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 일본인들의 망언을 극복하려면 우리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일본의 기모노(きもの)는 몸에 달라붙게 입기 때문에 움직임이 자유스럽지 못하며, 혼자는 입을 수가 없습니다. 또 기모노는 바닥에 앉을 때 무릎을 꿇고 앉아야 하며, 치마폭이 좁아서 걸을 때는 걸음폭을 작게 하여 뒤뚱뒤뚱 걸어야 합니다. 그렇게 불편하고, 1500만 원까지 하는 값비싼 기모노를 일본인들은 명절이나 결혼식, 졸업식 등엔 꼭 입는다고 합니다. 우리의 한복은 기모노에 비하면 입기 편하고 건강에도 큰 도움을 주며, 아름다움으로 세계인들을 사로잡는 옷인데도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아니 한복을 입으면 특별한 사람으로 치부하기 일쑤입니다. 일본인들의 망언이 온 겨레의 분노를 사고 있지만 그들에게 우리가 무시당하는 까닭은 스스로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제라도 일본인들의 망언을 극복하기 위해선 한복과 우리문화 모두에 대한 애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262. 일본인을 두렵게 한 이상재 선생의 소나무 소나무는 우리 겨레를 상징하는 나무입니다. 조선시대엔 소나무집에서 태어나서 소나무와 함께 살다가 죽어서는 소나무 관에 들어가는 삶이었습니다. 이 우리의 소나무를 일본인들이 먼저 알린 탓에 세계에 '일본소나무(Japanese red pine)'로 알려졌습니다. 또 일본인들은 척박한 땅에 자라는 소나무를 보고, 한국의 운이 다했다는 억지 논리를 폈는데, 이는 아무 땅에서나 잘 자라는 소나무의 질긴 생명력을 모르는 소치입니다. 일제강점기 때 이상재선생은 일본의 거물정치인이 집을 찾아왔을 때, 뒷산 아름드리 소나무 아래에 돗자리를 편 뒤 '우리 응접실'에 앉을 것을 권했다고 합니다. 오자키는 일본으로 돌아가 “조선에 가서 무서운 영감을 만났다. 그는 세속적인 인간이 아니라 몇 백 년 된 소나무와 한 몸인 것처럼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일본인들의 망언이 극에 달한 지금 이상재 선생의 기개가 그립습니다.
261. 일본인들의 망언과 벚꽃축제 일본인들은 결혼식장에서 벚꽃차나 탕(더운 물에 소금절임 벚꽃잎을 넣는다)을 대접합니다. 또 화견(花見:벚꽃 구경)이란 말이 있고, 일기예보 시간엔 으레 벚꽃전선(さくら前線:벚꽃이 어디쯤 피었나) 예보를 합니다. 도꾜에서 벚꽃의 개화를 기준하는 것은 신주꾸의 정국신사(靖國神社)에 있는 벚꽃이며, 밤 벛꽃놀이(夜櫻)가 대단할 만큼 벚꽃놀이는 일본의 전통입니다. 우리 조선시대의 문집이나 그림에 보면 매화나 난을 사랑했지 벚꽃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봄만 되면 예전에 없던 벚꽃축제에 도로가 막하는 것도 참고, 정부예산까지 써가면서 온통 난리를 치릅니다. 1970년대 초 국제무대에 일본이 다시 나오는 것을 뉴욕타임즈는 '벚꽃이 다시 핀다. '고 했습니다. 일본이 군국주의 역사관으로 다시 벚꽃을 피운다면 결국 누가 이로울까요? 일본인들의 망언이 극에 달한 올해부턴 벚꽃축제를 그만했으면 합니다.
260. 한일합방 직전 황제옷으로 독립국가임을 선포한 고종 우리가 전통적으로 쓴 오방색은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한 노랑, 파랑, 빨강, 흰색, 검정인데 색동저고리, 두루주머니, 오색한삼, 국수의 고명, 단청, 조각보 등 생활 속에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이중 노랑은 우주의 중심이라 하여 황제를 상징하는 고귀한 색으로 생각했기에 중국의 황제는 노란색 옷을 입었지만 조선의 임금들은 황제가 아니라는 까닭으로 노란색 옷을 입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고종임금은 스스로 황제로 부르고, 조선임금 중 처음 노란색 황제옷을 입었습니다. 한일합방 직전 고종이 노란색 황제옷을 입은 것은 건양(建陽), 광무(光武) 등의 독자적인 연호(年號:임금이 즉위한 해에 붙인 이름)를 쓴 것과 함께 독립국가임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며, 요즘 일본인들이 조선 스스로 식민지를 원했다고 말하는 것이 거짓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일부를 뺀 우리 겨레는 모두는 한결같이 자주적 이었습니다.
259. 일본인들의 망언과 우리가 가져야할 자세 요즘 일본인들은 ‘독도는 일본땅이다’라든가 ‘한일합방은 조선이 원했다’ 따위의 용서 못할 망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본인들을 부추기는 한국의 지식인들 때문에 우리는 차라리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는 인터넷에 ‘우리말 속의 일본말 찌꺼기들’이란 글을 올렸는데 많은 사람들이 격려를 해주었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은 오히려 ‘우리말에 남아있는 일본어는 힘들게 살아왔을 때 들어온 혼혈아 같은 애들인데 그런 애들보고 찌꺼기라니’, ‘우리말의 절반 이상이 한자형태의 일본어입니다. 일본어 없으면 우리말도 없다는 게 과언이 아니죠.’, ‘이해가 안가네... 왜 일본말만 미워하는 건가? 열등감인가?’ 등의 말로 비아냥대기도 했습니다. 우리 스스로 이런 생각을 가지는 사람이 있는데 일본인들이 우리를 비웃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대접받으려면 스스로 자부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258. 의학계가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면 양방과 한방은 모두가 병을 치료하는 학문이지만 그 바탕은 다릅니다. 흔한 감기를 보아도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양방은 감기의 원인을 바이러스로 보는데 치료약이 없고, 증상을 덜어줄 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방은 찬 기운이 몸 안으로 들어올 때 이를 다스리지 못한 것이어서 기운을 더해주면 치료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며, 실제 치료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무시하는 태도는 옳은 자세가 아닐 것입니다. 서양의 의학계는 자신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또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다른 나라의 전통의학이나 대체의학도 받아들인다는 자세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양의학계는 한방을 마치 미신보듯 합니다. 의학계가 잿밥만이 아닌 국민들의 건강을 진정으로 염려한다면 양한방이 감정싸움을 할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단점을 보완해 주는 데 신경을 써야할 것입니다.
경서도 소리의 명인, 이창배 음반 나왔다 ▲ '이창배의 예술세계' 음반 표지ⓒ2005 신나라 "배고파 지어 놓은 밥에 뉘도 많고 돌도 많다. 뉘 많고 돌 많기는 님이 안 게신 탓이로다. 그 밥에 어떤 돌이 들었더냐? 초벌로 새문안 거지바위 문턱바위 둥글바위 너럭바위 치마바위 감투바위 뱀바위 구렁바위 독사바위 행금바위 중바위 동교로 북바위 갓바위 동소문밖 덤바위 자하문밖 붙임바위 백운대로 결단바위 승갓절 쪽도리바위 용바위 신선바위 부처바위…."바위의 종류가 끊임없이 나온다. 숨 쉴 틈 없이 걸쭉하게 바위타령을 불러대는 이는 국악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큰 어른 중 하나인 벽파 이창배(1916~1983) 선생이다. 벽파는 경서도 소리의 중시조이자 경제시조창(京制時調唱: 서울, 경기 지방의 독특한 시조 창법. 박절이 엄정하고 속목을 쓰는 것이 특징)의 대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벽파는 경서도 소리의 예술적 위상뿐 아니라 학문적 위상까지 높인 인물로 평가됨은 물론, 현존하는 경서도 소리의 체계적 전승과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인물로 인정받고 있다.이런 중요한 인물인데도 그의 예술세계를 제대로 담아낸 음반 하나 없는 현실이, 그가 세상을 뜬 지 20년이 넘도록 지속되어 안
257. 한약은 부작용이 우려되고, 양약은 괜찮나요? 최근 감기 환자 유치를 위한 내과의사와 한의사들의 갈등은 해묵은 한양방의 갈등이 물 위에 떠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 전부터 한의사회에서 '감기는 한방으로'라는 홍보활동을 했는데 이 홍보에 대응하여 양방 내과의사회는 '한약 복용에 따른 피해 줄이기 캠페인'을 펼치면서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말 한약은 내과의사회의 주장대로 부작용이 우려되는 약이며, 상대적으로 양약은 괜찮은 것일까요? 한약, 양약을 불구하고 사실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을 것입니다. 약의 부작용은 환자의 질병 정도나 상태에 따라, 그리고 어떻게 짓고, 복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입니다. 그런데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막연한 표현을 쓰는 것은 국민들에게 혼란을 안겨주는 일이 아닐까요? 진정 국민의 건강을 걱정한다면 이런 치졸한 감정싸움보다는 어떻게 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되는 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256. 얼레빗으로 머리를 빗어보시겠어요? 빗은 머리털을 빗는 도구뿐 아니라 뒷머리에 꽂아 장식하는 데도 쓰였던 것으로 한자말로 ‘즐(櫛)’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겨레가 써왔던 빗은 얼레빗, 참빗, 면빗, 상투빗, 음양소, 살쩍밀이 따위로 다양했습니다. 그중 얼레빗은 어떤 것일까요? 얼레빗은 한자말로는 월소(月梳)라고 하는데 빗살이 굵고 성긴 반원형의 빗으로 엉킨 머리를 가지런히 할 때 쓰는 것입니다. 주칠(朱漆:누런색이 조금 섞인 붉은색의 칠)을 하거나 화각(畫角:목기 세공품의 공예 기법)을 한 것, 대모갑(玳瑁甲:바다거북의 등과 배를 싸고 있는 껍데기)으로 만든 것도 있으나 주로 박달나무, 대나무, 대추나무, 소나무 따위가 쓰였는데 특히 제주도 해송은 병과 귀신을 쫒아준다고 하여 인기가 있었습니다.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에는 대모갑, 상아, 뿔, 은 등으로 만들어 머리에 꽂았습니다. 얼레빗으로 머리도 빗고, 우리의 마음도 빗어보면 어떨까요?
255. 재물은 미꾸라지인가? 메기인가? “무릇 재물을 간직하는 비결은 남에게 베풀어주는 것만 같은 것이 없다. 도둑에게 빼앗길 것을 염려치 않아도 되고, 불에 탈까 근심하지 않아도 괜찮다. 단단히 쥐려 들면 들수록 더욱 미끄러워나가니, 재물이라는 것은 메기다.” 이글은 정약용의 ‘시이자가계(示二子家誡)’에 나오는 것인데 정민 교수는 ‘죽비소리’라는 책에서 이렇게 풀이합니다. “항상 재물이 문제다. 하나 가지면 둘이 갖고 싶고, 둘을 갖고 나면 셋이 아니라 열을 갖고 싶다. 그래서 재물 욕심은 가진 사람이 더하게 마련이다. 재물이 상전이 되어 돈 때문에 하고 싶은 일도 하지 못한다. 안 놓치려고 꽉 잡으면 잡을수록 손 사이로 빠져나가니, 재물은 미꾸라지인가? 메기인가?” 재정경제부 장관이 부동산투기 의혹 때문에 물러난 지금 새삼 생각나는 글입니다. 재물은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라 남에게 베풀 때만이 잘 간직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