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고 떠난 길에 눈을 만난 것은 ‘입춘’이었다. ‘경칩’에는 자작나무의 수목생장 한계선인 달래강변에서 자작나무숲에 들었다. 가뭄으로 말라버린 안동호에 물을 마시러 온 고라니와 만난 것은 ‘청명’이었다. 눈 쌓인 광교산에서 ‘대설’을, 지붕 없는 제주 바닷가 해녀의 집에서 ‘대한’을 맞았다.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르포르타주 작가 이상엽이 지나온 24절기다. 2020년 국립기상과학원이 펴낸 《우리나라 109년(1912~2020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절기는 지난 30년 전과 실제로 많이 달라졌다. 무언가 잘못됐다고 느끼면서도 무엇이 얼마만큼 잘못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우리는 절기를 마음대로 해석하며 기후변화를 애써 부정하거나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고 싶어합니다. 기후변화를 인정하면 정말 많은 것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죠. 성장보다는 지속을 선택해야 하고, 소비보다는 절약을 다시 배워야 합니다. 우린 정말 그렇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이상엽은 지난 30년 동안의 한반도 기후변화를 적용해서, 새롭게 바뀐 24절기를 사진으로 분류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단순히 각 절기에 맞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아래 공진원)과 함께 12월 24일(일) 아침 6시부터 25일(월) 새벽 2시(현지시각)까지 뉴욕 타임스퀘어 브로드웨이*에 있는 전광판에 2023 한류 문화예술인 배우 ‘수지’의 한복 화보 영상을 공개했다. 공진원은 국내 한복 중소기업과 한류 문화예술인의 협업으로 디자인한 한복을 나라 안팎에 홍보하고 한류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한복 분야 한류 연계 협업콘텐츠 기획·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3 Times Sq, New York, NY 10036, USA 배우 ‘수지’ 한복 – 공모사업 통해 뽑힌 6개 한복기업이 제작 올해는 공모를 통해 뽑힌 국내 한복 중소기업 6개사*가 배우 수지를 모델로 한복 상품을 개발하였으며, 한복의 전통적인 구성과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흐름과 감각을 살린 배우 ‘수지’ 한복을 디자인했다. * ▴송화바이정(정혜진), ▴오우르(장하은), ▴유현화한복(유현화), ▴차이킴(김영진), ▴하플리(이지언), ▴한복문(황선태) 개발한 한복을 입은 배우 ‘수지’ 한복 영상은 12월 26일(화)부터 공진원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us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2023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열흘 뒤면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라는 속담처럼 그동안 컴퓨터에 묵혀 뒀던 파일들도 깨끗이 정리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컴퓨터 파일을 정리하는 데 기본적으로 윈도우 휴지통 기능이 필요하지만, 생각보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용자가 많다. 휴지통에 버린 파일은 금방 복구할 수 있으며, 휴지통을 완전히 비워도 무료 삭제 복구 프로그램으로 되살려낼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휴지통 활용 비법과 함께, 컴퓨터 파일을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윈도우에서 지운 파일은 용량이 크지 않으면 휴지통으로 이동한다. 파일을 완전히 지우려면 휴지통을 비우면 되지만, 사실 이것도 완벽하게 지우는 방법은 아니다. 휴지통에서 실수로 지운 파일을 발견한 때 해당 파일만 따로 복원할 수 있다. 휴지통 자동으로 비우기 사용자가 파일이나 폴더를 지울 때 윈도우는 실제로 데이터를 지우지 않고 먼저 휴지통에 넣었다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지우는 절차를 거친다. 곧, 휴지통으로 이동한 파일은 아직 완전히 지운 것은 아니다. 휴지통에 수집된 파일은 주기적으로 영구히 지우는 것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이 ‘ㄱ’부터 ‘ㅎ’까지 우리나라 사진가의 사진책들을 한 자리에 모은 <류가헌사진책도서관>을 개방하고, 2024년 한 해 동안 사진집 관람과 공간공유를 함께 할 ‘라이브러리클럽’ 회원을 모집한다. 류가헌은 한옥 시절인 2014년, 사진책도서관을 개관했다. 한옥의 방 하나에 꾸려진 작은 출발이었지만, ‘우리나라 사진가의 사진책을 한자리에 모아 나누어 보자’라는 큰 뜻을 품은 도서관이다. 청운동 현재 건물로 이전한 후에는 사진가들과 미리 열람을 예약한 관람객에게만 서고를 부분 개방해 왔는데, 새로이 도서관 전용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사진책도서관에는 작가명 ‘ㄱ’에서부터 ‘ㅎ’까지 한 사진가가 일생을 걸쳐 펴낸 사진집이 한 자리에 망라되어 있거나, 절판되어 시중에서 만나기 어려운 사진집들, 희귀본으로 소량 복간된 사진집, 또는 대중출판이 되지 않고 작가가 직접 제작한 사진집까지 1,200여 권이 비치되어 있다. 도서관은 해마다 세밑에, 다음 해 ‘라이브러리클럽’ 회원 모집과 1회 이용권을 판다. 회원들은 류가헌 전시 소식, 신간 입고, 특강, 작가와의 만남 초대 등을 가장 먼저 받고, 소모임을 위한 공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윤성회의 사진 시리즈 <그 골목>. 무대는 한 골목이다. 회색 철제 울타리가 단출한 무대 장치로 길게 둘러쳐져 있고, 가로등을 밝힌 전신주 두 개가 좌우에서 조명처럼 골목을 비추고 있다. 검은 하늘 아래 불을 밝힌 고층아파트들은, 무대의 공간적 배경이 도시라는 것과 시간적 배경이 밤임을 알려주는 배경막이다. 그 앞에 인물들이 등장한다. 빨간색 점퍼를 입은 노인, 손말틀(휴대폰)을 보며 걷는 여성, 배낭을 멘 어린이 둘. 등장인물들 사이로 어떤 날은 푸드트럭이 끼어들기도 하고, 노란색 통학차가 무대를 가득 메우기도 한다. <그 골목>의 시작부터 끝까지, 어느 사진에도 같은 시간 ‘그 골목’에 있었던 또 한 사람의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세 아이를 가진 주부. 대학 재학시절 사진을 시작했지만, 일과 육아로 ‘작업으로서의 사진’에 마음 쓸 겨를이 없었던 사람이다. 세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란 뒤에야 다시 사진기를 들었으나 여전히 ‘사진가’라는 호칭보다 ‘엄마’라는 호칭으로 더 자주 불리는. 이제는, 삼수하는 딸을 위해 학원 앞에 차를 세우고 기다리는 여성이다. 그녀는 아이를 기다리며 생각한다. ‘엄마가 되기 위해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전통 기록유산 속 한문 문장을 자동으로 분절해 주는 ‘고문헌 한문 자동 문장 분절’ 프로그램이 곧 공개된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2022년부터 국학자료를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AI) 기반 자동번역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고문헌 문자인식(OCR) 프로그램에 이어, 자동으로 문장을 분절해 주는 프로그램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에 따르면, 본 인공지능 기반 고문헌 자동 문장 분절 프로그램의 정확도는 약 90% 이상이라고 밝혔다. 국학자료 자동번역 프로그램으로 가기 위한 단계적 접근 전통 기록유산은 대부분 한문으로 기술되었기 때문에 일반인은 접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 활용을 위해서는 디지털 텍스트화와 한글 번역이 필수적이다. 63만여 점 소장하여 국내 가장 많은 기록유산 소장 기관인 한국국학진흥원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동번역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하면서 전통 기록유산에 대한 디지털화와 번역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소장자료를 기반으로 원문자료의 자동 인식부터 문장 분절, 한글 번역까지 일련의 과정을 인공지능을 통해 자동화시킬 계획이다. 이번에 공개한 ‘고문헌 자동 문장 분절 프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12월 19일 저녁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제176회 미술품 경매>는 낙찰률 68%, 낙찰 총액 약 53억 원을 기록하며 마무리됐다. 환수의 의미를 가진 작품으로 큰 관심을 받았던 안중근 의사의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龍虎之雄勢豈作蚓猫之態)>는 19억 5000만 원의 낙찰가를 기록해 국내 경매 사상 안중근 의사 유묵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그 밖에도 <독립운동가 최전구 초상 및 관련유물>, <백자청화진사투각산수화훼문사각필통> 등 고미술품과 앤디 워홀, 박서보, 정상화 등 국내외 근현대미술 거장의 작품이 이번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았다. ㆍ 처음 공개된 안중근 의사 유묵 낙찰가 19억 5000만 원…국내 경매 최고가 기록 경신 ‘제176회 미술품 경매’에 출품된 안중근 의사의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는 이날 19억 5,000만원에 낙찰되며 지난 2018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낙찰된 <승피백운지우제향의(乘彼白雲至于帝鄕矣)>가 올린 최고가 기록(7억 5000만 원)을 다시 썼다. 이 작품은 ‘용과 호랑이의 용맹하고 웅장한 형세를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의 모습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2024년 갑진년(甲辰年) ‘용의 해’를 맞이해 《한국민속상징사전》 ‘용 편’을 펴냈다. 이번 사전은 한국 민속문화 속에 깃들여 있는 용의 다채로운 모습과 상징을 총망라하였다. 용은 십이지 동물 가운데 유일한 상상의 동물이며, 변화무쌍한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존재로 왕권과 권력, 수신과 풍요를 상징한다. 2024년은 ‘청룡의 해’로 청룡(靑龍)은 동쪽 방위를 지키는 수호신이자 만물이 근원인 물을 관장하는 수신(水神)의 성격이 강하다. 갑진년 청룡의 청량하고 신성한 기운을 듬뿍 받아 활기차게 비상하기를 기대해 본다. □ 건국신화부터 속담까지 민속문화 속 용의 상징을 집대성 용 상징사전은 신앙, 설화, 놀이, 그림, 건축, 복식, 풍수로 범주를 나눠 용에 대한 관념과 상징을 조망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더불어 그림, 도판 등 다양한 시각 자료도 함께 수록하여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한국의 용에 대한 첫 기록은 주몽, 박혁거세 등 건국신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용왕도, 농기 등 그림에는 친근하고 익살스러운 형상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얼음이 갈라진 모습을 ‘용의 짓’으로 보고 그해 풍흉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오는 12월 22일(금)에 ‘우리 작은 설, 동지(冬至)를 아세(亞歲)!’ 행사를 연다. 이번 행사는 우리 민족의 전통 명절인 동지와 관련한 세시풍속 체험 운영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즐거움과 더불어 문화 이해와 확산을 꾀하고자 기획된 것으로, 국립민속박물관 본관과 어린이박물관, 파주관에서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였다. 이번 행사에 관한 상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작은 설, 동지(冬至) 이야기 동지는 24절기의 22번째 절기로, 일 년 가운데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또는 ‘작은설’이라고 불렀다. 이는 동지를 기점으로 점차 낮이 길어지는데, 이것을 태양의 부활로 본 것과 관계가 깊다. 우리나라의 동지 풍속을 보면 동짓날 궁중에서는 관상감에서 만든 책력을 백관에게 나누어 주었고, 백관들은 하사받은 책력을 다시 친지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민간에서는 벽사(辟邪)의 의미로 동지에 팥죽을 쑤어 사당에 올리는 동지고사를 지냈고 집안의 여러 곳에 팥죽을 뿌렸다. 또한 웃어른의 장수를 기원하며 버선을 지어 드리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우리의 세시풍속에 담긴 의미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물질문화 관련 학술지인 《생활문물연구》 제37호를 펴냈다. 《생활문물연구》는 물질문화와 관련된 연구논문, 조사 보고, 자료소개, 서평 등을 소개하는 학술지로서 국립민속박물관 직원들의 연구역량을 보여준다. 보존과학 관련 1편, 미술사학 관련 1편, 역사학 관련 2편, 자료소개 2편의 논문을 게재하면서, 중요 소장품을 다양한 관점으로 조망하고 있다. ‘축판(祝板)’에 담긴 새로운 이야기, 조선의 축문을 엿보다 「조선 후기 축판에 대한 일고찰」에서는 축판의 유래를 정리하고, 나아가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축판의 크기와 형태를 살펴본다. 축판은 제사에서 읽는 축문을 얹어놓는 나무판으로, 제사가 끝나고 나면 축문은 불태우고 축판은 제기들과 함께 보관하였다. 이 논문에서는 여러 축문이 기록된 축판을 중심으로 축판의 활용을 살펴보면서 조선 후기 상제례에 썼던 실제적인 축판의 사용을 탐구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축판의 특징인 축판 안쪽의 축문이나 고사 등을 통해서 다양한 축판의 활용과 더불어 축문의 주요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고령에서 외친 인민의 목소리, 지방자치를 꿈꾸다 「근대 민회(民會)의 설립과 운영 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