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제철 토박이말]1 /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우리가 먹거리를 가지고 이야기를 할 때 제철 먹거리가 몸에도 좋고 맛도 좋다고들 합니다.토박이말도 철에 맞는 제철 토박이말이 있습니다.그래서 오늘은 요즘과 같은 철에 어울리는 토박이말 몇 가지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여러 날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이렇게 오랫동안 비가 오락가락하는 것을‘장마’라고 하고 이런 철을‘장마철’이라고 합니다.그런데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으며 또 쓰고 있는 이‘장마’라는 말의 말밑을 살펴보면 토박이말이 아니라고 합니다.그리고‘장마’를 뜻하는 토박이말로‘오란비’라는 말이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오란비’는‘오래’라는 뜻의‘오란’과‘비’를 더한 말이라고 합니다. 비가 오랫동안 오게 되면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가 바로 빨래입니다.빨래를 해도 잘 마르지 않기 때문입니다.그래서 비가 오다가 그치고 해가 쨍쨍 나게 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그렇게 빨래를 말릴 만큼 해가 나는 겨를을‘빨래말미’라고 합니다. 옛날에는 밥을 할 때도 땔감인 나무가 있어야 해서 비가 잦은 요즘과 같은 철에는 마른 나무가 참 아쉬웠습니다.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얼뜨리다 /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 얼뜨리다 [뜻] 사람이 두 가지 넘는 것을 이것저것 서로 섞이게 하다.[보기월] 가끔은 건건이를얼뜨려먹으면 새로운 맛이 나기도 합니다. 어제는 집에서 나갈 무렵부터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젖을 만큼 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수레를 쓸 일이 있어서 수레를 타고 갔습니다. 비 때문인지 길에는 여는 때보다 수레가 많았습니다. 배곳 앞뒤로 아이들을 내려 주려고 줄을 서 있었습니다. 비를 덜 맞도록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곳에 내려 주고 싶은 어버이 마음을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바로 배곳 앞에 수레를 세워 다른 사람이 들어 가지도 못하게 하는 분이 있어 보기에 좋지 않았습니다. 앞에서 길잡이를 하시는 어르신들께서 세우지 말라고 하는데도 말입니다. 그 아이가 다른 사람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저만 챙기면 된다고 생각할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틀 동안 멀리 다녀오느라 아무래도 몸이 힘들었나 봅니다. 앞낮에는 일을 잡고 있어도 몸이 따라 주지 않았습니다. 낮밥을 먹고 난 뒤에야 제대로 일이 되었지요. 한 가지 일을 마무리하고 나니 하루를 마칠 때가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쇰직하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쇰직하다 [뜻] 크기나 만큼(정도)이 다른 것보다 조금 더 하거나 비슷하다[보기월] 우리는 이모 집에서 좀 멀리 떨어진 여느 집쇰직한집을 빌려서 하룻밤을 지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은 아버지와 여섯 언니 아우가 이모님을 뵈러 가는 날이었습니다. 집을 나서자마자 작달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엄청 많이 올 거라는 기별을 듣기는 했지만 밖에서 그런 비를 만난 것도 오랜만이었습니다. 그래도 짧게 내리고 말아서 발길을 돌리지는 않았습니다. 가까운 길도 아니고 가는 길에 몇 차례 많이 내리는 비를 만나기는 했지만 저희들 걸음을 돕기라도 하듯이 그리 오래 내리지 않았습니다. 일곱 사람이 함께 하는 나들이도 처음일 뿐더러 한 수레를 타고 오가며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짜장 좋았습니다. 여러 해 만에 만난 이모님께서는 보자마자 먼저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니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저희를 만나기 앞에 꿈에서 어머니를 보셨는데 얼굴이 참 좋더라고 하셔서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모님보다 더 오랜만에 만난 이모집 언니들이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은 것은 피붙이기 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오란비(장마)'에 어울리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날마다 집을 나서서 배곳(학교)에 가는 동안 땀을 넉넉하게 흘립니다. 가자마자 바람틀(선풍기) 앞에 앉을 수 있어서 그나마 낫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마 옷이 다 젖을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들을 보면 남일같지 않습니다.^^ 제가 토박이말을 살리고 일으켜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해 온 지 스무 해가 다 되어 갑니다. 그렇다 보니 잘한다는 좋다는 말도 듣지만 되잖은 일로 귀찮게 한다며 싫다는 말도 듣곤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죽은 말이라고 하는 말도 저는 살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꿋꿋하게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이레마다(매주) 낫날(목요일)에 하는 토박이말 갈배움 힘 기르기 닦음(연수)이 있었습니다. 옛배움책에 나온 토박이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토박이말 노래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시조문학관'과 울력다짐(엠오유)을 맺을 수 있게 되었다는 기별을 들어 참 기뻤습니다. 그리고 '서석 온마을 배움터'하고도 서로 도우며 배울 길을 찾아 보기로 했습니다. 어김없이 토박이말을 되새기는 날이 오듯이 온나라 사람들이 함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쭉정이/(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쭉정이 [뜻] 1)껍질만 있고 속에 알맹이가 들지 않은 낟알이나 과일 따위의 열매 벼[보기월] 여러 가지 낟알이 섞인 그릇에 물을 부으니 바로쭉정이가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설거지와 밥하기를 겨끔내기로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제가 할 차례였습니다. 설거지를 할 게 많지는 않아서 얼른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에 쌀을 씻었습니다. 쌀을 세 그릇 담은 뒤 몸에 좋다는 보리, 콩, 조, 수수를 조금씩 덜어 넣었습니다. 여러 가지 낟알이 섞인 그릇에 물을 부으니 바로쭉정이가 떠올랐습니다. 어릴 적 집에서 절구로 방아를 찧은 쌀을 씻으시던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그때는 쌀을 씻은 물도 버리지 않고 모아 소를 먹였습니다. 그리고 밥을 먹을 때 가끔은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게 그대로 있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걸 까서 먹는 재미도 쏠쏠했었지요. 그때와 견주면 어제 나온 것은 쭉정이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 때끝꼲기(기말평가)가 끝이 났습니다. 잘 봤네 못 봤네 말들을 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배우고 익히는 버릇을 제대로 들였으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건사하다, 옮다, 졸보기눈, 돋보기눈, 쓸리다 오늘은4284해(1951년)만든‘과학공부6-1’의36쪽부터39쪽까지 보고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과학공부6-1 우리한글박물관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36쪽에 보면‘건사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눈을 잘 건사하여야 한다.”라고 했는데 요즘은‘관리하다’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말모이 풀이를 보면‘건사하다’를 쓰는 게 맞습니다.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일거리를 챙겨주는 것도‘건사하다’라고 한다면‘관리자’는‘건사함이’가 될 것입니다. 37쪽에는‘옮다’가 있습니다. “거울에 전등이 비치지 않는 자리로 옮아 앉으면...”이라고 했는데 요즘 많이 쓰는‘이동하다’를 써야 할 때 갈음해 쓰는 것도 좋겠습니다. 과학공부 6-1 우리한글박물관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38쪽에는‘졸보기눈’과‘돋보기눈’이 있습니다.요즘은‘근시’, ‘원시’라고 하지만 이 책에는‘근안’, ‘원안’이라고도 했군요.말모이를 보면‘졸보기’, ‘돋보기’라고도 한다는 풀이가 있습니다.하지만 아이들과 함께해 본 바에 따르면‘오목렌즈’는 작게 보이니‘졸보기’, ‘볼록렌즈’는 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얼뜨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얼뜨다 [뜻] 다부지지 못하여 어수룩하고 멍하다(얼이 빠진 듯하다)[보기월] 되지도 않을 일을 한다고 저를얼뜬사람으로 보는 것에 견주면 아무 것도 아니었지요. 어제 아침에 집에 나올 때 비가 오지는 않았지만 낮에 비가 올 거라고 해서 슈룹(우산)을 들고 왔습니다. 아침부터 끈끈한 숨씨(공기)가 살갗에 착착 달라 붙는 것 같았습니다. 집을 나설 때 이마에 맺힌 땀은 배곳에 닿았을 때는 흘러 내려서 닦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바람이 좀 많이 불어서 바람틀(선풍기)를 돌리지 않아도 견딜 수 있었습니다. 더위에 날카로워진 사람들은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얼굴을 찌푸리고 있거나 조금만 언짢아도 큰소리를 내곤 했습니다. 어른도 그런데 아이들은 어떻겠습니까.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기분이 나빠지지 않도록 미리 챙긴다고 챙기는데 아이들 마음에 차지 않는 것 같습니다. 뒤낮에 비가 조금 내리기는 했지만 안에 있어서 비를 맞을 일은 없었습니다. 일을 마칠 무렵 누리어울림마당에서 여러 해 만에 만난 사람이 아직도 그러고 있냐면서 대단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쇠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쇠다 [뜻] 잔치, 돌, 기림날(기념일) 같은 날을 맞이하여 지내다.[보기월] 더 나아가 '한가위, 설'과 같은 날뿐만 아니라 돌(생일)도쇠는거라는 것도 알고 쓰면 좋겠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은 잊지 못할 날이었습니다. 올해도 가웃(반)이 지나고 새로운 달을 비롯하는 첫날이기도 했습니다.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우자는 우리 모임의 뜻을 처음으로 길에 나가 널알리기(캠페인)를 한 날이라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습니다. 다들 때끝꼲기(기말평가)가 있어서 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토박이말바라기가 하는 일 알기, 토박이말 놀이로 낯설음을 없애고 토박이말 널알림감 만들기를 웃으며 재미있게 했습니다. 꽃배곳(초등학교) 배움이 셋이서 자리느낌(분위기)을 돋우고 큰배곳(대학교) 배움이들이 맞장구를 잘 쳐 주어서 훨씬 좋았습니다. 엘지베스트샵 진주성점 장홍점 점장님은 우리가 마실 시원한 물도 챙겨 주시고 모람(회원)이 되어 준 사람들에게 토박이말바라기 보람(로고)을 새긴 예쁜 물그릇(컵)에 까지 선물로 주셨습니다. 닦음(연수)과 이바지(봉사)를 할 자리를 내어 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온다고 했던 비가 왔습니다. 장마가 온다고 하더니 장마가 비롯되었나 봅니다. 저는 더위 가운데 가장 견디기 어려운 더위가 무더위라고 생각합니다. 끈끈하면서 사람 기분까지 나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요즘 아이들끼리 다툼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욱하는 바람에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더위를 막을 수는 없지만 식힐 수는 있을 것입니다. 찬바람틀에만 기대지 않고 시원한 생각과 기분으로 더위를 식히며 살아야겠습니다. 어제 밤에 토박이말 갈배움 닦음(교수학습 연수) 자리는 시원하면서도 따뜻했습니다. 찬바람틀이 세게 돌아가서 앞에 앉은 저는 춥게 느껴질 만큼 시원했지만 나눈 이야기는 참 따뜻했거든요. 김수업 선생님께서 그동안 말씀하셨던 것을 간추려 주셔서 도움이 되었고 토박이말 뜻을 풀어 보기도 하고, 토박이말 뜻을 갈라 보기도 하면서 서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길을 내다'와 '길을 들이다'가 어떻게 다른 것인지를 함께 생각해서 알게 되어 참 기뻤습니다. 혼자서는 어렵고 힘들었을 텐데 여럿이 슬기를 모아 쉽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고 나와 오늘과 같이 낱말을 가지고 서로 느낌과 생각을 나누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쫍치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쫍치다 [뜻] 1)너그럽지 못하고 좁게 만들다[보기월] 눈 앞에 보이는 꽉 막힌 길이 저를 더쫍치는 것 같았습니다. 어제는 가람고을 하동에 있는 하동초등학교에 다녀왔습니다. 그곳 어버이, 배움이(학생), 갈침이(교사)와 함께 토박이말 놀배움 이야기를 하고 왔습니다. 이춘호 교장 선생님께서 토박이말을 남달리 생각하고 계시다 보니 그곳 갈침이님들 가운데 함께하시는 분들이 나게 된 것이지요. 아이들이 토박이말을 많이 알고 있어서 놀랐고 제가 이야기하고자 한 바를 미리 잘 알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만 제가 모자라서 좀 더 재미있고 알찬 이야기를 해드리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뿌리고 온 토박이말 놀배움 씨앗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보다 큽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맛있는 낮밥을 먹자마자 서둘러 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길이 막힌다는 알림을 보았습니다. 쉬지 않고 달려 가도 겨우 뒤낮 배움(오후 수업) 때에 맞춰 갈 수 있다 싶었는데 걱정이 되었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꽉 막힌 길이 저를 더쫍치는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