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그 친구들을 만난 것은 지난 8월 15일(한국시각으로는 8월 16일), 제73회 광복절 기념식이 열린 로스앤젤레스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에서였다. 미국 동포들은 어떻게 광복절을 맞이하는 걸까? 난생처음으로 로스앤젤레스에서 광복절을 맞이한 기자는 그날 로스앤젤레스한인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광복 73돌 기념, 광복절 경축 기념식’에 참석했었다. 나성(羅城)이란 로스앤젤레스를 한자로 부르는 말로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는 1906년 5월 10일 한국인들이 설립한 최초의 교회다. 특히 이곳은 바로 옆에 있는 미주 독립운동의 1번지 대한인국민회(이사장 배국희)와 나란히 마주하고 있는 곳으로 초기 이민자들의 애환과 독립운동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하던 역사적인 곳이다. 광복절 기념식은 고국에서와 별반 다르지 않았으나 특이한 것은 애국가와 미국국가를 함께 부른다는 점이고, 고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한 경축사를 대독(김완중 LA총영사)한다는 점 등이다. 그런데 바로 이날 기념식 도중에 이 친구들이 등장했다. 단상에 자전거를 올려놓은 이 친구들은 다름 아닌 광복절 특별 손님으로 초대를 받은 대학생들이었다. 이 친구들을 위해 마련한 ‘특별순서 &l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스코필드 박사님을 아시나요? 스코필드 박사님은 작은 고모님(노순경 지사)이 서대문형무소에 있을 때 면회한 분이십니다. 작은 고모님은 이화학당의 유관순을 스코필드 박사님에게 소개했지요. 유관순의 가슴에는 1933이라는 죄수번호가 붙어 있었다고 했습니다. 작은 고모님이 수감되어 있던 감방은 ‘여자감방 8호실’이라는 표지가 붙어있었으며 스코필드 박사님은 형무소 간수들에게 8호실 사람들을 특히 잘 봐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다고 이 자료에 쓰여 있습니다.” 이는 여성독립운동가인 노순경 지사의 조카인 노영덕(75살) 씨의 증언이다. 노영덕 씨를 만난 것은 뜻밖의 장소로 로스앤젤레스 가든스윗호텔에서였다. 지난 8월 16일(현지시각) 저녁 6시, 기자는 가든스윗호텔에서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이사장 배국희) 주최로 ‘우리는 여성독립운동가를 아는가?’라는 강연을 하기로 되어있었다. 이날 강연장에 일찌감치 나간 기자는 강연을 위한 자료를 검토 중에 자신을 노순경(1901-1979) 지사의 조카라고 소개하는 중년 여성을 만났다. 노영덕 씨와 통성명을 하고 보니 75살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젊어 보였는데 그는 행사장 테이블 위에 가족의 독립운동자료
[우리문화신문=이윤옥기자] “저는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고, 할 수 있는 것을 합니다. 무채색의 잘 정돈된 세련된 느낌의 공간과 대비되는 아무렇게나 만들어진 혹은 이상한, 하지만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주는 작업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관람객이 작품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윤하 작가의 말 가운데서- 무더위 속에서 떠오르는 말은 ‘바캉스’라는 말 밖에 없다는 소리가 이구동성으로 들리는 가운데 정말 ‘바캉스’에 어울리는 작품들이 선보이는 곳이 있어 어제 다녀왔다. 플랫폼엘(강남구 언주로 133길 11)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베케이션랜드(Vacationland)’ 의 작품들은 하나 같이 시각적인 시원함을 선사해준다. 흔히 설치작품을 두고 이해하기 어렵다고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베케이션랜드’에 출품된 작품들은 언제, 누가 보아도 알기 쉽고 흥미로운 작품들이다. 전시 제목인 ‘베케이션랜드’는 휴양지, 관광지, 명승고적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는 말로 관람객들이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 감상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관람객들이 전시된 작품을 통해 시각적, 신체적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LA 리틀도쿄(일본거리)는 우리의 숙소였던 에지먼트 200번지 근처에 있는 지하철을 타고 5개 역을 지나 엘에이시청 (CITY OF LOS ANGELES)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으면 다다르는 곳에 있었다. 8월 9일(현지시각)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는 시각에 리틀도쿄 거리에 도착했다. 말처럼 이곳이 일본인 거리라고 느껴질 만큼 일본어 간판이 즐비할 줄 알았는데 실상은 변변한 간판 하나 안보여 ‘혹시 잘 못 찾았나?’ 싶을 정도였다. 두리번거리다가 리틀도쿄 안내소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미국에서 영어 실력이 딸리던 나에게 ‘일본어를 할 줄 아는’ 나로서는 마치 친정집에 온양 이것저것 상황을 물을 수 있어 좋았다. “중심거리는 방금 들어오신 그 길입니다. 리틀도쿄는 3블록의 거리가 있어요. 첫 번째 거리가 가장 번화하고요. 두 번째 거리도 볼만합니다만 세 번째 거리는 안 가시는 게 좋습니다. 볼 것도 없고 약간 위험하거든요.” 일본인 안내원은 친절하게 리틀도쿄 지도를 꺼내어 볼만한 곳을 소개해주었다. 그러나 설명대로 나와 가장 번화하다는 거리를 걸어보았지만 이건 숫제 실망스러웠다. 라멘(라면)집 몇 개가 고작일 뿐이었다. 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백년편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2019년)을 맞아 쓰는 편지글 형식의 글입니다. 2019년 4월 13일까지 계속 접수를 받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문의 : 02 -733-5027】 병약한 몸으로 대한애국부인회에서 활약한 신의경 지사님께 ! “어머니! 지금 우리는 세계열강에 독립을 호소하고 나라를 찾을 때입니다. 국민 모두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나서야 합니다.” 이는 신의경 지사님께서 어머니 신마리아 여사에게 건넨 말이라고 들었습니다. 신의경 지사님이 일제 경찰에 잡혀가기 일주일 전, 정신여고 교감이던 어머님께서는 이미 그 조짐을 눈치 채고 따님인 지사님께 각별히 몸조심하라고 하셨다지요? 세상 그 어느 어머니가 자신의 딸이 일제 경찰에 잡혀가길 바랐겠습니까? 당시에 신의경 지사님은 어머니와 함께 정신여학교에 함께 근무하고 계셨기에 더더욱 어머니의 마음은 노심초사였을 것입니다. 지사님이 관여하고 있던 대한애국부인회가 정신여학교 구내에 사무실을 쓰고 있었으니 어머니의 걱정은 남달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신의경 지사님! 지사님은 어린 시절 몹시 병약하여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행여 병마에 목숨을 잃을까봐 애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처(처장 피우진)는 내년 3ㆍ1운동 및 임정 100주년을 앞두고 독립유공 포상자 14,879명(’18.8.14)을 더욱 효율적으로 기록ㆍ관리하기 위하여 <차세대 통합보훈시스템>에 등록ㆍ관리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포상 받은 독립유공자는 포상관리시스템을 통해 공훈 등기록ㆍ관리하고 그 가운데 보상받을 유족이 있는 경우에는 국가가 보상과 지원을 하기 위하여 별도 시스템을 통해 이원 관리해왔다. 하지만, 본인 및 유족에 따른 독립유공자 포상보다 정부 주도의 발굴 포상이 많아지면서 후손 발굴시 신속한 등록ㆍ지원이 가능하게 하기 위한 <통합관리>의 필요성이 제기 되었다. 이러한 <통합관리>가 가능했던 것은 국가가 직권으로 국가유공자 등록을 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16.5.29.)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통합관리>의 장점은 유족이 없는 독립유공자를 통합보훈시스템에 직권으로 등록함으로써 향후 국가가 이분들의 후손을 찾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이렇게 찾은 후손을 즉시 등록하여 신속하게 지원이 가능한데 있다. 내년 3ㆍ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국가보훈처는 모든 독립
[우리문화신문= 로스앤젤레스 이윤옥 기자] “외할머니(차인재 지사)는 매우 억척스런 분이셨습니다. 외할머니는 새크라멘토에서 식료품 가게를 하셨는데 새벽부터 밤까지 초인적인 일을 하시며 돈을 버셨지요. 그렇게 번 돈을 조국의 독립운동 자금으로 내신 것이지요. 제가 8살 무렵에 한글교실에 다녔는데 이것은 외할머니의 영향이었습니다. 외할머니는 제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돌아가셨습니다.” 이는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하신 차인재(1895-1971, 2018년 애족장)지사의 외손녀딸인 윤패트리셔(한국이름 윤자영, 71살) 씨가 한 말이다. 8월 13일(현지시각) 저녁 7시, 기자는 차인재 지사의 외손녀 윤패트리셔 씨가 살고 있는 헌팅턴비치의 조용한 단독주택을 찾았다. 윤패트리셔 집은 기자가 묵고 있는 LA코리아타운으로부터 승용차로 1시간 여 거리에 있는 헌팅턴비치 주택가로 이곳은 정원을 갖춘 2층짜리 집들이 즐비한 곳으로 조용하고 깔끔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방문 전에 기자는 전화로 미국에서 활동한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유적과 후손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에서 왔다고 밝히고 외할머니(차인재 지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외할머니 사진은 제가
[우리문화신문= 로스앤젤레스 이윤옥 기자] “오, 혜련! 나를 충심으로 사랑하는 혜련, 나를 얼마나 기다립니까? 나는 당신을 보고 싶은 생각이 더욱 더욱 간절하옵니다. 내 얼굴에 주름은 조금씩 늘고 머리에 흰털은 날로 더 많아 집니다. (중간 줄임) 당신은 나를 만남으로 편한 것보다 고(苦)가 많았고 즐거움 보다 설움이 많았는가 합니다. 속히 만날 마음도 간절하고 다시 만나서는 부부의 도를 극진히 해보겠다는 생각도 많습니다만 나의 몸은 이미 우리 국가와 민족에게 바치었으니 이 몸은 민족을 위하여 쓸 수밖에 없는 몸이라 당신에 대한 직분을 마음대로 못하옵니다.” - 1921년 7월 14일. 당신의 남편- 이는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이 중국 상해에서 미국에 남아있는 아내 이혜련(1884-1969) 지사에게 보낸 편지글 가운데 일부다. 어제 12일(현지시각) 찾은 LA 코리아타운 한복판에 있는 미 연방우정국 소속 ‘도산 안창호 우체국(3751 W. 6th St. LA)’ 에서 기자는 문득 남편 안창호 선생이 아내 이혜련 지사에게 보냈던 위 편지글이 떠올랐다. (현재 ‘도산 안창호 우체국’은 한인들의 미주 이민 100주년 기념으로 2004년 6월 연
[우리문화신문= 로스앤젤레스 이윤옥 기자] “증조할머니(임성실 지사)를 직접 뵌 적은 없습니다만 증조할머니께서 조국독립을 위해 쏟은 헌신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일입니다. 증조할머니에 대한 관심을 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는 여성독립운동가 임성실 지사의 증손녀인 머샤(Marsha Oh Bilodean, 62살) 씨가 한 말이다. 어제(11일, 현지시각) 오전 11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가든스윗 호텔에서는 미주지역의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모이는 ‘제73주년 광복절 및 도산 기념동상제막 17주년 합동 기념식 –파이오니어 소사이티 연례 오찬회-가 있었다. 해마다 갖는 여러 단체의 광복절 기념행사 보다 한발 앞서열린 어제 광복절 행사의 특징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라는 점과 이 행사를 개인(홍명기 회장)이 17년째 자비를 들여 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기자는 미국에서 이런 행사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런 기자가 이 행사에 참석하게 된 것은 순전히 미주지역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위한 취재가 계기가 되었다. 미주지역에서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은 여성독립운동가는 임성실, 차보석, 차인재, 공백순, 이성례 지사 등 모두 26명이다.(
[우리문화신문= 로스앤젤레스 이윤옥 기자] 모자, 숄, 스카프, 신발, 팔찌 등 원색이 주는 알록달록한 강렬한 색깔의 물건들을 파는 가게(노점상)들이 즐비한 이곳은 로스앤젤레스 유니온스테이션(유니온역) 근처에 자리한 초기 멕시코 이민자들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거리다. 이름이 좀 낯설지만 ‘엘 푸에블로 드’ 로스앤젤레스 주립역사공원(El Pueblo de Los Angeles Historical Monumen)은 유니온스테이션을 나와 큰 도로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관광명소다.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유서 깊은 철도역 가운데 하나인 유니온스테이션은 영화와 TV 드라마의 배경 뿐 아니라 결혼식장이나 콘서트장으로도 이용할 만큼 역사적인 곳이지만 역에서 걸어 5분이면 도착하는 멕시코 초기 유적지와 노점상들은 미국내 색다른 문화를 즐길 수 있다. 1781년 44명의 멕시코 이민자가 처음으로 정착한 이곳은 1930년 멕시코의 자취를 기념하기 위해 재건되었으며 1953년 주립 사적 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을 찾은 10일(현지시각) 낮, 꽤 무더운 날씨였지만 명소를 찾은 사람들로 상점거리는 제법 붐볐다. 이곳에 자리한 27개 빌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