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느 날 밖을 내다보았는데 달도 별도 보이지 않고 하늘이 온통 구름에 덮여 있다면 우리는 어떤 밤을 맞게 될까요? 이럴 때 쓰면 아주 좋은 토박이말이 있습니다. 바로 ‘구름밤’입니다. ‘구름밤’은 말 그대로 ‘구름이 끼어 어두운 밤’을 뜻합니다. 참 꾸밈없고 쉬운 말이지요? 하지만 이 짧은 낱말 속에는 깊고 아늑한 밤의 바람빛(풍경)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달빛이 환한 '달밤', 별빛이 쏟아지는 '별밤'과는 달리 '구름밤'은 누리의 모든 빛을 구름이 포근한 이불처럼 덮어버린 밤입니다. 빛이 사라진 어둠 속에서는 다른 것들이 더욱 또렷해집니다. 풀벌레 소리가 마음에 더 가까이 와닿고, 멀리서 짖는 개 짖는 소리가 더욱 아련하게 들려옵니다. 온 누리가 조용히 잠든 듯한 고요 속에서 제몸과 오롯이 마주하게 되는 밤이기도 합니다. 옛 어른들은 이런 구름밤에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아마 아제(내일)의 날씨를 걱정하기도 하고, 어둠이 짙으니 일찍 잠자리에 들어 고된 몸을 쉬셨을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구름밤이라 뜰 안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했다.” “모처럼 마실 가려던 걸음이 궂은 구름밤 때문에 멈칫했다.” “구름밤이 깊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지난 8월 25일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 심의를 거쳐 차기(2026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등재신청 대상으로 「단원고 4.16 아카이브」와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을 확정하고, 9월 12일 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위원회에 제출했다.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프로그램에 따라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에서 시행하는 목록으로, 국내 기록물 6건(한국의 편액, 만인의 청원 만인소, 조선왕조 궁중현판, 삼국유사, 내방가사, 태안유류피해극복기록물)이 등재되어 있음.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은 한반도 전통 조리 지식에 대한 기록물이다. 《수운잡방》은 민간에서 쓰인 최초의 조리서로 역사적 값어치를 인정받아 2021년 보물로 지정되었고, 《음식디미방》은 양반가 여성이 쓴 현전하는 가장 오래되고 온전한 형태의 한글 조리서로, 여성이 지식의 전승에 이바지했음을 보여주는 기록물이다. 「단원고 4.16 아카이브」는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생전 일상과 국민의 추모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강대금)은 오는 10월 국악 공연의 제작 과정을 심도 있게 다루는 「2025 국립국악원 공연 제작 워크숍」을 연다. 이번 프로그램은 공연 기획자ㆍ연출가ㆍ배우 등 제작진이 직접 참여하여 창작 과정을 공유하고, 전통예술 기반 창·제작자를 육성하기 위한 실무 중심의 교육형 워크숍으로 꾸며진다. 워크숍은 10월 15일(수)과 10월 23일(목) 낮 1시, 국립국악원 대회의실과 예인마루 세미나실에서 진행되며 국립국악원의 대표 창작 공연인 <필운대풍류>와 <왔소! 배뱅>의 제작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참가자는 공연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기획 배경과 창작 과정, 무대화 방식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으며, 제작진과의 대담을 통해 공연 제작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10월 15일 열리는 첫 번째 연구회는 정악단의 창작 공연 <필운대풍류>를 주제로 한다. <필운대풍류>는 조선 후기 인왕산 자락 ‘필운대’에서 풍류객들이 즐겼던 음악과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전통 정가(正歌)의 음악적 특성과 풍류 공간의 의미를 무대에 옮겨 담은 공연이다. 이번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