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떤 선문답(禪問答) 어떻게 왔는가 경봉이 묻자 (돌) 하늘 길로 달빛타고 왔쑤다 (빛) 저마다 자기 맥락에 살지요 (심) 무엇을 보고 무엇을 나눴나 (달) ... 25.4.24. 불한시사 합작시 설명 /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의 초청으로 1981년 시월 '인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구조주의 프랑스 철학자 레비스트로스가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그는 한국의 유가와 불가의 전통문화를 직접 보고싶다고 해서 유가는 양동 경주손씨 종택 서백당과 불가는 양산 영취산 통도사가 뽑혔다. 그의 일행은 600년 서백당에 묵으며 칠첩반상 놋그릇 독상으로 30여 명분을 차려내자, 그는 "이런 독특한 문명국가가 있다니“ 하고 탄복했다. 대문 밖 높다란 언덕의 재래식 뒷간과 영당 손소의 초상을 유심히 살피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의 요청에 따라 소를 사고파는 경주 시내 우시장을 찾기도 했다. 통도사 극락암에 이르러서는 경봉방장이 "어떻게 왔느냐?" 묻자, 통역자가 레비스트로스의 말 "비행기 타고 왔다"라고 통역했다. 그러자 경봉은 "하늘에는 길이 없는데ᆢ"라고 하였다. 우문우답이 오히려 선문답이 되어 좌중 모두 크게 웃었다. (라석) • 불한시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계회에서 팬덤까지: 함께하니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주제로 이야기주제공원(스토리테마파크) 《누리잡지(웹진) 담(談)》 2025년 5월호를 펴냈다. 《누리잡지 담(談)》 5월호에서는 공통된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여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조명한다. 진화하는 연대의 의미 최진경 전임연구원(동국대학교 한국문학연구소)의 「조선시대 계회에서 광장의 응원봉까지:‘우리’를 만드는 연대의 말들」에서는 시대에 따라 변화한 계회의 모습과 의미를 살펴본다. 우리는 다양한 모임과 집단에 소속되어 관계를 맺고 정체성을 공유하며 소속감을 느낀다. 사람들은 같은 정체성을 가진 이들과 함께할 때 심리적 안정을 얻고,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사람들의 이러한 성향은 조선시대에도 나타난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동년(同年)ㆍ동향(同鄕)ㆍ동관(同官) 등 저마다의 공통점으로 계회(契會)를 조직하였다. 조선 초기에는 같은 관청 소속 관원들의 계회가 가장 활발하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16세기까지 이어져 지방과 하급 관서까지 확산되었으나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개인의 자발적 참여의사와 감정적 유대를 바탕으로 하는 사적 모임으로 변화하였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청록파를 기리며 푸른 사슴들 어디로 갔을까 (돌) 타는 저녁놀 강나루 건너서 (빛) 숲은 불타고 산길 무너지니 (달) 마음 나루에 맴도는 시어들 (초) ... 25.4.10. 불한시사 합작시 [설명] 한국 현대시사를 말하면서 청록파 세 시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 이들 세 시인의 위상은 우리 현대시의 큰 산맥 같아서 지금도 그 줄기가 굳건한 것 같다. 왜 청록파인가. 오늘날 같은 혼란과 갈등의 시기일수록 우리의 정신적 내면적인 정체성을 떠올리며, 먼저 간 세 시인의 시와 그 삶을 다시 되새기게 된다. 일제 강점기와 광복 뒤의 사회적 대혼란 속에서도 우리의 민족적 정서를 바탕으로 정신적 내면적 안정과 정화를 추구하며 우리 고유의 맑고 밝은 시학을 구현해 준 고마운 시인들이었다. 세 시인은 서로 이질적인 시세계를 추구하면서도 늘 화합하는 삶을 보여준 점도 주목하고 싶다. 그들은 각기 불교, 기독교, 선도, 샤머니즘 등으로 뚜렷이 종교적 철학적 배경이 달랐음에도 늘 서로 화합하고 격려하며 자기 세계를 확립해 간 점은 우리 불한시사 역시 여러모로 본보기로 삼고 싶다. (옥광) • 불한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나영, 이하 정의기억연대)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과 전시성폭력 문제 재발방지를 위해 세계 시민들과 연대하며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평화비(평화의 소녀상)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현재에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전시 성폭력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든 조형물이자 여성 인권의 상징물이다. 인권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시민의 마음이 모여 국내는 물론, 세계 각지에 건립, 전시되고 있다. 오는 4월 25일(금)부터 5월 12일(월)까지 약 3주 동안 간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도서전시회(Feria del Libro Internacional de Buenos Aires, 세계최대 규모의 국제도서전 가운데 하나)가 열리는 La Rural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다. 남미에서는 처음으로 전시되는 평화의 소녀상은 한국의 아르헨티나 이민 60돌과 일제강점기 해방 80돌을 기념하여 아르헨티나 한인회(회장 최도선)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이번 전시를 진행하는 아르헨티나 한인회에서는 행사기간중 소녀상 전시 말고도 일본군‘위안부’문제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곡우절(穀雨節) 메마른 땅이 봄비를 기다려 (달) 무논에 물 들어오면 어영차 (돌) 곡식을 꿈꾸며 희망에 젖네 (심) 곡우에는 꿈자리에 모내네 (빛) ... 25.4.20. 불한시사합작시 설명 / 겨우내 메말라 있던 대지에 봄비가 내린다. 농민들은 촉촉한 땅에다 씨를 뿌리고 모종을 옮겨 심고 못자리를 마련하거나 밭갈이를 시작한다. 봄비가 내리면 만물이 갈증을 면하고 곡식들이 잘 자라게 되기에 곡우라고 하였다. 농경민족에게는 이 곡우 절기처럼 중요한 때도 없을 것이다. 한 해 농사가 제대로 시작되는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현대를 사는 우리도 왠지 곡우라는 이 말은 정겹기도 하고 설렘을 갖게도 한다. 그것은 봄비가 주는 느낌이 겹쳐 있기 때문은 아닐까? 불난리, 사람 난리 가득한 이 땅에, 곡우에 비 내리면 곡식도 희망도 꿈도 다시 심어야 하지 않겠나. (옥광) • 불한시사(弗寒詩社) 손말틀 합작시(合作詩) `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 ‘불한티산방’에 모이는 벗들 가운데서 시를 쓰는 벗으로 함께 한 시모임이다. 이들은 여러 해 전부터 손말틀(휴대폰)로 서로 합작시(合作詩)를 써 왔다. 시형식은 손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이애주문화재단은 한국 전통춤의 거목, 이애주 선생의 제자이자 독창적인 춤 세계를 구축해 온 권효진의 2025년 두 번째 춤판 <이 곳, 생명물결의 춤> 공연이 4월 23일(수) 저녁 7시,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권효진의 예술적 역량과 전통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권효진, 전통춤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안무가 권효진은 이번 공연을 통해 전통춤의 본질을 탐구하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해석과 표현을 더 해 새로운 춤의 지평을 열어갈 예정이다. 특히, 이애주 선생의 예술혼을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담아내는 권효진의 춤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대에 올릴 춤은 판짜임으로 시작해서 서막 ‘동이족 유전자’, 하늘의 별 영가무도, 한밝 + 덩~ 기덕 합 궁~, 승무 완판, 판의 울림, 태평춤 등으로 이어진다. 무대에 오르는 이는 기량을 갖춘 촉망받는 춤꾼 권효진이다. 그는 일찍부터 예사롭지 않게 ‘영가무도’와 ‘한밝춤’처럼 춤의 뿌리에 닿아 있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원리와 실체에 깊은 관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아래 공진원)이 주관하는 국내 가당 큰 규모의 공예 축제 <2025 공예주간(Korea Craft Week 2025)>이 올해 5월 16일부터 전국에서 열린다. 공예와 함께 우리의 일상을 즐겁게 생활한다는 의미를 담은 ‘공생공락(共生工樂)’을 올해의 구호로 정했다. 2018년을 첫 시작으로 8회를 맞이하는 <2025 공예주간>은 지난해에 이어 거점도시로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등 모두 3개 도시를 뽑았다. 각 거점도시에서는 세 도시의 특색있는 공예문화, 공예가, 공방, 문화시설 등의 공예적 자산을 활용하여 공예주간 기간동안 다양한 전시, 체험, 투어 프로그램 등이 펼쳐진다. 이 밖에도 기획프로그램 공모를 통해 뽑힌 21개 선정처를 통해 지역특화, 공예마켓확산, 공예동행 등의 유형으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전국 각지에서 지역과 연계한 공예문화 활성화에 이바지할 예정이다. 개막행사는 5월 16일(금) 서울 인사동 KCDF갤러리에서 열리며, 기획프로그램 공모에서 선정된 유무형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아래 공진원)은 오는 4월 16일부터 5월 11일까지 인사동 KCDF갤러리에서 ‘2025 KCDF 공예·디자인 공모전시’ 신진부문에 뽑힌 황다영 작가의 개인전《더 깊은 곳으로》를 연다. 황다영 작가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순수한 반응이 일어나는 미지의 세계를 감각적으로 풀어낸다. 아직 인간이 온전히 인식하지 못한 깊은 바다나 정글과 같은 풍경과 요소들을 소재로, 시각과 촉각을 아우르는 작품을 통해 관람객의 감각을 일깨우고 경험의 경계를 흐린다. 이를 통해 관객을 ‘더 깊은 곳으로’ 초대하며, 현대사회 속에서 억눌려 있던 감각과 감정을 해방시키는 경험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다양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처음 마주하는 대상이나 경험 앞에서 느끼는 감각과 감정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그 차이가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는 작가의 시선이 반영되었다. 자갈, 레진, 실리콘, 천 등 이질적인 재료들을 조합하고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여, 예상 밖의 질감과 형태, 색채의 대비를 통해 감각과 감정을 자극하는 새로운 세계를 구현한다. 공진원 전주희 공예진흥본부장은 “그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누운 소나무 대문 앞길 가로누운 소나무 (돌) 누운 김에 쿨쿨 잠들었는지 (빛) 길을 막고 뭘 묻고싶은 건지 (초) 누구나 누우면 평등해지네 (심) ... 25.3.12. 불한시사 합작시 설명 / 유행가 ‘검은 장갑’의 노래 가사는 손석우(아버님과 동항열) 아저씨의 작품인데, 어느 날 마산의 한 다방에서 그의 친구 작곡가가 부러운 표정으로 말하길 "그대는 어찌 그리도 가사를 척척 잘 짓느냐? 이 장갑을 두고도 가사를 쓸 수 있겠는가?"라며 탁자 위에 가죽장갑을 내려 놓았다. 그때 즉석에서 지은 노랫말이라고 하는 말을 어릴 때 집안 어른에게서 들었다. <넘어진 나무>를 발구하면서 문득 이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것도 시가 될 수 있을까 하고. 불한티 길 지난여름 태풍에 쓰러진 아름드리 소나무에 이어 이번 겨울엔 산방 대문 앞 왼쪽 산비탈 소나무가 눈의 무게에 못 이겨 넘어져 길을 막았다. 이렇게 의미 있는 합작시가 되어 발구자로서 기쁘다. (라석) • 불한시사(弗寒詩社) 손말틀 합작시(合作詩) `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 ‘불한티산방’에 모이는 벗들 가운데서 시를 쓰는 벗으로 함께 한 시모임이다. 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 아래 KF, 이사장 김기환)는 대한민국 광복 80돌 계기 ‘한글’을 주제로 한 기획전 ‘공명하는 문자(Moving Letters)’전을 9월 12일(금)까지 디지털 공공외교 체험 전시 공간인 KF XR갤러리(서울 중구 소재)에서 연다. 광복 이후 한글을 자유롭게 사용하게 된 역사를 넘어, 오늘날 세계인이 주목하는 한글의 글지구촌 값어치를 조명하고자 기획된 이번 전시에서는 강익중 작가의 첫 쌍방향(인터랙티브) 매체 예술(미디어아트)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이어지고’가 처음 공개된다. 이 작품은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한글의 구조적 원리와 아름다움을 새롭게 표현한 작품으로, 한글을 통해 분쟁과 갈등으로 나뉜 세계인을 하나로 연결해 공감과 교류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되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다. 우루과이 작가로 구성된 팀 ‘라 레콘키스타(La Reconquista)’의 작품 ‘마법 시간’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우루과이 작가들이 한글과 한국 민화의 아름다움을 우루과이의 언어와 자연에 결합해 재해석한 작품으로 비디오, 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 동호인잡지(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