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2015년 국립고궁박물관은 익살스러운 표정의 사자 한 마리가 떡하니 앉아 있는 조선시대 도장을 공개했습니다. 사자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뒤를 돌아보며 ‘씨익’ 웃는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합니다. 용맹성 때문에 백수(百獸)의 왕(王)으로 불리는 사자 모습의 도장이 왕비의 것이라니 의외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사자 모양 손잡이의 놋쇠 도장은 조선시대 왕비가 쓴 ‘내교인(內敎印)’으로 조선시대 왕실 사유재산을 관리한 궁방(宮房)의 각종 지출명세서에 이 인장이 찍혔습 니다. 그런가 하면 어제(4월 16일)에는 (재)수도문물연구원이 발굴조사 중인 ‘서울 종로구 통의동 70번지 유적’에서 조선시대 왕비의 인장인 내교인(內敎印) 2과가 출토되었다고 밝혔지요. 이번에 출토된 ‘내교인’은 2단으로 구성된 정사각형의 몸체 위에 뒷다리는 구부리고 앞다리는 곧게 펴 정면을 보고 있는 개 모양의 손잡이가 있습니다. ‘내교인’의 인장은 너비 4cm×4cm, 높이 5.5cm이며, ‘소내교인’은 인장너비 2cm×2cm에 높이 2.9cm입니다. 왕실에서 쓰던 도장 가운데는 임금이나 황제가 쓰던 국새(國璽)가 그 격이 가장 높습니다. 지난 2017년 보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 하늘이시여, 신이시여 정녕 이 참담한 비극을 어찌하오리까 이 일을 어찌하라고 정녕 이 일을 어찌하라고, 종달새처럼 재잘대며 수학여행 나선 아이들 소라처럼 꿈을 키우며 초록빛으로 망울지던 청소년들 차가운 바다에 시린 넋을 묻고 누웠는데 너울거리는 바다에 퍼런 혼을 묻고 누웠는데 이 찢어지는 아픔 어쩌라고 이 북받치는 슬픔 어쩌라고“ 이는 최병영 시인의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여!” 시 일부입니다. 오늘은 “4.16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어언 4돌이 되는 날입니다. 그날 우리는 망연자실하며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았습니다. 넋 놓고 눈물만 뿌렸습니다. 배 속에서 손톱을 긁어대며 죽어갔을 초록빛 눈망울의 아이들.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하는 내 자신을 원망하며 그저 멍하니 멍하니 가슴을 쳐댔습니다. “4.16 세월호 참사” 두 돌을 맞은 지지난해 4월 김용옥 시인은 “지금, 남쪽 진해에서 북쪽 여의도 윤중로까지 벚꽃 만개하여 전 국토가 꽃밭이다. 희디흰 조팝꽃, 노랑 개나리꽃, 멀리 산자락에 해사한 진달래꽃에 배꽃, 사과꽃, 살구꽃, 자두꽃, 복사꽃이 만발이다. 그야말로 꽃대궐 강산이다. 그런데 진도 팽목항 맹골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언론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는 영포빌딩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임시기 청와대의 문서 상자 17개가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대통령기록물의 무단 유출은 <대통령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미만의 벌금에 해당하는 중범죄이며, 대통령기록물을 볼 수 있는 것도 법률에 따라 엄격히 제한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선시대 임금의 기록인 《조선왕조실록》도 물론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임금도 열람하거나 고칠 수 없도록 하는 등 여러가지 제도적 장치들을 두었지요. 임금이 죽으면 임시로 실록청을 설치한 뒤 영의정 이하, 조정의 주요 관리들이 모여 실록을 펴내는데 사관들이 역대 왕들에 대하여 작성한 사초(史草, 사관이 매일 기록한 원고)와 시정기(時政記, 승정원일기, 비변사등록, 내의원일기, 관상감일기) 등이 그 기초자료가 됩니다. 그리고 사초는 처음 쓴 초초(初草)와 이를 다시 교정하고 정리한 중초(中草) 그리고 실록에 마지막으로 수록하는 정초(正草)의 3단계로 수정 작업을 거쳐 완성되었으며 이때 초초와 중초는 물에 씻어 그 내용을 모두 없애 버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 겨레는 큰 산에 대한 믿음으로 오행사상(五行思想)에 따라 오악 곧 ‘5개 큰 산’이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5개의 큰 산이라 하면 백두산ㆍ금강산ㆍ묘향산ㆍ지리산ㆍ삼각산을 꼽습니다만 신라 때는 토함산ㆍ지리산ㆍ계룡산ㆍ태백산ㆍ부악(父岳 : 지금의 대구)을 5대 산으로 여겼지요. 또 조선시대에는 북쪽의 묘향산을 상악(上岳)으로, 남쪽의 지리산을 하악(下岳)으로, 가운데 계룡산을 중악(中岳)으로 하여 단을 쌓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무학대사의 꿈에 산신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태조 3년(1394)에 처음 제사를 지냈지만, 효종 2년(1651)에 제단이 폐지되었습니다. 그 뒤 고종 16년(1879)에 명성황후의 명으로 다시 짓고 중악단이라고 불렀지요. 그 중악단은 충남 공주시 계룡면 양화리의 절 신원사(新元寺) 대웅전 뒤편에 있는 보물 제1293호 <공주 계룡산 중악단(鷄龍山 中嶽壇)>입니다. 이 중악단은 언덕땅(구릉지)에 대문간채, 중문간채, 중악단을 일직선상에 대칭으로 자리잡게 하고 둘레에는 담장을 둘렀습니다. 중악단의 현판은 조선 후기 문신 이중하(李重夏, 1846∼1917)가 쓴 것이라고 전합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1919년 오늘(4월 11일)은 중국 상해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태어난 날입니다. 1919년 3ㆍ1만세운동이 일어나자 나라안팎 애국지사들 사이에선 독립운동을 확대하기 위해 임시정부를 수립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특히 상해임시정부와 한성임시정부(漢城臨時政府), 노령임시정부(露領臨時政府)는 수립 과정과 주체가 명확히 알려진 대표적인 임시정부들이었지요. 그 가운데 상해임시정부는 1919년 4월 11일 임시의정원(臨時議政院)을 구성하고 각도 대의원 30명이 모여서 임시헌장 10개조를 채택하였으며, 이후 한성임시정부와 노령임시정부를 통합하여 명실상부하게 우리 겨레의 임시정부로 발돋움했습니다. 이날 임시의정원 의장 이동녕(李東寧), 국무총리 이승만(李承晩), 내무총장 안창호(安昌浩), 외무총장 김규식(金奎植), 법무총장 이시영(李始榮), 재무총장 최재형(崔在亨), 군무총장 이동휘(李東輝), 교통총장 문창범(文昌範) 등이 임명되었지요. 현재 한국 정부는 4월 13일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일’로 기념하고 있으나, 광복회에서는 4월 13일은 상하이임시정부 수립을 알리는 공문을 뿌린 날이고, 실제 결성일은 4월 11일이라며 임정 수립일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금으로부터 118년 전인 1900년 4월 10일에는 한성전기회사 사옥(현재 YMCA 옆 장안빌딩 자리) 주변에 설치된 전기 가로등 3개가 불을 밝혔습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길거리에 등장한 전등은 이것이 처음이었던 것이지요. 이듬 해 6월 17일에는 경운궁 안에 6개의 전등을 설치했고, 8월 19일 밤 11시, 서울 동대문 전기 차고에 수많은 시민이 모인 가운데 육군 부장 민영환이 예식용 스위치를 눌렀습니다. 순간 종로 주요 교차로에 설치된 전기 가로등에 불이 들어왔지요. 실제 우리나라에 전등이 처음 켜진 것은 1887년 덕수궁에 전기발전소를 만들고 경복궁 향원정 연못물로 수력발전을 일으켜 전등을 켜기 시작한 때입니다. 하지만 이때의 덕수궁 전기발전소는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덜덜덜’하고 나 “덜덜불”이라 했고, 경복궁 불은 제멋대로 꺼졌다 켜졌다 하는 것은 물론 불빛이 약했다 강했다를 반복하여 “건달불”이란 병명이 붙었지요. 그런데 이렇게 우리나라에 전깃불이 들어오게 된 데는 일제에 의해 명성황후가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 뒤 신변에 두려움을 심하게 느낀 고종에 의해서 였습니다. 특히 밤을 무서워하던 고종은 변란은 밤에 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제는 잠시 꽃샘바람이 불어 다시 초겨울이 온 듯 쌀쌀했지만 세상은 지금 온갖 아름다운 꽃들로 가득 차있습니다. 얼음새꽃(복수초)과 매화로 시작한 꽃잔치는 진달래, 개나리, 산수유, 목련, 벚꽃들의 세상입니다. 이즈음 사람들은 꽃보라가 이는 것을 보며 '꽃멀미'를 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꽃보라’는 "눈보라처럼 떨어져서 바람에 날리는 많은 꽃잎"을 이르는 말이며, ‘꽃멀미’는 멀미가 나듯 ‘꽃보라’에 어지럽다는 뜻이지요. ‘꽃’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 ‘꽃’이 붙은 말들은 거의 ‘좋고 아름다운 것’들입니다. 먼저 신혼부부가 혼인하여 처음 잠자리에 드는 ‘꽃잠’이 그렇습니다. 그보다 더 아름다운 잠도 없겠지요. 또 영화로운 처지나 환경을 ‘꽃그늘’이라 하고, 여자의 한창 젊은 나이를 ‘꽃나이’라고 하며, 즐겁고 재미나게 이야기 하는 것을 ‘이야기꽃’이 핀다고 합니다. 그밖에 사춘기에 솟아나는 기운은 ‘꽃기운’, 여러 가지 빛깔을 띤 아름다운 구름은 ‘꽃구름,’ 앞으로 고생길이 걷히고 환한 ‘꽃길’만 걸으라는 덕담까지 생겨났지요. 기왕이명 풍물굿에 등장하는 ‘무동(舞童)’이란 한자말은 토박이말 ‘꽃나비’라 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한국불교사진협회(회장 최우성) 회원들이 출품한 “제23회 불교사진협회 회원전”이 오는 4월 26일(목)부터 5월 2일(수)까지 일주일 동안 경복궁 앞 서울 불일미술관에서 열린다. 한국불교사진협회 주최,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 한국불교종단협의회, BBS불교방송, BTN불교TV,불교신문, 주간불교신문, 법보신문, 현대불교신문, 금강신문, 미디어붓다, 볍련사 등의 후원으로 ‘석불과 마애불’를 주제로 출품되었으며 회원작품과 함께 제12회 청소년불교사진공모전 수장작도 함께 전시한다. 해마다 불교와 관련된 주제를 정해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들이 한해 동안 나라안팎에서 찍은 작품들을 선보이는 회원전은 해를 거듭할수록 불교신자는 물론이고 일반인들에게도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이하는 “제23회 불교사진협회 회원전”에는 ‘석불과 마애불’을 중심으로 한 회원들의 출품작 50여점과 청소년불교사진공모전 수장작 12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불기 2562년 봉축기념사진전은 1주일 동안 서울 전시를 마치고 이어서 대구에서도 5월 28일부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悅卿道高下(열경도고하) 열경이 높은 도로 내려왔다가 留影在禪林(유영재선림) 영정만을 절에다 남겨 놓았네 一片水中月(일편수중월) 한 조각 물속의 달이요 千秋鍾梵音(천추종범음) 천 년 두고 울릴 범종소리네 위는 조선 중기의 시인 이달(李達, 1539 ~ 1612)이 생육신(生六臣)의 한 사람인 김시습을 칭송하고 있는 한시 “제김열경사진첩(題金悅卿寫眞帖)”입니다. “열경(悅卿)”은 김시습의 자(字, 관례를 치르고 나면 스승이나 집안 어른들이 지어 준 이름)입니다. 김시습은 절에 영정만 남겨 놓고 사라졌지만, 고결한 인품과 고상한 지조를 지녔었고, 그의 명성은 즈믄해(천년)를 갈 종소리와 불경 소리와 같다고 노래합니다.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은 어려서부터 한시를 지을 줄 아는 천재였는데 5살 때는 그 소문이 당시의 임금인 세종에게까지 알려졌다고 합니다. 이에 세종이 시험을 해보고는 장차 크게 쓸 재목이니 열심히 공부하라고 당부하고 선물을 내렸다고 하여 ‘오세(五歲, 5세)’라는 별명도 얻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金鰲新話)》의 작가인 김시습은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단종에 대한 신의를 끝까지 지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이용두)은 4월 3일(화) 저녁 7시 경상북도교육청 안동도서관 시청각실에서 2018년 제10기 국학아카데미 개강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룡 안동시 부시장과 안동도서관 관계자 및 제10기 수강생 65여명이 참석하였다. 올해 국학아카데미는 어느 해보다 참가자의 열기가 뜨거웠다. 작년보다 수강인원을 30%정도 늘렸음에도 마감일 전에 모집정원을 넘어 사전에 수강신청을 끝냈다는 것이 관계자 후문이다. 2018년 국학아카데미는 이날 첫 강좌를 시작으로 1학기(4.3~7.3)에는 14강, 2학기(8.21~11.13)에는 13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강의는 매주 화요일 저녁 7시~9시에 경상북도교육청 안동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린다. 봄기운 가득한 도산구곡, 옛길에서 만나는 선현의 가르침 개강식 후 ‘도산구곡’을 주제로 농암종택 이성원 종손의 강연이 이어졌다. ‘도산구곡’은 낙동강 상류부터 청량산 입구에 걸쳐 설정된 아름다운 풍경 아홉 곳을 뜻한다. 도산구곡에 실제로 살면서 도산구곡의 변모와 역사를 지켜본 농암종택 이성원 종손의 강의는 더욱 뜻 깊었다. 1곡부터 9곡까지의 풍경을 조망하면서 도산1곡의 광산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