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애당기다[뜻] 마음에 끌리다[보기월] 이 일을 놓고 보더라도 무엇이든애당길때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제 아침엔 일찍 눈이 절로 떠졌습니다. 함안 책집(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토박이말 놀배움터를 여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아이들과 만나서 토박이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런 자리를 마련해 준 분은 또 얼마나 고맙겠습니까. 아이들과 만나서 나눈 이야기 벼름소(주제)는 '말은 힘이 세다'였습니다. 말이 얼마나 힘이 센지를 보여 주는 움직그림을 보고 우리 말글살이를 돌아 본 뒤 우리가 어떤 말을 쓰며 살아야 할지 함께 생각해 봤지요. 저와 이야기를 나눈 끝에 토박이말을 살리고 가꾸며 지키는 일에 앞장을 서고 힘과 슬기를 보태겠다는 다짐을 하는 아이들이 참으로 대견했습니다.열한 살 아이들도 바로 찾는 그 길을 아직 제대로 열어 주지 못하는 어른으로서 많이 부끄럽기도 했구요. 하지만 이렇게 아이들을 만나서 그 아이들 마음에 토박이말 씨앗을 뿌려 주는 일을 하다보면 그 씨앗들이 자라 나무가 되고, 그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은 더욱 단단해집니다. 그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서릊다[뜻] 좋지 아니한 것을 쓸어 치우다[보기월] 갑자기 불어난 물이 놀러 온 사람들이 버리고 간 것들을서릊고나면 더 깨끗한 물에서 놀 수 있었거든요. 밤새 더워서 잠을 깰 만큼 더웠습니다. 여러 날 다니는 동안 수레 안도 시원했고 가는 곳마다 찬바람틀이 있어서 시원하게 지낸 뒤라 더 덥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더 잘 수도 있었는데 더워서 잠이 깼습니다. 아침을 먹고 그 어떤 일보다 먼저 좀 더 시원하게 할 수를 찾아야했습니다. 푹신한 자리를 걷고 나무 자리를 꺼내서 닦은 뒤 깔았습니다. 땀이 비오듯 흘렀지요. 그 다음에는 찬바람틀 먼지를 가셨습니다. 여러 해 틀지 않고 보기만 했는데 아이들이 덥다는데 이길 수가 있어야지요. 풀어 낼 수 있는 곳은 풀어 내서 씻고 그렇지 않은 곳은 닦아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한 나절이 훌쩍 지났습니다. 힘들여 닦고 씻느라 땀으로 후줄근하게 젖은 옷을 갈아 입고 시원한 물을 맞고 나니 시원했습니다. 앞낮을 그렇게 보람 있게 보내고 낮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렇게 익힐 듯이 내리 쬐던 해가 가려지고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우르르르 하늘이 울더군요. 한 줄기 소나기라도 내릴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흘미죽죽[뜻] 일을 야무지게 끝맺지 못하고 흐리멍덩하게 질질 끄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흘미죽죽이[보기월] 그런데 그것도 어찌보면 제가 일을흘미죽죽넘기는 바람에 얻은 덤입니다. 바쁜 일을 다 제쳐 두고 아이들과 몸소겪배움(체험학습)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저도 처음 가 보는 곳이라 모든 게 새롭고 배울 게 많았습니다. 나라 안팎을 가릴 것도 없이 몸소 겪으며 배우는 게 얼마나 좋은지 새삼 깨닫고 왔습니다. 오랫동안 눈이 쌓여 있어서 또는 바위가 눈같이 하얗다는 눈뫼, '설악산'이 보여 준 아름다움에 눈을 맑힐 수 있었습니다. 여러 해 앞 사람이 낸 불에 다 탔었다는 솔숲 안에 자리잡은 낙산사는 불이 났던 자국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소나무, 바다와 어우러진 곳곳이 다 아름다웠습니다. 두 동강 난 나라에 살고 있음을 똑똑히 알게 해 준 통일전망대를 보며 가슴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깨끗함과 맑음을 잃지 않은 새바다(동해) 물과 모래톱을 본 우리 네 사람은 와~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물이 좀 차갑고 비가 내리는 바람에 물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커다란 메에 양과 소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죽살이치다[뜻] 어떤 일에 모질게 힘을 쓰다[보기월] 모르긴 해도 새로운 곳에서죽살이치다그렇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닷날(금요일) 일을 마치자마자 길을 나섰습니다. 모랫바람이 황소바람처럼 불어서 문을 닫아 두어도 집 안에 모레가 쌓인다는 기별을 해 주던 분이 찍그림 속에서 웃고 있었습니다. 웃음 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건 말할 것도 없고 왔냐는 말한 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살짝 웃고만 있었지요. 길지 않았지만 일을 하는 모습을 지켜 보신 분이 해 주신 말씀을 들으니 더 안타까워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나라에서 보낸 꽃등 갈침이로서 맡은 일뿐만 아니라 이레끝(주말)에도 쉬지 않고 우리말을 가르치는 일에 힘을 썼다고 하더라구요.모르긴 해도 새로운 곳에서죽살이치다그렇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래서 둘레 분들이 다 반기고 좋아해 주셨을 테구요. 좋은 선생님이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어린 손주 기별을 받고 얼굴도 모르는 좋은 사람 얼굴이라도 익혀서 하늘나라에 가서 인사를 하러 오셨다는 할머니 이야기를 듣고 더 슬펐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고이고이 잠들길 빌고 빌었습니다. 엿날(토요일) 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애나다 [뜻]안타깝고 속(마음)이 언짢아지다.[보기월]애난사람은 저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더 크게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안 좋은 마음은 둘레 사람에게 잘 번진다는 말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게 틀린 말이 아닌가 봅니다. 아무리 좋은 마음을 갖고 있어도 그 좋은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쉽게 옮겨 가지 못하는데 안 좋은 마음, 생각, 짓은 쉽게 퍼지니 말입니다. 한 사람이 가지는 마음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안 좋은 기분은 또 다른 안 좋은 기분을 절로 생기게 하고 또 옮아 간다는 걸 어제 오늘 저를 보면서 똑똑히 봤습니다. 자랑스럽게 다른 뜸 아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던 연극을 못 보여 준 일도 있고, 갑자기 돌아가신 분들 일도 있어서 가라앉을대로 가라앉은 제 마음이 그랬으니 말입니다.애난사람은 저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더 크게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보여주겠다고 했다가 못 보여주게 되어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했던 제 마음을 알 까닭이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그런 제 마음이 아이들에게 옮아간 것이겠지요. 있으나 없으나, 하나 마나 다름이 없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 서글프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서덜 [뜻] 1)냇가, 바닷가 따위에 돌이 많은 곳=돌서덜[보기월] 하지만 요즘 저는 이래저래 서덜 위를 뛰어 다니는 기분입니다. 엎친 데 덮친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요즘 저를 두고 한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까운 분이 잠결에 다시는 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신 일 때문에 슬픔을 느끼고 있는데 또 다른 궂은 기별을 들었으니 말입니다. 우리말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우리나라를 널리 알리는 일을 하러 떠났던 분이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제가 배움을 도운 분이고 또 잘 아는 분이랑 새로운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떠났던 분이라 남달랐던 분이었습니다. 그 먼 나라로 가는 것을 누구보다 반겼고 기쁘게 생각했었는데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그제 어울림노래로 슬픔을 가시게 하는 반가운 기별이 있었다고 했는데 하루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일찍 잠이 드는 바람에 늦은 밤 들었어야 할 기별을 오늘 아침에 듣게 된 것이지요. 저도 모르게 멍하게 되더군요. 이렇게 잇달아 궂은 기별을 들은 적이 없었지요.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자랑스럽게 보여 주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흘금흘금[뜻] 곁눈으로 자꾸 슬그머니 흘겨보는 모양[보기월] 하지 말라는데도흘금흘금눈치를 살피며 그치지를 않는 아이들이 더 많았지요. 바쁘게 살다보니 이리저리 치이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을 믿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제 잘못이긴 하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더라구요. 아이들도 저를 어찌나 살갑게 여기는지 모릅니다.^^딱 끊고 자르는 것을 남들만큼 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잘 안 되는 것을 보면 마음 다스리는 일이 어려운 건가 봅니다. 몸은 배곳에 와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려야 하는 사람들 생각 때문에 몸도 마음도 무거웠습니다. 겪어 본 사람이 더 잘 안다고 저도 일찍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낸 터라 더 마음이 쓰였습니다. 일을 접어 놓고 그 자리에 함께하는 다른 분이 있어서 그마나 좀 나았습니다. 그리 얽히고설킨 제 마음을 알 까닭이 없는 아이들은 여느 날보다 더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 말라는데도흘금흘금눈치를 살피며 그치지를 않는 아이들이 더 많았지요. 하나하나 짚고 따질 힘도 없었습니다. 달래다시피 해 놓고 참고을 어울림노래 겨루기(진주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주검[뜻] 죽은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보기월] 어제까지 살아 계셨던 분을주검으로 맞았을 때 얼마나 놀랐을까 생각하니 더 눈물이 났습니다. 날씨도 덥고 갑자기 날아든 궂은 기별에 마음이 어수선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가시아우 시어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기별을 받고 슬픔과 함께 사는 게 참 덧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들 딸 남부럽지 않게 잘 키워 놓고 이제 걱정도 없이 잘 지내시는 일만 남았는데 그렇게 가셨으니 말입니다. 일을 마치자마자 가서 슬픔을 나눴습니다. 갑자기 큰일을 겪다보니 슬픔이 더 크고 깊어 보였습니다.어제까지 살아 계셨던 분을 주검으로 맞았을 때 얼마나 놀랐을까 생각하니 더 눈물이 났습니다.절을 올리며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쉬시기를 빌어 드렸습니다. 좋은 곳으로 가실 거라 믿습니다. 늦도록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사는 동안 더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언제 가더라도 아쉬움이 없도록 삶을 갈무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오늘이 내 삶에서 마지막 날이라 여기며 하루하루를 사는 게 좋다는 말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몸도 마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애[뜻] 2)마음과 몸의 수고로움을 빗대어 이르는 말[보기월] 또 그동안 얼마나 많은애를 썼는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난 닷날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일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날마다 해내야 할 일들이 이어져 있어서 하나라도 해 놓고 온다고 그랬는데 저 말고도 그때까지 일을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쉴 때도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고른 듯하면서도 고르지 않은 누리입니다.^^ 엿날(토요일) 아이들을 데리고 창원에서 열린 어울림노래 잔치에 다녀왔습니다. 아침부터 제가 맡은 일을 하러 때를 맞춰 갔는데 있어야 할 사람들이 그 자리에 없어 좀 놀랐습니다. 기별을 해서 부르고 맡은 일을 한 가지 해 놓고 나서야 제가 해야 할 다른 일을 깜빡 잊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잊을 수가 있는지 저도 놀랐습니다. 어울림노래 잔치에 나온 12배곳 아이들 노래를 들으면서 놀라기도 했고 또 코끝이 시큰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노래가 사람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 고마운 자리였습니다. 또 그동안 얼마나 많은 애를 썼는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서낙하다[뜻] 하는 짓, 장난이 드세거나 지나치다(극성맞다).[보기월] 배때끝(학기말)이 되면서 갈수록 서낙해지는 아이들을 보고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제 매미 주검을 보고 제가 늘어 놓은 말을 보시고 어떤 분이 걱정을 해 주셨습니다. 제가 더위에 지쳐서 앞짧은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시며 기운을 내라는 말씀이었지요. 저는 무엇보다 '앞짧은생각'이란 말이 반갑고 더 고마웠습니다. 엊그제 맛보여 드린 '앞짧은소리'를 보시고 새로 만드신 말이었습니다. 이처럼 몰랐던 말을 알게 되니 바로 새로운 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 주셨지요. 그렇습니다. 우리가 토박이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낯설고 어렵게 느끼는 것이지 말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제가 겪어 본 바에 따르면 아이들은 새로운 말을 더 잘 만듭니다. 어른들이 제대로 가르쳐 주지도 않았으면서 얄궂은 말을 만들어 쓴다고 나무란다는 아이들 볼멘소리를 흘려 듣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때끝(학기말)이 되면서 갈수록 서낙해지는 아이들을 보고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을 막을 마땅한 구멍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