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시시콜콜/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시콜콜 [뜻]자질구레한 것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낱낱이 따지거나 다루는 모양 [보기월]제가 맡은 일이시시콜콜다 알고 챙겨야 되는 일인데 그렇지 못해 어려움이 많습니다. 어제 앞낮까지 내리고 그친다고 했던 비는 낮밥을 먹은 뒤에도 내렸습니다.밖에 나가 뛰어야 할 아이들이 비 때문에 못 나가 안에서 지내니 안 시끄러울 수가 없었습니다.게다가 노루처럼 뛰어 다니는 아이들을 말리러 다녔지만 하나도 쓸모가 없었습니다. 새로 일을 맡은 뒤 이틀이 지났습니다.하지 않던 새로운 일을 크게 벌이지도 않았는데 벌써 안 했으면 말았으면 하는 이야기를 잇달아 들었습니다.놓치거나 빠트린 일도 여러 가지 입니다.제가 맡은 일이시시콜콜다 알고 챙겨야 되는 일인데 그렇지 못해 어려움이 많습니다.미루어 헤아리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더 단단해지고 꼼꼼해져야겠습니다. 비가 그친 뒤에는 바람이 불면서 날씨가 더 추워졌습니다.높은 뫼에 눈이 내려서 그렇지 않나 생각도 했습니다.해가 지고 난 뒤에는 절로 옷깃을 여미게 되더라구요.도움을 주신 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분이 사는 말씀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여미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미다 [뜻]벌어진 옷깃 따위를 바로잡아 반듯하게 하다. [보기월]아이의 옷깃을여며주시는 어머니의 손길에 사랑이 넘쳐 나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은 온봄달(3월)들어 둘째 날이자 새배해(새학년)을 비롯하는 날이었습니다.배곳에 꽃등 들어오는 새내기들을 맞이하는 들배움풀이(입학식)이 있었고 새배해를 비롯하는 비롯풀이(시업식)도 있었습니다. 새내기들과 그들의 손을 잡고 줄줄이 들어오신 어버이들이 어울마당을 가득 채운 뒤 들배움풀이(입학식)를 했습니다.아이들 손을 잡고 나란히 서 있는 어버이들께 옆으로 나와 달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아이 손을 놓고 다들 나오는 데 한 어머니께서 쪼그려 앉아 있는 게 보였습니다.아이의 옷깃을여며주시는 어머니의 손길에 사랑이 넘쳐 나는 것 같았습니다.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다 그렇게 느꼈지 싶습니다. 배곳(학교)가 즐거운 배움과 만남이 가득한 좋은 곳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들배움풀이를 만들고자 마음을 썼습니다.선물도 두 가지를 챙기고 말그대로 온 식구들이 기쁜 마음으로 반갑게 맞이하며 큰 손뼉을 쳐 주었습니다.좋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아이들에게는 봄말미(봄방학)라고 하는 지난 열흘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배곳에 나갔습니다.버릴 것을 챙겨 버리기도 했고 짐을 챙겨 옮기기도 했습니다.그뿐만 아니라 셈틀(컴퓨터)앞에 앉아서 여러 가지 일을 배워 해 보기도 했습니다.그런데 지내고 보니 무엇을 했나 싶기도 하고 일을 한 보람을 느낄 수가 없어 허전한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배곳 일을 잊고 바람을 쐬고 왔습니다.일이 없이 간 것은 아니고 밖으로 일을 가지고 갔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벌써 봄을 알리는 몇 가지 꽃이 피었다는 기별을 듣보았는데 바람은 좀 차가웠습니다.마바다(남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올라 맞은 바람은 더 차가웠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갈모임(학회)를 이끌어 온 분들과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맛있는 것도 먹고 올해 해야 할 일을 가지고 좋은 이야기도 나누고 왔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배움해(학년)를 비롯하는 날입니다.새로운 만남으로 설레는 날이기도 합니다.들배움(입학)을 하는 새내기들은 더욱 그럴 것입니다.새배해(새학년)이 되어 꽃등 배곳에 와서 하루를 열였습니다.오늘 저마다 여러 가지 속다짐,입다짐을 하게 될 것입니다.그 다짐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힘쓰자,한해살이,여러해살이,나이테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3해(1950년)만든‘과학공부4-2’의54, 5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54쪽 셋째 줄에‘배게’가 보입니다. ‘배다’가‘몬(물건)사이가 비좁거나 촘촘하다’는 뜻을 알면 바로 알 수 있는 말입니다.다섯째 줄에 있는‘힘쓰자’는 말도 반가운 말입니다. ‘노력하자’는 말을 더 자주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54쪽 열다섯째 줄에‘한해살이’와 그 다음 줄에 있는‘여러해살이’가 나옵니다. 55쪽 여섯째 줄과 일곱째 줄에 걸쳐‘나이테’도 있습니다.보시는 바와 같이 그 옆에 한자를 나란히 밝혀 써 놓아서 어떤 말이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그렇습니다. ‘일년생(一年生)’을‘한해살이’로‘다년생(多年生)’은‘여러해살이’로‘연륜(年輪)’을‘나이테’로 바꾼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배움책을 만들기 앞에도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는‘한해살이’, ‘여러해살이’, ‘나이테’와 같은 말을 삶 속에서 쓰셨습니다.그런데 그 말을 갈말(학술어)로 쓰지 않고 남이 뒤쳐 만들어 놓은 말을 갈말로 삼아 쓰는 우리입니다. 지난해부터 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시설궂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설궂다 [뜻]매우 차분하지 못하고 수선을 잘 부려서 보기에 실없다. [보기월]저런 아이들은 열을 모아 놓아도시설궂다는 말은 안 듣겠다 싶었습니다. 낮부터 날씨가 많이 풀릴 거라는 알림을 듣고 나갔는데 아침 바람은 여전히 싸늘했습니다.윗옷을 열고 나섰다가 찬바람에 놀라 얼른 채웠습니다.윗도리를 조금 얇은 옷으로 입고 나왔더니 날씨가 아직은 이르다고 말을 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하려고 마음 먹었던 일을 겨우 한 가지 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생겼습니다.그 가운데 하나를 하고 나니 낮밥을 먹을 때가 되었습니다.바깥 날씨는 봄날처럼 포근했습니다.따뜻한 국물을 먹으니 바로 땀이 흐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있어서 함께 먹었는데 차분하고 얌전하게 먼저 먹고는 놀러 간다고 나가더군요.저런 아이들은 열을 모아 놓아도시설궂다는 말은 안 듣겠다 싶었습니다.아이들 엄마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참 아이들을 잘 키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설궂다'의 작은 말은'새살궂다', '새실궂다'이며 다음과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그들 세 자매는 모두시설궂어집안이 항상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여리꾼/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리꾼 [뜻]가게 앞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을 끌여들여 몬(물건)을 사게 하고 가게 임자로부터 삯을 받는 사람. [보기월]'여리꾼'을 알려주고'호객꾼'이니'삐끼'같은 말을 쓰지 않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지난 이레부터 하루도 쉬지 않았는데 일은 끝이 없습니다.해야 할 일이 있어서 배곳에 나갔는데 저 말고도 일을 하러 온 분들이 있었습니다.엿날(토요일)에는 사람들이 없을 때 해야 하는 가심(청소)을 하러 온 분들이 있어서 오히려 더 북적이는 느낌이었습니다. 해 본 적 없는 일을 맡아 해 나가야 하는 것이 짐스럽기도 하지만 새로운 일을 하며 배울 것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제 일이 아니고 배곳 일이니 다들 많이 도와 줄 거라 믿습니다. 날이 어두워질무렵까지 일을 하고 나와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이레마다 열리는 골목저자(시장)는 거의 다 끝나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지짐이 먹고 싶어 갔더니 지짐감이 다 떨어졌다고 해서 발길을 돌려 나왔습니다. 다른 집을 찾아 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여리꾼인지 가게 임자인지는 모르지만 손님을 끌려고 밖에 나와 있는 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되새김]4351_2-3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시나브로 한 뼘 넘게 자란 제사랑꽃(수선화)이 꽃을 피웠습니다.제가 어제가지 지내던 추운 방에서 조금 더 따뜻한 곳으로 옮겼더니 봄이 온 줄 알았나 봅니다.아직 밖에 있는 것들은 꽃을 피우려면 조금 남았는데 말입니다.어제 샛노란 꽃봉오리가 보여서 몇 날 뒤에나 필 줄 알았는데 하루가 멀게 느껴졌었던 게지요. 열흘 남짓 되어 길 거라 생각했던 봄말미는 생각보다 많이 짧습니다.새로 맡은 일과 아랑곳하여 해야 할 일이 이어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배곳에 와서 앉아 일을 할 겨를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니 말입니다. 챙겨 놓은 것들을 간직하기도 어렵지만 버리는 것도 어려운데 깊이 생각하지 않고 버리는 게 아닐까 싶은 일들을 보곤 합니다. 겨울에는 따뜻함,여름에는 시원함이 좋습니다.하지만 그게 없을 때 아쉬움을 느끼게 됩니다.넉넉할 때가 좋은데 넉넉할 때 다 내다 버리고 나면 아쉬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토박이말도 맛보여 주는 사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는 크게 다르지 싶습니다.어김없이 돌아온 토박이말 되새김 날입니다.어떤 말이 잊히지 않고 또 어떤 말이 잊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시쁘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쁘다 [뜻]마음에 차지 않아 시들하다 [보기월]그런 일을 맡게 되면 맡은 일이시쁘게느껴지기 쉽습니다. 요즘 배곳(학교)은 새배해(새학년)을 앞두고 노느매기를 하는 때입니다.저마다 조금씩 다른 게 없지 않지만 요맘 때면 이런저런 이야기가 배곳 밖으로 새어 나오기도 합니다. 맡기려고 하는 쪽과 맡지 않으려고 하는 쪽이 있다보니 그 끝에 아름다운 이야기만 들리는 것은 아닙니다.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가는 때도 있습니다.슬기를 모으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거라는 분도 있습니다.하지만 모두가 마음에 드는 일은 드문 게 참일입니다. 일이 무겁고 가벼운 게 있기 마련이고 똑같이 나누기 어렵다는 것을 다 안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은 살아온 삶이 다르기 때문입니다.끝내 누군가 져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적어 내지만 그대로 되는 때는 거의 없습니다.서로 다른 바람을 고르는 일을 맡은 사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맞춤 토박이말]설날 인사/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해가 바뀔 때 가장 많이 듣는 인사말일 것입니다. 지난 설날에도 이런 인사말을 많이 들으셨을 테지요.그런데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 인사를 주고받았을까요? 똑똑히 알 수 없지만 이런 인사를 주고받는 게 그리 오래지 않았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어림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말씀하신 버릇을 미루어 보더라도‘~(하)세요’와 같이 시키는 듯한 말을 하지 않으셨습니다.뭔가 바라는 것이 있으면“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말을 앞세우셨고,바라는 것이 있을 때는“~하길 바란다.”또는“~하길 비손한다.”고 하셨다고 합니다. 게다가 조선 때 주고받는 편지에 남아있는 새해 인사를 봐도 요즘과 같이 시킴꼴(명령형)이 없었다고 하니 더욱 그렇습니다.인사말도 때와 곳에 따라 바뀌었다는 것을 안다면 요즘과 같이 시키듯이 하는 인사말을 좀 바꾸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돌(생일),한가위,설과 같이 좋은 날을 보낸다는 뜻을 담은 말에‘쇠다’가 있습니다.그러니 설을 잘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설 잘 쇠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여든대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든대다 [뜻]귀찮게 자꾸 억지를 부리다(떼를 쓰다). [보기월]제가 하는 일을 두고여든대는것으로 여기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본 얼숲(페이스북)에서 네 해 앞 나들이를 갔을 때 찍은 찍그림을 보여 주었습니다.마바다(남해)가까운 곳에서 찍은 작은 꽃들을 보면서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었지요.올해는 아직 그 꽃들을 못 만났지만 그렇게 네 해 앞에도 봄이 왔었다는 걸 알려주는 찍그림이 반가웠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방 안에 있는 꽃동이에서 올라 온 싹이 벌써 한 뼘이 넘었으니 우리가 느끼지 못 하는 사이 봄이 성큼 우리 곁으로 와 있나 봅니다. 어제는 여느 날보다 일찍 열었지만 해야 할 일에 밀려 하고 싶은 일은 하나도 못 했습니다.새배해(신학년)노느매기를 하는 날이었는데 저는 이제까지 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일을 맡았습니다.배곳 일을 두루 살피고 챙겨야 하는 일이라 어깨가 무겁습니다. 제가 하는 일을 두고여든대는것으로 여기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서로 다른 삶을 살아 온 만큼 다른 데 무게를 두기 때문에 마뜩잖을 수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