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반딧불이는 ‘개똥벌레’라고도 하는데 배우자를 찾기 위해 배의 끝마디에서 빛을 내 짝짓기를 하는 신비스러운 곤충입니다. 반딧불이의 종류를 보면 일찍 5월 하순부터 나오는 운문산반딧불이, 6~7월 무렵 활동하는 애반딧불이, 8~9월 무렵 늦게야 나타나는 늦반딧불이 따위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무주반딧불축제의 주인인 늦반딧불이는 해가 지기 시작한 뒤 나타나 약 1시간 정도 빛을 냅니다. 암컷은 교미 뒤 약 40~120개의 알을 돌 밑이나 풀뿌리 근처에 낳고 그 알은 월동한 뒤 이듬해 5월~6월 무렵에 부화하여 애벌레가 됩니다. 이 반딧불이 애벌레는 강바닥에서 다슬기, 우렁이 또는 달팽이를 먹고 살지요. 그러나 반딧불이는 생물학상 중요할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서식지가 파괴되어 멸종위기에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의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있는 무주 설천면 일원의 반딧불과 그 먹이(다슬기) 서식지를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반딧불에 관한 고사성어로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는 말이 전해옵니다. 이는 중국 진(晉)나라 때 차윤(車胤)이란 사람이 기름 살 돈이 없어서 비단주머니에 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민족혼이 담긴 항일음악을 집대성한 자료집이 처음으로 나왔다.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가 기획하고 작년 12월 세상을 뜬 노동은 전 중앙대 교수가 책임 집필한 《항일음악 330곡집》이 바로 그것이다. 항일음악이란 일제침략을 반대하며 국권회복과 독립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노래로 군가, 혁명가, 투쟁가, 애국가, 계몽가, 망향가, 추도가 같은 여러 형태로 보급됐다. 노동은 교수가 동학농민혁명 시기부터 해방에 이르기까지 국내와 만주 및 중국 관내, 러시아 원동지역, 하와이와 미국 본토, 멕시코 등지에서 불렀던 항일 노래를 총망라하여 정리하였으며 글을 쓰는 데만 5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민족문제연구소와 한국음악연구소의 연구원들도 작업에 힘을 보탰다. 《항일음악 330곡집》에는 그간 잘 알려져 있던 민족주의 계열은 물론 사회주의 계통의 항일운동가들도 포함됐으며, 특히 새로이 발굴한 100여곡도 수록됐다. 채보 복원 등의 방식으로 330곡 전부 악보를 실었으며, 작사 작곡자의 실명 여부, 가사 원문과 출전, 원곡과 출전, 노래의 성격과 유래, 보급지역, 음악적 특성 등에 대한 해설도 덧붙였다. 이 《항일음악 330곡집》은 연대별로 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몸 마디마디 아릿한 자리에 / 달빛으로 피는 꽃 / 봄볕에 거나하게 / 하늘만 쳐다보더니 /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 / 쫙 펴고 있다.” 이는 송연우 시인의 시 <으아리꽃> 일부입니다. ‘으아리’는 우리나라 곳곳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낙엽 덩굴식물입니다. 양지나 반그늘의 기름진 흙에서 잘 자랍니다. 키는 2~4m이고, 꽃은 6~8월에 흰색으로 피지요. 열매는 9월 무렵에 익는데, 으아리는 관상용으로 쓰며, 어린잎은 식용, 뿌리는 약용으로 쓴다고 합니다. “잠시 쉴 때 갑자기 눈앞이 환하게 밝아졌다. 활짝 핀 으아리!” 어느 블로그에서 으아리를 보고 외친 말입니다. 눈앞이 한하게 밝아질 만큼 여름들꽃 으아리는 온나라 야산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꽃이지만 관심있는 사람에게만 보인다고 합니다. ‘으아리’는 우리말 이름으로 《조선식물명휘(朝鮮植物名彙)》에서 한자말로 위령선(威靈仙) 또는 대료(大蓼)라 하고, 참으아리와 우렁선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고 하며, 뿌리는 위령선(威靈仙)이라고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으아리라는 이름이 붙게 된 유래를 보면 으아리의 줄기가 연하고 약하게 보여 쉽게 끊을 수 있을 듯하여 손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구청장 최영호)는 광복 72주년을 맞아 친일 음악가와 항일 음악가의 실상을 재조명하는 '친일ㆍ항일 음악회'를 연다. 청산되지 않은 일제 부역의 적폐를 청산하고 목숨을 바치며 민족자존의 길을 이어온 항일 음악가들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함이다. 10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오는 14일 저녁 7시 30분부터 양림동 커뮤니티센터 앞 도로에서 '친일ㆍ항일 음악회'가 열린다. 이 행사는 세계 위안부의 날과 남구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기념하는 행사로 마련됐으며 주민 등 약 700명가량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음악회는 김양균 전 헌법재판관의 개회 선언을 시작으로 발달 장애를 겪고 있는 해와 달 밴드의 '둘이 타는 자전거' 공연을 비롯해 일제 강점기에 부르던 애국가, 남구 합창단의 격동기 한반도 노래 '새야 새야 파랑새야' 등의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또 친일 음악가의 일본군 찬양의 노래는 물론 조두남, 홍난파, 박시춘, 현재명 선생이 작곡한 '선구자'와 '희망의 아침', '혈서지원', '희망의 나라'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 윤동주의 '서시',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를 노래 운동가 주하주 씨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복날의 마지막 말복(末伏)이다. 최남선이 쓴 《조선상식(朝鮮常識)》에는 이 복날을 '서기제복'이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곧, 서기제복에서 '복(伏)'은 꺾는다는 뜻으로 써서 복날은 더위를 피하는 피서가 아니라 정복한다는 뜻이라고 이야기한다. 서양 사람들은 이때를 '개의 날(dog's day)'라고 부른다.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은 큰개자리의 시리우스인데, 이 별은 삼복 기간이 되면 해와 함께 떠서 함께 진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삼복 때 태양의 열기에 가장 밝은 시리우스의 열기가 보태졌기 때문에 한해 가운데 가장 덥다고 생각했다. 복날 즐겨 먹었던 먹거리는? 말복(末伏)은 입추가 지난 뒤지만 아직 조금만 움직이면 땀으로 뒤범벅이 되는 때다. 이렇게 더위가 한창일 때 우리 겨레는 어떤 음식을 즐겨 먹었을까? 먼저 여름철에는 지나친 체열의 손실과 땀의 많은 분비 탓에 체액과 나트륨 손실이 있게 되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우리 겨레는 수박화채에다 소금을 뿌려 먹었으며, 복숭아에 소금을 쳐서 끓여 받친 즙으로 지은 밥인 “반도반(蟠桃飯)”을 먹었다. 또 여름엔 땀으로 몸 안의 질소가 많이 나오므로 단백질 보충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 겨레는 유기를 만들 때 구리와 주석을 합금하여 이를 불에 달구면서 망치나 메로 쳐서 모양을 잡아가며 악기나 그릇을 만들었고 이를 '방짜'라 했습니다. 이 ‘방짜’는 구리 1근(78%)에 주석 4.5냥(22%)의 비율로 합금한 것을 이르는데 아무리 두드려도 깨지지 않는 것은 물론 아무리 높은 열을 가해도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나오지 않고 보온ㆍ보냉효과가 뛰어나며, 살균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천 설봉산성에서 통일 신라의 것으로 보이는 청동숟가락, 청동용기, 청동제기 등이 출토되었는데, 주석의 함량이 청동숟가락 19.3%, 청동용기 22.5%, 청동제기 22.3%였다고 합니다. 우리 겨레는 남북국시대(통일신라)에 이미 이 ‘방짜’의 합금 비율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비율은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러 방짜 유기의 합금이 비율이 구리 78%에 주석 22%로 정해졌을 것입니다. 현대 재료 공학에서는 주석의 함량이 20%가 넘으면 재료가 매우 약해져 쓸 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우리 겨레는 오랜 옛날부터 이 합금의 황금비율을 알아내 두드림과 열처리를 통해 구리와 주석 두 조직을 하나로 만들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주시 경주국립박물관에는 보물 제626호 “황남대총 북분 금제 고배 (皇南大塚北墳 金製高杯)”가 있습니다. 이 고배는 우리말로 “굽다리접시”라고 하는데 경주시 황남동 미추왕릉 지구에 있는 삼국시대 신라 무덤인 황남대총에서 발견된 것이지요. 황남대총은 2개의 봉분이 남ㆍ북으로 표주박 모양으로 붙어 있습니다. 높이 10㎝, 주둥이 지름 10㎝, 무게 169g의 이 금제 굽다리 접시는 북쪽 무덤에서 발견되었지요. 토기 굽다리 접시의 형식을 따라 반구형 몸통 밑에 나팔형 굽다리를 붙인 전형적인 양식이지만, 꾸밈이 더해지고, 금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일상생활에서 썼던 실용품이라기보다는 껴묻거리(부장품)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아가리 부분은 밖으로 말아 붙였고, 나뭇잎 모양 꾸미개 7개를 2개의 구멍을 통하여 금실로 꿰어 달았습니다. 굽다리는 작은 편으로 상ㆍ하 2단으로 되어 있는데, 각각 사각형 모양의 창을 어긋나게 뚫어서 꾸미는 신라 굽다리 접시의 형식을 하고 있지요. 이 황남대총의 금제 굽다리접시 같은 예는 아직 출토된 적이 없는 유일한 것으로 탁월한 조형성을 보여주고 있어 당시 황남대총 금속공예 기술의 수준과 역량이 높았음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신라의 달밤이 두렵습니다. 지난 2008년 2월 어이없는 방화로 국보 1호 숭례문이 소실됐죠. 그런데 국민의 가슴을 내려앉게 만드는 일이 지난 4일 경주에서 또 벌어졌습니다. 사진에서 세 명의 사람이 첨성대에 걸터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지난 4일 새벽, 20대 여대생 세 명이 술을 마시고 경북 경주의 첨성대에 기어 올라가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이는 SBSCNBC 보도 내용입니다. 이렇게 온 국민을 깜짝 놀라게 만든 첨성대 사건이 며칠 전에 있었습니다. 이 국보 제31호 첨성대(瞻星臺)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天文臺)로 알려진 석조 건물로, 우리나라의 천문학과 기상학의 높은 수준을 잘 보여 주고 있다고 하지요. 첨성대는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따르면 신라 27대 선덕 여왕(善德女王) 16년(서기 647년) 백제인(百濟人) 아비지(阿非知)가 세웠다고 합니다. 첨성대란 말을 풀어보면 '별[星]을 바라보는[瞻] 시설[臺]'로 해석합니다. 아직도 첨성대에 대한 기능에 대해 천문 관측대, 제단 등으로 논란이 있지만, 이름이나 삼국유사의 기록으로 보면 첨성대는 별을 보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삼국사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제주 서귀포시 대포동 대포코지에는 천연기념물 제442호 “제주연안 연산호 군락 (濟州沿岸 軟珊瑚 群落)”이 있습니다. 연산호란 부드러운 겉표면과 유연한 줄기구조를 갖춘 산호를 통틀어 말합니다. 제주 남부 바닷가의 연산호 무리를 구성하는 산호충류는 무척추 동물로 “바다의 꽃”이라 부릅니다. 특히, 연산호류는 뭍(육지)의 맨드라미를 닮았는데 부드러운 동물체로 수축ㆍ이완상태에 따라 크기에 변화가 심하지요. 송악산 해역중 대정읍 쪽으로는 3미터 깊이에서부터 바다 밑으로 18미터까지 깎아지른 절벽을 이루고 있는데 그 곳에 연산호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으며, 송악산 쪽으로는 연산호류가 꽃동네를 이루고 있습니다. 서귀포 해역은 범섬, 문섬, 새섬, 숲섬, 지귀도 등 5개의 섬이 자연방파제가 되어 그 사이에 연산호류는 물론 여럿 산호충류가 바위 위에 화려한 무리를 이루고 있지요. 제주 바닷가 해역에는 한국산 산호충류 132종 가운데 92종이 자라고 있으며, 이 가운데 66종은 제주 해역에만 있는 특산종으로 바다 밑 10∼30미터의 바위에 무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송악산과 서귀포 해역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연산호 군락의 자연 상태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셋째 입추(立秋)로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기입니다. 입추는 곡식이 여무는 때여서 이날 하늘이 맑으면 만곡(萬穀)이 풍년이라고 여겼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이때 비가 닷새이상 계속 오면 비를 멎게 해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렸는데 제사를 지내는 동안은 성안으로 통하는 물을 막고, 성안의 모든 샘물을 덮지요. 비를 섭섭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는 금지되는데 심지어 기청제 지내는 전날 밤에는 부부가 각방을 써야 했습니다. 더구나 이날 음(陰)인 부녀자의 시장 나들이는 절대 금합니다. 그런데 가을이 들어서는 때라는 입추가 왔어도 더위는 아직 그대로인데 입추가 지난 뒤의 더위를 남은 더위란 뜻의 잔서(殘暑)라 하지요. 이렇게 입추는 물론 심지어 말복 뒤에도 더위가 남아 있는 것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려면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야 하고, 이 역할을 입추와 말복이 하는 것입니다. 또 여름에서 갑자기 가을로 넘어가면 사람이 감당할 수가 없기에 미리 예방주사를 놓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하지요. 입추가 지난 뒤에는 가을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데 특히 이때에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어 김장에 대비합니다. 이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