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며칠 뒤면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임금이 태어나신 날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훈민정음 창제에 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특히 훈민정음은 세종임금이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창제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집현전 학자들은 부제학 최만리를 비롯해서 대부분 훈민정음 창제를 반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기득권층인 사대부들은 이미 한문에 통달해 있었기에 굳이 새로운 글자의 필요성이 없었을 뿐더러 중국이 시비를 걸 가능성이 있기에 내놓고 창제할 상황이 아니었지요. 또 우리가 훈민정음 창제에 큰 힘을 보탰다고 알고 있는 정인지 성삼문, 신숙주, 박팽년, 이개 같은 학자들은 나이도 젊었고 당시 막 과거에 급제한 상황이어서 훈민정음 창제에 필요한 문자학, 음성학, 음운학 같은 학문이 깊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다만 그들은 창제 이후에 반포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훈민정음은 세종임금이 홀로 창제 했을까요? 아닙니다. 비밀을 지켜줄만한 왕자와 공주들이 창제 작업에 큰 역할을 한 것이지요. ▲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정의공주와 남편 안맹담 묘역(문화재청 제공)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사람의 상업이 해마다 조잔하야가는 이판에도 유독 과자점만은 달달이 번창하야 팔이기도 잘하고 따러서 수효도 작구 늘어간다는데 (중간 줄임) 근래에 학생들은 공부의 눈보다 연애의 눈이 먼저 띄운 새음인지 소학생까지도 그저 사랑-사랑-하고 남녀학생간에 편지질을 하고 서로 추측하며 과자봉지로 폐백을 삼는다. (중간 줄임) 공부야 잘 되던지 못 되던지 학생의 풍기가 문란하거나 말거나 연애폐물의 용달소-남녀교제의 매개성전(媒介聖殿)인 과자점은 작구 번창하면 그만이겟지. 위는 일제강점기 잡지 《별건곤》 16-17호(1928년 12월01일)에 나오는 신유행!(新流行!) 괴유행!(怪流行!)이란 기사 일부입니다. 당시 조선의 경기가 아주 안 좋은 때인데도 유독 과자점만은 다달이 번창하는데 그 까닭이 학생들의 각 학교의 남녀 학생 수가 늘어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밥 대신 과자를 먹어서가 아니라 소학생까지도 사랑-사랑하고 남녀 학생들 사이에 편지질을 하고 만나기 위해 과자봉지를 혼인 때 폐백 하듯이 한다는 것이지요. ▲ 일제강점기 과자점, 남녀 학생들의 연애 덕분?(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요릿집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 극락왕생(고흥택) ▲ 송광사삼월불사(전제우) ▲ 방생법회 (최우성) ▲ 미황사괘불재(박봉수 ) ▲ 법화경사경봉안법회(양춘섭) ▲ 삼보일배(홍효숙) 이 시대의 화두는 소통이다. 그런데 오늘 불교사진전을 보면서 생각한 것은 작가들의 불교사진이야말로 사진을 통한 불교와 대중 사이의 소통이다. 이는 불기 2560년 제21회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전 개막식에서 협회 안장헌 고문이 한 말이다.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한국불교사진협회(회장 전제우)는 불교행사를 주제로 한 제21회 회원전을 어제(5월 9일)부터 5월15일까지 7일간 서울 경복궁 앞 법련사 안에 있는 불일미술관에서 열고 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장 자승 스님은 축사에서 이번 전시회 주제인 불교행사는 처처에서 부처님 말씀을 여법하게 전하는 모습을 사진작품으로 표현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불법(佛法)의 세계를 새롭게 느끼게 하는 소중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2011년 개봉한 영화 최종병기 활을 보셨나요? 이 영화는 제48회 대종상 영화제(2011년) 남우주연상(박해일)을 비롯하여 제32회 청룡영화상(2011년) 남우주연상(박해일)과 남우조연상(류승룡) 등 수많은 상을 받은 영화입니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 겨레가 활을 얼마나 잘 쏘았는지, 무기로서 활이 얼마나 무섭고 강력한 병기였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 중요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弓矢匠) 유영기 선생(문화재청 제공) 우리 역사상 활 잘 쏘는 이들은 많았지요. 그 가운데 고구려 시조 주몽(朱蒙)은 어렸을 적 파리를 쏘는 족족 맞혔고 비류국 송양왕과의 겨루기에서, 100보 밖에 걸어둔 반지를 맞혔다고 합니다. 또 조선을 세운 이성계는 화살 한 발에 까치 다섯 마리를 꿰었고, 두 마리 노루를 꿰뚫은 화살이 나무에 박혔는데 이를 뽑을 수가 없었다고도 하지요. 오죽했으면 중국민족이 우리 겨레를 동쪽에 활을 잘 쏘는 민족이라는 뜻인 동이족(東夷族)이라 했을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중석기시대의 세석기류 중 화살촉이 출토되어 활이 이미 원시사회에서 널리 쓰인 사냥도구였음을 알 수 있는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이 그림의 뜻을 아느냐? 성종임금이 지방 수령으로 나갈 신하에게 묻습니다. 이에 안다고 답하자 성종은 그럼 그대로 행하라. 조정의 녹을 먹는 벼슬아치라면 당연히 백성을 어여삐 여길 일이다. 수령이 되어서 백성의 재물을 빼앗는 것은 애비가 자식의 것을 강도질하는 것과 같다.라고 다짐하게 합니다. 이 그림은 덕천군수 양관이 소임을 다하고 돌아올 때 파주 나루에서 암행어사에게 모든 짐을 뒤지게 한 것을 그린 그림입니다. 당시 힘이 있는 사람은 수령에게 뇌물을 바치고 남의 묘지를 빼앗는 일이 흔했습니다. 하지만 양관은 이때 한 푼도 받지 않고 공정한 판결을 내린 걸로 유명했지요. 그러자 묘지를 빼앗지 못한 사람은 온갖 중상모략을 하고 이것이 임금의 귀에까지 들어갔던 것입니다. 심지어 사헌부에서는 탄핵까지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임금은 양관이 모함을 받았다는 걸 알았지만 정황만으로 모른 척 할 수는 없었지요. 그래서 암행어사를 시켜 임진강 파주나루에 들어오는 양관의 보따리를 모두 뒤졌던 것입니다. ▲ 성종임금, 청백리 양관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고 새기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그러나 역시 양관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 어린이날 광화문광장에서 한 어린이가 그네로 한껏 날았다. ▲ 한쪽에서는 종이접기로 바람개비를 만들어 걸고 산진을 찍는다. ▲ 한 어린이가 입김을 불어 물속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 세종문화회관에서는 곡예 공연을 하고 있다. ▲ 세종문화회관 곡예 공연에는 수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몰려들었다. ▲ 광화문광장에는 곳곳에 영어가 주인이 되어 광장의 세종대왕이 몹시 불편했을 것이다. ▲ ART PLAY? 놀이와 예술 하면 안 되나? ▲ 심지어 진행요원 티셔츠도 영어만 눈에 들어온다. 어제는 어린이날, 온 나라의 어린이들이 행복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광화문광장과 세종문화회간에서는 어린이날 잔치가 열렸습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곡예(아크로배틱) 공연이 벌어져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환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광장에서는 그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전북 부안군 부안읍 매창공원에 가면 전라북도 기념물 제65호 “이매창묘(李梅窓墓)”가 있습니다. 조선 중기의 서녀로 태어난 황진이,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 3대 여류시인의 하나로 불리는 매창(李梅窓, 조선 선조 때의 여류시인 본명은 이향금-李香今, 1573-1610)의 무덤이지요. 매창은 열 살 되던 해 부안의 내로라하는 시인 묵객이 모두 모인 백운사 시 짓기 대회에서 구경삼아 갔다가 실로 절묘하기 이를 데 없는 시를 지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 전라북도 기념물 제65호 “이매창 무덤"(문화재청 시비) 시와 가무에도 능했던 매창은 광해군 2년(1610) 여름 세상을 떠나자 그녀가 끔찍이 사랑하던 거문고와 함께 묻혔습니다. 죽고 60여 년이 지난 뒤인 1668년 매창의 시를 사랑하던 부안의 아전들이 외워 전하던 58편을 모아 목판으로 《매창집》을 만들었지요. 그녀의 대표적인 시 ‘이화우(梨花雨)’는 박효관과 안민영이 펴낸 시조집 《가곡원류》에 실려 있을 정도입니다. 매창은 천민 출신으로 뛰어난 시인이었던 유희경과의 가슴 시린 사랑,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과의 우정으로 유명합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일곱째 입하(立夏)입니다. 입하는 '여름(夏)에 든다(入)'는 뜻으로 푸르름이 온통 뫼(산)와 가람(강)을 뒤덮어 여름이 다가옴을 알리는 절기지요. 입하는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는 뜻으로 맥량(麥凉), 맥추(麥秋)라고도 하며, 초여름이란 뜻으로 맹하(孟夏), 초하(初夏), 괴하(槐夏), 유하(維夏)라고도 부릅니다. 이맘때는 곡우에 마련한 못자리도 자리를 잡아 농사일이 좀 더 바빠지며, 세시풍습의 하나로 쑥버무리를 시절음식으로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 힘들게 일하는 농부에겐 이팝나무 꽃이 쌀밥으로 보였다는 입하(立夏),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입하에 산과 들에 가보면 하얗고 탐스런 이팝나무를 봅니다. 이팝나무란 이름은 입하 무렵 꽃이 피기 때문에 입하목(立夏木)이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또 이밥은 하얀 쌀밥을 뜻하는데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가 '정전제(井田制)'를 시행하여 일반 백성들도 쌀밥을 먹게 되었고, 그래서 백성들이 이 쌀밥을 '이성계가 준 밥'이란 뜻으로 '이밥'이라 불렀는데 이것이 변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다북쑥을 캐네 / 다북쑥을 캐네 / 다북쑥이 아니라 새발쑥이네 / 양떼처럼 떼를 지어 저 산등성이를 넘어가네 / 푸른 치마 붉은 머리 허리 굽혀 쑥을 캐네 / 다북쑥을 캐어 무얼 하나 눈물만 쏟아지네. 다산 정약용이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쑥을 캐어 죽을 쑤어 먹는 백성들을 보고 쓴 다북쑥이란 시입니다. 죽도 곡식과 함께 쑤어야 죽다운 맛이 나는데 쑥만으로 죽을 쑤었으니 그거야 마지못해서 허기만 때우는 정도였을 뿐입니다. 그러나 쑥이나 나물을 먹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해주 인민들이 흙을 파서 먹는 자가 무릇 30명이나 되었으며, 장연현에서는 두 사람이 흙을 파서 먹다가 흙이 무너져 깔려 죽었다. 위는 《세종실록》 26년(1444) 4월 26일 기록입니다. 얼마나 먹거리가 없으면 흙을 먹었을까요? 조선시대 대부분 가난한 백성은 이렇게 가뭄과 큰비로 흉년이 들면 먹을 것이 없어 흙까지 먹을 정도였습니다. ▲ 끼니가 없어 흙을 파먹고, 처자식을 버린 조선의 백성들(그림 이무성 화백) 조선왕조실록에는 이런 백성의 굶주림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가장이 먹고살 것이 없자 자살하거나 식구를 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 소설《동주와 몽규(왼쪽),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초판 복원본)》, 유광남, 스타북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지난 2015년 2월 16일 늦은 3시 일본 교토 동지사대 교정 윤동주 시비 앞에서는 한국과 일본 시인들의 낭송으로 윤동주의 서시(序詩)가 울려 퍼졌다. 1945년 2월 16일 이른 3시 36분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광복을 여섯 달을 앞두고 29살의 나이로 비통한 죽음을 맞이한 조선청년 윤동주 시인을 추모하는 모임이 열린 것이다. 이때 추모식에 참석했던 글쓴이는 함께 했던 자체만으로 감격스러웠다. 최근 윤동주 시인에 대해 새롭게 조명하는 움직임이 있던 차에 소설 《이순신의 반역》을 펴내 크게 관심을 끌었던 유광남 작가가 윤동주와 그의 사촌 송몽규의 어린 시절을 다룬 소설과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 복원본을 함께 묶은 《동주와 몽규 세트》룰 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