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새털구름 말려 없어지는 아득한 바다 한가운데 동편 바다에서 상서로운 해가 막 떠오르려네 새벽 기운이 먼저 붉은빛으로부터 나오는데 멀리 두른 밝은 광채 자미성에 통하네 인간 세상에 드리워 견줄만한 보배 없으니 봉래 제일의 궁이라 불러주게 되었나 보다 무엇보다 남은 생의 영광 오로지 내게 비춘다 해도 솜옷 걸쳤으니, 누가 뛰어난 바느질 솜씨 알아주겠는가? 이는 제주 목사 이형상(李衡祥)이 제주 성산에서 해돋이를 보며 김상헌 시에 차운하여 지은 시입니다. 이형상은 제주에 목사로 부임하여 곳곳을 돌아보고 남긴 중요한 순간들을 1703년 화공(畫工) 김남길(金南吉)에게 그리게 한 화첩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국립제주박물관 소장》를 펴냈습니다. 《탐라순력도》에는 성산에 올라 해돋이를 보았던 순간을 그린 장면이 <성산관일(城山觀日)>에 담겨 있으며, 정방탐승(正方探勝), 귤림풍악(橘林風樂), 우도점마(牛島點馬), 제주조점(濟州操點) 등 곳곳을 돌아보는 그림 28쪽이 들어 있지요. 험준한 절벽에 나무 사닥다리로 어렵게 올라간 정상에서 그는 마치 연꽃이 바다에서 나와 공중에 걸려 있는 모습으로 해돋이의 순간을 기억했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시 남산골한옥마을(중구 퇴계로34길 28)은 한식(寒食)을 맞아 4월 4일(토) ‘2026 남산골 세시절기 <한식>’을 연다. 이번 행사는 한식의 유래와 풍습을 바탕으로 시민들이 체험과 참여를 통해 절기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한식(寒食)’은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로, 불 사용을 금하고 찬음식을 먹는 풍습과 조상을 기리는 성묘 풍습에서 유래한 절기다. 행사 당일에는 봄나물과 쑥을 활용한 음식 문화 체험을 비롯해 테라리움(습도를 지닌 투명한 용기 속에 식물을 재배하는 것) 만들기, 투란희, 한식 퀴즈 이벤트 등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유료 체험 프로그램은 남산골한옥마을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할 수 있으며, 잔여석만 현장 접수할 수 있다. 음식 문화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찬 음식을 먹는 한식 풍습을 따라 제철 봄나물을 활용한 차림과 쑥 후식을 직접 만들어 보며 절기음식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봄나물 시식 수업’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선보이는 창작자 ‘후암동삼층집’이 진행하며, ‘쑥 후식 만들기’는 충무로지역상점과 연계해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테라리움 만들기’는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시 남산골한옥마을(중구 퇴계로34길 28)에서 오는 4월 3일(금)부터 10월 25일(일)까지 <남산골 전통체험-예술가의 시간>을 운영한다. <남산골 전통체험-예술가의 시간>은 전통가옥을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한옥 공간 안에서 직접 만들고, 맛보고, 배우며 전통문화를 몸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남산골한옥마을의 대표 체험 프로그램이다. 특히 올해는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기존 프로그램을 전면 재정비하고 새로운 체험을 포함해 모두 8종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개인 대상 체험은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규방공예, 보자기공예, 자개공예, 한지공예, 다과 만들기, 장신구 만들기, 활 만들기 등 7종이다.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단체 대상 프로그램인 다례·예절교실을 별도로 운영한다. 새롭게 선보이는 새로운 체험은 모두 4종이다. ▴규방공예는 버선 열쇠고리과 액막이 북어 등 전통의 색감과 상징을 담은 소품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보자기공예는 전통 미감을 살린 보자기 가방과 포장 체험으로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전통 공예를 경험할 수 있다. ▴다과 만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박판용)은 <2026년 개막공연 산화비(山火賁)>(부제: 무형유산 예술로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다)를 오는 4월 11일(토) 저녁 4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전북 전주시)에서 연다. 이번 공연에서는 최근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방탄소년단(BTS)의 새 앨범 ‘아리랑’ 등 한국적 소재와 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피리정악과 대취타, 태평무, 서도소리, 갓일, 금박장, 굿, 북청사자놀음, 종묘제례악과 일무 등 다양한 국가무형유산 종목들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다. 공연 제목 <산화비(山火賁)>는 주역의 22번째 괘에서 착안하였으며, ‘본질 위의 단정한 아름다움’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무형유산이 가진 본연의 빛남을 관객들에게 선사하여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고자 하는 바람을 상징한다. 공연은 무형유산이 오늘날 예술로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두 7개의 주제(숨ㆍ소리ㆍ선ㆍ빛ㆍ판ㆍ예ㆍ화합)로 구성된다. * 주역(周易): 음양과 64괘의 상징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변화 원리를 설명한 동양의 고전 먼저, ‘피리정악과 대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2025년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과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을 받으며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주목을 받는 공놀이클럽이 2026년 상반기, 새 작품 두 편을 연달아 선보이며 창작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 과감한 신작 잇기의 첫 포문을 여는 작품은 4월 개막하는 <광인일기>다. 이어지는 5월에는 또 다른 신작 <미미의 미미한 연애>가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사회와 개인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조망하는 두 작품을 통해 공놀이클럽은 동시대적 감각을 다층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식인’에서 ‘혐오’로 – 고전을 통해 드러나는 지금의 얼굴 공놀이클럽의 신작 연극 <광인일기>는 2026년 4월 24일부터 5월 3일까지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작품은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2025년 제8회 중국희곡 낭독공연에서 공개되며 전석 매진을 기록,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낭독의 틀을 깨는 압도적인 에너지로 '실연 수준의 완성도'라는 찬사를 받았던 <광인일기>는, 이번 본 공연을 통해 한층 깊어진 무대 언어를 선보인다. <광인일기>는 중국 현대문학의 효시로 꼽히는 루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오는 4월 11일(토) 낮 3시, 박물관 내 강당에서 가족 뮤지컬 <콩쥐팥쥐>를 한다. 이번 공연은 ‘문화가 있는 날’ 주간과 연계하여 평일 관람이 어려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주말 문화 누림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되었다. 특히 전북지역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콩쥐팥쥐 설화 내용을 뮤지컬로 만나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을 맡은 ‘달밤엔컴퍼니’는 대학로의 실력 있는 극단으로, 전래동화 <콩쥐팥쥐>를 현대적 감성과 마당극 형식으로 재해석했다. 작품은 새엄마와 팥쥐의 구박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콩쥐의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권선징악’의 교훈과 올바른 가치관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우리 가락과 노래의 조화는 물론, 발레부터 탈춤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경극 패러디와 관객 소통 요소를 더해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 관객들에게도 큰 웃음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 관람은 없으며, 원활한 관람을 위해 사전 예약을 진행한다. 사전 예약은 4월 3일(금) 아침 10시부터 4월 10일(금) 낮 3시까지 박물관 누리집(jeonj
[우리문화신문=손병철 박사/시인] 고구려의 차를 말하려 하면, 우리는 먼저 글을 찾게 된다. 그러나 막상 펼쳐보면 정사(正史)의 문장 속에는 차에 대한 분명한 기록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우리 앞에 먼저 다가오는 것은 뜻밖에도 ‘그림’이다. 벽에 남은 색채와 선, 곧 고분벽화(古墳壁畵)다. 이 벽화들은 말없이 많은 것을 전한다. 고구려의 차는 문헌보다 먼저 그림 속에서 말을 건다. 오늘날 영문 자료인 [고구려 고분벽화(Koguryo Tomb Murals)]에서는 연회 장면 속 인물들을 두고 “고인이 된 주인과 함께 차를 마시는 모습(drinking tea with the deceased master)"이라 하거나, “고인이 된 주인과 그의 두 아내가 차를 마시는 장면(the deceased master and his two wives are drinking tea)"이라 설명한다. 또한 유네스코(UNESCO) 국제 보존기관의 보고서에서도 “무덤의 주인이 차를 마시는 모습(tomb-owner drinking tea)"이라는 표현이 반복되어 나타난다. 이러한 서술은 단순한 번역상의 선택이라기보다, 그 장면에 담긴 생활과 의례의 형식을 ‘차(tea)’라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들리는 기별들에서는 오해와 미움이 뒤얽혀 서로를 할퀴거나 다치게 하는 일들이 이어지고, 사람들 사이의 거리는 갈수록 멀어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직 세상은 따뜻한 곳인지를 되묻곤 합니다. 이 물음에 조용히 답을 해 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국가유공자들에게 따뜻한 국밥을 대접하며 봉사를 이어 가고 있는 한 식당 사장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대단한 일을 하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애쓴 분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도 제대로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식당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듯 국가유공자들을 반갑게 맞아 따뜻한 국밥을 내어 드리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누군가는 큰돈을 내 놓고, 누군가는 시간을 내어 이바지를 합니다. 하지만 이 사장님의 모습이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까닭은 정성 때문일 것입니다. 국밥 한 그릇을 내어 드리면서도 밥맛은 괜찮은지 살피고, 불편한 곳은 없는지 묻고,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서 우리는 사람을 바라보는 그 분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떠오른 토박이말이 바로 ‘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며칠 전 여행사 손 사장을 통해 작년에 방문했던 한국의 다른 답사단이 이곳 동이박물관을 비판하는 논문을 발표한 일로, 우리 답사단 역시 출입 금지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입장은 허가되었으나 사진 촬영은 절대 금지이다. 박물관 입구에서 카메라까지 압수당해 보관함에 맡긴 뒤에야 입장하였다. 직원 8명이 앞뒤로 밀착하여 감시하고, 심지어 우리 일행을 사진 촬영하여 무척 기분이 나빴다. 서둘러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동이문화박물관(东夷文化博物馆) : 입구에 들어오니 안내 배너에 사진 촬영 금지와 학술적 인용 금지 문구가 있다. 전시관 중앙 벽면의 대형 봉황과 태호 복희, 소호 금천, 치우, 대순(순임금)의 초상을 배치하여 동이 문화가 산동에서 발생했음을 강조하고 있었다. 전시관은 벽화와 여러 고증을 제시하며, 대문구문화(B.C. 4,100~B.C. 2,600), 용산문화, 악석문화(B.C. 2,600~B.C. 2,000) 등 신석기 시대부터 한나라 이전까지의 토기와 석기 유물을 다루고 있다. 특히 발굴 현장 모형을 유리 바닥 아래로 설치해 관람객이 그 위를 걷도록 한 구성이 눈에 띄었다. 농경 관련 돌칼, 활촉, 토기 등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은 미술 전문 매체 ‘아트뉴스페이퍼(The Art Newspaper)’가 지난 3월 31일 발표한 ‘2025년 세계 박물관 관람객 조사’에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2025년 연간 관람객 수는 6,507,483명으로, 루브르 박물관(9,046,000명), 바티칸 박물관(6,933,822명)에 이어 전 세계 박물관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특히 영국박물관(6,440,120명),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5,984,091명) 등 세계 유수의 기관을 제치고 거둔 성과로, 이는 한국 문화유산에 대한 나라 안팎의 높은 관심과 위상을 보여준다. 아트뉴스페이퍼에 따르면 “가장 눈부신 증가세는 한국에서 나타났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은 2024년 380만 명에서 2025년 650만 명으로 70% 이상 급증했으며, 이는 우리가 관측한 사례 가운데 절대 증가 규모 기준으로도 손꼽히는 수준”이라고 분석하며, “진주ㆍ경주ㆍ청주ㆍ부여ㆍ익산에 있는 국립박물관 분관들 역시 의미 있는 증가세를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MMCA Seoul)은 28% 늘어 210만 명을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