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은 1960~1980년대 서울의 각종 건설 사업 현장의 실무를 담당했던 공무원들의 활약상을 구술로 풀어낸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제15권 <서울은 지금 공사중>을 발간하였다. 서울역사편찬원은 2009년부터 서울시민들에게 현대 서울의 생생한 역사를 전달하기 위한 구술채록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모두 14권의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총서를 발간하였다. 이번에 발간한 제15권 <서울은 지금 공사중>은 1960~1980년대 경제성장기 서울의 교량, 도로, 상하수도, 지하철 등 각종 건설사업에서 활약했던 공무원들의 구술을 채록·정리하여 담은 책이다. 서울은 1960~1980년대 큰 변화를 겪었다. 인구는 1960년 244만 명에서 1980년 836만 명으로 매년 30만 명씩 증가하였다. 이시기 한국 경제도 매년 10% 가까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서울은 말 그대로 ‘건설도시’였다. 당시의 서울은 도시 근대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판자촌으로 대변되던 청계천이 복개되었고, 그 위로는 고가도로가 지났다. 논밭과 과수원이었던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10. 23.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고맙게도 KBS 강석훈 기자가 문상을 와주었습니다. 강기자는 자기가 쓴 책이 곧 나온다더니, 10. 31. 초판이 나오자마자 나에게도 책을 보내주었습니다. 바로 《조선의 大기자 연암》이란 책입니다. 대(大)기자라니? 연암을 좋아하고 열하일기를 애독한 나로서는 순가 ‘대기자’에 혼란스러웠으나, 이내 강 기자가 연암을 ‘대기자’라고 부르는 것을 알 것도 같았습니다. 머리말에서 강 기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열하일기는 대기자의 면모와 식견, 실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대장정의 르포르타주다. 르포르타주는 어떤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가 아니라 특정 주제나 지역 사회를 심층 취재한 기자가 취재 내용과 식견을 바탕으로 뉴스와 여러 에피소드, 논평 등을 종합적으로 완성한 기사이다.” ‘그래! 기자의 관점에서는 《열하일기》에서 연암의 대기자의 면목을 읽어낼 수 있겠구나!’ 그런데 강 기자는 연암이 능숙한 대기자의 필치로 《열하일기》를 썼을 뿐 아니라, 연암 스스로 《열하일기》에서 자신을 ‘기자’라고 했답니다. ‘으잉? 이건 무슨 말이야? 당시에는 ‘기자’라는 개념도 없을 때 아닌가?’ 178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국립문화유산원은 지난 12월 7일(수)부터 내년 5월 14일(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전북 전주시) 누리마루 2층 기획전시실에서 '함께 EAT잇다' 특별전을 열고 있다. 그런데 국립문화유산원은 이 특별전시의 이름을 '함께 EAT잇다'라고 쓸데없이 영어를 함께 써서 <국어기본법> 제14조 제1호의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는 법 규정을 어겼다. 이에 우리문화신문은 지난 12월 6일 “국어기본법 준수 요청”이란 공문을 국립문화유산원장 앞으로 보낸바 국립문화유산원이 12월 13일 자로 공문을 보내와 “우리 원의 특별전시명 '함께 EAT잇다'에 대한 귀사의 의견에 대해 충분히 공감합니다. 향후 공문서 작성 시에 <국어기본법>을 준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약속을 했다. 이는 언론의 지적을 소홀히 듣지 않고 시정하려고 노력하는 국가기관이기에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다른 기관들도 이에 본받아 함께 분발하였으면 하는 생각이다. 또한 국회도 법 위반에 관한 제재 조항이 없는 유명무실한 <국어기본법>을 하루빨리 고쳐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첨부문서 1.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코레아 우라! 코레아 우라! 코레아 우라!” 1909년 10월 26일 아침 9시 30분경, 하얼빈역에서 ‘대한국 만세’를 뜻하는 ‘코레아 우라!’가 울려 퍼졌다.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의 외침이었다. 깊은 총상을 입은 일본 총리대신 이토 히로부미는 힘없이 쓰러졌다. 하얼빈역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토는 즉시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총상이 워낙 깊어 30분 만에 숨을 거뒀다. 안중근은 도망치지 않고 순순히 체포되어 러시아 헌병대 파출소로 끌려갔다. 이로써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은 세계 전역에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이 책, 《코레아 우라-안중근, 하얼빈 11일간의 기록》은 안중근이 하얼빈에서 보낸 11일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거사가 있었던 10월 26일을 중심으로 10월 22일부터 11월 1일까지, 11일간 벌어진 사건들을 숨 가쁘게 담아낸다. 그리고 하얼빈 의거 이후 뤼순에서 1910년 3월 26일 처형당할 때까지, 144일 동안의 이야기도 다룬다. 보통 역사책에서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다는 사실만 나올 뿐, 그 전후의 이야기는 생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책은 그 의거의 자초지종을 누구나 알기 쉽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나이 불문, 시대 불문, 인생의 불안을 다독여 주는 최고의 고전 『논어』. 이 책의 저자인 판덩은 이 시대에 술술 읽힐 수 있는 논어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현대인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논어는 간단한 문장이지만 여러 가지 뜻이 담겨있어 해석의 방향이 다양하다. 마치 우리의 삶과 같으며, 삶의 문제와 고난은 개인이 혼자 해결하기 벅차고 고통스럽다. 저자는 공자의 지혜를 빌려 인생의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이 책을 통해 도와주고 있다. 논어의 해석은 지나치게 어려울 때가 많다. 저자는 쉽고 올바른 논어 읽기에 중점을 두고 논어를 해석했다. 그를 통해 공자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정하고 친근한 존재이며, 나와 같은 고민을 했던 군자였음을 알 수 있었다. 삶의 어려움을 느끼거나, 위로받고 싶을 때, 초조하고 불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이 책을 읽는다면 내 마음에 평온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11월 22일 ‘머니투데이’에는 “경매 올라온 '연애편지' 42통, 9억에 낙찰…누가 썼길래?”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가수이자 작곡가, 시인인 밥 딜런이 고등학생 때 썼던 연애편지가 경매에서 66만 9,875달러(약 9억 원)에 낙찰됐다는 것이다. 우리 세대도 고등학생 시절 연애편지를 썼던 추억이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그런 연애편지가 있을 까닭이 없다. 다만, 부부 사이에 절절한 사랑을 주고받은 흔적인 편지가 지금 우리에게는 유물로 남아있다. 1998년 4월 14일 경북 안동에서는 이장하는 무덤에서 죽은 남편을 향해 애끓는 사랑과 비통함을 토하는 편지가 나왔다. 죽은 사람은 1586년 31살의 나이로 갑자기 죽은 이응태였는데 이응태의 아내 원이엄마가 쓴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하얘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라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라는 편지가 나와 조선판 '사랑과 영혼'이라며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유물이 있다. 물론 조선시대에 그런 원이엄마가 쓴 애정편지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경목이 쓰고, 한국학중앙연구원 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그 겨울의 시 - 박노해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찬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 눈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우리 겨레는 더불어 사는 일에 익숙했다. 전해오는 얘기로는 예부터 가난한 사람이 양식이 떨어지면 새벽에 부잣집 문앞을 말끔히 쓸었다. 그러면 그 집 안주인이 아침에 일어나서 이를 보고 하인에게 “뉘 집 빗질 자국인가?”하고 물었다. 그런 다음 말없이 양식으로 쓸 쌀이나 보리를 하인을 시켜서 전해줬다는 얘기가 전한다. 그런가 하면 보릿고개에 양식이 떨어진 집의 아낙들은 산나물을 뜯어다가 잘 사는 집의 마당에 무작정 부려놓는다. 그러면 그 부잣집 안주인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곡식이나 소금ㆍ된장 따위를 이들에게 주었다. 물론 부잣집에서
[우리문화신문= 전수희 기자] 지구를 살리는 일은 누구나 공감하는 일이지만 누구나 실천하기에는 때로 외롭고 막막하다. 패스트 패션의 시대. 계절이 바뀌고 한해가 지나면 찾아오는 옷장 정리일이 만만치 않다.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옷장’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의 저자 박진영, 신하나는 패션 산업계의 동료로 만났다. 출발점은 서로 달랐지만, 동물과 사람, 환경을 착취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삶’을 고민하면서 실천해왔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패션 산업과 지구, 환경, 인류의 연결고리를 파헤친다. 특히 다양한 사례와 수치를 제시하면서 쉽게 사고 버리며 소비되는 ‘착한’ 가격의 패스트 패션(일명 SPA)이 노동환경과 인권, 지구 환경에 미치는 폐해를 밝히고 있다. 패션 산업의 모든 과정에서 수많은 의류 쓰레기가 생산되고 이는 환경오염으로 이어진다. 환경 파괴적으로 구조화된 패션 산업에서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실천이 과연 가능할까? 나 하나가 하는 작은 실천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러한 무기력한 질문이 드는 순간, 저자들은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지속가능한 개발’의 가치에 동참하는 브랜드와 패션계의 동향을 알려준다. 실천하는 방법은 어렵지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명분이냐 실리냐. 선택은 늘 쉽지 않다. 오늘도 많은 이들이 두 가지 선택 사이에서 갈등한다. 명분을 따르자니 손해가 막심하고, 실리를 따르자니 면이 서질 않는다. 어떤 선택도 반드시 정답이라고 할 수 없으니,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역사는 기출문제집이라 했던가? 그럴 때 한 번쯤 펴들 만한 책이 있다. 김용희가 쓴 이 책 《명분과 의리의 김상헌이냐 현실과 변통의 최명길이냐》는 병자호란을 맞아 나라가 멸망의 갈림길에 섰을 때, 명분을 따라 멸망을 각오하고 싸울 것인지, 실리를 쫓아 항복하고 후일을 도모할 것인지 첨예한 논쟁을 벌이던 두 사람을 보여준다. 김상헌과 최명길, 두 사람은 각각 척화파와 주화파의 핵심 인물로 김상헌은 결사항전, 최명길은 항복을 주장했다. 사실 두 사람 모두 나라를 위하는 우국충정은 같았다. 다만 성리학적 명분론을 신봉하는 철저한 원칙주의자이던 김상헌은 오랑캐에게 항복하여 예의가 무너지면 나라가 망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여겼고, 명분을 좇되 현실에 따라 변통하는 유연성을 중시하던 최명길은 일단 나라를 보존하고 나서야 명분과 의리도 찾을 수 있는 것이라 여겼다. (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힘이자 짐인, 사랑하지만 지긋지긋한, 가장 큰 기쁨과 가장 큰 상처의 원인인, 가족. 누군가에게 가족은 사랑과 평화를 느끼는 가장 소중한 피난처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처와 짐의 근원이 되는 가장 위험한 전쟁터이다. 이 책은 가족이 피난처가 되기 위해서는, 위로의 원천이 되기 위해서는, 개개인들의 행복하고자 하는 의지만으로는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가족 구성원 간에도 ‘사랑의 기술’이 필요하다. 1부에서는 부모와 자녀 관계의 갈등, 2부에서는 부부간의 갈등, 3부에서는 부모와 자녀, 부부라는 가족 소우주가 만들어 놓은 오늘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세대 간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갈등의 실마리를 찾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가족공부’는 가족으로 엮인 수많은 관계 사이에 놓인 무질서를 질서로 바꾸어 가는 과정이다. 그 출발은 자기 자신과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가족에게 받은 상처로 여전히 인생에서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자신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보자. 이 책을 통해 ‘어떻게 하면 나를 좀 더 사랑할 수 있을까?’ 그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해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