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인간은 ‘놀이하는 존재’다. 놀이가 없다면 인생은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인간은 놀이를 즐기며 서로 친해지고, 고단함과 긴장을 풀며 삶의 애환을 녹인다. 이렇듯 놀이는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다. 옛사람들에게도 놀이는 고단한 삶을 잊을 수 있는 큰 즐거움이었다. 지금처럼 슬기말틀(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없던 시절, 놀이는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사람들과도 재미있게 어울릴 수 있는 좋은 사교수단이기도 했다. 서해경이 쓴 이 책, 《들썩들썩 우리 놀이 한마당》은 우리 전통놀이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힘겨루기’, ‘지능겨루기’, ‘기술겨루기’, ‘한데 어울리기’라는 주제로 다양한 놀이를 소개하고, 어떻게 사람들이 이를 즐겼는지 차근차근 일러준다. 책에 소개된 여러 가지 놀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승경도 놀이’다. 승경도는 조선 태종 때 정승을 지낸 하륜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중일기》에도 이순신 장군이 비가 오는 날 장수들과 승경도를 했다고 적혀있을 정도로 양반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던 놀이였다. 양반의 가장 큰 꿈은 높은 벼슬을 하는 것이었던 만큼, 재밌게 놀이를 하면서 복잡한 관직명을 익히고 높은 관직까지 올라가는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일하다’와 짝을 이루는 ‘놀다’는 일제의 침략을 만나서 갑자기 서러운 푸대접을 받았다. 저들은 우리네 피를 남김없이 빨아먹으려고 ‘부지런히 일하기[근로]’만을 값진 삶의 길이라 외치며 ‘노는 것’을 삶에서 몰아냈다. 일제를 몰아내고 분단과 전쟁과 산업화로 이어진 세월에서는 목숨 지키는 일조차 버거워서 ‘놀다’에 눈을 돌릴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놀다’는 ‘일하다’를 돕고 북돋우고 들어 올리는 노릇이고, ‘일하다’에 짓눌린 사람을 풀어 주고 살려 주고 끌어올려 주는 노릇이며, ‘일하다’로서는 닿을 수 없는 저 너머 다함 없는 세상으로 사람의 마음을 데려다주는 노릇이다. 그래서 우리네 삶에서 밀려난 ‘놀다’를 다시 불러들여 제대로 가꾸는 일에 슬기를 모아야 하는 것이다. ‘놀다’는 네 가지 이름씨 낱말로 우리네 삶 안에 살아 있다. 움직씨 ‘놀다’에 가까운 것에서부터 ‘놀기’, ‘놀이’, ‘놀음’, ‘노름’이 그것들이다. 그러니까 움직씨 ‘놀다’가 ‘놀기’라는 이름씨로 탈바꿈하여 벌어져 나오면, ‘놀이’를 거치고 ‘놀음’에 닿았다가 마침내 ‘노름’까지 가지를 치며 나아가는 것이다. ‘놀기’는 ‘놀다’를 이름씨로 바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