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아리랑은 어떤 의미를 갖는 노래일까? 우리 겨레는 아리랑으로 세계 어디에 있어도 하나가 됩니다. 그런 아리랑을 신나라(음반사) 김기순 회장은 “아리랑 속에는 사람의 모든 아픔과 갈등, 그리고 용서와 화해, 강력한 저항과 울분이 녹아 있습니다. 아리랑은 그냥 노래가 아닙니다. 아리랑은 삶과 죽음의 소리입니다. 아리랑은 정신을 토해내는 울부짖음이요, 천하를 가슴에 품고, 용서하는 해원의 소리인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유네스코에서 세계토속전승민요를 기리는 “아리랑상”을 만들었고, 올해는 필리핀의 한 토속민요가상을 받는다고 합니다. 두해 전에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작곡가들로 이루어진 “세계 아름다운 곡 선정하기 대회”에서 아리랑이 지지율 82%라는 엄청난 지지를 받고 세계의 가장 아름다운 노래로 선정되었습니다. 우리 겨레의 한과 사랑을 닮고 있는 아리랑이 세계민요의 대표임을 인정받으며, 칭송을 듣고 있음입니다.
123. 한방의 뜸은 어떤 것일까? 한방의 치료법은 약뿐 아니라 침, 뜸, 부항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이중 뜸은 쑥을 살갗 위에 직접 놓고 태워 섭씨 약 60∼70°도의 가벼운 화상으로 경혈을 자극시킴으로써 증상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는 치료법입니다. 하지만 뜸이 무조건 뜨거워야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크기, 열이 필요하고, 적절한 경혈자리를 찾아 뜨는 것이 중요합니다.뜸의 효과는 신경통이나, 관절염, 타박상 등의 통증이 가라앉고, 염증을 삭입니다. 또 속을 따뜻하게 하며, 냉증을 없앤다고 하며, 기혈이 잘 통하게 되어 신경마비, 운동기능 장애 등에 좋다고 합니다.뜸의 장점은 한의사의 지도를 한번 받고나면 한의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편리한 시간에 스스로 할 수도 있으며, 부작용이 없고, 값이 싸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뜸은 오랫동안 해야 효과가 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122. 시장에서 천원에 떨이한 팥죽 어제 밤 퇴근한 제게 딸이 “아버지께서 좋아하실 것 하나 있어요.”라며 내놓는 것은 팥죽과 호박죽이었습니다. 죽을 쓸 여유가 분명 없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를 물었습니다.제 아내와 딸이 직영매장에 왔다가 가는 길에 경동시장에 들렸다고 합니다. 익숙한 시장길을 지나가는 중에 죽을 파는 할머니가 붙들고는 “애기엄마, 죽 떨이할 테니 사가”라며, 상당한 분량의 팥죽과 호박죽을 내놓고 천 원씩에 사가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장사가 안 돼 많이 남았다며 떨이로 팔고 집에 가야겠다고 하여 횡재란 생각에 얼른 사왔다는 얘기입니다.저희는 그 죽을 맛있게 먹으면서 이렇게 장사가 안 되면 할머니는 어떻게 먹고 사시나 하는 안타까움에 천원만 주고 온 것을 후회했습니다. 우리 주변엔 지금 경기가 아주 나빠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모두가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더불어 삶”을 살아야 할 때입니다.
‘뜨게부부’, ‘검정새치’를 아시나요?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 사전”이 나왔다. ‘뜨게부부’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결혼하지 않고 사는 동거부부를 말한다. ‘뜨다’라는 말은 ‘흉내 내어 그와 똑같게 하다.’라는 말로 ‘뜨게부부는’는 결국 흉내 낸 부부라는 뜻으로 쓰인 토박이말이다. 또 ‘검정새치’는 같은 편인 체하면서 남의 염탐꾼 노릇을 하는 사람, 즉 우리가 흔히 쓰는 ‘프락치’라는 말과 같다. 사실은 새치이면서도 검은 머리카락 속에 숨어서 또는 검은 머리카락인 척 하면서 염탐꾼 노릇을 하는 사람을 날카롭게 꼬집는 말이다. 얼마나 재미있는 말인가? 하지만 이렇게 정감있는 우리의 말들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니 글을 쓸 때 활용할 수도 없고, 글이 풍성해질 수 없는 것이다.▲ 우리말 풀이사전 ⓒ2004 박남일 우리가 일반적으로 비를 뜻하는 말들을 얼마나 알까? 우리말에는 가랑비, 달구비, 떡비, 먼지잼, 모종비, 목비, 무더기비, 보슬비, 비꽃, 여우비, 웃비, 이슬비, 자드락비, 밤비, 채찍비, 날비, 는개, 바람비, 발비, 비보라, 억수 등의 많은 비가 있는데도 대부분 들어본 적도 없는 말이 아니던가?요즘 지식인이란 사람들이 쓰는 글을 보면
121. ‘청와대’는 ‘청기와장수’가 사는 집? 대통령이 일하는 집인 ‘청와대(靑瓦臺)’는 푸른 기와를 얹었다고 해서 그렇게 부릅니다. 미국 대통령의 집은 ‘화이트 하우스(White House, 白堊館)'인데 이 이름은 건물을 흰색으로 칠한데서 부른 이름입니다. 우리 토박이말에 ‘청기와장수’가 있는데 이는 ‘무슨 비밀이나 비법을 혼자만 알고 있으면서 그 이익을 독차지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청와대란 이름은 ‘청기와장수’가 사는 집일 수도 있어서 좋지 않습니다. 또 음양오행사상으로는 가운데가 노랑(황금색), 동쪽이 파랑이어서 천하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중국의 동쪽 변방이란 뜻이 되기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하며, 화이트하우스란 이름을 흉내 냈다고 비판받기도 합니다. 또 푸른 기와와 그동안의 권위적인 군사정권들 때문에 '서슬 푸른 기와집'으로 불리는 것도 불명예입니다.그래서 ‘청와대’란 이름보다는 ‘큰머슴집’ 정도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120. 부지갱이도 덤빌만큼 바쁜 상강(霜降) 오늘은 24절기의 열여덟 번째 상강입니다. 이 시기는 맑은 날씨가 계속되며, 밤에는 기운이 뚝 떨어지면서 서리(霜)가 내리기(降) 시작한다 하여 상강이지요. 옛사람들은 상강 때 중 초후에는 승냥이가 산 짐승을 잡고, 중후에는 풀과 나뭇잎이 누렇게 되어 떨어지며, 말후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가 모두 땅에 숨는다고 하였습니다. 상강 때쯤이면 가을걷이가 마무리되는데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와 "가을판에는 대부인(大夫人)마님이 나막신짝 들고 나선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가을철에는 바빠서 아무 쓸모없던 것뿐만 아니라 존귀하신 대부인까지 나선다는 말로 대단히 바쁜 계절임을 나타냅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부릅니다. 음기가 강해지는 가을에 남성 몸 안의 양기가 더욱 활발해지기 때문에 많은 남성들은 가을이 되면 몸상태가 좋아지고, 뇌 작용도 활발해지며, 이성을 그리워합니다.
119. 고려에서는 청자, 조선에서는 백자가 발달한 까닭 우리나라의 도자기를 대표하는 것은 고려청자입니다. 하지만 조선백자도 이에 못지않은 훌륭한 도자기로 인정받습니다. 그런데 고려에선 청자가, 조선에 와선 백자가 발달한 까닭이 무엇일까요? 호림박물관의 이희관 학예실장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고려는 불교와 귀족의 나라였습니다. 따라서 고려시대에는 사후세계의 구원에 관심이 많았고, 환상적이며, 불교적, 귀족적 느낌이 주류를 이룹니다. 그런 이유로 상감기법을 이용한 많은 무늬와 화려한 색깔의 청자가 발달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은 성리학이 중심이 된 나라입니다. 사후세계에는 관심이 없고, 현실적, 합리적, 실용적인 사고방식이 지배했습니다. 그래서 그릇으로서의 도자기는 무늬, 색깔보다는 견고하고, 기능적인 것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백자가 발달된 것입니다.”결국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는 두 나라의 철학적 배경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118. 법을 지키는 것은 자신을 지키는 일입니다. 어제는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차도를 마구 건너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횡단보도가 멀리 있어 힘들 수도 있겠지만 이건 우리의 사회적 약속을 깨는 것입니다. 그러다 달려오는 차에게 부딪히면 그 사람들은 차를 탓할지도 모릅니다. 또 그런 잘못된 생활자세로 살면서 아이들이 조금만 잘못하면 나무라는 사람들도 그들일 것입니다.우리가 정해진 법을 따르는 것은 우리 자신을, 또 우리의 식구들을 지키는 일입니다. 교통사고를 당해 죽거나 크게 다친 뒤 보상을 받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건너라는 곳으로 건너는 것이 자신의 목숨도 안전하게 지키면서 내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것입니다. 1분 빨리, 또 편하게 건너는 것보다는 조금 늦고, 힘들더라도 자신의 안전이 더 중요한 것 아닐까요?우리 겨레문화는 우리에게 더불어 살라고 합니다. 그것은 도로를 마구 건너지 않는 것도 해당되는 것입니다.
117. 겨레의 삶과 철학이 담긴 소나무 소나무는 우리 겨레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것이었는데 오두막에서 궁궐까지 모든 건물은 소나무로 지었으며, 밥 짓고, 난방도 했었습니다. 송편을 해 먹었으며, 솔잎주와 송화주, 송순주를 빚었습니다. 송홧가루로 다식을 만들어 먹고,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복령은 약제로 쓰이며, 송이버섯은 좋은 음식재료입니다. 한국인의 삶은 소나무로 지은 집에서 태어나고, 소나무로 만든 관에 들어가면서 끝났던 것입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월남 이상재 선생은 일본의 거물 정치인이 찾아왔을 때, 뒷산 아름드리 소나무 아래에 돗자리를 편 뒤 '우리 응접실'에 앉을 것을 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오자키는 일본으로 돌아가 “조선에 가서 무서운 영감을 만났다. 그는 세속적인 인간이 아니라 몇 백 년 된 소나무와 한 몸인 것처럼 느껴졌다”고 적었다고 합니다.소나무는 우리 겨레의 삶과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116. 우리는 벌레도 먹지 못하는 밀가루를 먹습니다. 10여 년 전 한국방송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사는가?”에 한국에 수입되는 밀가루를 배에 실을 때 살충제, 살균제를 섞어서 싣는다는 충격적일 이야기가나왔습니다. 적도를 지나 오랜 시간 뱃속에 있기에 상하거나 벌레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지요. 또 어떤 보고서를 보면 미국 따위에서는 밀을 재배할 때 많은 량의 살충제와 제초제를 뿌린다고 합니다. 실제 지난 93년 목포와 부산에 들어온 미국, 오스트레일리아산 수입밀에서는 허용 기준치의 1백32배에 달하는 농약이 검출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밀가루는 곧 벌레가 생기지만 수입밀가루는 오래 두어도 전혀 벌레가 생기지 않습니다. 시중의 밀가루, 빵, 과자, 국수 등은 거의 이 수입밀가루로 만들어집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농약범벅인 수입밀가루 속에 사는지도 모릅니다. 벌레도 못먹는 밀가루를 우리는 먹고 있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