 좋은 뜻은 아닙니다. ‘오지랖’은 겉에 입는 윗도리의 앞자락인데 오지랖이 지나치게 넓으면 쓸데없는 낭비입니다. 그래서 ‘오지랖이 넓다’는 말은 관계없는 일에 주제넘게 간섭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오지랖이 몇 폭이냐?’고 비아냥거립니다. 남을 위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귀찮은 결과를 가져오면 안 되겠지요. 박남일님이 쓴 ‘우리말 풀이사전’에 보면 이 말의 좋은 예문이 나옵니다. “오늘날 개인주의 사회에서는 오지랖이 넓은 게 문제가 아니라 남에게 좀처럼 눈길을 주지 않는 세태가 더 문제다. 오히려 사람들의 오지랖이 너무 좁다는데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이웃의 어린아이가 굶어죽어 가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예문은 우리 모두 곰곰 새겨봐야 할 말입니다.
266. 독일 재즈실내악단의 한국음악 사랑 얼마 전 한국방송의 수요기획 프로그램에선 “살타첼로의 한국연가”가 방영되었습니다. “살타첼로”는 색소폰, 피아노, 첼로, 더블베이스, 드럼의 독일인 재즈 실내악단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서양음악이 아닌 우리의 민요 ‘옹헤야’를 연주하는데 청중들은 신나게 박수를 치며, 한술 더 떠서 연주자들은 청중에게 ‘옹헤야’를 외치게 하고, 청중들이 적극 호응합니다. ‘옹헤야’ 외에 정선아리랑, 밀양아리랑, 강강술래도 구성집니다. 그들은 청중에게 한국의 음악만이 아닌 한국의 음식, 자연, 사람들을 극찬합니다. 음악을 배우는 아이들에게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를 가르칩니다. 손기정 이야기에 ‘마라톤맨’이란 음악을 작곡하여 ‘손기정기념사업회’에 헌정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음악을 외면하는 동안 독일인들은 우리 음악에 매료되었습니다. 외국인들도 흠뻑 빠진 국악을 우리가 외면해선 안 될 것입니다.
265. 일본에서 들여온 녹차와 다도 요즘 참살이(웰빙)열풍에 녹차를 즐기고, 다도를 배우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전통차로 아는 녹차는 일본에서 들어온 ‘야부기다종’입니다. 우리의 전통차는 천년이 넘는 동안을 우리나라의 기후와 땅에 맞는 차로 발전이 되었으며, 뿌리가 줄기보다 3~4배 깊이 내려가는 품종이고, 우리면 다갈색을 띱니다. 그렇지만 녹차는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에 들여왔으며, 화학비료를 많이 주어 뿌리가 짧은 대량생산에 맞는 품종이고, 우리면 연한 연두색을 띠는데 그래서 녹차라고 합니다. 또 다도는 일본에서 생긴 엄격한 모습으로 부담스럽습니다. 조선시대 차를 좋아했던 정약용 선생이나 초의선사가가 무릎 꿇고 마셨을 리는 없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차의 성인 지허스님은 “편하게 마시는 것이 다도다.”라고 하십니다. 녹차나 다도를 배척하자는 것이 아니라 뿌리를 알고 마시자는 것입니다.
264. 봄의 피안, 하지만 꽃샘바람이 매서운 춘분(春分) 오늘은 춘분으로 해가 남쪽에서 북쪽을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춘분점 위에 있습니다. 옛 사람들은 춘분기간 중 초후는 제비가 남쪽에서 날아오고, 중후는 천둥소리가 들려오며, 말후는 그해 처음으로 번개가 친다고 합니다. 춘분 때는 농사의 시작인 애벌갈이(논밭을 처음 가는 일)을 엄숙하게 행하여야만 풍년이 온다고 믿습니다. 또 이때에 꽃밭의 흙을 일구어 씨 뿌릴 준비를 하고, 철 이른 꽃씨를 뿌리기도 합니다. 또 춘분이 있는 음력 2월은 “2월 바람에 김치독 깨진다”,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처럼 매섭고 찬바람이 많이 붑니다. 이는 바람의 신이 샘이 나서 꽃을 피우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 하며, 그래서 ‘꽃샘’이라고 합니다. 이때는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고, 먼길 가는 배도 타지 않습니다. 불교에서는 춘분의 앞뒤 7일간을 '봄의 피안' 또는 '피안(彼岸)의 시기'라 하여 극락왕생의 때로 봅니다.
옹기에서 노다지를 캐는 음식점들 음식점의 생명은 맛이 가장 먼저이다. 그래서 모든 음식점 주인장들은 맛을 위해 별별 방법을 동원하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뭔가 차별화 된 음식점에는 손님들이 줄을 잇기 때문일 것이다. 며칠 전 한국방송(KBS) 제2 텔레비전의 ‘브이제이(VJ)특공대’에서는 옹기를 이용하여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점들이 몇 군데 소개되었다. 옹기수제비, 항아리삼겹살, 옹기에서 숙성시키는 막걸리, 항아리치킨,옹기 황토오리가마구이 등이 그것이다. 그 음식점들은 혹시 옹기에서 노다지를 캐고 있을까? 음식점 주인뿐 아니라 손님들도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옹기수제비는 점심만 200그릇을 판다고 하며, 400도 고온의 옹기 안에서 삼겹살과 오리를 구워내고, 옹기에 황토물을 가라앉힌 지장수물도 손님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숨쉬는 옹기가 맛을 살린다고 이구동성 말하고 있다. 정말 옹기가 그렇게 좋은 것인가?옹기(甕器)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질그릇과 오지그릇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였으며, ‘사람의 손길조차 닿지 않았던 것 같은 원시 그대로의 자연성이 있다’라는 덧붙임 설명이 있다. 옹기는 깨지면 바로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에 가까운 그릇’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