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 오늘은 머슴날(중화절)입니다. 오늘은 음력 2월 초하룻날로 ‘머슴날(중화절)’입니다. 이날은 정월대보름에 세웠던 볏가릿대에서 벼이삭을 내려다가 흰떡을 만들고, 콩으로 소를 넣은 송편을 만들어 머슴들에게 나이대로 먹였는데 이 음식이 중화절식입니다. 이날은 농사일이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에 주인이 밥과 술을 내면 머슴들은 풍물을 치고, 하루를 즐겼습니다. 강원도 화천지방에서는 ‘머슴명절놀이’를 하는데 주인은 머슴에게 새옷과 음식을 내주면 머슴들은 풍물을 치고, 장가 못간 노총각들은 씨름판을 벌립니다. 여기서 장사로 뽑힌 노총각을 혼기에 든 가난한 집 처녀와 짝을 지어줍니다. 놀이가 절정에 이르면 주인집 자녀들의 건강을 비는 축문을 초에 감아 강물에 띄우는 낙화놀이도 합니다. 또 이날 궁궐에서는 임금이 농사에 힘쓰라는 뜻으로 얼룩진 무늬의 반죽(斑竹)이나 붉은 나무로 만든 ‘중화척(中和尺)’을 신하들에게 나눠줬습니다.
253. 우리나라를 인터넷강국으로 만든 한글 중앙일보 지난해 10월 5일자엔 디지털담당 김일 부국장의 “아! 세종IT대왕”이란 글이 있었는데 중국인 왕서방이 컴퓨터 자판을 치는 모습을 묘사한 대목이 나옵니다. “3만 개가 넘는다는 한자를 어떻게 자판에서 치나? 자판을 보니 엉뚱한 알파벳만 있다. 한자를 자판에 나열할 수 없어 중국어 발음을 영어로 묘사해 알파벳으로 입력한다. 단어마다 입력키를 눌러야 화면에서 한자로 바뀐다. 같은 병음을 가진 글자가 20개 정도는 보통이다. 그 가운데서 맞는 한자를 선택해야 한다. 전문직 중국인들은 한자의 획과 부수를 나열한 또 다른 자판을 이용한다. 자판을 최대 5번 눌러 글자 하나가 구성되므로 ‘오필자형(五筆字型)’이라고 한다.” 한글로 5초면 손전화에서 문자를 보낼 수 있는데 중국, 일본 글자로는 35초 걸린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인터넷강국이 된 까닭의 하나가 바로 한글에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252. 분청사기와 상감도자기는 어떤 것일까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도자기는 바탕흙에 유약을 바른 다음 1300 ~ 1500 ℃로 구운 ‘자기(瓷器)’입니다. ‘자기’는 크게 고려시대에 만든 푸른 빛깔의 ‘청자(靑瓷)’, 순백색의 바탕흙 위에 투명한 유약을 발라 구워 만든 ‘백자(白瓷)’, 청자에 백토(白土)로 분을 발라 다시 구워 낸 것으로, 회청색 또는 회황색을 띠는 분청사기(粉靑沙器) 따위가 있습니다. 여기에 도자기를 만드는 기법에 따라 도자기 바탕에 무늬를 새기고, 그 자리에 다른 색깔의 흙(백토, 흑토)를 메워 넣은 다음 시간이 지나 마르면 다시 긁어내는 ‘상감도자기’. 백토로 바른 뒤 철분이 많이 든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면 흑갈색으로 나타나는 ‘철화도자기’, 귀얄(갈대, 거친 붓)이라는 도구를 써서 백토를 바른 것으로 자국이 운동감 있게 표현되는 ‘귀얄도자기’ 등이 있으며, 이 밖에 박지기법, 약각기법, 음각기법, 투각기법, 인회기법의 도자기들도 있지요.
251. 판소리는 사설을 알고들으면 재미있습니다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얻었구나. 얻었구나, 화초장 한 벌을 얻었다. 화초장 한 벌을 얻었으니 어찌 아니가 좋을소냐.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또랑 하나를 건너뛰다, “아뿔싸, 잊었다. 이거 무엇이라고 허등만요? 응, 이거 뭐여?” 뒤붙이면서도 몰라. “초장화? 아니다. 장화초? 아니다. 화장초? 아니다. 어따, 이것이 무엇인고? 간장, 고초장, 구둘장 방장, 송장? 아니다. 어따, 이것이 무엇이냐? 천장, 방장, 구둘장? 아니다. 이것이 뭣이여?” 이 구절은 판소리 ‘흥보가’ 중 놀부가 흥보에게 처음 보는 화초장을 얻어가다가 이름을 잊고 허둥대는 대목입니다. 또 놀부가 심술부리는 대목도 배꼽 잡는데 이렇게 ‘흥보가’는 온통 해학으로 그득합니다. 이렇게 판소리는 사설을 알고 들으면 재미있지만 무슨 내용인지 모르면 그저 따분한 소리일 뿐입니다. 사설을 찾아서 흥보가를 한번 들어볼까요?
"겨레와 민족" 공자가 민(民)이라는 말을 썼다.(民免而無恥. 논어2) 맹자는 왕에게 ‘백성과 함께 즐기라’(與民同. 맹자2)고 요구했다. 배달겨레 말이나 차이나 말에는 민족(民族)이란 말이 없었다. 이 말(民族)은 일본말이다. 1905년 11월17일에 ‘을사국치’가 있었다. 일본 통감이 남산에 자리잡고 코리안을 다스렸다. 그때는 일본말 ‘民族’이라는 말이 쓰이지 아니했다. 5년 뒤 1910년 8월29일에 ‘경술국치’가 있었다. 나라 잃은 ‘실국시대’로 되어서 일본 총독이 코리안을 다스렸다. 1919년에 일본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하여 최 린이 일본말 ‘민족’을 사용하면서 민족 자결(民族 自決)이라는 말을 썼던 것이다. ‘겨레’라는 배달말이 자라나지 못하고, 세력을 잃었다. 일본말 ‘민족’에 배달말 ‘겨레’가 눌리게 된 것이다. 1945년 을유 광복 후 ‘겨레’라는 배달말이 자라게 되고, 일본말 ‘민족’이 사라지게 되었다. 광복 후 ‘겨레’라는 신문사가 생겼으나 ‘민족’이라는 신문사는 없었다. ‘겨레체육대회’가 생겼으나, ‘민족체육대회’는 생기지 아니했다. 말이 죽고 사는 것은 겨레가 죽고 사는 것과 똑 같다. 그런데 조금 있다 다시 ‘민족’이란 말을 즐겨 쓰
250. 몸에 맞는 차 마시기 밥을 먹고 난 뒤 중국에선 늘 차를 마시며, 미국에선 커피를 마십니다. 물이 좋지 않은 고장은 물을 그대로 마실 수 없어서 차가 발달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삼천리강토에서 나는 좋은 물 덕분에 차 대신 누룽지를 끓인 물인 숭늉을 더 많이 즐겼습니다. ‘동의보감’에 ‘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 오줌을 잘 누게 하며,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쓰였습니다. 또 요즘처럼 스트레스와 공해로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겐 차 한 잔 마시는 여유는 건강에 도움을 주며, 항암효과도 증명되었습니다. 하지만 발효되지 않은 전통차(녹차 포함)는 원래 찬 음식이며, 혈압을 낮추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소화가 잘 안되거나 손발이 차가운 사람 그리고 혈압이 낮은 사람은 도움이 안 되며, 대신 홍삼 등 발효차가 더 좋습니다. 또 인삼차는 혈압이 높거나 몸이 뜨거운 사람이 마시면 머리가 아프거나 열이 더 납니다.
249. 겨울잠 자는 벌레가 깨어나는 경칩(驚蟄) 오늘은 24절기의 세 번째 경칩입니다. 경칩은 일어나다는 ‘경(驚)’과 겨울잠 자는 벌레라는 뜻의 칩(蟄)이 어울린 말로 겨울잠 자는 벌레나 동물이 깨어나 꿈틀거린다는 뜻입니다. 경칩에 개구리 알이나 도룡뇽 알을 먹으면 몸에 좋다고 하며, 단풍나무나 고로쇠나무에서 나오는 즙을 마시면 위장병이나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먹는 곳도 있습니다.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해서 이날 담벽을 바르거나 담장을 쌓는데 경칩 때 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도 합니다. 또 경칩엔 젊은 남녀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은행씨앗을 선물로 주고받거나 몰래 은행을 나누어 먹었으며, 날이 어두워지면 동구 밖에 있는 수나무 암나무를 도는 사랑놀이로 정을 다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칩은 우리의 토종 연인의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48. 발을 잘 다스리면 건강해집니다. 한방에서는 발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발바닥에는 몸 안의 모든 장기와 연결된 경락이 분포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몸에 이상이 생기면 발에 통증이 생기며, 발을 잘 다스리면 피로를 쉽게 풀고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먼저 자기 전 따끈한 물에 발을 담그는 족탕은 몸을 따뜻하게 하여 혈액 순환과 피로 회복에 크게 도움을 주며, 건강하게 합니다. 이 때 무릎 아래까지 담그는 것이 좋고, 이마에 땀이 맺힐 때까지 해야 합니다. 또 용천혈(발바닥 가운데 약간 앞쪽에 움푹 들어간 곳)을 마사지하는 것도 효과가 좋습니다. 방법은 엄지손가락으로 꾸욱 눌러주었다가 떼기를 여러 번 반복하던지, 주먹이나 방망이 따위로 가볍게 두드려 주면 됩니다. 평소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후들거린다든가, 발이 자꾸 아픈 사람이라면 수시로 용천혈 부위를 비벼주면 두통, 설사, 고혈압에 좋다고 합니다.
247. 살창고쟁이와 어머니 여자 한복 중 ‘고쟁이’라는 속옷은 남자바지와 비슷하지만 밑이 터져있고, 가랑이 통이 넓습니다. 이 고쟁이 종류 중 ‘살창고쟁이’라는 것이 있는데 경북지역에서 많이 입던 여름용 고쟁이로 허리 부위에 돌아가며 많게는 14개의 긴 구멍을 냈으며, 독특한 모양 때문에 많은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살창처럼 생겼다고 ‘살창고쟁이’, 문어 다리처럼 생겼다 하여 ‘문어고장주’, 가위로 잘라냈다는 뜻으로 '가새고장주‘라고도 합니다. 새색시가 시집갈 때 예의를 갖추기 위하여 여러 벌의 옷을 겹쳐 입어서 몹시 더웠는데 조금이라도 시원하라고 친정어머니가 만들어 입혀 보낸 것입니다. 또 시집살이도 그 옷처럼 시원하게 살라는 바람이 있었으며, 시집가는 딸의 행복을 비는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이 담겨있습니다. 이 살창고쟁이는 1930년 대 까지 입다가 이후부터는 앞이 막히고 뒤만 트인 ‘개화고장주’에 자리를 내어주었습니다.
246. 대보름날 조리밥을 드셨어요? 정월대보름에 아이들은 체, 소쿠리, 복조리 등을 가지고 다니면서 보름밥을 얻어먹습니다. 이것을 ‘조리밥’이라고 하는데 적어도 다른 성을 가진 세집에서 얻어야 그 해 액운이 없고, 복을 온다고 믿었습니다. 온집(百家)의 밥을 얻어먹는다 해서 ‘백가반(百家飯)’이라고도 합니다. 여러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려는 좋은 풍습일 것입니다. 조선시대의 학자 유득공(柳得恭)의 ‘경도잡지(京都雜志)’에 실려 있는 풍습을 보면 봄을 타 살갗이 검어지고, 야위는 아이는 절구통을 뉘고 그 위에 개와 마주 걸터앉아 얻어온 밥을 개에게 한 숟갈 주고, 아이가 한 숟갈 먹고 하는 식으로 먹으면 건강해지고, 다시는 앓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는 귀한 아이를 천하게 길러야 건강하게 크며, 앓고 난 사람도 천하게 먹어야 빨리 회복하여 건강해진다는 믿음입니다. 아이를 과잉보호하는 요즘의 부모들에게 주는 좋은 교훈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