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세종큰임금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세종임금이 어디서 태어났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지요.또 위대한 성군이 태어난 곳 치고는 너무 초라한 표지석만 있을 뿐입니다. 이에 서울시는 세종대로 일대 47만㎡에 ‘한글 마루지(랜드마크)’로 만들어 ‘한글 문화관광 중심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먼저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 옆에 위치한 세종로공원에 8, 868㎡규모 ‘한글 11, 172 마당’을 올 상반기 중 만듭니다. ‘한글 11, 172 마당’이란 한글자모 24자로 만들 수 있는 모두 11, 172 글자를 나타내는 것으로 가로, 세로 10cm×10cm 돌포장석에 11, 172명의 국민이 한자씩 써서 공원 바닥에 설치할 계획입니다. 또 서울시는 ‘한글학회~주시경집터~사직로’를 잇는 총 길이 900m엔 주시경 시범길을 올해 만듭니다. 국어학자인 주시경 선생은 일제강점기 탄압에도 끊임없이 한글에 대한 연구와 보급을 하고 후진을 양성해 오늘날 우리가 한글을 사용할 수 있도록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이 시범길에는 픽토그램(상징화된 그림문자)을 활용한 길 표지판, 안내표지판과 한글 긴의자, 한글 관련 야외 전시와 각종 퍼
애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톡톡한 ‘기모바지’ 하나 입혀 놓으면 겨울 걱정 안 해도 되지요. 바지는 고무줄 바지가 편하더라고요. 기모바지는 조금 싼 것도 있던데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거라서 가격에 조금 신경써야합니다. 우리 딸은 4살인데 9호 입힙니다. -다음- 날씨가 추워지니까 엄마들이 아이들 옷에 신경을 쓰게 된다. 예전에 어머니는 올망졸망한 자식들이 행여 추울세라 초가을만 들어서면 손수 스웨터 짜기에 바쁘셨던 기억이 새롭다. ‘기모바지’라는 말처럼 요즈음 부쩍 기모를 이용한 제품이 눈에 많이 띈다. 등산복에서부터 스타킹, 양말, 목도리 등 기모의 쓰임새가 날로 개발되고 있는 느낌이다. 표준국어사전에 보면 ‘기모 (起毛) :모직물이나 면직물의 표면을 긁어서 보풀이 일게 하는 일’이라고만 나와 있다. 어린 학생들이 이 설명을 읽는다면 ‘왜, 옷감의 표면을 보풀게 하는 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 것만 같다. 나 같은 어른도 그런 생각이 드는데 말이다. 물론 일본말이라는 말은 없다. 다음 백과사전을 보면 국어사전보다 훨씬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다. ‘모직물(毛織物)ㆍ면직물(綿織物)에서 피륙의 날 또는 씨에 보풀을 일으키게 하는 일. 이것은 피륙을 부드럽게 만들어 그
우리말 68. 기라성 같은 여성들이 구혼장에 몰리다 “52살의 이차손이라는 남자가 아르헨티나 이민 20년 만에 자수성가하여 부자가 되었으나 부인인 아르헨티나 여성과 사별하게 되자 동아일보에 고국의 참한 여성을 신부로 맞이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 편지를 기사로 내보내기가 무섭게 전국의 기라성 같은 여성들이 구혼을 해왔는데 무려 93명의 여성이 응모했다고 한다. 처녀부터 유부녀도 있었으며 동기로는 외로워서, 일거리가 없어서, 외국생활이 좋아 보여서…. 등등이다.” 1962년 3월 2일 자 동아일보에 난 재미난 기사입니다. 지금은 외국으로 시집가려는 여성들이 줄어들었지만 혹시 돈 많은 남자의 구혼장이 기사로 뜬다면 또 1963년 짝이 날지는 미지수이죠. 반면 한국인 남자에게 시집오는 외국인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한국이 그만큼 살기 좋은 나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신문 기사에 ‘기라성 같은 여성’들이 구혼에 응모했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가 흔히 듣고 쓰는 말이지요. 무슨 뜻일까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기라성(綺羅星): 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한 별이라는 뜻으로, 신분이 높거나 권력이나 명예 따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모여 있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바야흐로 동장군(冬將軍)의 계절입니다. 경기도 포천에서는 동장군 잔치(축제)를 어느새 7회째나 열고 있다고 하지요. 한겨울 몹시 추울 때 ‘동장군이 맹위를 떨친다’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되는데 한자로 ‘冬將軍’이라고 쓰는 이 말은 대체 어디서 온 말일까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동장군을 “겨울 장군이라는 뜻으로, 혹독한 겨울 추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짧게 설명해 놓았습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했는지 어디서 유래했는지를 알 수가 없는 풀이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말은 일본에서 쓰기 시작한 말을 들여 온 것으로 일본국어사전 다이지센大辭泉에는 “ふゆしょうぐん【冬將軍】:《モスクワに遠征したナポレオンが、冬の寒さと雪が原因で敗れたところから》冬の嚴しい寒さをいう語。また、寒くて嚴しい冬のこと。”로 되어 있는데 번역하면 “후유쇼군, 모스크바를 정복(원정)하러 간 나폴레옹이 겨울 추위와 눈으로 패한 데서 유래한 말로 겨울 혹한을 이르는 말. 심한 겨울 추위 그 자체.”로 번역됩니다. 다시 말하면 동장군은 1812년 러시아-프랑스 전투에서 혹한의 날씨로 진 프랑스 군대를 보고 영국기자가 말한 ‘general frost’를 일본에서 번역한 말입니다. 그렇다면, 동장군
국립국어원에서는 매주 외래어나 속어를 바람직한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합니다. 이 일은 먼저 바꿀 적당한 말을 누리꾼들에게 공모합니다. 그런 다음 국어학자나 토박이말 운동을 하는 전문가 집단에 의뢰하여 공모 된 말 가운데서 적절한 후보 5개를 고릅니다. 그 고른 것을 누리꾼들에게 투표하도록 하여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말을 다듬은 말로 결정하지요. 그동안 이런 과정을 통해 결정된 말을 보면 ‘멀티탭(multi-tap)’은 ‘모둠꽂이’로, ‘더치페이(Dutch pay)’는 ‘각자내기’로, ‘헤드셋(headset)’는 ‘통신머리띠’로, ‘스마트폰(Smart Phone)’는 ‘똑똑(손)전화’로 바꾸었습니다. 특히 ‘여성들의 체형을 알파벳 S자로 나타낸 것으로, 특히 옆에서 보았을 때 가슴과 엉덩이가 강조되는 풍만하고 늘씬한 몸매’를 가리켜 이르는 ‘S라인(S-line)’의 다듬은 말도 골랐습니다. 누리꾼들이 제안한 580개의 말 중에서 ‘ㄹ곡선’, ‘호리병 몸매’, ‘나들몸매’, ‘고리몸매’,‘처마몸매’ 등 다섯 개를 후보로 골라 투표한 결과 총 1,885명 중 1,156이 투표한 ‘호리병 몸매’(61%)가 다듬은 말로 뽑혔습니다. 이런 작업은 정말 꼭 필요하고 중
“아무해 아무달 아무날 ○○은 삼가 사뢰나이다. 어느덧 해가 바뀌어 ○○님 가신 날을 다시 맞으니 하늘 같은 가없는 은혜를 잊지 못하여, 삼가 맑은 술과 포과를 올리오니 드시옵소서!” 제사 지낼 때 쓸 수 있는 축문의 예입니다. 여기엔 “사뢰나이다”란 말이 나오지요. 여기에 나온 “사뢰다”는 무슨 뜻일까요? 또 웃어른께 드리는 편지에 올림과 드림, 아룀과 사룀이라는 말들을 붙이는데 어떻게 다를까요? 올림은 받는 분이 웃어른이어서 쓰는 말이고, 드림은 스스로 낮추어 드리는 것이 보잘 것 없음을 겸손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특히 올림과 드림은 물건을 전달한다는 뜻이 들어 있기 때문에 편지 글에는 쓰지 않고 봉투에만 쓰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봉투 속에 든 글에는 아룀과 사룀을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 사뢰는 것은 속살과 속내를 풀어서 말씀드리는 것이고, 아뢰는 것은 모르시는 것을 알려 드리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편지글이 “언제 무슨 모임이 있다.”라는 것처럼 그저 알리려는 것이라면 “아룀”이 좋고, 내 생각을 풀어내는 내용이라면 “사룀”이 맞습니다. 사람끼리도 서로 존중하고 제대로 알린다면 여러 문제가 풀린다고 하지요. 사과와 용서, 꾸짖음, 달램,
“차인표, 신애라 부부 연예계에서 잉꼬부부로 통하죠. 참 부러워요. 요즘 시대에 이렇게 열심히 기부하고 재미있게 사는 부부들이 얼마나 될까요? 참 배울게 많은 부부 같아요.” 다음에 어떤 누리꾼이 올린 글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잉꼬를 금실부부의 대명사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잉꼬(いんこ, 鸚哥)”는 일본말로 ‘앵무새’입니다. 참 이상합니다. 우리의 머릿속에서 ‘앵무새’는 남의 말만 흉내 내는 새라는 ‘별로 안 좋은 이미지’가 있지만 ‘잉꼬’라고 부를 때는 왠지 ‘잉꼬부부’ 같은 말을 떠올려 좋은 이미지로 둔갑하지요. 속사정은 잉꼬=앵무새인데 말입니다. 고려시대의 학자 이인로의 시 내정사비유감(內庭寫批有感)에는 "공작 병풍 그윽한 곳에 촛불 그림자 희미하고 / 원앙새 잠든 모습 행복한데 어찌 헤어져 날으랴 / 스스로 불쌍하구나, 초췌한 푸른집의 처녀가 / 언제나 남을 위해 시집갈 옷만 지어 주는 처지임을"처럼 원앙이 나옵니다. 그처럼 원앙은 문학 작품이나 그림에 자주 등장하고 신혼부부의 베개에 수놓을 만큼 예부터 우리 겨레가 예부터 부부금실을 상징했던 것은 잉꼬 곧 앵무가 아니라 원앙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관보 제 13536호(97.2.15)의‘일본어투 생
중국 연변은 조선족자치주입니다. 그런데 그 연변은 조선족이 자신의 뿌리를 지키려는 강한 의식 덕분에 한글과 한복을 지키려는 노력이 대단합니다. 길거리 간판은 한글을 먼저 쓴 다음 한자를 쓰고 있으며, 시청 등 민원실 공무원들과 호텔 종업원들이 한복을 입고 근무합니다. 그런 연변에 견주면 우리나라는 한복을 입는 사람이 특이하게 보이고, 길거리 간판은 알파벳을 먼저 쓰거나 아예 알파벳으로만 표기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심지어 도심의 번화가는 마치 뉴욕에 있는 듯 착각을 일으킬 정도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사람에 취하여≫, ≪그 사람을 읽다≫ 등의 시집을 낸 중견 시인 허홍구 선생은 세종문화회관 옆에 있는 커피점 스타벅스에 여러 차례 찾아가 연변의 예를 들며 간판 표기를 한글로 바꿀 것을 권했습니다. 그 정성에 감복한 스타벅스는 결국 “스타벅스”를 한글로 표기한 간판으로 바꿔 달았습니다. 이제 온 나라의 스타벅스점이 이처럼 한글을 앞에 쓰고 알파벳을 뒤에 썼으면 좋겠습니다. 차 한잔을 마셔도 예사로 마시지 않고 우리말 사랑을 실천한 허홍구 시인님의 우리말 사랑에 손뼉을 보냅니다.
지난 한글날 서울 세종로 미국대사관은 한글날을 축하하는 커다란 펼침막을 걸어두었습니다. 미국도 한글이 세계 최고의 글자라는 걸 알고, 축하해주는 것입니다. 생각지도 않은 미국대사관의 한글날 축하에 무척 놀라웠고 기쁜 나머지 그 밑을 괜스레 왔다갔다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서울 시내 곳곳에는 그와 반대로 알파벳병이 중증입니다. 종로나 대학로 같은 번화가 뿐 아니라 불광동이나 연신내 같은 곳에도 마치 미국 뉴욕 거리에라도 와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알파벳 간판 일색입니다. 요즈음은 오히려 한글로 된 간판을 찾기가 더 어려울 지경이지요. 매일 타고 다니는 지하철 구내에서 보면 서울메트로는 미국회사인양 "DEGITAL METRO", "CULTURE METRO" 등 아예 알파벳으로 도배했고 옷 도매업체인 두타는 “EVERYDAY DUTA" 식으로 광고를 하던데 서울에 있는 미국인들을 위한 광고라서 그런가요? 지금 많은 외국인은 한국어를 배우려고 안달입니다. 국립국어원이 외국에 만든 “세종학당”이나 그밖에 다른 단체들이 세운 많은 한국어학당에는 외국인 수강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려고 오래 기다리는 형편이라고 하지요. 직접 한국으로 유학오는 학생들도 부쩍 늘었다고
“이 샴푸는 천연 원료로 만들어서 모발이 상하지 않습니다.” 흔히 샴푸 광고나 설명문에서 볼 수 있는 글귀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모발이 무슨 뜻일까요? “모발(毛髮)”은 사람의 몸에 난 온갖 털을 뜻하기도 하고, 그냥 사람의 머리털을 말하기도 해서 엄격하게 말하면 온몸에 난 모든 털을 가리킵니다. “털”을 뜻하는 “髮(발)”이란 한자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쉬운 토박이말 “머리카락”을 놔두고 광고를 따라 ”모발”이라고 씁니다. 머리털을 뜻하는 한자말 “두발(頭髮)”이란 말도 쉽게 쓸 수 있는 한자가 아니지요. “모발” "두발"은 멋있는 말이고, “머리카락”은 천한 말인가요? 심지어 한 샴푸 설명에 보면 아예 영어로 표기한 SPECIPIQUE, THE RISK OF HAIR LOSS, Exrea Rich, Upgrade 등이 있는가 하면 데일리, 케라스타즈, 스페시픽, 스티뮬레이팅, 리유얼, 스타일링, 볼류마이징, 바이오터치라인, 엑스트라이치 등의 한글로 표기한 외국어의 남용도 두드러집니다. 좋은 말글살이는 한자말이나 외국어 대신 명확하고 아름다운 토박이말을 쓰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