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까지는 제7회 벽파(碧波) 전국 국악제전에서 초한가(楚漢歌)를 불러 영예의 대상을 받은 최은서 교사와의 대담내용을 소개하였다. 현재 서울《한성 여중》의 과학교사로 서도소리를 공부하고 있다는 이야기, 초한가는 서도의 좌창으로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와 항우의 싸움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라는 이야기, 학교 선생님이 국악을 배우게 되면 학교의 문화는 자연스럽게 바뀌어 간다는 이야기, 한국인의 우월한 유전자가 만든 노래가 바로 우리 민요이며 전통음악이란 점을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방영기 명창의 정례발표 공연 <2021년도 우리소리를 찾아서>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방영기 명창은 성남에서 태어난 명창으로 전국 국악경연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이후, 이를 계기로 더더욱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해 스스로 발표회를 하기로 결심하고 이를 실행에 옮겨 왔다는 것이다. 항상 결실의 계절 12월이 되면 해마다 공부해 온 것을 공개적으로 발표해 온다. 이번 제21회 발표회는 벽파 전국국악제전이 열리던 날, 곧 작년 12월 5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가졌는데, 그는 해마다 자신의 정례 개인발표회를 실시해 온 명창으로 유명하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홍석모(洪錫謨)가 쓴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각사의 서리배(관아에 딸려 말단의 행정 실무에 종사하던 이들)와 각 군영의 장교와 군졸들은 종이에 이름을 적어 관원과 선생의 집에 들인다. 문 안에는 옻칠한 소반을 놓고 이를 받아두는데, 이를 세함(歲銜)이라 하며, 지방의 관청에서도 이러하였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 1819년 김매순(金邁淳)이 한양(漢陽)의 세시기를 쓴 책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따르면, 설날부터 정월 초사흗날까지는 승정원과 모든 관청이 쉬며, 시전(市廛) 곧 시장도 문을 닫고 감옥도 비웠다고 합니다. 이때는 서울 도성 안의 모든 남녀가 울긋불긋한 옷차림으로 왕래하느라고 떠들썩했다 하며, 이 사흘 동안은 정승, 판서와 같은 고위 관원들 집에서는 세함만 받아들이되 이를 문 안으로 들이지 않고 사흘 동안 그대로 모아 두었다고 하지요. ‘세함(歲啣)’이란 지금의 방명록(芳名錄) 또는 명함과 비슷합니다. 흰종이로 만든 책과 붓ㆍ벼루만 책상 위에 놓아두면 하례객이 와서 이름을 적었습니다. 설이 되면 일가친척을 찾아다니면서 세배를 해야 해서 집을 비울 수 있는데 그사이 다른 세배객이 찾아오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주) UOCC가 운영하는 여성용 미디어 「Spicomi」는 1월 11일, 흥미있는 조사를 발표했다. 그것은 2021년 12월 28일부터 2022년 1월 3일까지 30살에서 49살의 남녀 348명(남성 166명, 여성 182명)을 대상으로 ‘20대에 이루지 못해 후회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하는 설문 결과였다. 이 결과를 1위에서 8위까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위는 「투자」(33.9%), 2위 「자격증 취득」(31.6%), 3위 「여러 곳을 여행하다」(28.7%), 4위 「공부」(27.6%), 5위 「인생설계를 하다」(26.7%)가 상위를 차지했고 그 밖에 6위 저금, 7위 어학력 향상, 8위 자기 투자 등으로 조사되었다. 설문에 응한 응답자의 구체적인 ‘후회스러움’이 무엇인지 들어보자. “직장을 갖게 되면서 부터 좀처럼 시간을 낼 수 없기에 시간이 있는 20대에 해두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고 후회하는 일은 장기간의 여행이나 자격증 취득 같은 일에 소홀했다는 점이다. 30대에 들어서면서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바빠 장기간 여행이라거나 미래를 위한 자격증 공부 같은 것에 매달릴 시간이 없었다. 돌아보면 20대를 낭비한 것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우리의 큰 명절 설날(2월 1일)이 지나 사흘 뒤면 24절기가 시작되는 ‘입춘’이다. 입춘은 대한과 우수 사이에 있는 음력 정월(正月) 절기(節氣)로 해가 황경(黃經) 315도에 있을 때다. 음력으로는 섣달에 들기도 하고 정월에 들기도 하며, 윤달이 들어있는 해에는 반드시 섣달(12월)과 정월에 입춘이 두 번 들게 된다. 이것을 복입춘(複立春), 또는 재봉춘(再逢春)이라고 한다. 입춘 전날은 절분(節分)으로 불리고, 철의 마지막이라는 의미로 '해넘이'라고도 불리면서 이날 밤 콩을 방이나 문에 뿌려 마귀를 쫓고 새해를 맞이한다. 입춘의 대표적 민속 입춘방 입춘이 되면 새봄을 맞이하는 뜻으로 대궐에서는 신하들이 지은 '춘첩자(春帖子)'를 붙이고, 민간에서는 '춘련(春聯)'을 붙인다. 특히 양반 집안에서는 손수 새로운 글귀를 짓거나, 옛사람의 아름다운 글귀를 따다가 춘련을 써서 봄을 축하하는데 이것을 '춘축(春祝)'이라 하며, 입춘방, 입춘축이라고도 한다. 이때, 대구를 맞추어 두 구절씩 쓴 춘련을 '대련(對聯)'이라 부른다. 이 춘련들은 집안의 기둥이나 대문, 문설주 등에 두루 붙인다. 대련에 흔히 쓰이는 글귀는 다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고구려 사람들은 연꽃무늬[蓮花文], 짐승얼굴무늬[怪獸面文], 구름무늬[卷雲文], 인동무늬[忍冬文] 등 다양한 주제의 수막새에 바람을 담아 지붕 위에 올렸습니다. 막새면에 입체감 있는 연꽃을 배치한 연꽃무늬 수막새는 불교적인 의미가 강합니다. 연꽃의 형태와 숫자에 변화를 준 다양한 형태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막새면 전체에 짐승의 얼굴을 가득 채운 짐승얼굴무늬 수막새는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의미가 강합니다. 부릅뜬 눈,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면서 크게 벌린 입, 두툼한 코 등을 양감 있게 표현하였습니다. 고구려 사람들의 기와집을 보여주는 다양한 증거 기와는 목조와가(木造瓦家) 전통의 동아시아에서 일찍부터 사용해 온 건축부재입니다. 목조건물의 지붕에 얹는 기와는 눈과 빗물의 침수를 막고 온ㆍ습도의 기후변화를 견딜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건물을 꾸미고 위용을 돋보이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기와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하였으나, 삼국시대의 건축은 원형이 전해지지 않아 당시의 건축문화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구려의 경우에는 고분벽화에서 무덤 주인인 귀족층의 주거 공간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구당서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제7회 벽파전국국악제전에서 ‘초한가(楚漢歌)’를 불러 영예의 대상을 받은 최은서 교사는 현재 서울 <한성여중>의 과학교사로 20여년 전부터 다양한 장르의 국악을 배워 왔다. 초한가는 서도지방의 유명한 좌창으로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와 항우의 싸움 이야기가 중심이며 가락은 서도 지역의 치켜 떠는 요성(搖聲)이 일품인 소리다. 이렇게 ‘초한가(楚漢歌)’를 불러 대상을 받을 정도로 학교의 선생님이 국악에 심취하게 되면 학교의 문화는 자연스럽게 바뀌어 간. 그가 근무하고 있는 한성여중에서는 올해 가야금병창 동아리를 하나 더 만들었다고 한다. 국악 전공의 예술강사와 일반 교사가 협업하면 쉽게 동아리 활동이 확대됨에도, 학교 현장은 동아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국악동아리 활동을 통해 유대관계가 형성되면서 정체성에 대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게 되는데도 말이다. 그가 가끔 들려준다는 이야기 한 토막이다. “우리 민족이 다른 민족에 견줘 우월한 분야가 하나둘이 아니겠지만, 저는 <노래>도 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세계에서 노래를 가장 사랑하고, 또한 잘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는데, 무엇보다도 BTS가 이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까치설날입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소지왕 때 왕후가 한 스님과 내통하여 임금을 해치려 하였는데 까치(까마귀)와 쥐, 돼지와 용의 인도로 이를 모면하였습니다. 그런데 쥐, 돼지, 용은 모두 ‘12지’에 드는 동물이라 기리는 날이 있지만, 까치를 기릴 날이 없어 설 바로 전날을 까치를 기리려고 까치설이라 했다고 하지요. 그런가 하면 옛날 섣달그믐을 작은설이라 하여 “아치설” 또는 “아찬설”이라 했는데 이 “아치”가 경기지방에서“까치”로 바뀌었다고도 합니다. 음력 22일 조금을 다도해 지방에서는 “아치조금”이라 하지만 경기만 지방에서는 “까치조금”이라고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조선시대 궁궐에서는 그믐 전날, 어린이 수십 명을 모아서 붉은 옷과 두건을 씌워 궁중에 들여보내면 그믐날 새벽에 관상감에서 북과 피리를 갖추고 방상씨(方相氏, 탈을 쓰고 잡귀를 쫓는 사람)와 함께 쫓아내는 놀이 곧 <나례(儺禮), 나희(儺戱)>를 했습니다. 또 그믐날 이른 새벽에 처용(處容), 각귀(角鬼), 수성노인(壽星老人), 닭, 호랑이 등과 같은 그림을 궁궐문과 집 문에 붙여, 잡귀를 쫓는다고 하는데, 이것을 문배(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임인년 호랑이해가 밝은지도 어느덧 한달이 되어 간다. 2월 4일은 입춘(立春)인데 입춘 하루전인 2월 3일을 일본에서는 절분(세츠분, 節分)날이라고 해서 오래 전부터 민간 사이에서 하나의 하나의 풍습으로 정착해 왔다. 절분은 한해에 일어날 나쁜 액운을 막고 행운과 행복을 비는 날로 일본인들은 절분날에 집 가까운 신사(神社)나 절을 찾아가서 액막이 기도회를 갖고 콩뿌리기(마메마키) 행사를 한다. “복은 들어오고 귀신은 물러가라 (후쿠와 우치, 오니와 소토 ‘福は內、鬼は外’)라고 하면서 콩을 뿌리고 볶은 콩을 자기 나이 수만큼 먹으면 한 해 동안 아프지 않고 감기도 안 걸리며 모든 악귀로부터 보호받는다는 믿음이 있다. 절분행사는 예전에 궁중에서 했는데 《연희식(905년)》에 보면 색색으로 물들인 흙으로 빚은 토우동자(土牛童子)를 궁궐 안에 있는 사방의 문에 걸어두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 인형은 대한(大寒) 전날 밤에 만들어 입춘 전날 밤에 치웠다. 토우동자 풍습은 헤이안시대(794-1185)의 귀신을 물리치는 행사 츠이나(追儺)와 밀접한데 이는 무로마치시대(室町時代)로 내려오면 토우동자의 장식은 사라지고 복숭아 나뭇가지를 신성시하면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제7회 벽파전국 국악제전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은 최은서 교사와의 대담내용을 일부 소개하였다. 현재 서울《한성여자중학교》에서 과학을 지도하고 있는 현직 교사로, 20여 년 전부터 풍물굿, 사물, 판소리, 경기민요, 서도민요 등을 틈틈이 배워 왔으며 현재는 이건자, 김경배, 유지숙, 조영숙, 명창 등에게 소리 공부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는 서도지방의 긴소리, 초한가 ‘楚漢歌’를 불러 벽파 제전의 대상에 올랐는데, 서도지방이란 평안도와 황해도 지역을 말한다. 이 지역의 소리는 수심가조로 엮어진 소리가 대부분이다. 상식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서도소리의 범주에도 여러 종류의 노래가 있다. 대표적인 장르로는 앉아서 긴 호흡으로 부르는 좌창(坐唱)과 시창이 있고, 여러 명이 서서 부르는 선소리 곧 입창(立唱)이 있는가 하면, 각 지방의 특징을 살리고 있는 다양한 통속민요, 그리고 이은관을 떠올리는 소리극 형태의 ‘배뱅이굿’ 등도 있다. 이 가운데 좌창의 대표적인 소리가 ‘초한가’, ‘공명가’, ‘배따라기’, ‘영변가’. ‘제전’ 등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마지막인 ‘대한(大寒)’이다. 소한이 지나 대한이 한 해 가운데 가장 춥다고 하지만 이는 중국 화북지방의 기준이어서 우리나라와 똑같지는 않고 오히려 소한 때가 더 추울 때가 많아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대한 다음에는 입춘이 기다리고 있기에 대한은 겨울을 매듭짓는 날로 보아 대한 기간의 마지막 날 곧 입춘 전날을 “절분(節分)”이라 하여 계절적인 섣달그믐날로 여겼다. 그래서 이날을 “해넘이”라 하여 콩을 방이나 마루에 뿌려 악귀를 쫓고 새해를 맞는 풍습이 있고 절분 다음날은 정월절(正月節)인 입춘으로, 이날부터 새해로 보기도 한다. 제주도에서 이사하는 것은 물론 부엌ㆍ문ㆍ뒷간, 외양간 고치기, 집 뜯어고치기, 울타리ㆍ돌담고치기, 나무 베기, 묘소 고쳐 쌓기 등은 언제나 ‘신구간(新舊間)’에 한다. 신구간은 대한 뒤 5일에서 입춘 전 3일 사이를 말하는 것인데 이때 모든 신들이 염라대왕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기 위해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여도 탈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