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특정한 인물이나 동물을 형상화한 탈 곧 가면을 쓰고 나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전통연극을 우리는 “탈놀이”, “탈춤”, “탈놀음”이라고 부르는데 신라에 연원을 두는 처용무, 함경남도 북청군의 북청사자놀음, 황해도 은율지방의 은율탈춤, 오광대놀이, 경기도 퇴계원의 퇴계원산대놀이, 경북 안동시 하회별신굿탈놀이 따위의 탈놀이들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오광대는 남부지역의 탈춤을 가리키는 말로, 특히 경상남도 사천군 축동면 가산리에서 전승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73호 “가산오광대”도 있습니다. 가산오광대의 유래는 100년 전 어느 봄 가산의 바닷가에 궤짝이 떠밀려와 주민들이 열어보니 탈과 놀이의 대사가 적혀 있는 문서가 들어 있었다는 얘기가 전합니다. 가산오광대 놀이는 민중들 삶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으며 양반과 파계승에 대한 풍자, 그리고 처와 첩의 문제 등을 다루고 있지요. 등장인물은 오방신장군ㆍ영노ㆍ양반ㆍ말뚝이ㆍ문둥이ㆍ노장ㆍ서울애기ㆍ소무ㆍ옹생원ㆍ무당 등 모두 30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가산오광대는 온나라에서 유일하게 오방신장무의 춤사위가 남아 있으며 할미가 아닌 영감이 죽는 유일한 오광대입니다. 또한 다른 오광대는 한두 명의 문둥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국보 제145호 “귀면 청동로 (鬼面靑銅爐)”가 있습니다. 높이 12.9㎝의 이 귀면청동로는 솥 모양의 몸체(훈구부, 燻具部)를 받침부(기대부, 器臺部)가 받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몸체의 윗부분에는 3개의 굴곡진 산 모양으로 되어있고 몸체 양 옆에는 각각 2개의 고리가 달려 있습니다. 그 고리에 손잡이 장식을 달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은 남아 있지 않지요. 몸체의 아랫부분은 밑으로 가면서 잘록해지면서 받침부와 연결되었는데, 잘록한 부분에는 도깨비 얼굴을 크게 돋을새김으로 새겨놓았고, 입을 뚫어서 안으로 통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또 받침부 밑에는 괴수형의 얼굴로 조각된 3개의 다리가 붙어 있지요. 겉모습은 거의 완전한 상태로 남아 있으나 솥 안쪽에 불덩이를 받쳤던 불 받침판은 없어졌습니다. 이 화로의 겉모양은 향로와 비슷하지만 몸체로 바람이 들어가는 통풍구를 뚫은 점에서 풍로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차모임이 성행했던 고려시대 찻주전자를 올려놓고 찻물을 끓이던 차화로[茶爐]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이 화로는 전면적으로 청동녹이 입혀져서 한층 고풍스러운 모습이 되어 있지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이창재)이 소나무가 편백보다 알레르기성 염증완화에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과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연구팀이 공동으로 소나무의 기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실시한 결과 소나무가 편백보다 알레르기성 염증을 완화시키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산림면적의 약 25%로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소나무는 예로부터 궁궐, 건축물 등의 재료로 사용되어 왔지만 실내 내장용 목재로의 선호도는 편백보다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나무를 가공처리 없이 내장재로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염증유발 인자들의 발현을 억제해 알레르기성 염증을 개선시킬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을 보이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천식, 아토피피부염 등은 알레르기성 염증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공동연구팀은 알레르기성 염증이 있는 마우스에 4주 동안 소나무와 편백 판재를 각각 사육장에 넣어 처리했을 경우 마우스의 혈액과 폐조직 등에서 염증 유발 유전자의 발현 변화를 조사했다. 조사를 통해 염증을 유발한 마우스의 혈중 프로스타글란딘 E(PGE2)의 농도가 소나무와 편백 처리에 의해 감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을묘년 화성능행도>는 1795년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정조가 어머니를 모시고 현륭원까지 가는 원행의 일정 가운데 중요한 장면 8개를 그린 8폭의 병풍입니다. 특히 혜경궁 홍씨와 사도세자(장조)는 동갑이기 때문에 사도세자의 회갑도 겸하는 행사이며, 혜경궁 홍씨가 남편인 사도세자의 무덤에 처음으로 절을 올리는 뜻깊은 행사이기도 하지요. 이 병풍은 폭의 순서는 다르지만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호암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비단에 화려한 빛깔로 그린 이 병풍의 한 폭 크기는 가로가 62cm, 세로 142cm의 크기로 향교에서 공자에게 예를 올리는 화성성묘전배도, 낙남헌에서 과거합격자를 발표하고 시상하는 낙남헌방방도,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혜경궁 홍씨 회갑연을 하는 봉수당진찬도, 낙남헌에서 노인들에게 양로연을 베푼 낙남헌양로연도, 서장대에서 야간에 군사훈련을 실시한 서장대야조도, 득중정에서 활쏘기를 마치고 불꽃놀이를 하는 득중정어사도, 돌아오는 길에 시흥행궁 앞에서 혜경궁 홍씨에게 음식을 올리는 장면을 그린 환어행렬도, 한강에 만들어진 배다리를 건너 환궁하는 모습을 그린 한강주교환어도 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익점이 서장관(書狀官)이 되어 원(元)나라 조정에 갔다가, 장차 돌아오려고 할 때에 길가의 목면(木緜) 나무를 보고 그 씨 10여 개를 따서 주머니에 넣어 가져왔다. 갑진년에 진주(晉州)에 도착하여 그 씨 반으로써 본고을 사람 정천익(鄭天益)에게 이를 심어 기르게 하였더니, 다만 한 개만이 살게 되었다. 천익(天益)이 가을이 되어 씨를 따니 백여 개나 되었다. (중간 줄임) 중국의 승려 홍원(弘願)이 천익의 집에 이르러 목면(木緜)을 보고는 너무 기뻐 울면서 말하였다. "오늘날 다시 본토(本土)의 물건을 볼 줄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태조실록》 7년(1398년) 6월 13일 “문익점 졸기(돌아가신 분에 대한 마지막 평가)”에 나온 내용입니다. 이를 보면 문익점이 원나라에서 붓두껍에 목화씨를 훔쳐왔다고 하는 것은 사실과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고려사》 기록에도 “문익점이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본국으로 돌아오면서 목화씨를 얻어가지고 와서...”라고 되어 있지요. 또 그때 원나라에는 목화가 널려 있어 금수(禁輸) 품목이 아니었다는 점도 문익점이 목화씨를 훔쳐오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앞의 《태조실록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전남 구례군 광의면 천은사에 가면 보물 제1546호 “구례 천은사 금동불감 (求禮 泉隱寺 金銅佛龕)”이 있습니다. “불감(佛龕)”이란 불상을 모시기 위해 나무나 돌, 쇠 따위를 깎아 일반 건축물보다 작은 크기로 만든 집을 말하는데 정면 전체를 여닫이문으로 만들어 의식 때만 열어서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 불감의 크기는 높이 43.3㎝, 너비 38㎝, 측면 너비 21㎝에 불상 높이는 16.5㎝입니다. 우선 이 불감의 문을 열면 두리새김(윤곽을 살려서 특징적인 부분에 약간의 손질을 하는 조각 방법)의 금동삼신불이 모셔졌고, 뒷벽면에는 비로자나삼신상과 10대 제자상을, 좌우 벽면에는 화려한 꽃무늬를, 입구 문에는 칼을 든 인왕상을 각각 돋을새김(양각)으로 새겼지요. 두리새김의 삼신불은 연꽃대좌 위에 앉아 있는 비로자나불인데 얼굴은 다소 근엄하고 두 어깨를 모두 덮는 법의를 입었으며, 대좌는 8각의 연꽃무늬로 되어 있어서 고려말이나 조선초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합니다. 불감 뒷면에 “불상은 신승, 불감은 김치, 박어산 등이 만들었고, 박씨 부부가 시주하였으며, 신음 등 네 승려가 참여하였다.”는 내용의 기록이 있어 흥미를 더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준기)에서는 6월 13일부터 8월 6일까지 <키워드 한국미술 2017 : 광장예술 - 횃불에서 촛불로>를 연다. 이 전시는 1987년 6월항쟁 이후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은 광장문화를 예술적 관점에서 검토하는 기획전시이다. 동학, 제주 4ㆍ3, 4ㆍ19 의거,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87년 유월항쟁, 2002년 월드컵광장, 2008년 촛불광장, 2016년 광화문 광장 등 한국 현대사를 만들어온 광장문화를 다룬 예술작품들을 중심으로 광장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이다. 역사적으로 권력자의 공간에서 대중을 위한, 대중에 의한 공간으로 발전해 온 광장은 최근 광화문 촛불광장에서 대중의 참여와 화합의 장을 이끌며 여론을 창출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키는 공론장이라는 공간적 성격을 획득했다. 1898년 동학의 횃불에서 2016년 광화문의 촛불에 이르는 장대한 역사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출품작들을 미술사와 미술비평의 관점에서 재검토하는 이번 전시는 광장의 역사적 의미와 사회적 가치를 재평가하는 장이다. 오랜 역사적 과정을 통해 발전해온 광장과 대비되는 망루, 거리 등에서 관찰되는 수평과 수직의 구조들, 정주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대한제국은 고종이 1897년 10월 12일 선포를 시작으로, 비록 13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열강들에 맞서 자주독립국이 되고자 노력했던 주체정신이 살아 있는 우리 역사이다. 서울시는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을 기념하여 대한제국의 역사를 깊이 있게 만나볼 수 있는 역사특강 및 특별사진전을 연다. 대한제국 역사특강 <정동길에서 만나는 대한제국>은 정동에 남아있는 역사문화유산을 역사적 사건과 함께 소개한다. 강의는 EBS&이투스 한국사 대표강사인 모두의 별★별 한국사 연구소 최태성 소장이 진행하게 된다. 최태성은 MBC <무한도전> 문화재 특강, KBS <역사저널 그날> 패널로 출연하였으며, 최근에는 KBS <최태성, 이윤석의 역사기행 그곳>에 출연하는 등 우리 역사를 알리는데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역사특강은 6월 9일(금) 오전 10시부터 서울시청 본관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사전신청(400명)은 5일 만에 조기 마감되었지만, 당일 부득이 참석하지 못한 신청 좌석에 한해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이번 역사특강은 대한제국의 역사는 물론, 지금도 정동 곳곳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시는 2019년 3ㆍ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6대 랜드마크(3ㆍ1운동 대표가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 항일 독립운동 테마 역사, 만인보의 방, 딜쿠샤 복원, 남산 예장자락 역사 탐방로)의 하나인 삼일대로를 3ㆍ1운동 대표가로로 조성하기 위하여 역사적 현장인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전문가ㆍ시민 등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하여 6.9(금) 14시부터 “삼일대로 심포지엄”을 연다. 삼일대로는 3ㆍ1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3ㆍ운동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966년에 이름 붙인 도로이다. 그러나 인사동과 북촌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은 삼일대로가 왜 삼일대로인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3ㆍ1운동과 관련된 역사적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 근처에 얼마나 많은지 미처 알지 못하고, 심지어 지역 주민과 상인들에게도 그 의미와 가치가 알려지지 않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심포지엄이 열리는 천도교 중앙대교당은 3ㆍ1운동의 발판이 된 곳이며, 독립선언문을 검토하고 배부하던 장소이다. 천도교는 우리나라 민족종교로 3ㆍ1운동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3ㆍ운동 이후 일제 박해로 급격하게 위축되었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3ㆍ1운동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花開昨日雨(화개작일우)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화락금조풍) 오늘 아침 바람에 그 꽃이 지는구나 可憐一春事(가련일춘사) 애달프다, 한철 봄이 往來風雨中(왕래풍우중) 비바람 속에 왔다 가누나 이는 조선 중기의 학자이며 문장가인 송한필(宋翰弼)이 지은 “우음(偶吟)” 곧 “우연히 읊다”라는 한시입니다.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이 불자 금방 그 꽃이 지고 말았습니다. 애달프게도 봄의 온갖 보람이 비바람 치는 속에서 잠시 왔다가 간다고 노래합니다. 여기서 꽃이 핀 것은 청춘을 이름이요 또 영화를 누림을 말합입니다. 그런가 하면 바람은 그러한 것을 잃게 하는 유배나 병 또는 늙음으로 청춘이나 영화를 잃어버림을 뜻하지요. 이렇게 인간의 삶이란 바로 무상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송한필(宋翰弼, 1539~?)은 한 문헌에서 겨우 태어난 연대만 밝혀졌을 뿐 죽은 때는 모릅니다. 다만, 형 송익필(宋翼弼)과 함께 선조 때의 성리학자요 문장가로 이름이 났었고, 율곡 이이(李珥)는 성리학(性理學)을 함께 토론할 만한 사람은 익필 형제뿐이라고 하였지요. 시 32수와 잡저가 형인 송익필의 《구봉집(龜峯集)》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