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궁’. 이 한 글자가 전하는 따뜻한 느낌은, 설레는 발걸음으로 궁을 찾아본 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궁에 가면 언제나 좋은 느낌이 들곤 했다. 머리가 복잡할 때 덕수궁을 거닐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기도 했고, 경복궁 집옥재에서 책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했고, 창덕궁 후원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다 보면 기분이 상쾌해지기도 했다. 이 책을 쓰고 그린 이들도, 궁을 참 좋아했다. 서울 상봉동에 있는 여행책방 ‘바람길’의 주인장인 지은이 박수현은 그래서 궁 연구모임을 만들었다. 모임에서 같이 《조선왕조실록》을 읽은 지 두 달여, 외국인에게 한국을 소개하는 책을 만드는 1인 출판사도 겸하고 있던 그는 외국어로 궁을 소개하기에 앞서 한국어로 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입문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 책을 펴내게 됐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는 그림을 그려줄 작가를 찾는 것이었다. 궁을 수채화로 표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수채화로 궁을 그려줄 작가를 수소문한 끝에 조은지 작가를 만났다. 둘이 머리를 맞대고 궁의 색감과 느낌을 조금씩 찾아 나간 소중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 《궁》이다. 《궁》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인생 살다 보면 별일이 다 일어난다. 그러니까 이런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나를 친추(친구추가)했다. 그리고 갑자기 쏟아지는 친구신청 알람. 놀라서 친구목록을 확인한 나는, 쫌 놀랐다. 아니 많이 놀랐다. 어느 날 갑자기 메신저로 찾아온, 조선시대 그분들의 시시콜콜 사는 이야기 (p.13-15) 카톡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아니 《조선왕조실톡》은 이렇게 포문을 연다. 갑자기 내 친구목록에 조선 임금들이 쭉 뜨고, 그들이 신하들과 나눈 대화를 채팅으로 볼 수 있다면? 생각만 해도 재밌는 이 아이디어를 웹툰으로 구현해낸 것이 바로 역사웹툰작가 ‘무적핑크’의 《조선왕조실톡》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웹툰은 작가가 2014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이후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고, 네이버 웹툰 연재를 거쳐 7권의 책으로도 출판됐다. 이 《조선왕조실톡》 시리즈는 국민 채팅앱 카카오톡을 활용한 친근한 전달방식, 작가 무적핑크의 재기발랄한 창작, 해설자 이한의 재치 있는 해설, 실록에 기록된 것과 기록되지 않은 것을 구분해 짚어주는 친절한 기획 덕분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역사콘텐츠로 탄생했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지금도 수능이 다가올 무렵이면 온 나라가 들썩들썩하지만, 조선에서도 과거시험은 온 나라의 관심이 집중되는 ‘뜨거운 감자’였다. 지금처럼 진로가 다양하지 않던 시대, 과거시험은 벼슬에 나아가 뜻을 펼치고자 한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자 평생을 바쳐 이뤄내야만 하는 ‘인생과업’이었다. 때로는 일찍 과거에 급제, 순탄하게 벼슬길에 나아가기도 했으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지금의 ‘고시낭인’ 못지않게 ‘과거폐인’도 많았고, 평생을 적성에 맞지 않는 과거시험에 매달리느라 고생하는 이들도 많았다. 다른 길을 찾고 싶어도, 양반은 과거에 합격해 벼슬을 하는 것 외에 달리 선택지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1894년 갑오개혁으로 폐지될 때까지 수많은 이들의 피, 땀, 눈물을 삼킨 채 936년간 치러졌던 과거시험. 이 책 《과거제도 조선을 들썩이다》는 그런 과거시험의 모든 것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어 친절히 풀어낸 책이다. 책에서 풀어내는 과거시험의 이모저모를 문답 형식으로 재구성해 보았다. 1.한양에 사는 것이 과거 급제에 유리했다? 그렇다. 과거시험은 확실히 한양, 그중에서도 성균관에서 공부하는 유생에게 여러모로 유리했다. 과거
[우리문화신문= 우지원 기자] ‘말 키우는 오랑캐’, 목호(牧胡)! 목호는 고려 말, 제주도에 뿌리내리고 살았던 몽골인이다. 그들은 몽골이 제주에 탐라총관부를 설치하고 직속령으로 편입한 이래 제주에서 말을 비롯한 각종 가축을 키우며 100여 년 동안 살아가고 있었다. 고려를 부마국으로 만든 몽골은 제주가 필요했다. 일본 정벌을 위한 전초기지이자 말의 산지로서 제주의 가치는 상당했다. 몽골은 제주를 원이 경영하는 14개 목장 중 하나로 삼고, 약 1,500명의 군사를 주둔시키며 말을 길러냈다. ‘목호’라 불리는 이 군사들은 처음에는 낯선 존재였지만, 점차 제주 토착민과 혼인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깊숙이 섞여들었다.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는 100여 년간 살을 맞대고 살며 이들은 더는 오랑캐가 아닌, 이웃집 아들이자, 남편이자, 가장인 그런 존재가 되었다. 이들은 1374년, 최영 장군이 이끄는 토벌군에게 깡그리 몰살당한다. 도대체 그 섬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단지 ‘제주의 목호가 일으킨 반란을 최영 장군이 진압한 사건’으로 갈무리하기에는 너무나 응어리진 그해 여름의 역사를, 작가 정용연이 《목호의 난, 1374 제주》이란 한 권의 만화로 숨가쁘게 풀어낸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이윤옥 교수가 이번에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 책을 냈습니다. 그동안 이 교수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남성 독립운동가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는 것을 안타까이 여기고, 10년 이상을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밝혀내는데 온 힘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리하여 <서간도에 들꽃 피다>라는 제목으로 한 권에 20명씩 총 10권으로 200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우리에게 알려주었지요. 그리고 2018년에는 국가보훈처에서 국가유공자로 선정한 여성독립운동가 298명에다가 2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더하여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도 냈습니다. 이 책을 낼 때만 하더라도 국가유공자로 선정된 여성 독립운동가가 298명에 불과하였군요. 그런데 2021. 3. 31. 현재에는 도합 526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국가유공자로 선정되었습니다. 광복 후 2018년까지 298명에 불과하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그 후 3년 만에 526명으로 늘었다면 상당히 늘어난 것이겠네요. 그렇지만 이 교수는 이 숫자도 얼마 안 된다며 아쉬워합니다. 그나마 근래에 들어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서훈이 늘어나게 된 데에는 이 교수의 공도 적지 않을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사람이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게 보석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지 않겠습니까? 이를테면 어떤 모임에서 사람을 알게 되었는데, 일생의 지기(知己)를 발견한 듯한 기쁨을 느낀다던가, 여행하다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장소를 만나게 되든가 할 때 말입니다. 저는 책을 읽다가 이런 보석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이런 뜻하지 않는 보석 같은 책을 만났는데, 오래간만에 ALP 6기 동기인 정우철 회장님 사무실을 방문한 때였지요. 정 회장님은 회장실 옆에 따로 서재를 만들어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책은 많이 사서 비치해둡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모임을 못 하지만, 예전에 동기 모임 때면 정 회장님은 가끔 이런 책을 갖고 오셔서 동기들에게 나눠주기도 하였습니다. 이번에 방문하였을 때 정 회장님이 《가문비나무의 노래》라는 책을 주셨습니다. 바로 이 책이 오래간만에 발견한 보석이었습니다. 《가문비나무의 노래》는 마틴 슐레스케라고 독일의 바이올린 제작 장인이 쓴 책입니다. 가문비나무는 바이올린의 재료가 되는 나무인데, 슐레스케는 가문비나무로 바이올린을 만들면서 느낀 점을 《가문비나무의 노래》라는 책으로 낸 것입니다. 단순히 바이올린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한 줌의 자살 약을 품에 안고 살아야 했던 혹독한 세월을 임은 어찌 참아내셨단 말입니까? 시인의 안타까운 절규가 귓전을 울린다. 나라 잃은 35년은 실로 혹독한 세월이었다. 독립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던 임들에게는 더욱 가혹한 시간이었다. 갓난아기가 어엿한 성인이 될 만큼의 긴 시간 동안 일제는 흥성했고 독립은 점점 멀어져갔다. 그러나 임들은 계속 싸웠다. 아무리 현실이 어려워도 의로운 길을 걸어야 한다는 신념, 그것이 용기의 원천이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윤옥 교수가 2019년 펴낸 《여성운동가 100분을 위한 헌시》는 이런 임들을 위한 헌사다. 이들은 가족을 따라, 혹은 스스로 뜻을 세워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그 대가는 혹독했다. 모진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순국하기도 했으며 경찰에 의해 피살되기도, 독살되기도, 의문의 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라의 얼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대의를 위해 자신을 내던진 수많은 ‘임’들 덕분이었다. 이들의 분투가 없었더라면 오늘날 우리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아주 간략한 서사밖에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분투에 비해, 우리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그날은 조선이 광복을 맞이한 뒤였다. 때마침 방학 중이었는데 학교로부터 교직원들을 긴급 소집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학교로 달려가니 운동장 한편에 큰 구덩이가 파여 있었다. 학교측에서는 나를 포함한 교사들에게 수업용으로 쓰던 각종 교재와 서적류, 공문서 등을 닥치는 대로 가지고 나와서 구덩이에 던져 넣으라고 했다. 경황없이 주섬주섬 가져가 구덩이에 넣자 이내 불을 붙였다. 종이 서류들이 파지직 소리를 내며 타기 시작했다. 구덩이에 던져진 물건 중에는 나무로 만든 가미다나(神棚: 일본의 가정이나 관공서, 상점 등에 꾸며 놓고 날마다 참배하는 작은 제단)도 있었다.” - 스기야마 도미 씨의 《식민지 조선에 살면서(植民地朝鮮に生きて)》 가운데서- 조선에서 태어나 19살부터 대구달성공립국민학교 교사로 5년을 근무한 일본인 스기야마 도미(杉山とみ, 100살) 선생은 1945년 8월 15일, 한국인이 맞이한 광복의 기쁨과는 정반대의 상황과 맞닥트렸다. 승승장구할 것 같은 조국, 일본의 패전을 조선땅에서 맞은 것이다. 스기야마 도미 선생의 아버지는 일찌감치 조선에 건너와 처음에는 전라도 영광에서 넓은 땅을 소유하고 과수원을 경영했으며 어느 정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현상금 100만 원. 일제가 약산 김원봉을 잡기 위해 내건 현상금 액수다. 백범 김구에게 걸린 현상금 60만 원의 약 두 배, 오늘날의 값어치로 자그마치 36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일제가 김원봉을 잡기 위해 얼마나 혈안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다. 그러나, 약산은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현상금 360억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이는 흔치 않다. 끊임없이 위험한 일을 도모해야 하고, 밀정은 판치는 가운데, 한번 잘못 발을 디디면 그걸로 끝인 살얼음판. 그는 그 아슬아슬한 빙판 위를 걸어 해방까지 살아남았다. 그러나, 어쩌면 거기서 멈췄어야 했다.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시절이 오히려 약산의 영화로운 한때였을지도 모르겠다. 해방 정국에서 그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졌고, 독립운동가들을 고문한 친일 경찰로 악명 높은 노덕술에게 끌려가 일제 치하에서도 당하지 않았던 수모를 당해야 했다. 이렇게 파란만장했던 약산의 삶이 《타짜》, 《식객》 등 만화로 유명한 허영만 화백의 펜 끝에서 생생히 되살아났다. 약산의 일대기를 그린 이 만화, 《독립혁명가 김원봉(가디언)》은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돌을 맞아 진행된 성남시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의식의 모범’이라는 뜻의 《의궤》. 이 《의궤》는 영상도, 사진도 없던 조선에서 많은 복잡한 의식과 행사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치러졌던 비결이었다. 고려에는 없는 조선만의 독특한 전통으로, 한 행사가 끝나면 그 행사의 모든 것을 세세히 정리해 두는 ‘공식 행사보고서’이자, 행사를 치른 적이 없는 이들도 그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행사를 준비할 수 있는 ‘행사 지침서’였다. 유지현이 글을 쓰고, 이장미가 그림을 그린 《조선왕실의 보물 의궤》는 ‘의궤’라는 다소 생소한 내용을 어린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눈높이에 맞추어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대화체로 된 친근한 설명과 함께 사진과 그림이 풍부히 실려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의궤를 쉽게 이해하는 길잡이로 손색이 없다. 이런 매력을 알아본 독자가 많았던 덕분인지, 2009년 처음 출판됐음에도 아직도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책은 모두 일곱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의궤를 임금의 탄생, 임금의 활쏘기, 임금의 혼례, 임금의 제사, 임금의 건축, 임금의 행차, 임금의 죽음으로 나누어 각 주제에 해당하는 의궤를 소개한다. 의례와 예법이 발달했던 영ㆍ정조 시대에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