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의 세상에선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어이 자네는 언제나 철이 드나?" 어릴 때 자주 듣던 말이다. 무슨 일 처리를 제대로 못 했을 때 타박 겸 꾸중으로 듣는 말인데 나는 이 말을 몸에 철분이 부족해 생기가 없고 정신이 좀 흐릿흐릿하다는 뜻인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철부지라는 비슷한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이것이 '철부지(不知)', 곧 '철을 모른다'라는 뜻일 터여서 철이라는 것이 무슨 몸속의 영양소가 아닌, 계절을 의미하는 '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철이 바뀌어도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철부지'인 것이고, '철새'라는 말도 '철에 따라 오고가는 새'라는 뜻이니 우리말 '철'은 계절을 말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하갰다. 그런 철새를 최근에 눈앞에서 보고 왔다. 부산의 서남쪽 낙동강 하구 을숙도 철새공원 안에 있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였다. 낙동강 하구를 바라보는 전시관의 대형 유리창을 통해 낙동강 하구에 넓게 형성된 모래섬들이 눈앞에 보이고 그 섬 주위에 모래들이 얕고 평평한 모래톱 혹은 사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 앞으로 무엇이 나란히 서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일종의 벤치 같은 것들이 죽 서 있는 것이다. 그 위에 보니 가마우지 같은 새들이 편하게 앉아있다
- 이동식 인문탐험가
- 2025-09-03 1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