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흔히 일본을 마츠리의 나라(祭りの國)라고 할 정도로 어디를 가나 마츠리(matsuri)를 자주 만나게 된다. 그 가운데 천년 고도인 교토에도 유명한 마츠리가 많은데 특히 교토의 3대마츠리라고 하면 5월 15일 아오이마츠리, 7월17일 기온마츠리, 10월 22일 지다이마츠리를 꼽는다. 천년 고도답게 역사적인 유적지가 많은데 이들 유적지가 하드웨어와 같은 것이라면 마츠리는 살아 숨 쉬는 전승 문화유산이다. 이미 천 년 전부터 계획도시로 자리 잡은 교토는 고전과 현대를 잘 조화시킨 덕에 외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일본 도시 가운데 으뜸으로 꼽는 곳이다. 그만큼 도시 구성원들이 천년 고도에 대한 경(京)의식이 강하다. 대표적인 경과자(京菓子)라든가 경요리(京料理)도 교토만의 독특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葵祭)는 고대 한반도와 관련이 있는 하타씨 일족과 관계가 깊은 가모씨(賀茂氏)와 조정(朝廷)의 행사로 당시 이를 보러 오는 사람들의 주류는 귀족들이라 귀족 마츠리라고도 불렸으며 한편으로는 가모신사의 마츠리라해서 가모마츠리(賀茂祭)로도 불렸다. ▲ 마츠리 참여자와 행사용 소품에 쓰이는 아오이 식물
[그린경제/얼레빗 = 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 속풀이에서는 1934년, 조선성악연구회가 창립되면서 각색이나 연출의 개념을 도입한 창극이 보다 활발해지기 시작하였다는 이야기, 1940년대 말 여성국극단들이 조직되면서 1950년대는 가히 국극의 시대라 할 만큼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는 이야기, 1948년에 결성된 여성국악동호회의 주요 인물들로는 박녹주, 박귀희, 김소희, 박초월, 임유앵, 신숙, 임춘앵, 등 그 외에도 많은 판소리 여류명창들이 중심이었다는 점을 얘기했다. 또 일본은 1913년부터 다카라즈카 가극단이 있었고 중국도 1927년부터 여성들만의 극단이 존재해 오고 있다는 점, 대표적인 창극단체로는 햇님국극단, 여성국악동지사 낭자국악단 여성국극협회 우리국악단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이들은 흥행이나 인기에 따라 대표자의 명의나 소속 단원들의 변동이 잦아 그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점, 임춘앵의 대표작품이었던 목동과 공주를 국도극장에 올렸을 당시 을지로 4가 일대가 교통이 마비되어 기마경찰이 동원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릴 정도로 대중적 인기가 대단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1950년대 여성국극의 인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회고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슬슬 한국은 5월 5일 어린이날이 다가온다. 올해는 세월호 참극으로 인해 크고 작은 행사들이 취소되고 있고 어린이날 행사도 마찬가지라는 소식이다. 축소되거나 취소되지 않는다 해도 딱히 한국의 어린이날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없다. 그러나 일본은 이날 잉어날리기를 한다. 살아있는 잉어를 날리는 게 아니라 비닐 따위로 만든 형형색색의 잉어를 날리는 것으로 이를 고이노보리(鯉のぼり)라고 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하고많은 물고기 가운데 잉어모양일까? 이는 중국 후한서(後漢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중국 황하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 용(龍)이라 불리는 폭포가 있었는데 이 폭포를 향해 수많은 물고기가 뛰어오르려고 하지만 그 가운데서 잉어란 놈만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중국인들은 잉어를 입신출세의 상징으로 여겼다. 일본에서 고이노보리는 에도시대(江戶時代.1603-1868)에 무사집안에서 시작된 단오풍습으로 음력 5월 5일 무렵 사내아이의 출세를 기원하여 집안 마당에 높은 막대기를 세우고 거기에 길게 늘어뜨린 모형잉어 장식을 달아 둔 것이 그 유래다. 물론 지금은 양력 5월 5일에 이 행사를 하지만 일본에서의 입신출세란 아무
[그린경제/얼레빗 = 서한범 명예교수] 지금 속풀이는 소리극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 지난주에는 창극이 1900년대 전후에 시작되었다는 이야기, 광무(光武)초부터 서울 동대문 안에 협률사(協律社)가 자리를 잡고 일반 흥행을 하고 있었는데, 그 후 그 자리에 광무대(光武臺)가 세워지면서 이를 속칭 광무대 협률사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 이전의 1인 창극조였던 판소리는 분창의 형식, 즉 대화창의 형식으로 발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또 협률사에서 판소리와 경서도 명창 170여명이 1902년 가을로 예정되었던 고종의 칭경식을 준비하였으나 전염병이 돌고, 영친왕(英親王)의 천연두, 농황사정이 여의치 않은 점, 러시아와 일본의 관계 악화 등으로 다음해에 예식만 간단하게 치루었다는 이야기, 협률사는 원각사로 바뀌었고 동대문 곁에 광무대, 사동에 연흥사(演興社), 낙원동에 장안사(長安社), 종로에 단성사(團成社)등 본격적인 대중 공연장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으며 대부분의 극장에서는 판소리를 변형시킨 창극의 시도와 함께, 낮에는 뚝섬이나 왕십리의 선소리패나 농악패들을 불러 볼거리를 제공하였다는 이야기 등도 하였다. 1934년,《조선성악연구회》가 창립되면서 많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어제 도쿄 고려박물관 조선여성사연구회 회원들이 한국을 찾았다. 바쁜 일정 가운데 경동시장을 보고 싶어해서 함께 다녀왔다. 시장 안에 들어서니 수북하게 쌓인 인삼이 눈에 들어온다. 일본에 있을 때 지인에게 삼계탕을 만들어 주려고 인삼 한 뿌리를 사기 위해 동경 시내를 다 뒤지던 일이 떠오른다. 그러고도 결국 사지 못하고 요코하마까지 가서 말라비틀어진 인삼 한 뿌리를 사고 감격했던 기억이 새롭다. 사정이 그러하니 산처럼 쌓아놓고 파는 인삼이 일본인 눈에 신기하기도 할 것이다. 인삼만 흔한 게 아니다. 가게마다 수북한 생삼과 산마, 칡뿌리를 비롯하여 구기자, 오미자, 하수오, 민들레, 옥수수수염 따위는 물론이고 말린 지네 묶음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시장을 둘러본 와타나베 씨 일행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허준의 후손들이라 그럴까? 한방의료나 한약이 발달하지 않은 일본과 달리 한국인은 별의별 것을 다 약재로 쓴다. 약재뿐만이 아니라 차만 해도 그렇다. 뽕나무 잎이나 감나무 같은 과일나무의 잎사귀는 물론이고 대추차, 생강차, 둥굴레 차 등 셀 수 없는 재료를 차로 만들어 마신다. 와타나베 씨 일행은 이 가게 저 가게
[그린경제/얼레빗 = 서한범 명예교수] 공연 예술인들의 우수한 창작국악극을 발굴하기 위해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는 제1회 창작국악극 대상을 가진바 있고, 이와 관련한 세미나에서 필자는 창작국악극이라는 의미가새로 지은 국악을 기반으로 하여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는 연극이라는 명칭임에도 아직은 생소하고 어색한 용어라고 했다. 기존의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제작된 창극과는 무엇이 다른가? 이 명칭이 기존의 경서도 소리극, 정가극, 재담극, 기타 동요나 국악풍의 극을 두루 포괄하는 이름인가? 출품된 공연들의 이름은 뮤지컬이나 국악뮤지컬이 많았고, 판소리 뮤지컬이라는 이름도, 판소리 음악극이라는 이름도, 판소리극이라는 이름도 있는가 하면, 음악극, 악극, 소리극, 창극, 창작창극, 정가극, 마당극, 연희극, 연극, 총체극, 인형극, 가무극, 국극, 국악극, 등 20여 종으로 매우 다양하였다. 서양음악에서는 대본을 바탕으로 한 가창중심의 음악극을 오페라(opera)라고 부르는데 연극적 대사가 들어가지 않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그러므로 연극적 대사가 많이 삽입되어 있는 오페렛타나 뮤지컬과는 구별해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인 개념인 것이다. 초창기에는 오페라도 dramm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손바닥만 한 가게에서 만드는 양갱이 일본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에는 별로 양갱이 인기가 없지만 일본 동경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키치죠지에는 양갱 하나를 사먹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연일 북적인다. 키치죠지라고 하면 1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상점들이 줄지어선 곳으로 상점들 대부분이 규모가 작다. 우리로 치면 전통시장이라고나 할까? 통로도 좁은 이 상점가가 생긴 것은 패전 이후다. 하지만 이곳도 서서히 재개발 붐이 일어 하나둘씩 산뜻한 모습으로 탈바꿈해가고 있다. 이 상점가 한 꼭지에는 일본 화과자(和菓子) 가게 고자나(小ざさ)가 있는데 1평 크기다. 그런데 이 가게의 양갱을 사기 위해서 보통 새벽 4시부터 줄을 선다니 보통 인기가 아니다. 그런데도 하루 150개 한정품으로 팔고 있다. 이렇게 가게가 잘되면 흔히 가게를 늘리고 현대식 설비로 대량 생산을 할 법도 한데 고자나는 다르다. 절대 가게를 늘리지 않을뿐더러 하루 만들어 내는 량도 예전 그대로 150개다. 사먹는 사람들은 좀 감질이 나겠지만 그 까닭은 양갱의 주재료인 팥에 있다. 이 가게에서 쓰는 팥은 한 알 한 알 고르다 시피 해서 선별된 것만을 쓴다
[그린경제/얼레빗 = 서한범 명예교수] 지난 주 까지 서도소리를 기본으로 하는 소리극 이야기를 하였다. 이은관과 박준영, 박정욱 등에 의한 배배이굿, 유지숙의 항두계놀이나 추풍감별곡, 김경배의 평강공주와 온달장군, 이춘목, 김광숙의 배치기 팔도강산 소리여행 황진이 산은 옛산이로되, 한명순의 평양다리굿 등을 소개 하였다. 그 밖에도 줄거리나 대사, 노래들은 소개되어 있으나 아직 무대화 되지 못한 작품들로 도미의 아내,배비장타령,이춘풍전,장한몽,정선의 애화 등이 있는데, 이러한 소리들도 소리극화 되기를 기대해 본다는 이야기, 특히 김경배가 해마다 공연해 온 평강공주와 온달장군의 이야기 등을 하였다. 평안도나 황해도 지역의 소리들은 그 보존을 적극적으로 서둘러야 하는 배경이 월남한 제 1세대 명창들이 대부분 타계하였고, 그 뒤를 이어가는 후계자의 수가 적어 그 전승이 매우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 대동가극단 공연 한 장면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전통공연 예술인들의 우수한 창작국악극을 발굴하기 위해 작품공모를 한 다음, 지난 2014년 2월 26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제1회 창작국악극 대상 시상식을 가진바 있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한국의 절집 체험 곧 템플스테이라는 것이 있는데 일본에도 이와 비슷한 문화가 있다. 슈쿠보우(宿房)가 그것이다. 슈쿠보우는 원래 절에서 스님이나 참배자들을 위해 만든 시설로 스님만을 위한 시설은 따로 소보우(僧房)라고 한다. ▲ 나라현 요시노산 죽림원 숙박 시설인 쇼쿠보우(宿房) 슈쿠보우는 한국의 템플스테이와 조금 성질을 달리하는데 한국의 템플스테이가 절집에 머물면서 사찰 체험을 하는데 치중한 반면 일본의 슈코보우는 원래 절을 순례하는 참배자들이 묵는 곳으로 출발했다. 역사를 보면 헤이안시대 (平安時代,794-1192)에 절과 신사(寺社) 순례객들을 위한 숙박시설로 출발한다. 에도시대(江戶時代,1603-1868)에 들어서면 이세신궁(伊勢神宮)이나 선광사(善光寺) 같은 유명한 곳에 참배하는 대중들이 늘어나 각지의 큰 절이나 신사 안에는 슈쿠보우를 두게 된다. 처음에는 참배객들을 위한 숙박시설이 나중에는 관광객들도 받아들이게 되어 이제는 관광사업의 하나로 까지 발전한 느낌이다. 최근에 고야산 슈큐보우(高野山 宿坊)등에는 고품격의 숙박은 물론이고 음식 또한 우리네 사찰음식처럼 일본 사찰음식인 쇼진료리(精進料理)가 정갈하게 나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오늘은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한식(寒食)으로 찬밥을 먹는 명절이다. 한식의 다른 이름으로 고초일(苦草日), 금연일(禁煙日), 숙식(熟食), 냉절(冷節)이라고도 불렀다. 그런데 왜 명절에 찬밥을 먹게 되었을까? 그에는 다음 두 가지의 설이 전한다. 먼저 중국 춘추시대 개자추(介子推, 介之推)란 사람이야기다. 개자추는 진(晉)나라의 공자 중이(重耳)를 위해 헌신했다. 특히 중이가 망명생활을 할 때 그를 19년 동안이나 극진히 모셨는데 중이가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하자 고기를 구할 수 없어 자신의 허벅지 살을 도려내 구워줄 정도였다. 뒷날 중이가 문공(晉文公: 재위 636~628)으로 즉위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모두 벼슬을 주었으나 개자추는 등용하지 않았다. 이에 실망한 개자추가 산에 들어가 숨어 살았는데 문공이 나중에야 잘못을 깨닫고 불렀지만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문공이 개자추를 나오게 하려고 산에 불을 질렀다. 그러나 개자추는 이에 응하지 않고 산속에서 타죽었다. 그래서 문공은 이날만은 개자추를 추모해 불을 피우지 않고 찬밥을 먹었다는 이야기다. 다른 하나는 고대 개화(改火) 의례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다. 원시 사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