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우리말 훼방꾼에 '서울시' 뽑혀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 '우리말 지킴이와 훼방꾼' 발표 한글날 558돌을 앞둔 나흘 앞둔 5일 한글단체인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공동대표 김경희·김수업·김정섭·이대로)'이 올해로 여섯 번째 '우리말 지킴이와 훼방꾼'을 발표했다. 이 단체에서 뽑은 2004 우리말 으뜸지킴이에는 고양시 고양문화재단이 선정됐다. 고양문화재단은 덕양문화체육센터를 덕양어울림누리, 야외극장은 꽃메 놀이터, 아이스링크는 얼음 마루, 문화센터는 별따기 배움터, 수영장은 꽃우물 수영장이란 아름다운 토박이 이름을 붙였다. 또 자리 이름도 특석이나 R석, S석 따위 한자말이나 영문을 쓰지 않고 으뜸자리, 좋은자리, 편한자리, 가장자리처럼 토박이말을 썼다. ▲ 우리말로 쓴 공연장 좌석이름 ⓒ2004 고양문화재단 내년에 문을 열 일산문화체육센터는 일산 아람 누리, 오페라 극장은 한메 아람 누리, 클래식 음악당은 한메 바람 피리 음악당, 체험 공간은 배받이터로 지었다. ▲ 책 표지 ⓒ2004 소나무 으뜸지킴이 외에 옛 한문책을 쉬운 우리말로 뒤쳐서 펴낸 (김영두 옮김·소나무 펴냄), 한글 단체가 KT와 KB, 영문 간판이 잘못임을 밝히려고 벌인 민사 소송
"정확한 말뜻" 어떤 문제에 대해 열심히 논의하는 장면을 두고 곧잘 “난상토론을 벌인다”고 표현한다. 여기에서 ‘난상’이란 무슨 뜻일까? 어느 보고서에서 대학교 신입생들한테 물어보았더니, 대부분이 ‘난상’을 어지러울 정도로 혹은 열띠게 토론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의 본래 뜻은 차분하게 심사숙고하여 의논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적으로 우리가 낱말뜻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쓰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다. 물론, 한자표기 ‘商’을 보았더라도 그 뜻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역시 대학생들에게 우리 속담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란 말의 뜻을 물어 보았다고 한다. 대부분이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익을 본다는 ‘일석이조’의 뜻으로 대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속담의 본래 뜻은 도랑을 말끔히 치우고 난 다음 아무 것도 없는 데서 가재를 잡으려 한다는 뜻으로, 일의 차례가 뒤바뀌었기 때문에 애쓴 보람이 나타나지 않음을 표현하는 속담이다. 남북 사전 두루 이런 뜻으로 속담을 풀이하고 있고, 몇몇 사전은 이 뜻과 함께 일석이조란 뜻도 덧붙여 두고 있다. 위의 보기를 통해 보면, 우리의 어휘력이 얼마나 부족하고, 또한 그 부족함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무관심
105. 결혼식에 입는 혼례복이야기 요즘 결혼식엔 신랑신부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는 것은 물론 다른 옷을 입는 것은 이상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내가 아는 어떤 젊은이가 결혼식장에서 모음으로 대여하는 턱시도를 입었는데 남의 옷처럼 많이 어색해 보였습니다. 일생에 한번 있는 귀중한 결혼식에 아무 생각없이 남들이 입는 대로 서양혼례복을 입는 이런 모습이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엔 한복을 응용한 우리식 혼례복을 입는 경우도 생겨납니다. 이렇게 입으면 서양혼례복보다 적은 비용으로 남과 차별화할 수 있고, 활동성도 담보되며, 결혼식 뒤에도 언제든지 또 입을 수 있는 실용성도 있습니다. 처음엔 걱정했던 신부가 결혼식 뒤에 너무나 좋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것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냐며 대견해하더라는 것입니다. 우리식 혼례복을 입어서 칭찬받는 신랑신부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104. 2004년 우리말 지킴이와 훼방꾼 발표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에서는 오늘 ’2004 ‘우리말 지킴이와 훼방꾼 뽑기’ 발표를 했는데 으뜸지킴이로 고양시 고양문화재단이 뽑혔습니다.고양문화재단은 덕양문화체육센터를 ‘덕양어울림누리’, 야외극장은 ‘꽃메 놀이터’, 아이스링크는 ‘얼음 마루’, 문화 센터는 ‘별따기 배움터’, 수영장은 ‘꽃우물 수영장’이란 아름다운 토박이 이름을 붙였습니다. 또 자리 이름도 특석이나 R석 따위 한자말이나 영문을 쓰지 않고 ‘으뜸자리, 좋은자리, 편한자리, 가장자리’처럼 토박이말입니다. 내년에 문을 열 일산문화체육선터는 ‘일산 아람 누리’, 오페라 극장은 ‘한메 아람 누리’, 클래식 음악당은 ‘한메 바람 피리 음악당’, 체험 공간은 ‘배받이터’로 지었습니다.영문 이름짓기가 판치는 세상에 아름답고 멋있는 토박이말을 살리는 일에 열심인 고양문화재단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103. 옛글과 그림을 읽을 땐 오른쪽부터 한국방송의 “진품명품” 프로그램에 서양의 정신, 물질문화가 정통인양 판을 치던 때, 내 나라의 전통 문화와 역사를 가운데 두고 그림에 몰두했던 '민족혼의 화가’ 박생광 선생의 “탈”이란 그림이 출품된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림 아래쪽에 “곱일열 백삼천사 라나 내”라는 글씨가 쓰였는데 이를 출연자가 왼쪽부터 읽었습니다. 우리의 옛글과 그림은 오른쪽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읽으면 “내 나라 사천삼백 열일곱”이 되며, 그린 날짜를 쓴 것입니다. 순천 선암사에는 대표적인 옛 절집 화장실이 있는데 여기엔 라는 글씨가 붙어 있습니다. 이것도 라고 읽으면 안 되고, 이라고 읽어야 “뒷간” 즉 화장실인지 압니다. 옛글과 그림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합니다.
102. 한의학에서의 오장육부란 무엇일까요? 오장육부는 몸속의 장기들로 오장(五臟)은 '간장(肝臟)', '심장(心臟:염통)', '비장(脾臟:지라)', '폐 (肺:허파)', '신장(腎臟:콩팥)'이고, 육부(六腑)는 '담(膽:쓸개)', '소장(小腸)', '위(胃)', '대장(大腸)', ' 방광(膀胱:오줌통)', '삼초(三焦)'입니다. 사람의 몸속에는 더 많은 기관이 있지만 한의학에서 이렇게 오장육부로만 이야기하는 것은 오장 육부가 인체의 생명을 유지하는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판소리 '흥보 가'를 들으면 놀부는 심술보가 하나 더 있어 칠부(七腑)라는 말이 나오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해학 적인 표현일 따름이지요. 여기서 담은 깨끗한 담즙을 저장, 배설하여 소화 작용을 돕고, 부분적으로 정신, 의식 활동 기능 을 하는 것이고, 삼초(三焦)는 각 장부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서로 기능적으로 연결해주는 연결 통로나 기능 체계로 한의학에서만 있는 장기의 개념입니다.
101. 한가위를 보내고 우리 겨레의 큰 명절 한가위를 보냈습니다. 송편도 드시고, 모두가 따뜻하고 환한 보름달을 보셨 는지요? 한가위에는 송편이 대표적인 시절음식인데 송편을 찔 때 솔잎을 깔아 맛뿐이 아니라 향과 시각적 인 멋도 즐깁니다. 솔잎에는 살균물질인 피톤치드(phytoncide)가 다른 식물보다 10배정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 몸속에 나쁜 것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고, 위장병, 고혈압, 중풍, 신경통, 천식 등 에 좋다고 합니다. 소나무가 피톤치트로 썩는 것을 막아주듯 곧은 인품의 향으로 다른 사람을 건강하게 해주는 사람 도 있습니다. 그 사람의 삶을 더듬어보고, 훈훈한 입김을 쐬면 나의 잘못된 생활이 올곧게 정리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말하는데 이 가을에는 솔잎을 깔고 찐 송편처럼 향기로운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내가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어떨까요?
100. 백번의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백 번째를 맞았습니다. 일요일을 외에는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었음은 대단한 정보도 아니지만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의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더 알차고, 소중한 정보들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백번을 맞는 동안 겨레문화의 정신을 얘기한 것이 12, 명절과 절기이야기가 15, 한복이야기가 14, 먹거리가 13, 살림살이가 16, 굿거리가 11, 말글살이가 11, 한의학이야기가 7번이 있었습니다. 골고루,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정보를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여러분들께 얼마만큼의 도움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런 형식이 바람직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여러분들의 사랑과 채찍을 필요로 합니다.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어떤 방향이어야 할지, 어떤 모습이 좋을지에 대한 좋은 제안 부탁드립니다.
99. 한가위에 뜨는 보름달 속에 있는 것 우리는 예전에 보름달을 보고 계수나무 아래서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어려웠던 시절엔 방아찧는 상상도 풍요로움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인도, 중앙아메리카에서도 달에서 토끼를 보았고, 유럽에서는 보석 목걸이를 한 여인의 옆얼굴, 책 또는 거울을 들고 있은 여인을 상상했다고 합니다. 두꺼비, 당나귀, 사자의 모습으로 본 나라도 있지요. 우리나라에선 보름달이 뜨는 날은 정월대보름, 백중날(7월 보름), 한가위 등 풍요로운 명절이지만 서양에서는 주로 마귀할멈이나 늑대인간 등 무시무시한 악령과 연관된 할로윈데이 등 귀신의 날 입니다. 서양에서는 달의 영기를 받으면 미친다고 여겨 미친 사람을 '달의 영기를 받은 사람(lunatic)' 이라고 부른답니다. 이렇게 똑같은 달도 보는 이에 따라 다른데 어려운 이웃과 함께 손을 잡고 바라보면 더 크게, 더 따뜻하게, 더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까요?
98. 추분은 중용을 생각하게 하는 날입니다. 어제는 추분인데 열여섯 번째 절기이며, 추분점은 해가 북쪽으로부터 남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입니다. 옛 사람들은 추분기간 중 초후(初候)에는 천둥소리가 그치고, 중후(中候) 에는 겨울잠을 잘 벌레가 흙으로 창을 막으며, 말후(末候)에는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추분에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고 하지만 실제론 낮의 길이가 8분 정도 깁니다. 그 까닭은 해의 가장자리가 지평선에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을 해돋이 시각으로 하고, 해넘이 시각은 해가 완전 히 지평선에 내려가 걸치는 때로 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추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고 생각해 왔는데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는 균형의 세계 입니다. 지나침과 모자람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가운데에 덕(德)이 존재한다는, 어느 한쪽 으로 치우치지 않는 평상(平常)이 라는 뜻의 중용을 다시 한 번 새길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