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82 뜸베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뜸베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소가 뿔로 물건을 닥치는 대로 들이받는 짓'이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이무영의 '농민'에 나온 "사실 그것은 그대로 황소 싸움이었다. 씨름이 아니라 사뭇 뜸베질이다. 하나가 넘어갈 때는 그대로 땅이 꺼지는 소리가 난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소가 뿔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마구 들이받는 짓'이라고 풀이를 하고 "소가 사람을 받으려고 머리를 숙이며 뜸베질을 한다."를 보기월로 들어 놓았습니다. 두 풀이를 보고 둘 다를 아우를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뜸베질: 소가 뿔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마구 들이받는 짓 풀이와 보기월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가 흔히 '난동'이라는 말을 쓰는데 그 말을 갈음해 쓰면 딱 좋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사람과 소가 싸우는 것이 있는데 그 때 소가 구경하는 사람들한테 달려 들어 마구 들이받는 것은 더러 보셨을 것입니다. 다른 나라로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소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 기별이 있는데 지난해 울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37-내 마음이...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어제는 그야말로 쪽빛 하늘이었는데 너희들도 하늘을 볼 겨를이 있었는지 궁금하구나. 구름 하나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먼지도 하나 없어 보이는 맑디 맑은 하늘을 보며 내 눈과 내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단다. 나무 겪배움(목재 체험)과 함께 여러 가지 놀이로 실컷 놀고 돌아오는 길, 아이들 입에서 즐거웠다는 말을 듣고 애를 쓴 보람도 느꼈지.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몸을 짓고 바라는 일을 한다면 일과 놀이의 가름은 사라진다."야. 이 말씀은 사람들의 솜씨나 얼을 깨우쳐 여는 글을 많이 써 널리 알려진 '삭티 거웨인(Shakti Gawain) 님이 하신 거라고 해. 늘, 날마다 내 마음에 드는 일을 한다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값진 좋은 일이자 '기쁨'이라고 할 수 있을 거야.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아침에 눈을 뜨는 것도 가벼울 것이고 일어나서 얼른 일을 하러 가고 싶을 거야. 그리고 일을 하는 동안에도 힘이 들다 느끼지 않을 것이고 때새는 그야말로 눈깜짝할 새 지나가곤 할 거야. 우리가 즐겁게 놀 때처럼 말이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장소원, 이하 국어원)은 ‘비즈 매칭’을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사업자 연계’를 선정했다. ‘비즈 매칭’은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개인과 기업, 단체와 기업, 기업과 기업 등이 협업할 수 있도록 이들을 연결하는 일을 이르는 말이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대체어 제공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10월 6일(수)에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해 ‘비즈 매칭’의 대체어로 ‘사업자 연계’를 선정했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래 용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듬은 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유관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이에 대해 문체부는 10월 8일(금)부터 10월 13일(수)까지 국민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어려운 외국어에 대한 우리말 대체어 국민 수용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5.2%가 ‘비즈 매칭’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또한 ‘비즈 매칭’을 ‘사업자 연계’로 바꾸는 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대단하다 차지다 거죽 더워지다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71쪽부터 7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71쪽 둘째 줄에서 셋째 줄에 걸쳐서 “얼음이 녹은 물에 소금을 뿌리면, 그 물에 소금이 또 녹는다.”는 월이 나옵니다. 이 월은 토박이말이 아닌 말이 없어서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나오는 ‘얼음’이라는 말의 짜임을 생각해 봅니다. ‘얼음’은 ‘얼다’라는 움직씨의 줄기 ‘얼’에 이름씨 만드는 뒷가지 ‘음’을 더해 만든 말입니다. ‘얼음’ 다음에 이어서 나오는 ‘녹다’의 이름씨꼴(명사형)은 줄기 ‘녹’에 뒷가지 ‘음’을 더하면 ‘녹음’이 된다는 것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녹음’은 ‘고체가 액체로 되는 것’을 가리키는 ‘융해’라는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 된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이렇게 낱말의 짜임을 알면 비슷한 짜임의 말밑도 어림할 수 있고, 새로운 말을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되어 좋습니다. 넷째 줄부터 다섯째 줄에 걸쳐 ‘고체가 녹을 때는 반드시 열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여기서 ‘필요’라는 말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81 뜬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뜬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어쩌다가 우연히 생긴 돈'이라고 풀이를 하고 "뜬돈을 헛되이 낭비하다."는 월을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생각지도 않은 때에 우연히 생긴 돈'이라고 풀이를 하고 "은숙이는 뜬돈이 생겼다며 좋아했다."를 보기월로 들었습니다. 풀이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두 가지 풀이에 같이 나오는 '우연히'가 '어떤 일이 뜻하지 아니하게 저절로 이루어져 공교롭게'라는 뜻이라는 것을 생각해서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뜬돈: 생각지도 않은 때 어쩌다가 뜻하지 않게 생긴 돈 우리가 흔히 '뜻밖에 재물을 얻음. 또는 그 재물'을 '횡재(橫財)라고 하는데 이 '횡재'를 갈음해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거저 얻거나 생긴 돈'을 '공돈(空돈)'이라고 하는데 '공돈'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써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횡재' 또는 '공돈'이라는 말을 써야 할 때 '뜬돈'이라는 말을 떠올려 쓰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80 뚝심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뚝심'입니다. 오늘 토박이말은 다들 잘 아시는 말이라서 반가워 하실 분들이 많지 싶습니다. 하지만 잘 아시는 것과 다른 뜻도 있으니 그것까지 알고 쓰시면 좋겠다 싶어 알려드립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뜻을 두 가지로 나누어 풀이하고 있습니다. 첫째 뜻은 '굳세게 버티거나 감당하여 내는 힘'이라고 하며 "둑심이 세다.", "뚝심으로 버티어 나가다.", 박경리의 토지에 나오는 "제가끔 제 수하들을 거느리는 만큼 힘들도 좋고 뚝심도 있었다."와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둘째 뜻은 '좀 미련하게 불쑥 내는 힘'이라고 풀이를 하고 "뚝심을 부리다."와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나오는 "양효석의 주먹도 정작 현오봉의 기운과 맞붙고 보면 어떻게 될지 모를 정도로 그의 뚝심은 대단했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도 뜻을 두 가지로 나누어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첫째 뜻은 '굳세게 버티어 내는 힘'이라고 하며 "둑심이 세다.", "뚝심 있는 사람.", "그는 오직 뚝심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 왔다.", "신참은 뚝심 좋은 이미지로 여사원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를 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요즘 배움책에서 살려 쓸 토박이말]5- 붙이, 살붙이, 피붙이 1학년 국어 교과서 첫째 마당에 ‘아버지’, ‘어머니’ 다음에 나오는 말이 ‘가족’입니다. 이 말과 비슷한말을 떠올려 보라고 하면 ‘식구’라는 말도 생각이 나실 것입니다. 그런데 ‘가족’, ‘식구’ 말고 다른 말을 하나 더 말해 보라고 하면 하실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나날살이에 쓰는 낱말이 많지 않은 것이지요. 가족’이나 ‘식구’를 뜻하는 토박이말은 없는 것일까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말집 사전에 나온 풀이에 따르면 ‘가족’, ‘식구’와 비슷한말에는 ‘식솔’, 가솔, ‘권솔’, ‘육친’, ‘처자’, ‘처자식’과 같은 한자말이 있고 토박이말로는 ‘집’이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말이 ‘주로 부부로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풀이에서 앞에 있는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라는 뜻으로 ‘집’을 쓴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초등학교 1학년 국어책에 나오는 ‘가족’은 뒤에 있는 뜻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꽃(문학) 작품에서나 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열달(10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건들장마가 잦다는 말을 할 만큼 비가 자주 오긴 합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쪽빛 하늘을 자주 볼 수 있는 가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 나들이를 나선 사람들로 길이 많이 막힌다는 기별도 들으셨을 겁니다. 온이 가을로 가득 찬다는 지난 온가을달에도 올된 벼, 감, 밤을 맛보신 분도 계셨을 것입니다. 이제 온갖 열매를 거두어들이는 열매달 ‘열달’입니다. 아람이 벌은 밤송이를 곳곳에서 볼 수 있고 떨어진 알밤을 줍기도 할 것입니다. 힘을 들여 보늬까지 벗긴 밤은 날로 먹어도 맛있고 삶아 먹어도 맛있고 구워 먹으면 짜장 고소합니다. 그래서 남이 까준 밤이 그렇게 더 맛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 가지 열매는 말할 것도 없고 봄부터 여름까지 잘 가꾼 벼, 수수, 콩 따위를 가을걷이를 해서 갈무리하느라 바빠서 일손이 많이 모자라는 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벙인다(덤빈다/뛴다)”는 말도 있나 봅니다. 바심한 햅쌀로 지은 하얀 쌀밥을 안다미로 담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철이기도 합니다. 먹거리가 많아서 맛맛으로 먹으며 먹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79 떠세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떠세'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재물이나 힘 따위를 내세워 젠체하고 억지를 씀. 또는 그런 짓'이라고 풀이를 하고 "떠세를 부리다."와 "명옥이만 하더라도 툭하면 떠세가, 제 남편 덕에 출세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라는 염상섭의 '돌아온 어머니'에 있는 월을 보기를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돈이나 권력 따위를 내세워 잘난 체하며 억지를 씀'이라고 풀이를 하고 "같잖은 양반 떠세로 생 사람을 잡아다가 수령 놀이를 하다니!"를 보기월로 들었습니다. 두 풀이를 알맞게 하면 쉬운 풀이가 되겠다는 생각에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떠세: 돈이나 힘 따위를 내세워 잘난 체하며 억지를 씀. 또는 그런 짓 한마디로 돈이나 힘을 내세워 제 바라는 바를 이루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요즘 흔히 말하는 '갑질'과 비슷한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보기에 따라 좀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옛날이나 요즘이나 돈이 많거나 힘이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좋지 않게 함부로 마주하는 것을 가리켜 '갑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해마다 10월이 되면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세운 날을 기리는 <개천절>이 있고, 세종임금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날을 기리는 <한글날>이 있다. 또 그 밖의 기념일로 셋째 토요일 문화의 날, 25일 독도의 날, 5일 세계 한인의 날, 15일 체육의 날 등 문화강국답게 10월은 기림의 날이 많다. 그 가운데 더욱 의미 깊게 새겨야 할 <한글날>을 맞아 한글과 세종임금 이야기를 해 보자. 한국인치고 한글을 모른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한글이 왜 세계 으뜸글자로 추앙받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계 많은 언어학자, 한글을 으뜸글자로 추켜세워 세계 언어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글을 으뜸글자로 추켜세운다. 1886년 한국에 와서 외국어를 가르치고 광무황제(고종)의 외교 자문을 맡으면서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외국인’ 독립운동가 헐버트(Homer Bezaleel Hulbert) 박사는 131년 전 미국 언론에 올린 기고문에서 “알파벳과 비슷한 훈민정음은 완벽한 글자다. 조선어(훈민정음) 철자는 철저히 발음 중심이다. 영국이나 미국에서 오랫동안 갈망하고 학자들이 심혈을 기울였으나 성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