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안침 [뜻] 안쪽으로 쑥 들어간 곳[보기월] 제가 일하는 배곳이안침에 있는 건 아닌데 한길 가가 아니라서 찾기가 쉽지 않긴 합니다.일이 많은 사람이 이래저래 자꾸 할 일이 하나씩 불거지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좋아서 하는 일은 즐겁게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일은 괴롭습니다. 제가 아니라도 할 수 있는 일일 때는 더 그렇습니다. 수레 손보는 일까지 겹쳐서 앞낮에는 더 바빴습니다.수레를 맡기고 배곳으로 가는 길에 반가운 기별이 왔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를 법인으로 만들어도 좋다는 보람(허가증)이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별을 주신 분이 한걸음에 달려 오셔서 그 보람을 같이 보면서 기쁨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제 남은 걸음은 하나입니다. 법원에 가서 이름을 올리는 것(등기)입니다. 그러면 '토박이말바라기'가 법인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제 새해 첫일은 바로 그 일이 될 것입니다. 기쁜 마음으로 하던 일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데리러 오겠다며 기별을 했습니다. 안 그래도 된다고 했지만 꼭 오겠다는 걸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만나기로 한 때가 다 되었을 무렵 배곳을 못 찾겠다며 기별이 왔지요.제가 일하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품[뜻] 옷과 가슴 사이에 생기는 빈틈[보기월] 찬바람이살품으로 파고드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어제는 아들이 해 준 선물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낮에는 저마다 할 일을 했습니다. 저도 배곳에서 못다한 일을 하나씩 했구요. 얼른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아서 오래 걸렸습니다. 한 가지 실수를 바로 잡는 일이 그리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일을 하다가 이를 손보러 갔는데 거기에는 또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미리 잡아 놓은 때에 맞춰 갔는데 차례를 기다리다 보니 그 때를 훨씬 지나서야 할 수 있었습니다. 날이 밝을 때 갔는데 제가 나왔을 때는 어둠이 내려 앉은 뒤였습니다.집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같이 저녁을 먹었습니다. 짐을 옮길 게 있었는데 옮기고 갈무리를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때새가 훌쩍 흘러 있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작은 잔치를 열러 밖으로 나왔습니다. 낮에 포근했던 날씨가 많이 바뀌어 쌀쌀했습니다. 찬바람이살품으로 파고드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둘 다 목까지 올라오는 옷을 입고 오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제가 따로 뭘 마련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헌칠하다[뜻] (사람이나 그 키, 몸집이)보기 좋게(어울리게) 알맞게 크다.[보기월] 그들을 쳐다보며 저도 저렇게 헌칠하게 커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아침에 춥다고 엄살을 좀 떨었는데 오늘 아침은 더 추웠습니다. 저 윗동네 사시는 분들이 들으면 웃으실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아마 높은 곳에는 냇물이 얼었지 싶습니다. 제가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이렇게 한 사흘 바짝 추위가 이어지면 냇물이 얼고 그러면 그 위에서 신 나게 얼음을 타곤 했습니다. 가끔은 얇게 언 곳을 빠르게 지나가기 겨루기를 하다 빠지기도 하고 말이지요. 뭐든 손수 만들지 못 하면 놀 수가 없었으니 만드는 것도 배우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더 튼튼하게 만들까 생각하면서 놀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놀 겨를이 있어야 하고 그런 놀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아쉬운 게 여러 가지입니다. 낮밥을 밖에서 먹을 일이 많지 않은데 스승님께서 밥을 사 주신다고 하셔서 나갔습니다. 이른바 맛집이란 곳을 갔는데 어찌나 사람들이 많던지요. 이름이 널리 알려진 곳이긴 했지만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무래도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 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풋기운[뜻] 아직 힘이 몸에 깊게 배지 않아 옹골차지 못한 젊은 사람의 기운[보기월] 그리고 그런 풋기운이 넘치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이 고마워해야겠지요?아침에는 겨울이구나 싶을 만큼 날씨가 많이 추웠습니다. 힘틀이 잘 걸리지 않기도 했지만 수레를 모는 손이 많이 시렸거든요. 그러고 보니 길을 가는 사람들도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었습니다.이레끝 남들은 이어 쉬는 날이라고 다들 어디를 간다고 하고 어디를 갔다왔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하지는 못 했습니다. 무엇보다 배달말난이(국어영재)를 뽑는 일이 있어서 어딜 갈 수가 없었습니다. 한 살이 적은 아이들인데 어쩜 그렇게 많이 달라 보이던지요. 그래도 저마다 생각을 나누고 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뽑히기 앞에 보여 준 그런 기운이 뽑힌 뒤에도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풋기운이 넘치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이 고마워해야겠지요?밝날은 아버지를 뵙고 왔습니다. 낯빛을 보나 드시는 걸 보나 몸은 많이 나아지셨는데 아직 마음이 낫지 않으신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 고수련이 없는 삶도 만만치 않은 큰누나가 힘든 것을 생각해서라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재우[뜻] 매우 재게(재빠르게)[보기월] 마음은 일을 재우 해서 얼른 끝내고 싶지만 마음 같지 않습니다. 어제 아침까지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땅벼락이 이어져서 걱정을 많이 한 곳도 있고 날아온 먼지 때문에 바깥에 나가는 게 마음이 쓰이는 곳이 많았습니다. 어제 낮에 비가 그칠 무렵 아버지께서도 덧낫집을 나오셨습니다. 다 나으셔서 나오신 게 아니라 거기서 더 해 줄 게 없다고 해서 말입니다. 뚜렷한 뿌리까닭을 찾지 못 하고 나와서 아쉬웠지만 나가는 게 좋겠다고 하니 다른 수가 없었습니다. 큰누나 집에서 기운을 차리실 때까지 모시기로 했습니다. 가까이 있는 누나들이 더 많이 힘들게 되었습니다. 제 바람은 아버지께서 얼른 기운을 차리셔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시는 것입니다. 제 바람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마음 쓸 일도 많고 해야 할 일이 많아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고 삽니다. 쉬는 때도 없이 슬기틀 앞에 앉아 있는 저를 보고 한 아이가 물었습니다.그렇게 바쁘세요? 요즘은 애들이 장난을 걸어도 갚아 줄 겨를이 없는 게 참일입니다. 마음은 재게 해서 얼른 끝내고 싶지만 일이 마음 같지 않습니다. 바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안치다[뜻] 1)어려운 일이 앞에 밀리다.[보기월] 안친 일들을 하면서 올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지 싶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어제 낮에는 참 포근했습니다. 솜리(익산)에서 땅벼락(지진)이 나서 많은 분들이 놀랐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서울에서도 떨림이 느껴졌다고 하니 좀 세긴 셌나 봅니다. 그래도 목숨을 잃거나 다친 분들이 없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먼지가 많을 거니까 바깥에서 놀지 않는 게 좋다고 하던 아이들은 먼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가서 뛰어 놀았습니다. 아이들이 놀고 싶은 마음을 그 누가 그 무엇이 막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놀 겨를이 없다고 하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모든 분들이 저마다 일터에서 새해 앞생각(계획)을 짜고 있을 것입니다. 배곳에서도 새해 가르치는 길을 마련하느라 슬기를 모으고 있답니다. 지난 일들을 돌아보고 잘한 것은 이어가고 좀 모자란 것은 채우려고 말입니다. 올해 마무리와 새해에 할 일들이 더해져서 일이 여러 가지랍니다. 안친 일들을 하면서 올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지 싶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일도 돌아보고 새해 할 일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분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서름하다[뜻] 1)남과 가깝지 못하고 사이가 조금 서먹하다.[보기월] 첫날은 서름해도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서로 돕는 오랜 이웃처럼 되니까요. 어제는 집에서 자는 날이었는데 마음을 푹 놓고 자는 바람에 늦잠을 잤습니다.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 부랴부랴 달려 갔는데 밤새 떠시느라 잠을 못 주무셨다며 누워 계셨습니다.아침을 못 드시겠다고 하셔서 선걸음에 되돌아 나왔습니다.어제 두 분이 나간다고 하시더니 또 새로운 분이 와 계셨습니다. 아픈 분들이나 곁에서 고수련을 하는 분들이 같은 방에 지내면서 참 빨리 가까워 지는 걸 봅니다. 첫날은 서름해도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서로 돕는 오랜 이웃처럼 되니까요. 아침에는 눈 인사만 하고 왔지만 밤에 가서 제대로 인사를 해야겠습니다.윗 고장에는 먼지가 많을 거라고 하더니 제가 있는 곳은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습니다. 안개 속에 먼지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낮엔 좀 포근할 것 같습니다. 이 말은 2)일몬(사물) 따위에 익숙하지 못하고 서툴다는 뜻도 있는 걸 보면 '설다'와 아랑곳한 말이지 싶습니다.1)-우리는 처음 만난 사이라 서름한 느낌이 들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뿌다구니[뜻] 1)몬(물체)의 삐죽하게 내민 갈래(부분)[보기월] 그걸 치우려고 나가다 잠자리 바퀴 뿌다구니에 걸려 넘어지며 물을 쏟았습니다.살을 빼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는 빼지 못 했는데 보름 남짓 고수련을 하고 나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살이 빠졌습니다. 고수련으로 얻은 덤이라고 하면 덤이겠지요. 얼른 좋아져서 나가셨으면 하는 바람과 달리 몸도 마음도 여려지시니 걱정입니다.푹 쉬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아버지 곁을 지켰습니다. 일을 할 거라고 일거리를 가져 갔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입 안이 헐어서 아프다고 하셔서 입가심을 해 드렸습니다. 그걸 치우려고 나가다 잠자리 바퀴 뿌다구니에 걸려 넘어지며 물을 쏟았습니다. 다치지는 않았는데 물이 바닥에 흩어져 닦고 치우느라 땀을 뺐습니다. 뒤에 들어오신 분들이 나아서 나가시고 또 새로운 분들이 그 자리에 들어 오시는 걸 봅니다. 몸이 좋아져서 나가시는 분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새로 들어오신 분들 가운데 어버지보다 더 안 좋으신 분을 보면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이 말은 2)쑥 내밀어 구부러지거나 꺾어져 들어간 자리, 3)어떤 토막이나 조각 따위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안추르다 [뜻] 아픔이나 화를 꾹 참고 억눌러 가라앉히다. [보기월] 사람이 안추르는 힘을 기르는 데도 마음을 써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하루 걸러 하루 덧낫집에 자다 보니 이제 몸도 거기에 맞춰 가나 봅니다. 몇 날은 몸이 많이 무거웠는데 이레끝에는 아버지 몸에 맞춰 잠을 자고 깨고 하면서 보내느라 힘이 든다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얼른 기운을 차리시면 좋겠는데 제 마음과 같지는 않습니다. 엿날 창원에서 열리고 있는 경남교육박람회 토박이말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지난해에는 못 가서 많이 아쉬웠었거든요. 익힘감, 놀이, 만들기를 하는 데 푹 빠져 있는 아이들과 어른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토박이말을 골라 넣어 만든 부채와 애기등을 들고 환하게 웃는 아이들, 토박이말과 뜻을 보고 짝을 짓는 겨루기를 해서 장바구니를 받고 좋아하는 어른들 모두 보기 좋았습니다. 쉬는 날 그런 즐거움을 주려고 나와 계신 여러 선생님들이 많이 우러러 보였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놀이와 배움이 어울릴 수를 알려 주는 좋은 자리이자, 토박이말을 더 많은 분들께 알리는 참 뜻 깊은 자리를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투루[뜻] 아무렇게나 되는대로[보기월] 허투루 말하고 움직이는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쪽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어제는 아침보다 낮에 더 추웠습니다. 아마도 바람이 불어서 더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열매를 거두려면 그 만큼 힘을 쓰고 품을 팔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도 않았으면서 좋은 열매를 거두길 바라는 아이들을 보며 제 마음까지 한겨울이 되고 말았습니다. 때와 곳을 가리지 못 하는 것도, 제 스스로 몸을 아끼고 보살피지 못 하는 것도 다 어려서 그렇다고 봐 넘기기 어렵습니다. 저희들끼리 서로 할퀴고 다투는 것도 모자라 둘레 어른들도 안 보이는 듯이 구는 것을 보면 마음이 찢어지는 듯이 아픕니다. 그렇게 허투루 말하고 움직이는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쪽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집에서는 어버이, 배곳에서는 갈침이, 마을에서는 어른들이 한마음으로 한결같이 보살피고 돌봐 주어야 하는데 언제부턴가 그게 안 되다보니 이런 일이 나라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누군가 한 쪽에서 잘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마치 모든 뿌리까닭이 배곳에 있고 그 풀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