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카오스, 뭔가 들어봤음직한 말이다. “카오스(Chaos)” 곧 “혼돈이론(混沌理論)”이란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면 물리학 용어로 “무질서하게 보이는 현상 혹은 예측 불가능한 현상도 배후에는 모종의 정연한 질서가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이 카오스가 미술에 등장했다. 지난 10월 2일부터 11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팔레드서울> 화랑에서 열린 “다차원 속으로 /우창훈, 6주간의 Live Painying Show”이란 제목의 우창훈 화백 특별기획초대전에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려 가로 10m, 세로 2.1m의 어마어마한 크기의 유화다. 우선 쓰윽 훑어보는데도 한참이 걸린다.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그림이 전시장에 걸릴 수 있었을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그림 속에는 온갖 기하학적 도형이 난무하고 있었다. 잠시 내 머리 속이 혼돈스러웠다. 그런데 혼돈이 카오스였던가? 그것도 순간 그 그림의 끝을 보면서 내 마음 속에는 이 그림 속에는 정말 작가의 철학이 담겨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밀려왔고 질서가 자리 잡기 시작한다. 작가 우창훈 화백은 말했다. 처음 이 그림을 그릴 때 무려 6달이나 걸렸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전남 담양군 남면에 가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간 정원숲 “소쇄원(瀟灑園)”이 있습니다. 이 소쇄원은 한국 민간 정원숲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어 문화재청이 명승 제40호로 지정했는데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순응, 도가적 삶을 산 조선시대 선비들의 만남과 교류의 마당이란 평가를 받습니다. 안뜰의 면적은 1,400여 평일뿐이지만 바깥 정원까지 합하면 수 만평에 이른다고 하지요. 현재 남아있는 건물은 정자인 대봉대(待鳳臺)와 광풍각(光風閣) 그리고 주인이 독서하는 별당 제월당(霽月堂)이 있습니다. 여기서 “제월당”은 ‘비 갠 뒤 하늘의 상쾌한 달’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북쪽의 산비탈에서 흘러내린 물이 골짜기를 이루고 흘러내려와 담장 밑을 거쳐 소쇄원의 중심을 꿰뚫고 있어 운치를 자아내지요. “소쇄원”에서 자라는 나무들로는 대나무와 매화, 소나무, 동백, 오동, 배롱, 산사나무, 살구, 산수유, 황매화 등이 있으며, 조경물로는 너럭바위, 흘러내리는 폭포, 걸상모양 바위 탑암(榻岩)과 책상 모양 바위 상암(床岩), 홈을 판 나무로 물을 이어가는 두 개의 연못, 상하지(上下池)가 있습니다.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의 선비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1919년 내일(11월 10일)은 만주 길림성 파호문(把虎門) 밖 중국인의 집에 모인 독립지사들이 급진적 민족주의 노선을 지향하는 항일비밀결사 모임인 <의열단(義烈團)>을 조직한 날입니다. 의열단은 1919년 5월 3일 만주에 설립되었던 독립군 양성학교인 <신흥무관학교> 출신이 중심이 되었고, 단장에는 김원봉, 단원에는 이종ㆍ신철휴ㆍ서상락ㆍ한봉인 등 13명이 함께 했습니다. 1923년 신채호가 작성한 '조선의열단' 명의의 “조선혁명선언(朝鮮革命宣言)”을 보면 '강도 일본'에 대한 '직접혁명'이 필연적이며, 외교론ㆍ준비론 등 실력양성론자들을 강도 일본과 타협하는 적으로 비판하고, 파괴의 대상은 이족(異族, 다른 민족) 통치, 특권계급, 경제약탈제도, 사회적 불균형, 노예적 문화사상 등이라 하여 민중폭력혁명노선을 의열단의 이념으로 드러냈습니다. 의열단원들은 1920년 9월 박재혁의 '부산경찰서투탄의거', 같은 해 11월 최수봉의 '밀양경찰서투탄의거', 1921년 9월 김익상의 '조선총독부투탄의거', 1922년 3월 오성륜ㆍ김익상ㆍ이종암의 '상해황포탄저격의거', 1924년 1월 김지섭의 '도쿄니주바시[東京二重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오는 11월 8일(목)에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삼성교육문화관(언어교육원)에서 ‘보이는 언어의 기록, 수어사전’이라는 주제로 “2018년 국제학술대회”를 한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나라안팎 수어사전 전문가들로부터 각국의 수어사전의 구조와 편찬 방식, 해결 과제와 방안 등에 대한 발표를 듣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홍콩 중문대학의 글래디스 탕 교수가 “수어사전 편찬의 역사”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독일 함부르크대학의 토마스 항케 교수는 독일 수어사전 편찬을 위한 말뭉치 구축에 대해 소개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정보기술을 활용한 수어사전의 미래의 모습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나라 안에서는 국립국어원 최혜원 특수언어진흥과장과 이현화 연구원이 한국 수어사전의 현황과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한다. 이 밖에도 덴마크, 스웨덴 호주 등에서 온 전문가들로부터 각국에서 편찬된 수어사전의 구조와 편찬 방식, 앞으로의 전망을 들을 수 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수어가 농인의 고유한 언어임을 천명한 ‘한국수화언어법’의 취지를 널리 알리기 위하여, 사회와 발표 모두 수어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모든 발표는 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소젖 곧 우유를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마시기 시작했을까요? 기록에 따르면 우유를 마시는 풍습은 고려시대에 원나라 영향을 받으면서 시작되었고, 조선시대에 와서는 왕실에서 보양식으로 올릴 정도로 아주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세종실록》 5년(1423) 4월 4일 치 기록에 보면 “충청도 감사에게 ‘청주의 나라 창고에 있는 묵은 쌀ㆍ콩으로 젖소를 사서 날마다 우유를 받아 양녕대군에게 먹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를 위해서 젖 짜는 소를 특별히 길렀는데 말을 기르는 것과 함께 사복시라는 기관이 담당했지요. 1445년 사복시 제조 이사검의 보고에 따르면 군사용으로 길렀던 말은 3만 2,198마리였고, 소는 대략 2만 3,500마리였다고 하니 말에 못지않게 소를 길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조선 후기의 문인화가 조영석이 그린 <우유 짜기>란 그림에 보면 소젖을 짜는 모습이 보입니다. 우유를 짜는 데에는 갓을 쓴 선비 네 사람이 동원되었는데 한 사람은 송아지를 잡고, 다른 두 사람은 어미소의 머리와 다리를 붙들고, 또 한 사람은 젖을 짜는 등 쩔쩔 매고 있습니다. 또 소와 사람들 뒤에는 송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열아홉째 ‘입동(立冬)’입니다. 입동은 이날부터 '겨울(冬)에 들어선다(立)'라는 뜻이지요. 이때쯤이면 가을걷이도 끝나 바쁜 일손을 털고 한숨 돌리는 시기이며, 겨울 채비에 들어갑니다. 겨울을 앞두고 한 해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때인데 농가에서는 서리 피해를 막고 알이 꽉 찬 배추를 얻으려고 배추를 묶어주며, 서리에 약한 무는 뽑아 구덩이를 파고 저장하게 됩니다. 입동에는 “치계미(雉鷄米)”라고 하는 미풍양속도 있었습니다. 이는, 입동(立冬), 동지(冬至), 섣달 그믐날 같은 때에 마을에서 양로 잔치를 벌였던 것을 말하지요. 본래 치계미란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을 뜻하였는데, 마치 마을의 노인들을 사또처럼 대접하려는 데서 온 풍속인 듯합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한해에 한 차례 이상은 치계미를 위해 금품을 내놓았다고 하지요. 그러나 그마저도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은 도랑탕 잔치로 대신했습니다. 입동 무렵 미꾸라지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에 숨는데 이때 도랑을 파면 누렇게 살이 찐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었고, 이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 노인들을 대접했는데 이를 도랑탕 잔치라고 했습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해 11월 7일 경북 문경새재리조트 문화홀에서는 제10회 “문경새재아리랑제”가 열렸었다. 이어서 올해는 12월 10~11일 제11회 “문경새재아리랑제”가 문경시 주최, 문경문화원ㆍ한겨레아리랑연합회 공동주관으로 열린다. 이번 “문경새재아리랑제”는 아리랑도시문경시민위원회 이만유 위원장, 전국아리랑전승자협의회 정은하 회장, 한겨레아리랑연합회 김연갑 상임이사가 함께 실행위원장을 맡았다. 또 총감독은 김중현 경기도립국악단 기획실장, 예술감독은 작곡가 겸 양금 연주자 윤은화 씨, 음악감독은 대구KBS 곽동현 씨, 출연자환영단장은 한겨레아리랑연합회 기미양 씨다. 이에 앞서 어제(11월 5일) 낮 2시에는 서울 광화문 에스타워 베리텍스 22층 중회의실에서 고윤환 문경시장이 참여한 가운데 “디아스포라 아리랑, 제11회 문경새재아리랑제” 행사출연자 및 프로그램 확정에 따른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고윤환 문경시장은 “1896년 헐버트 박사에 의해 오선지에 채보된 문경새재아리랑을 잘 보존하기 위해 우리는 그동안 많은 노력해왔다. 그런 과정에서 이번 제11회 ‘문경새재아리랑제’는 러시아 사할린과 하바로프스크 동포, 그리고 중국, 일본 동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에 가면 경치가 뛰어나다는 “큰엉경승지”가 있는데 “남원해안경승지”라고도 부릅니다. ‘큰엉’이란 제주도 사투리로 ‘큰 언덕’이라는 뜻인데 커다란 바위 덩어리들이 바다를 집어 삼킬 듯이 입을 벌리고 있는 언덕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요. 큰엉은 제주해군기지가 있는 서귀포시 강정동 구럼비바위부터 남원1리 신성동 남쪽 바닷가인 황토개까지 2.2km에 바닷가입니다. 이곳에는 높이 15~20m에 이르는 검은 용암 덩어리의 바닷가 기암절벽이 마치 성을 쌓은 듯 펼쳐져 있고, 큰 바닷가동굴이 곳곳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바닷가 절벽 위에는 나무 난간을 설치한 약 1.5km의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으며, 산책로 군데군데 잔디밭과 푸른 소나무 사이로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서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지요. 특히 산책로를 따라서 걷다보면 나뭇가지 사이로 한반도 지도처럼 보이는 곳이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줍니다. 큰엉에 서면 탁 트인 짙푸른 바다와 거대한 절벽에 힘차게 내달아 부딪히는 파도가 만들어내는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큰엉 산책로는 금호리조트와 신영영화박물관이 가로 막고 있어서 접근하기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紅葉埋行踪(홍엽매행종) 단풍잎이 발자국을 묻어 버렸으니 山家隨意訪(산가수의방) 산속 집을 마음 가는 대로 찾아가네. 書聲和織聲(서성화직성) 글 읽는 소리 베 짜는 소리와 어울려 落日互低仰(낙일호저앙) 석양녘에 서로 낮았다 높았다 하네. 이는 영ㆍ정조 때의 실학자 청장관(靑莊館) 이덕무(李德懋, 1741년~1793)가 지은 한시 「절구絶句」 이십이수(二十二首)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시는 산속에 사는 삶의 한적함과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의 아름다움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단풍잎이 발자국을 묻어버린 어느 가을날 남정네의 글 읽는 소리와 여인네의 베 짜는 소리가 석양녘에 서로 높았다 낮았다 하며 가슴에 다가옵니다. 이덕무는 박학다식하고 고금의 기이한 글에도 정통했으며, 박제가, 이서구, 유득공과 더불어 청나라에까지 사가시인(四家詩人)의 한 사람으로 이름을 떨쳤으나, 서자였기 때문에 크게 등용되지 못하였지요. 그는 정조가 규장각을 설치하여 서얼 출신의 뛰어난 학자들을 등용할 때 박제가, 유득공, 서이수 등과 함께 검서관으로 발탁되기도 했습니다. 이덕무는 사회 경제적 개혁을 주장하기 보다는 고증학적인 학문을 바탕으로 훗날 정약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은 11월 5일(월) 낮 3시부터 국립한글박물관 강당에서 ‘농사비법서와 한글’을 주제로 인문학 특강을 한다. 강연자는 한국학중앙연구원 글로벌한국학부 전성호 교수로, 세종의 한글 창제가 지식의 공유와 축적에 어떤 이바지를 했는지 경제학의 관점에서 설명해줄 수 있는 전문가이다. 저서로 《세종의 서재(2016)》, 《세종의 지식경영 연구(2016)》, 《세종 리더십의 형성과 전개(2009)》 등이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씨앗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총성 없는 씨앗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씨앗의 중요성에 대해 ‘씨앗은 농업 문야의 반도체’라고 견준 전문가도 있다. 파프리카처럼 국내에 없는 품종의 씨앗은 값비싸게 수입되고,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고추, 토마토, 양파 등의 씨앗은 수출된다. 그러나 미국이 세계 씨앗 시장의 3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놀랍게도 세종은 씨앗의 중요성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다. 이번 강연은 세종이 농부에게 물어 만든 우리 농법서 《농사직설》과 강희맹의 《금양잡록》을 중심으로 세종이 종자학에 관심을 갖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