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사시사철 나물을 즐겨 먹는 아주머니가 이웃집에 사는 덕에 심심치 않게 나물반찬을 얻어먹고 있지만 광대나물 무침이라는 소리는 들어 보지 못했다. 그런데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누리집에 광대나물을 소개하길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한방약으로 달여 먹으면 월경불순, 소아허열, 현기증, 간염, 부종 따위에 잘 듣는다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예전에는 광대나물도 흔히 먹던 나물이었던 것 같다. 어째서 나물이름에 광대가 들어 간 것일까? 누리꾼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싶어 뒤져보니 자칭 들꽃 도사들은 한결같이 꽃모양이 광대 같아서 라고 쓰고 있다. 정말 그럴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광대나물 : 꿀풀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 높이는 25~30cm이며, 잎은 마주난다. 4~5월에 붉은 자주색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윤산(輪繖) 화서로 핀다. 어린잎과 줄기는 식용하고 전체는 토혈(吐血)과 코피를 멎게 하는 데 쓴다. 밭이나 논에 자라는데 한국, 북아메리카,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고 설명할 뿐 광대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광대라는 말이 들어간
[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어제 찾은북한산 등산길에는가는잎그늘사초(산거울)가 파릇파릇 싹을 틔우고 있었다. 지난 해 자란 길다란 풀은겨울을 지나는 동안 끝자락이 말려 있어 꼭 할아버지 수염 모습을 하고 있는데 땅 밑에서는 파릇한 싹이 움트고 있어 생명의 신비를 느끼게 해준다. 어릴 때 산에서 머리땋기도하고 하고 아이들 발에 걸려 넘어지라고 함정을 만들어 놀던 이 풀 이름이 가는잎그늘사초(산거울)래요. 머리 땋기하며 놀면 참 재미납니다. 이는 인터넷에 올라 있는 글이다. 남자들은 모르겠지만 시골에 살던 여자애들은 이 가는잎그늘사초(산거울풀)로 머리땋기도 하고 남을 골탕 먹이기도 했던 추억을 하나 쯤 갖고 있을 것이다. 글쓴이 역시 그랬다. ▲ 할아버지 수염처럼 길게 늘어뜨린 산거울(가는잎그늘사초), 북한산에서 글쓴이 찍음 그러나 그때는 이 풀이름을 잘 몰랐고 다만 그 모습이 할아버지 수염같이 생겼다고 해서 코흘리개 우리들은 그냥 할배수염이라 부르며 컸다. 커서 이 풀이름이 무엇인가 했더니 가는잎그늘사초(산거울)란다. 특히 산거울이라는 말은 아무래도 이 풀이름과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할배수염처럼 생긴 이 풀이름을 왜
[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등대풀이라고 하면 언뜻 바닷가나 섬 같은 곳에 세워둔 등대(燈臺)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등대란 바닷가의 등대가 아니라 일본말로 등잔을 뜻하는 것인데 잘못 번역한 말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어 어원유래사전(語源由來辭典)에 따르면, 등대풀에서 등대란 항로표시를 위한 등대가 아니라 옛날에 집안의 조명기구인 등명대(燈明臺)를 말한다. 등대꽃을 보면 심지처럼 노란꽃대가 올라와 있고 꽃잎이 그 주변을 받쳐서 마치 등잔처럼 보여 이렇게 부른다 고 풀이하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등대풀(灯台草, 도다이구사)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등잔불을 켠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이것은 다만 일본인의 눈에 그렇게 보인 것일 뿐이다. 만일 이 꽃이름을 알려주지 않고 한국인에게 이름을 붙이라고 한다면 전혀 다른 이름이 나왔을지 모른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꽃을 일본말 등대를 따서 등대풀이라고 부르고 있고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말의 유래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다루지 않은 채 식물 생태만 말하고 있다. ▲ 꽃을 자세히 보면 등잔모양을 닮았다. 등잔을 뜻하는 일본말 고어가 등대인 것을 모르고 등대풀이라고 번역해서 쓰
[우리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지난번에 제2중부고속도로에 "길어깨 없음"라는 선간판이 눈에 거슬려 사진을 찍어 올린 적이 있는데 어제 또 다시 충청권에서 이 간판을 보았다. 당진대전간 고속도로 금강다리 앞 200미터 쯤 되는 곳에는 "공사중"이라는 팻말이 곳곳에 보이다가 "길어깨 없음"이라는 간판이 서 있다. 이 말은 지금 "갓길"로 고쳐써서 부르는데 한국도로공사는 왜 이 말을 줄곧 쓰는 것일까? 이 말은 일본말 로카타(路肩,ろかた)에서 온 말로 일본국어대사전 《다이지센, 大辞泉》에 보면 “路肩 : 道路の有効幅員の外側の路面” 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번역하면 ‘도로에 유효폭원의 외측 노면’이다. 곧 로카타(路肩)의 한자를 한국음으로 읽어 ‘노견’이라 했으며 한동안 우리가 쓰던 말이지만 이젠 '갓길'로 쓴다. ▲ 당진대전간 고속도로 금강 다리 200여 미터 앞 지점에 서 있는 "길어깨없음" 안내판 ▲ 제2 중부고속도로 갓길에 서 있는 '길어깨 없음' 안내판 원래 이것은 영어의 “road shoulder”에서 온 말로 일본사람들이 이를 직역하여 ‘노견, 路肩’으로 쓴 것이다. 이제 겨우 '갓길'로 정착 되었나 싶었는데 이 무슨 해괴한 표기란 말인가! 오이코시(추
[한국문화신문=리창수 기자] 마산 도서관(관장 이학헌)에서는 지난 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동안 토박이말교육학회인 '토박이말바라기(으뜸빛 김수업)'와 함께 '사랑한다 우리말 우리글'이란 주제로 겨울 책읽기 배움터(독서교실)을 열었다.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거슬리게 하는 좋지 않는 기별들이 많은 요즘 초등학교 4학년 마흔 명의 아이들은 말이 단순하게 우리의 생각과 느낌을 주고받는 연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나 사물을 좋게 할 수도 있고 나쁘게 할 수도 있는 엄청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부터 배움을 시작했다. 이어진 자리에서는 온 누리의 많은 사람들이 뛰어난 글자라고 추어올리는 한글이 어떤 점에서 뛰어난 것인지 알아보고, 그런 뛰어난 한글이 그만큼 뛰어난 우리말 토박이말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고 우리말과 글을 마음껏 자랑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다음에는 우리말과 아랑곳한 여러 가지 풀거리(문제)를 풀면서 우리말 힘 겨루기를 하면서 선물도 받고 미처 몰랐던 우리말을 배워 보는 자리를 가졌다. 이어진 토박이말 놀이 마당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기도 했고 즐거운 한바탕 잔치와 같은 자리였다. 토박이말 딱지 놀이, 토박이말 찾기 놀이에 이어 '토
[한국문화신문 =김영조 기자] 오늘은 을미년 새해입니다. 새해 첫날부터 우리 [쓴소리단소리]가 꾸지람을 하는 기사로 시작할 수는 없겠지요. 더구나 쓴소리는 너무 많아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니그저 오늘은 지난해 큰 친찬을 받았던 멋진 우리말 광고 잔치를 해야 하겠습니다. 먼저 대학광고로 인덕대학은 인덕 앓이와 기댈 언덕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영어 광고에 혈안이 된 다른 대학들에 견주면 우리말 사랑이 참 돋보입니다. 그런가 하면 새참과 끼니 그리고 그냥 밥집은 참 정겹습니다. 한자말이나 외국어 한 자 없이 온통 우리말 사랑으로 소박하게 채운 것이지요. 식당이나, 레스토랑, 가든을 쓰지 않고 우리말로 간판을 다는 식당 주인은 분명 애국자일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진주 배영초등학교와 금곡초등학교는 펼침막으로 열매 나누는 잔치라 했습니다. 그리고 경축 대신에 기쁨과 손뼉입니다. 정말 멋진 펼침막입니다. 또 영어자랑에 신이 난 롯데백화점에 견주면 애경백화점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만 쓰는 광고도 칭찬해야만 합니다. 그밖에 대웅전 대신 큰 법당이라 쓴 경기도 운악산 봉선사, 시민청 귀 빠진 날이라 쓴 서울특별시도 참 모범적인 자세를 가졌습니다. 올
[한국문화신문 = 이나미 기자] 내안의 '느린도시(슬로시티?)' 대체 무얼 하자는 것인지? 사진:문체부제공 ▲ '슬로시티'라는 글자가 커다란 전단지를 붙이고 국회의원회관에서 전시중이다. 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그 길의 감동, 내 안의 슬로시티 세미나가 열렸다. 그런데 꼭 슬로시티라는 말을 써야 했을까? 좋은 우리 토박이말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인다. 우리의 전통은 경박하게 빠르지 않으면서도 할 것은 하는 삶이었다.그러다가 회오리 광풍처럼 휘몰아치는 속도 속의 무한경쟁에 휩싸였고 이제서 조금 자신을 뒤돌아보면서 만든 말이 슬로시티라는 말이다. '슬로시티'를 지향하는 것은 좋지만 우리 토박이말의 살가운 정서를 먼저 살려쓰려는 노력을 국회에서 부터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한국문화신문 =김영조 기자] 어려운 전문용어와 외국어외래어를 남용하는 공공기관, 선정적이고 품격 낮은 언어가 자주 나타나는 방송인터넷, 비속어와 외계어, 과도한 축약어를 무차별적으로 사용하는 청소년 등 일상생활 속 언어 파괴로 우리 사회의 말과 글은 상처받고 있다. 이렇게 상처받은 우리말과 글을 치유하고 가꾸기 위한 언어문화개선운동이 범국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와 문화융성위원회(위원장 김동호)가 주최하고, 전국 국어문화원연합회(회장 소강춘)와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 제2차 토론회가 언어문화개선운동의 현황과 앞으로의 발전 방안 - 더 나은 언어문화를 만들어 갑니다라는 주제로 11월 27일(목) 늦은 2시부터 국립한글박물관 강당에서 열렸다. ▲ 개회사를 하는 전국 국어문화원연합회 소강춘 회장, 축사를 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김희범 차관, 제1단계 언어문화개선운동 성과 보고를 하는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 김슬옹 부원장(왼쪽부터) 이날 행사는 전국 국어문화원연합회 소강춘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김희범 차관의 축사가 있었고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
▲ 발표회를 함께한 김슬옹 교수님과 한글지도사 학생들 [한국문화신문=강수현 기자] 43년 동안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쳤지만, 김슬옹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며 나는 그동안 너무 어렵게 아이들을 지도하지 않았나..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병무 한글지도사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서 여러 가지 한글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정동화 한글지도사 2014년 11월 19일 수요일, 원주 상록작은도서관(이두협 관장)에서 김슬옹 세종융합한글연구소장의 세종식 한글놀이 학습법에 의한 한글지도사 12주 과정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그 동안의 수업을 마무리하고, 각자의 소감을 발표하는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하였다. 김슬옹 교수는 지난 12주 동안, 한글가르침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열 한분의 한글지도사들을 대상으로 한글의 창제원리와 재미있는 놀이를 통한 세종식 한글학습법을 강의하였다. 수업을 들은 한글지도사들은 한글주사위, 하하호호허허후후 웃음, 한글로봇 등 다양한 놀이를 통해 한글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으며, 한글에 대해 그 동안 몰랐던 부분을 심도 있게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수업을 평가하였다. ▲ 발표회를 가지고 있는 한글지도사들 이 날, 마지막
[그린경제/얼레빗=이한영 기자] (사)국어문화운동본부(대표 남영신)는 우리 사회의 언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올해부터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언행 가운데에서 가장 좋은 말과 가장 나쁜 말을 선정하여 발표하기로 하고, 올해는 시범으로 가장 나쁜 말을 뽑아 올해의 막말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막말에는 듣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저속하거나 무례한 말과 자기 지위에 합당하지 않는 몰지각하거나 몰상식한 말을 아우른다. 올해는 막말을 한 사람의 직업에 따라서 세 부문으로 나누어 각 부문별 올해의 막말을 뽑았는데, 부문별 올해의 막말로 뽑힌 말은 아래와 같다. ① 종교인의 막말: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 ② 정치인의 막말: 세월호는 기본적으로 교통사고다. ③ 연예인의 막말: 새끼 잃고 발광한 니년에게 발광한다! 씨발년아! 막말①은 종교인이 차별적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세월호 유가족이나 피해자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에게까지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준 것으로 보고 이 부문의 가장 나쁜 말로 선정하였다. 막말②는 정치인이 세월호 사건을 전체적인 시각(사건의 발단, 사건의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