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강원도 우망리장이 들끓다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1896년 강원도 양구군 우망리장을 구경하러 가 보자. 많은 장사치와 백성들이 장터에 모여 있다. 무얼 하는 사람들일까? 물건을 사고파는 게 아니다. 운집한 군중 가운데에 한 사람이 소리를 크게 질러 무언가를 읽고 있다. 《독립신문》이다. 사람들은 신문을 들으러 이 장터에 몰려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만든 것은 양구군 군수였다. 군수는 일부러 시장을 열고 친히 장터에 와서 시국에 대한 일장 연설을 한다. 이어서 부하로 하여금 신문을 낭독하게 하는 것이다. 양구군 원님만 훌륭했던 건 아니다. 장터 마을에 사는 백성 김기서, 조성룡, 김리선은 이런 글을 《독립신문》(1896년 4월 7일)에 보냈다. 요사이 군수가 장터를 열고 친히 장에 나와 장사치와 인민이 많이 모인 곳에서 시국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소리를 크게 질러 《독립신문》을 읽게 하니, 오는 사람과 가는 손님이며 장사하는 사람과 온 백성들이 어깨를 비비고 둘러서서 재미를 붙여 듣고 모두 찬탄하더라. 이후부터는 물건 매매하는 상인들뿐 아니라, 《독립신문》 들으러 오는 백성들이 멀고 가까운 곳을 헤아리지 않고 귀를 기울이고 다투어 모여들어 서로 말하여 가로되,